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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중심의 최근 자본주의가 어떻게 세상을 망치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철학적 사유와 비판. 그가 말하는 서사 또는 스토리란 결국 철학으로서의 세계관이며 역사, 사회, 인간을 포괄한다. 입체적이고 요약적이며 구조적이고 선택적인, 그래서 결단과 도전을 포함하는 통찰을 평면적 정보의 나열과 끊임없는 갱신으로 대체하면, 커 보이지만 실상은 계속된 ‘이사’로 뿌리를 상실하고 자신의 하늘과 땅을 잃은 채 왜소한 토대에 놓이게 되는 인간의 정신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의 스토리 텔링 또는 셀링은 데이터에 도취된 자본주의적 서사, 즉 가장 큰 “반서사”다. 세계와 타자를 그 자체로 인정하며 공존하지 않고 상업적이고 독단적인 방식으로 자기 안에서 해소하기 때문이다. 이는 나르시시즘으로, 그러한 상황 자체가 자신의 주체성 상실을 알려준다(‘나는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가 쥐어준 것을 내 것인양 말한다‘).
대안은 다소 막연하고 관념적이지만(사실 이 글의 주된 논의사항이 아니다),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생각 거리들을 던지는 좋은 철학책 독서였다. 정보 중독이 세상을 망치고 있으며, 멋진 것들을 소멸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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