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별점별점별점별점
  • 읽고싶어요
  • 읽고있어요
  • 읽었어요
165쪽
˝그 커피 1500원이었어. 그 사람들도 같은 커피 마셨으니까 얼만지 알았을 거야. 오빠, 나 1500원짜리 커피 한잔 마실 자격도 없어? 아니, 1500원이 아니라 1500만 원이라도 그래. 내 남편이 번 돈으로 내가 뭘 사든 그건 우리 가족 일이잖아. 내가 오빠 돈을 훔친 것도 아니잖아. 죽을 만큼 아프면서 아이를 낳았고, 내 생활도, 일도, 꿈도, 내 인생, 나 자신을 전부 포기하고 아이를 키웠어. 그랬더니 벌레가 됐어.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저는 직장맘입니다. 전업주부는 아니죠. 그래서 저도 전업주부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산 것 같습니다. 때로 점심시간에 아이들 문화센터 끝나고 삼삼오오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며 한 때는 비아냥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닥 좋은 시선으로 본적이 없었을때가 살짝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점 점 키워보니 전업주부들이 제일 바쁘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는 일을 한다는 면죄부로 생활하고 있다는 생각들이 불쑥불쑥 들었습니다. 집이 조금 엉망이어도 바빠서 못했다, 내가 일하니 신랑이 당연히 반은 도와줘야 한다 라는 생각을 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내가 일을 하건 하지 않건 집안일은 같이 하는 것이지 누가 도와준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고마움을 당연스럽게 느끼는 것은 차이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 부분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반성합니다. 전업주부들이 직장엄마들보다 스트레스가 더 많을겁니다. 일의 양이 아니라 장소의 변화로 기분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되니까요. 물론 이런 요소가 모든 엄마들, 아빠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 생각은 듭니다.
잠깐의 돌파구가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피 한 잔 할 여유. 산책 한 번 할 여유. 전업주부들에게 그럴 기회가 적다는 생각으로 그래서 스트레스가 더 많을거라는 생각에서 출발 해 <공항가는 길>,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로 시선을 옮겨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여유, 감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비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