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들 중 하나...
1. 오늘은 인천상륙작전이 있던 날이었다.


1-1. 동시에 나의 생일. 아침부터 성경공부 모임에서 톡으로 다소 요란한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별로 생각 안 했는데 받고 보니 나름 기뻤다. 이 나이에 생일 축하야 받으면 좋고 못 받아도 그만이지만 아무래도 받으면 좋긴 하다. 또 그러다 보니 친구 년들은 정작 오늘이 내 생일인 줄도 모르고 있는지 하루 종일 톡이 조용했다. 그래도 저녁엔 미역국은 끓여 먹었으면 됐지 했는데 왙! 케이크가 마땅한 게 없다며 친구 하나가 치킨 기프티콘을 쏴 줬다. 너 왜 시키지 않는 짓을 하냐고 버럭 해 줬지만 신경 써 주는 마음이 고맙다.




2. 작년인가부터 박상미란 상담 학자가 뜨기 시작해서 좀 궁금했다. 난 억양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다. 부산 출신인가 본데 말끝이 약간 함경도 스티일이라고나 할까? ...했습메다. 뭐 이런 식이다. 40대 중후반쯤 되었는가 본데 항상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도 인상적이고.


어쨌든 그런 그녀가 얼마 전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와서 유심히 보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너무 긍정적이고 좀 교과서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 같아 오히려 약간의 반감이 없지 않은데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의 라이프 스토리를 들으니 그도 전혀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뭐 그녀의 이야기는 너튜브에 가면 들을 수 있을 테니 여기선 건너뛰고, 프로그램 말미에 사회자가 그런 질문을 한다. 주위에 자신을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주고 싶냐고 묻는다. 역시 여기에도 그녀다운 솔루션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건 좀 기억에 남아 여기에 정리해 본다.


그녀는 우선 열 손가락을 펴고는 그중 셋을 접으며, 이 사람은 내가 어떻게 해도 나를 미워하고 어렵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 맞는 거 같긴 하다. 반대쪽 손가락 세 개를 접으며, 이 사람들은 무조건 내가 잘 되기를 바라고 응원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런 사람 한 둘은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되는 것도 같고. 그리고 나머지 네 사람은 내가 잘 되든지 못되든지 관심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듣고 보니 그도 그렇다 싶다. 이들은 중도층으로 내 사람이 되도록 끌어들이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크게 해 될 사람은 아니다. 아무튼 이렇게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세 사람밖에 없는데 그것에 매여 인생을 낭비한다면 억울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듣고 보니 그도 그렇다 싶다.


근데 나도 거기에 한 가지를 추가하고 싶다. 인간관계란 건 다 상대적이어서 반대로 내가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크든 작든 나도 누군가를 어렵게 만드는 사람 중 한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또 어느 누군가에겐 무조건 지지를 보내는 사람 중 한 사람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사람이 잘 되든 못 되든 하등 관심도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 그러니 현재 나를 어렵게 만드는 사람도 그냥 한때 그러는 것이려니 하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 북플
  • thkang1001님도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를 좋아합니다. thkang1001님이 읽은 다른 책이 궁금하신가요?
  • 2023-09-15 21:55 좋아요  l  좋아요 0
  • 2023-09-15 23:09
  • 비밀 댓글입니다.
  • 2023-09-16 10:33
  • 비밀 댓글입니다.
  • 호시우행
  • 공감가는 깨달음입니다. 나또한 그러하니까.
  • 2023-09-15 23:14 좋아요  l  좋아요 1
  • stella.K
  • 그렇죠? 저도 그날 그거 보고 참 많은 걸 생각하게되더군요.^^
  • 2023-09-16 10:35 좋아요  l  좋아요 0
  • 페크pek0501
  • 아, 스텔라 님의 생일인 겁니까? 축하합니다.(말로만 해도 되는 건가요? 헤헤~~)
    기프티콘이 유용할 때가 있긴 해요. 저도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받아본 적 있는데 기분 좋더라고요.
    커피 두 잔에 치즈케익이 끼어 있는 거였어요. 시동생이 제 생일에 보내곤 해요.
    저도 분명히 제가 누군가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다고 생각해요. 제가 선의로 하든, 무심코 하든 말로 상처를 주었을 거예요.ㅋㅋ
  • 2023-09-15 23:16 좋아요  l  좋아요 2
  • stella.K
  • 와, 시동생분 좋으신 분이네요. 형수를 위해 그러기 쉽지 않을텐데. 살짝 샘나는데요? ㅋ
    아유, 인사만으로도 감지덕지죠. 고맙습니다.^^
  • 2023-09-16 10:38 좋아요  l  좋아요 2
  • 니르바나
  • 그럼요.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이가 어찌 고맙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무게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다 관종 스펙트럼 안에 살고 있지요.
    미역국에 기프티콘 받으셨으니 나름 괜찮은 기념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스텔라님, 생일 축하드려요!
  • 2023-09-16 00:02 좋아요  l  좋아요 1
  • stella.K
  • 그럼요. 이렇게 니르바나님 축하도 받고 괜찮은 생일입니다. 고맙습니다.^^
  • 2023-09-16 10:39 좋아요  l  좋아요 1
  • hnine
  • 생일 축하해요. 스무번째 생일? ^^
  • 2023-09-16 01:16 좋아요  l  좋아요 2
  • stella.K
  • ㅎㅎ 그러게요. 마음은 이제 겨우 스물인데ᆢ 말 해 뭐하겠습니까? ㅎㅎ h님 생일도 같은 달인 줄 아는데 미리 축하해요.^^
  • 2023-09-16 10:42 좋아요  l  좋아요 1
  • 책읽는나무
  • 생일 축하합니다. 🎂
  • 2023-09-16 10:07 좋아요  l  좋아요 1
  • stella.K
  • ㅎㅎ 시크하신데요? 고맙슴다!^^
  • 2023-09-16 10:43 좋아요  l  좋아요 1
  • yamoo
  • 1. 이 페이퍼로 새롭게 안 사실 하나! 스텔라 님 생일이 9.17.이라는 거~~ㅎㅎ
    생일 축하드립니다~~~

