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일런스 를 보고
제목 : 사일런스 The Silence, 2019
감독 : 존 R. 레오네티
출연 : 키에넌 시프카, 스탠리 투치 등
등급 : 15세 관람가
작성 : 2019.07.19.
“때로는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니.”
-즉흥 감상-
영화는 누군가가 암벽에 구명을 내는 것과 함께 ‘펜실베니아에 있는 애팔래치아 산책로 1,000피트 아래 미지의 동굴’이라는 안내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소리와 함께 무엇인가가 지상으로 날아오르는군요. 한편, 뜻하지 않은 사고로 청각장애를 가지게 된 여학생과 그녀의 가족에게 이야기의 바통을 건네는데요. 평화로운 일상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명체는 압도적인 무력으로 인류를 멸망의 길로 안내하는데…….
이번 작품은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A Quiet Place, 2018’와 함께 봐야 한다고 하던데, 비슷한 내용이냐구요? 음~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이 ‘침묵’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한 장소에 머무르며 대치상황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안전한 장소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 것은 영화 ‘버드 박스 Bird Box, 2018’를 떠올리게 했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재미있었냐구요? 음~ 중간까지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침묵을 중요시하는 종교단체가 등장하면서는 갑자기 다른 작품이 되어버린 기분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우여곡절 끝에 안전한 장소에 도착해 방어에 성공하는 것을 1편, 침묵의 규율을 중요시하는 종교단체와의 대립을 2편, 인류의 반격을 3편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감독님, 이왕 분위기 좋게 만든 작품, 리부트해볼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다른 건 일단 그렇다 치고, 어딘가 비관적인 느낌의 즉흥 감상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구요? 음~ 이것은 주인공에게 하는 말이 아닌, 주인공에게 위협을 가하려는 모든 대상을 향한 경고입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해 적어버렸다가는 스포일러가 되고 마니, 궁금한 분은 작품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하는데요. 힌트만 살짝 적어보면 문득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Ensaio sobre a Cegueira, 1995’가 떠올랐다고만 적어봅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인류를 위협하는 이야기라면 크리쳐물이냐구요? 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분명 괴물이 등장해 인류를 위협하고 있었으니 그렇다고도 할 수 있지만, 그것에 대한 탐구와 연구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요. 사실 이번 작품은 다양한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담아내려는 욕심이 과해 갈피를 잃은 작품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제목의 의미가 궁금하다구요? 음~ ‘Silence’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고요, 적막, 정적,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 침묵, 묵념’을 의미합니다. 그렇듯 이번 작품에서는 위험한 상황을 암시하는 표현이자, 살아남기 위해 취해야 할 행동인 동시에, 그것을 무기 삼아 벌어지는 광기의 폭력 등 다양한 침묵이 표현되고 있었는데요. 하나의 단어가 가진 여러 측면에 대한 재미있는 실험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언급하지 않은 ‘침묵의 표현’이 더 있을 수 있으니, 혹시 다른 것도 발견하셨으면 살짝 알려주셨으면 하는군요.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 태풍 ‘다나스’의 북상으로 피해를 보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덤. 문득 영화 ‘디센트 The Descent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 그밖에도 다른 작품이 살며시 고개를 드는 듯 했는데요. 이런 막연함에 도움을 주실 분 있으면 손들어주시기 바랍니다.
TEXT No. 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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