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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오후 / 자기과시 좋은토양 관찰 인생
무라카미 하루키의 번역본이라 F. 스콧 피츠제럴드가 집필한 소설의 배경이야기도 꽤 흥미롭게 전해진다. 소설만 읽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바람 속의 가족>, <크레이지 선데이>, <알코올에 빠져>,<어느 작가의 오후> 단편소설들을 반추한다. 알코올 중독을 이겨내는 과정과 지켜보는 사람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환자와 간호사를 통해서 들려주는 소설이 있다. 죽음까지도 환자에게서 감지하는 간호사의 모습과 누구도 환자를 도울 수 없다는 현실적 난관까지도 소설은 이야기한다.





거액의 빚이 있었던 작가에게 요구되는 글과 그가 집필하고자 글의 방향성이 다를 때 고뇌한 작가의 심정을 짐작하게 하는 소설도 있다. 자신은 최고의 토양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이유도 설명된다. 소설 속의 작가의 생각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과시하는 욕구가 앞섰던 소설 속의 작가가 입는 옷 2벌이 단적인 예가 된다. 그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짚어내는데 관찰하는 능력과 귀 기울이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가 거론된다.


최고의 토양이 되는 연습이 무엇인지 서머싯 몸 소설 <인생의 베일>의 키티를 떠올리게 된다. 잘못을 저지른 후 키티가 남편을 끊임없이 관찰하기 시작하면서 터득한 능력은 키티의 아버지의 진짜 감정까지도 읽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키티는 한번도 누군가를 관찰한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그 능력을 가지면서 달라지게 된다. ​



​"아이디어의 부산물이자 꿈의 찌꺼기인 인간이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205




누구나 좋은 토양을 가질 수 있지만 다른 것에 압도되면서 좋은 토양을 가진 영혼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서로 다른 소설이지만 같은 맥락을 만나는 순간 소설의 맛에 더욱 깊게 빠져들게 된다. 번역가가 이 소설들을 구성한 이유를 찾는 여정이 꽤 흥미로워진다. 인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문득 깨닫는 장면도 등장한다. 인생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의지가 확고해진다.




토네이도라는 두려움이 할퀴고 간 현장을 소설로 만나게 된다. 아버지가 소녀를 감싸고 소녀는 고양이를 감싸는 이야기에서 갑작스러운 긴급한 상황에 자신보다는 나약한 다른 대상을 보호한 아버지와 소녀가 기억에 남는 소설이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친척도 없는 소녀가 홀로 살아가지 않도록 알코올 중독 의사가 강하게 소녀를 딸로 받아들일 거라는 의지를 확고하게 한다. 긴급한 자연재해에 다친 사람들을 진료하고 수술도 하는 과정은 그에게 적잖은 변화를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고난이 찾아오지만 실패는 아니며 서로가 서로를 돌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강인한 것인지 짧은 소설을 통해서 느끼게 된다.


황야에 큰 구멍을 남긴 사람이 돌아올 거라고 다짐을 한다. 자기과시욕구에 대한 소설들이 자주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수정과 생략 요구까지도 거부하였을 정도로 작품을 온전히 지킨 이유가 분명해진다. 경험을 토대로 작품에 남기면서 반복되지 않고자 노력한 의지를 읽게 된다.





그의 토양은

최고의 토양이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왜냐하면 그는 귀 기울이고 관찰하는 대신

과시하는 약점을

일찍부터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득 자신이 얼마나 인생을

사랑하는가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절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아직 외출할 상태가 아닌데

너무 일찍 외출을

강행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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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EOYEO님도 <어느 작가의 오후>를 재미있게 보고 리뷰를 남기셨네요. 리뷰를 읽어보시겠어요?
  • 2024-05-06 22:19 좋아요  l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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