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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쪽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힌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짖었다. 산허리는 왼통 모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혀 하얗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고등학교 문학시간에 배운 작품인걸로 기억하는데, 글을 적는 이 시점에선 중학교때였나 싶기도 하다.

그 땐 이 꽃이 소금을 뿌른 듯이
라는 구절이 이쁘다 생각했다.
국어선생님의 막연한 설명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 문학 작품을 영어로 옮길 때 분위기가 흐려진다면서 이 구절을 설명했던 기억에 오늘도 단연 이 부분을 적어보았다.

과연 이 구절이 정말 이뻐서 선생님의 설명이 기억에 남는 것인지, 선생님의 설명 때문에 이 구절이 이쁘게 된 건지 아리송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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