    2. 그리고 오늘이 인천상륙작전날이었다는 거..^^;;

    3. 이 페이퍼로 스텔라님이 교회에 다니는 교인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했다는 거..ㅎㅎ 것두 무려 성경공부를 참석하는 독실한 교인..^^;;

    4. 박상미란 삼담자는 첨 듣는데....교과서적인 처방을 내리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조언으로 손까락를 꼽으며...하~
    그냥 미움받을 용기 한권만 읽으면 되리라고 봅니다..ㅎㅎ
  • 2023-09-16 11:20 좋아요  l  좋아요 2
  • 2023-09-16 11:21
  • 비밀 댓글입니다.
  • stella.K
  • 1. 땡! 오늘은 16일이고 이 페이퍼는 어제 작성한 것이랍니다. 그러므로 저의 생일은 어제였습니다. 흥~

    2. 인천상륙작전은 9.15입니당~

    3. 전 신앙생활은 오래했는데 성경은 참 좋아하기 힘들더군요. 그나마 꾸역꾸역하니까 요즘엔 싫지는 않더군요.ㅎㅎ

    4. 이 사람 인터뷰 들으니까 좋아지더군요. 특히 항상 웃는 얼굴인데 그런 얼굴에 침 못 뱉죠. 좋은 일도 많이하더군요. 빅터 프랭크의 로고 테라피 박사 받았다더군요.
  • 2023-09-16 15:06 좋아요  l  좋아요 1
  • 2023-09-16 15:10
  • 비밀 댓글입니다.
  • 서곡
  • 저도 생일 축하드립니다! 좋은 계절에 태어나셨네요 덥지 않아 좋은 날씨요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2023-09-16 12:03 좋아요  l  좋아요 1
  • stella.K
  • 저 어렸을땐 9월만되도 제법 선선하다 못해 쓸쓸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좀 후텁지근하네요.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서곡님도 좋은 주말보내십시오.^^
  • 2023-09-16 15:12 좋아요  l  좋아요 1
  • 서곡
  • 네 그러게요 그래도 팔월보다는 살 것 같아서 좋습니다 프사가 바뀌셨네요 달이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계절의 변화처럼 보여요 저녁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2023-09-16 18:21 좋아요  l  좋아요 1
  • stella.K
  • ㅎㅎ 저 프사 여름부터 시리즈로 단거 아시나요? 사실은 순서가 정반대였어요. 원래는 달이 뜨는 과정이었는데 순서가 바뀌다 보니 달이지는 것처럼 보여진거랍니다. ㅋ
  • 2023-09-16 18:37 좋아요  l  좋아요 1
  • 희선
  • 지났지만 stella.K 님 태어난 날 축하합니다 친구분이 치킨을 보내주셨군요 잊지 않은 친구분도 있었네요 stella.K 님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희선
  • 2023-09-16 23:59 좋아요  l  좋아요 1
  • stella.K
  • 희선님, 고맙습니다.
    저도 생일에 치킨 선물 받아보기는 첨인데 이색적이고 좋더군요. ㅋ
    희선님도 누구에게 선물하실 일 있으시면 참고해 보시죠.^^
  • 2023-09-18 09:37 좋아요  l  좋아요 1
  • 2023-09-22 16:06
  • 비밀 댓글입니다.
  • 2023-09-22 20:52
  • 비밀 댓글입니다.
  • 비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