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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딩들에게 추천해 봅니다.

사랑하는 딸과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박소연 님의 <재능의 불시착>은 인터넷 서점에서 책 둘러보다가 우연히 알게 된 책이란다. 평도좋고, 직장인에 대한 소설이라고 해서 공감이 갈 것 같아 읽어볼 만 하다고 생각했어. 지은이 박소연 님의 이력도 독특하시더구나. 일단 엄청난 능력자로써엄청난 일들을 해서 국무총리상까지 받은 이력이 있다고 하는구나. 회사 생활을 하면서 국무총리상까지 받는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인가 싶어. 그런데 그런 그가 적게 일하고 돈도 잘버는 생활을 하고 싶다면서 잘 나가던 회사를 그만두었다고 하는구나. 그 이후 강연과 글을 쓰는 일을한다고 하는데, 그의 이력을 보면 뭘 해도 잘 하실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 동안은 주로 아빠가 싫어하는 자기계발, 처세술에 관한 책을 쓰셨는데이번에는 소설까지 쓰셨어. 이 책은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어. 지은이의약력을 보고 놀랬는데, 이 소설들을 보고 한번 더 크게 놀랬단다. 글솜씨가 여간 좋은 게 아니구나. 여덟 편이 이야기가 모두 재미있고 읽기도 너무 편하게 되어 있었어. 순식간에 다 읽고 말았단다. 아빠가 약속장소에 가는 버스 안에서읽었는데, 잘못하면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칠 뻔 했어. 앞서이야기한 것처럼 소설의 배경들이 모두 회사라서 오랫동안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아빠로서 많이 공감 가는 소재들이었단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룬 이야기를 읽다 보니 장류진 님의 <일과기쁨과 슬픔>이라는 소설도 생각이 났지만, 약간 다른류의 소설이었어. 뭐랄까, 장류진 님의 <일과 기쁨과 슬픔>은 풋풋한 젊음이라면, 박소연 님의 <재능의 불시착>은좀더 잘 익은 젊음이랄까. 둘 다 재미가 확실한 소설들인 것은 확실해.

한창 이야기하다 보니 아빠가 너무 좋게만 이야기를 했는데, 아빠가기대를 안 하고 책을 읽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네. 아무튼 아빠한테는 아주 좋았단다. ㅎㅎ



1.
그런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막내가 사라졌다> 부서의막내 사원이 회사를 그만둔다는 하고 문자만 남긴 채, 모든 연락을 끊고 사라졌단다. 문자에는 다음 날 대리인이 와서 퇴직 처리를 하겠다는 했어. 일반적인퇴사 방법이 아니라서 부서원들은 다들 당황스러워했어. 요즘 젊은 사람들은 퇴사도 대리인을 통해 퇴사를하나 싶기도 하고, 연락마저 다 끊은 것이 혹시 퇴사 하면서 이상한 이야기라도 할까 봐 걱정하는 이들도많았어. 막내 사원에게 했던 시킨 일들은 정당한 것들인가, 정도에지나쳤던 말들은 없나, 여러 사람들이 이것들을 걱정하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막내 사원의 대리인이올 때까지 초긴장을 하고 있었단다. 대리인이 왔을 때도 예의주시면서 긴장을 했는데, 다행히 원만하게 처리되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단다. 사표 수리를안 해주고 사표를 찢어버릴까 봐 사표를 코팅을 했다는데…

<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이 소설의 제목은 모든 직장들의 이상이 아닐까 싶구나.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다를 수 밖에없는 법. 지은이 혜진씨는 가슴 뛰는 일을 선택하겠다고 하고 NGO 회사에취업을 해서 일하고 있었단다. 부모님은 모두 의사였고, 혜진씨가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은 해외 봉사를 했고, 혜진씨도 따라 다니곤 했어.혜진씨가 고등학교 때 사정상 혜진씨 엄마 혼자서 아프리카에 봉사를 갔었는데 그만 큰 지진이 일어나서 돌아가시고 말았지. 그래도 혜진씨는 엄마에게 자랑스러운 딸이 되려고, NGO 회사에서취업해서 봉사도 하면서 돈도 버는 일을 한 거야. 하지만 현실은 달랐지. 회사는 회사일 뿐. 하는 일만 어려운 사람들은 도울 뿐이지 업무는다른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단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많이 실감했겠지. 그리고 남자친구의 어머니의 과도한 관심이 부담스러웠어. 엄마가 없다고대신 엄마를 해주겠다는 식의 과도한 관심. 그런 것을 불편해 하는 혜진씨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친구. 남자 친구도 이상과 현실의 차이만 알려주고… 가슴 뛰는 일을 선택할정도로 자유의지가 강했던 혜진씨는 결국 회사도 그만두고, 남자친구와도 헤어졌단다. 혜진씨에게 박수를 보내 주고 싶구나.

