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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쪽(한국단편문학선1, 만무방 중)

산골에, 가을이 무르녹았다.

가을이 무르녹는 시간이 지나서 겨울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오늘이다.
하지만 나무들은 인디언썸머처럼 아직 물러나지 않는 가을색을 간직하고 있다.


필사를 하지 않을 때도 그렇긴 하지만, 필사를 하면서는 더 이쁜 우리말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훈의 자전거여행>에서 ‘숲‘이라는 글자의 이쁨을 상기시켜 주는 대목이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어서 그런것인지 몰라도.

*자전거 여행1, 김훈
가까운 숲이 신성하다ᆞ안면도 중
‘숲‘은 늘 맑고 깊다. 숲 속에 이는 바람은 모국어 ‘ㅜ‘ 모음의 바람이다. 그 바람은 ‘ㅜ‘ 모음의 울림처럼, 사람 몸과 마음의 깊은 안쪽을 깨우고 또 재운다. ‘숲‘은 글자 모양도 숲처럼 생겨서, 글자만 들여다보아도 숲 속에 온 것 같다. 숲은 산이나 강이나 바다보다도 훨씬 더 사람 쪽으로 가깝다. 숲은 마을의 일부라야 마땅하고, 뒷담 너머가 숲이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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