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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의 꿈
영화보다 훨씬 깊고 다기한 얘기이다. 영화는 스토리를 단순화해서 좀 더 선명한 인상을 남기고자 했다. 영화도 괜찮았지만, 줄거리를 알고 읽는 소설도 좋았다. (영화에는 없는 반전도 있다.)


칼 세이건이 소설 쓰는 데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알게 됐다. 물론 주제가 완전히 발전되지 않고 애매하게 끝나는 것도 있고, 또 복선이 충분치 않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의 핵심 주제 의식은 명확하다. 칼 세이건은 외계 지성의 존재가 가져올 전 지구적 각성--국적을 초월한 '지구인'이라는 의식--을 갈망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창백한 푸른 점'이란 사진을 두고 얘기했던, 우리의 단 하나 뿐인 소중한 지구, 하지만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지구와 그 위에 사는 우리가 얼마나 초라하고 덧없는지, 이 우주를 두고 명상한다면 깨닫게 될 경이와 종교적 체험 등도 그는 전달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의도는 소설을 통해 잘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의 상황에 기반한 소설이기 때문에 소련이 나오고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일본이 나온다. 이런 부분도 일종의 역사적 유물이 될 것 같다. 한국은 단 2번 언급되는데, 중국인 캐릭터(Mr. Xi)가 한국(분명 북한)에서 복무했다는 얘기에서다.


영화가 워낙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세이건의 생각과 숨결을 직접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일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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