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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8] 일상의 위대함

어제와 같은 오늘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가운데 무엇인가 끝까지 붙잡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하루하루이지만, 그래도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수 있게 만듭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그동안의 습관이 또 하루를 살아가게 합니다.


악인은 떵떵거리며 약자에게 한 행동에 대한 일말의 뉘우침도 없습니다. 마땅히 해야 하는 자신의 일임에도 부풀려 포장합니다. 모든 삶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타인의 일에 대해서는 무관심합니다.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악인들은 외칩니다. 사랑하세요. 소통하세요. 공감하세요. 배려하세요.


그럼에도 일상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그저 앉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읽고 쓸 수 있게 해줍니다. 가슴을 치며 읽고, 통곡하면서도 쓸 수 있게 해줍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억울함과 분노를 잠시 내려놓게 합니다. 여전히 내 삶의 주인이 나임을 깨우쳐 줍니다.


TV 칼럼니스트이자 전 『필름 2.0』의 기자였던 김교석은 이 책 『아무튼, 계속』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전해줍니다. 소소한 자신의 반복되는 삶이 자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음을 말합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무언가를 붙들고 살아가는 삶이 어떠한지를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모든 시간을 붙들고 싶어 합니다. 흘러가 버리는 것을 뒤에 아련하게 놓아두고 가는 삶이 아니라, 여전히 그 자리에 묵묵하게 서 있는 삶을 선택합니다. 더 빠른 속도를 경쟁하듯 추구하는 세상 한가운데서, 느리지만 삶의 의미를 천천히 되새기며 사는 삶을 살아갑니다.


운동과 청소, 요리와 같은 소소한 일상을 삶의 중심에 둡니다. 똑같은 요일과 시간에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만 어느새 그것이 하나의 의미가 됩니다. 변화 없는 일상으로 인해 변화무쌍한 세상과 맞섭니다. 거창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행위는 전복적입니다.


세상은 자신의 가치가 최우선이라 합니다. 자신의 탐욕을 쫓으라 합니다. 사람보다 중요한 것이 자신의 돈과 자신의 행복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반복된 삶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요. 간혹 내가 힘들어질 수 있지만, 주변의 사람을 돌아보라고요. 사랑을 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일상의 위대함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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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kang1001님도 <아무튼, 계속>을 좋아합니다. thkang1001님이 읽은 다른 책이 궁금하신가요?
  • 2024-05-07 06:49 좋아요  l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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