<전설의 앤드류 선배> 전설이라는말까지 붙을 만큼 무능한 회사 선배가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상상을 소설로 쓴 것이 바로 이 소설이란다. 음, 상상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그런 사람들이 없지 않을 것 같아. 자신은 다름 열심히 일한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이 일을 망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그걸 수습하는데 정신 없고… 아, 생각만 해도 피곤하구나… 성격 더러운 선배만큼 같이 있고 싶지 않은선배가 무능한 선배가 아닐까 싶구나. 소설 속 무능한 선배는 결국 고문직으로 지방 발령을 받는데, 그 선배가 심성은 못 돼먹지 않아서 사람들은 기분이 언짢았단다.

<재능의 불시착> 얼마전에 아빠 회사 사람들이랑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 다른 사람들보다 잘 하는 무엇인가 재능을가지고 태어났는데, 그걸 찾지 못하고 결국 평범한 회사원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이야기.. 그러면서 혹시 갖고 있는 재능이 오늘날에는 발휘할 수 없는 재능일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어. 예를 들어 마차를 기가 막히게 끈다거나, 주판을 기막히게 튕긴다거나… 그런데 그런 생각을 아빠만 한 것은 아닌가 보구나. 이 책의 지은이도그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재능의 불시착>이란소설을 쓰신 것 같아. 주인공 준은 어렸을 때부터 방향을 정확히 알고,무게를 정확히 예측하는 능력을 가졌단다. 하지만 그런 재능들은 이 시대 어디에도 써 먹을때가 없었단다. 장기 자랑에나 써 먹을까? 회사 일은 적성에맞지 않아 그냥 다니고 말이야. 결국 구조 정리로 회사에서도 쫓겨났어.잠시 쉬는 동안 봉사 활동을 했는데, 포도 따기 봉사 활동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무게 측정을 정확히 하는 그의 모습에 다른 사람들에게 환호성을 받으며 가장 인기가 좋은 사람이 되었단다. 그로 인해 자신감을 갖은 준은 자신의 재능이 어쩌면 불시착한 것이 아니고 행운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하게되었어.

<누가 육아휴직의 권리를 가졌는가> 이 소설은 남자 직원의 육아 휴직에 관한 이야기란다. 아빠회사에서도 처음으로 남자 직원이 육아 휴직을 쓴다고 했을 때 좀 낯설어했던 기억이 있구나. 이 소설의주인공도 그가 일하는 부서에서 1호 남자 육아 휴직자였단다. 아내가임신 때부터 임신중독으로 고생하고 아이를 낳아서도 몸도 좋지 않은 상태고 육아 때문에 무척 힘들어했어. 아내가계속해서 육아휴직을 쓰라고 처음에는 부탁을 했고, 그것이 경고로 바뀌고 협박으로 바뀌어서 결국 주인공은육아휴직을 하게 되었단다. 그러면서 자신도 좋게 생각했어. 육아휴직을하면서 아내를 도와 육아도 하고 자기계발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이야. 그런데 육아휴직을한 지 얼마 안되어, 아내의 복직 선언. 어라, 이게 아닌데, 주인공은 생각했지.아내를 도와준다는 생각의 육아 휴직이었는데, 이젠 독박 육아가 되어버린 거야. 아내의 이야기에 반박하지 못하고 아내는 복직하고 주인공은 집안일과 육아를 하게 되었어. 물론 무척 힘들었지. 하지만 그동안 감으로 알았던 아내의 고충을알게 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해피 엔딩.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어린이집 선생님이 주인공인데, 진상 학부모와 벌이는 에피소드를 그린 소설인데, 학보무가 갑이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을일 수밖에 없는 위치에서 우리의주인공은 착하기까지 해서 거절도 잘 못하고… 그런데 이 진상 학부모가 하는 행동은 점점 가관… 나중에 시원하고 복수를 해주는데 아빠 속이 다 시원하더구나.

