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21.4.12. ‘도련님’의 시대 4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12.


《‘도련님’의 시대 4》
세키카와 나쓰오 글·다니구치 지로 그림/오주원 옮김, 세미콜론, 2015.3.23.




아침에는 가늘게 듣던 비가 낮에 이르자 펑펑 쏟아진다. 올봄 날씨를 헤아리자면 안 덥다. 지난해까지는 이맘때만 해도 꽤 더웠다. 우리 집은 나무를 건사하고 풀이 마음껏 자라도록 하기에 덜 덥다만, 풀도 나무도 없는 마을이나 읍내나 큰고장은 엄청 더웠다. 나무 한 그루가 있으면 얼마나 시원한가를 잊는 오늘날이다. 나무 한 그루가 있기에 얼마나 포근한가도 잊는 요즈음이다. 나무를 잊은 채 쓰는 글이란 덧없다. 나무 곁에 서지 않으면서 읽는 책도 부질없다. 작은아이하고 읍내마실을 다녀온다. 저녁을 차리고서 《‘도련님’의 시대 4》을 읽는다. 갓 나올 무렵에도 책값이 비싸다고 느꼈는데, 여섯 해가 지난 뒤에도 참 비싸구나 싶다. 더구나 무겁기까지 하다. 가볍고 값싸게 묶는다고 해서 그림꽃책(만화책)이 낮아 보이지 않는다. 무겁고 비싼값을 매겨야 그림꽃책을 높이 여길 만하지 않다. “도련님 나라 일본”이란 바로 이런 허울 아닐까? 다들 도련님이다. 두 발로 걷지 않고 수레(인력거)를 탄다. 두 손으로 살림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밥을 받는다. 두 발은 숲을 모르고, 두 손은 살림을 모르는 사내들이 판치던 “도련님 나라”가 어제 일본이었으면 우리로서는 오늘 이 같은 모습이지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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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5 10:19 좋아요  l  좋아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