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21.4.11. the colour monster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4.11.


《the colour monster》
Anna Llenas 글·그림, templar boos, 2012.




부드러이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면서 들길을 자전거로 간다. 유채꽃가루가 날린다. 자전거마실을 다녀오면 옷이 노랗다. 이렇게 꽃가루가 넘치니 꿀벌을 풀어놓으면 유채꿀을 엄청나게 모을 만하겠다. 자동차를 구경하기 어려운 시골 들길을 자전거로 지나갈 적에는 으레 한 손을 하늘로 뻗어 구름을 만지작만지작한다. “넌 어디에서 날아온 아이야?” “난 재미난 곳을 둘러보고 왔지.” 껑충 자란 유체꽃은 톡톡 손바닥을 댄다. “넌 어떤 꿈으로 이렇게 키가 크니?” “난 곧 하늘로 나아갈 생각이야.” 틀(기계)은 나쁘지 않다만, 틀을 쓰면서 시끌소리가 태어났고, 사람소리가 잦아들었다. 시끌소리가 넘치는 봄들에서는 어느 누구도 들노래를 안 부른다. 손에 연장을 쥐고서 품앗이를 하던 무렵에는 누구나 들노래에 일노래에 삶노래였다. 누리놀이(인터넷게임)를 하는 아이들은 노래를 모른다. 이제 노래는 거의 죽었다. 《the colour monster》를 지난해에 보내주신 이웃님이 있다. ‘안나 예나스’라는 분은 ‘빛깔깨비’를 사랑스레 담아내어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을 상냥하게 돌아보기를 바라는 꿈을 심었다. 아이는 놀이순이·놀이돌이로 자라면 좋겠다. 어른은 살림돌이·살림순이로 슬기로우면 좋겠다. 온누리가 무지갯빛으로.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