<노령 반려견 코코> 가족돌봄 휴가란 것이 있는 회사가 있단다. 가족들의 건강이 안 좋거나 하면 돌봐주기 위해서 쓰는 무급 휴가가보통이란다. 그런데 주인공은 반려견이 늙고 많이 아파서 가족 돌봄 휴가를 신청했단다. 부장님과 인사팀은 전무후무한 이야기라서 당황했지. 반려견 때문에가족 돌봄 휴가를 쓴다? 그런데 그 사정을 잘 들어보니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었어. 그리고 잘 생각해보니 이걸 잘 이용하면 회사 이미지도 좋아질 것 같았어. 그래서주인공은 가족 돌봄 휴가를 받게 되었다는 훈훈한 이야기.

마지막 <언성 히어로즈>는짤막한 에피소드들을 모아 놓은 글이란다. 언성 히어로즈. Unsungheroes. 보이지 않는 영웅들. 그들이 회사를 더 빛내고, 우리 사회를 더 빛내지 않을까 싶다.

자 이렇게 이 책에 실린 여덟 편의 이야기를 짧게 해 보았단다. 이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나서, 자기계발서와 처세술을 읽지 않는 아빠가 이 책의 지은이가 쓴 것은 한번 읽어 보고 싶어서, 지은이의 다른 책도 구입을 했단다. 그책은 이 책만큼 좋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봐야겠구나.너희들도 나중에 커서 회사에 다니게 될 텐데, 그때의 회사 생활은 또 어떨까? 그 때도 이 책의 이야기들에게 공감을 갖게 될까?
이 책의 한 이야기처럼 가슴 뛰는 일을 하면 좋겠구나. 그리고 이책의 지은이처럼 말이야.



PS:
책의 첫 문장: 막내가 사라졌다.
책의 끝 문장: 다들 감사해요, 정말.


"그렇죠. 결국 세상에서 비싼 값을 쳐주는 재능을 타고나는 건 운의 영향이 큽니다. 시대도 마찬가지죠. 아마 저 같은 사람은 80년대에 태어났으면 틀림없이 실패자가 됐을 거예요. 몸이 허약하고, 술은 못 먹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사람이니까요. 웬만한 회사는 일 년도 못 버티고 나왔을 겁니다. 그러니 제 성공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게임 산업이 막 성장하고 있을 때에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진 한국에서 살았다는 거라고 할 수 있겠죠."
남자는 잠시 멈추고 곰곰히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저는 미친 듯이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운이었던 겁니다."
어쩌면 준이 그동안 뽑기에서 실패했다고 투덜거린 재능들이 언젠가 행운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들이 남아 있을지도 몰랐다. 태수처럼 말이다. 준은 이제 고작 서른두 살이었다. 어린이날을 만든 소파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의 기준을 성인 평균 수명의 3분의 1로 잡았다고 했으니, 백 세 시대에서는 어린이가 서른세 살까지인 셈이다. 무엇을 새로 발견해도, 새로 시작해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였다.
준은 아직 불시착한 게 아니었다.

  • 북플
  • thkang1001님도 <재능의 불시착>을 좋아합니다. thkang1001님이 읽은 다른 책이 궁금하신가요?
  • 2022-09-30 23:34 좋아요  l  좋아요 0
  • scott
  • 오! 이책 어쩌면,,,제 이야기![첫 문장: 막내가 사라졌다.] 저!🖐🖐🖐 막둥이 ^^인데 ㅎㅎㅎㅎ
  • 2022-09-30 23:52 좋아요  l  좋아요 1
  • bookholic
  • ㅎㅎ scott 님은 사라지지 마세요~~~
  • 2022-10-01 21:43 좋아요  l  좋아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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