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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알아보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학창 시절에 '윤리'라고 한다면 그것이 곧 철학 그 자체인 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즉, 윤리학은 기타 다른 과목과 마찬가지로 실천보다는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개념을 배우고 익히는 지성적 측면에서의 학문인 줄 알았던 것이다. 또한 윤리는 도덕과 마찬가지로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걸 가르치는 과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읽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는 이러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확 변화시키게 만들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소크라테스', '플라톤'과 함께 고대 그리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전의 선배 철학자들과 달리 저 멀리 '이데아' 같은 또다른 절대적 이상을 좇은 것이 아닌, 현실 세계를 중요시한 철학자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이다. 그가 남긴 수많은 저작들 중에서 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말 그대로 윤리학에 대해 다룬 책이다. 본 책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를 지식의 범주에 넣었지만 일반적인 지성으로서의 학문보다는 '실천적 학문'으로서 생각했다. 그가 생각한 윤리는 하나의 성품(성격)과 관련된 것으로서, 우연적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실천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여겼다. 한 마디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를 어떤 천부적인 능력이나 우연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습관에 의해 만들어진 후천적인 특징이라 본 것이다. 천성이나 원래 성격으로서 윤리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이 늘 그러한 태도를 보이지 않듯이, 우연적으로 획득한 윤리적 성격도 꾸준한 습관 없이는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생각했다. 이러한 주장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무척이나 공감되었다. 윤리학이 실천과 가깝다는 것, 그리고 윤리와 덕이 어떤 조건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당사자의 행동과 선택에 따라 만들어진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거기에 더해 아리스토텔레스가 본 윤리적으로 올바른 사람에 대한 기준 역시 인상깊었다. 그가 생각한 윤리적인 사람이란 단순히 '착하게 사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따라 이성적으로 올바른 선택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윤리적으로 탁월한 인간은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하기보다는 이 감정들을 이성적으로 똑바로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다. 오늘날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라는 말이 있듯이 아리스토텔레스도 자신의 감정에 휘둘리기보다는 그 감정에 대해 자신이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야 말로 윤리적인 사람인 것이다.
물론 감정을 이성적으로 파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야 말로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욕망을 제어할 수 있고, 그 욕망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는 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존재 목적을 찾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감정을 비롯한 동물적 욕망을 이성적으로 숙고할 줄 아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사람이라고 볼 만 하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숙고의 과정에서 '중용'을 얘기한다. 여기서 '중용'이라고 한다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절대적인 중간을 택하라는 의미에서 중용이라고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중용은 기독교처럼 어떤 절대적 선을 기준으로 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서 선택하는 중용에 가깝다. 한 마디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절한 중간의 선택을 하라는 거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윤리적인 삶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고, 이것이 곧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앞서 말했듯 다른 동물들과 달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능력은 욕망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이성적, 합리적인 능력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처럼 '행복한 사람이 욕망에 대처하는 자세'란 끊임없는 자기수행과 자기개발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덕이란 우리의 노력과 습관에 달려있다는 점은 오늘날 자기 성격은 원래 이렇다느니, 나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죄를 물을 수 없다느니와 같이 어떠한 사회적 조건이나 우연적인 천성을 빌미로 윤리적, 도덕적 판단에서 벗어나려는 범법자나 이를 면제해주려는 일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따름이다.


참고로 이 책은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한 요약하고 정리한 책으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보다 쉽게 알고 싶거나 입문용으로 읽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본 책을 적극 추천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적 학문, 실천적 학문, 제작에 관한 학문 중에서 윤리학은 정치학과 함께 실천적 학문에 속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은 ‘도덕적으로 착한‘ 사람을 만들기 위한 책이 아니라 ‘좋은 성격을 가진 사람‘, ‘훌륭한 성품을 갖춘‘ 사람을 만들기 위한 책이다.
덕이란 특정 상황 속에서 항상 ‘일정하게‘ 반응하는 성향이나 태도다. 살아가다 만나는 갖가지 상황에 잘 대응한다는 것은 해당 상황에서 발휘해야 마땅한 덕을 갖춘 것이다. 윤리적인 인간은 ‘감정‘이나 ‘욕구‘ 자체가 생겨나지 않는 무감각한 존재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솟아나는 이 감정에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지닌 사람이다.
인간으로서, 인간인 한에서 인간의 고유한 기능을 알기 위해서는 ‘인간‘이 무엇인지, 인간의 ‘정의‘를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일반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행복은 객관적인 활동이자 성과다. 행복은 만족감, 기쁨, 즐거움, 혹은 신이 주는 복된 삶이 아니라 인간이 삶을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휘할 수 있는 ‘활동‘이자 ‘성과‘이다.
외적 좋음(잘생긴 외모, 부자 등등)은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외적 좋음이 갖춰지지 않는다고 해서 행복하기가 불가능하지 않다. 행복의 본질적인 것은 물론 영혼의 좋음으로서의 덕이지 외적 좋음은 아니다.
덕을 발휘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행복은 운이 좋았던 한 번의 기회를 통해 획득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덕을 발휘하려는 꾸준한 노력으로 달성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우연이 개입된 한두 번의 행운이 삶을 행복한 것으로 만들지 않는다.
인간만이 실천이성을 발휘하여 욕망을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다. 이렇게 저절로 생겨나는 ‘감정‘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생겨나는 감정은 어쩔 수 없어도, 감정에 대한 ‘태도‘만큼은 행위의 주체가 어떻게 할 수 있다.
성격적 덕은 ‘중용과 관련된 성품(태도)‘이다.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나에게 어떤 감정이 생겼느냐가 아니라, 감정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로 결정된다. 다시 말해 그 사람의 선택과 행위에 뒤따르는 즐거움과 괴로움을 통해 우리는 그 사람의 성격적 덕이 어떠한지를 판단 할 수 있다.
탁월한 인간은 자부심, 수치심, 분함이나 억울함 등 자신의 모든 감정들에 올바르게 반응할 줄 아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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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kang1001님도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좋아합니다. thkang1001님이 읽은 다른 책이 궁금하신가요?
  • 2023-06-21 16:21 좋아요  l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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