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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의 주목 신간들은 풍성하다. 읽고 싶은 게 많다는 의미이다. 또, 그 책들 하나하나가 의미 깊다.

 

 

  1. 조르주 페렉, 인생사용법

 페렉의 괴짜 같으면서도 장난기 많은 얼굴은 그의 소설의 표지에 가장 걸맞지 않을까 싶다. 심플하면서도 인상 깊은 『인생 사용법』의 표지는 이 소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암시하는 듯 하다. 이 소설은 하나의 '인생'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 복잡하고 방대하다. 하지만 그 퍼즐을 다 풀 때의 통쾌함과 쾌감은 결코 잊을 수 없으리라. 99장 안에는 어느 아파트에 주거하는 수많은 인물들과 조형물, 공간적 배경(계단)이 담겨 있다. 이 거주자들의 인생을 하나하나 추적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흥미진진한가? 700쪽이 넘는 소설이지만 결코 질리지 않으리라.

 

 

 

 

 

 

 

 2. 다카노 가즈아키, 제노사이드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말해 문제작이다. '대학살'이라는 뜻을 가진 『제노사이드』는 일본과 우리나라 간의 민감한 부분을 가장 강렬하게 건드린다. 관동대지진, 난징대학살 등은 일본이 남긴 씻을 수 없는 상처이다. 그러나 일본의 보수 단체들은 아직까지 그것이 일본의 잘못이 아니라고 우긴다. 하지만 다카노는 그들을 거세게 비판한다. 누구의 잘못인지는 소설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700쪽의 진실. 과연 작가가 내린 결론은?

 

 

 

 

 

 

 

 

 

 3. 제임스 G. 발라드, 크리스털 세계

 

  마침내 3부작이 완결되었다. 발라드의 '지구 종말 3부작'이 말이다. 불타 버린 세계, 물에 잠긴 세계, 그리고 크리스털 세계. 불타 버린 세계는 대가뭄을 통한 지구의 종말을, 물에 잠긴 세계는 대홍수에 의한 이 세상의 멸망을 다루었다면, 『크리스털 세계』는 훨씬 더 심오하고 섬뜩한 방식의 종말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크리스털 폭풍에 덮쳐 모든 것이 크리스털로 변하는 것이다. 이 폭풍을 맞게 되면 시간도 멈추고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상태로 변한다고 한다. 섬뜩하다. 이런 상상력이 있다는 사실이.

 

 

 

 

 

 

 

 4. 카렐 차페크, 곤충 극장

 

 『도롱뇽과의 전쟁』, 『R.U.R』의 작가 카렐 차페크의 숨겨진 희곡 작품이다. 카렐 차페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체코 작가이며 그의 작품에 설렌다. 그래서 곤충 극장은 매우 기대가 되는 책이다. '곤충'은 분명히 어느 비유를 위해 사용되었으리라. 그리고 이 고전이 오늘날까지 호소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이리라. 곤충과 인간의 유사함을, 인간의 곤충다움, 곤충의 인간다움을 통한 두 종의 비교를. 나는 카렐 차페크의 다른 두 희곡도 보고 싶다.

 

 

 

 

 

 

 

 

 

 5. 고통

 

 말이 필요 없다. 『섬』을 쓴 장 그르니에가 『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에게 권한 소설이 바로 이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어린 작가를 소설가의 길로 이끌었으며 사상의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나로서는 알베르 카뮈라는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하지만 『고통』을 완벽하게 읽기 위해서는 그만큼 고통이 따르리라 믿는다. 앙드레 드 뤼쇼라는 작가가 낯선 까닭도 있지만 알베르 카뮈의 인생을 변화시킨 책이라면 분명 가볍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를 분석하고 그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소설은 가히 고전이라 할 만하다. 이 소설은 불륜에 대해 다루었지만 동시에 '육체의 강박으로 인한 고통'을 다루는 고전이다. 육체의 고통, 마음의 고통, 그리고 제 3의 고통.......

 

 언제 그것을 맛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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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역』이 나온지도 벌써 3년 전이다. 'Rebellion'이라는 간단한 제목의, 600쪽 분량의 영문소설은 중학교 2학년이 쓴 책이라고 하기에는 구성의 짜임이 매우 치밀했고 내용의 전개도 숨 돌릴 틈 없이 빨랐다. 그 소설은 잠시 세상에 등장했다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하지만 나는 이소영이라는 저자에 끌렸고, 『반역』이라는 소설에 끌렸다. 600쪽의 소설을 모두 음미한 뒤 번역(물론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도 해 보았다. 그러나 그걸로 배부르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새로운 소설을 원했다. 하지만 아무리 천재라고 해도 그녀는 아직 어리고, 게다가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생 아닌가? 아직 이 어린 저자는 세상에 나올 시기가 아니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을 기다려 준 사람들을 위해 보답을 했다. 열심히 학업에 몰두하면서도 틈틈이 영어 원서를 읽고, 틈틈이 'along the burning fields'라는 작품을 집필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 나온지 약 3년 만에 다시 한 번 저자의 놀라움을 과시하기 위해 새로운 소설이 출간되었다.

 

 이번에는 조금 객관적으로 이 책을 바라보자. 우선 제목부터 다르다. 전작 『Rebellion』은 '반역' 또는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일관할 수 있지만, 이번에 출간된 작품 같은 경우, 'along'과 'fields'의 중의적 의미 때문에 제목 번역에도 약간의 혼란이 일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불타는 들판(평야)를 따라'라는 제목으로 옮길 수 있다. 이번엔 좀 더 깊이 들어가 보자. 3년 전의 책이 스파르타쿠스의 반란을 다루었다면, 이번 작품은 로마 내전을 배경으로 하여 카이사르의 편에 속해 있던 퀸투스의 내적, 외적 갈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두 시기를 나누는 기준은 카이사르가 정치권에 참여하느냐에 여부였다. 스파르타쿠스가 반란을 일으켰던 시기에 카이사르는 비교적 평온하게 지냈다. 하지만 『Along The Burning Fields』에서 카이사르는 정적 폼페이우스와 치열하게 맞붙는다. 그래서 카이사르의 활약상을 기대할 수도 있는 책이다. 분량으로 따지자면, 『반역』의 절반쯤 된다. 하지만 분량 같은 건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에겐 고등학생이 된 이소영 저자의 더 발전된 실력과 더 깊은 이야기를 보고 싶다. 무척 기대가 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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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나는 이 두 소설을 읽었다. 『노인과 바다』와 『킬리만자로의 눈』을. 느낌은 크게 없었다.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했다는 작품도,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중 가장 걸작으로 평가받는 소설도 그저 평범하고 헤밍웨이다웠다(물론 이 '헤밍웨이다움'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는 헤아릴 수 없지만). 오히려 나는 『무기여 잘 있거라』나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와 같은 장편소설이 더욱 끌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소설을 잊지 않은 까닭은 좋은 번역으로 이 책들이 다시 탄생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두 작품을 처음 접한 것은 홍신문화사 전집을 통해서였다. 그것 때문에 인상이 깊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내가 주의 깊게 읽지 않은 탓도 있지만 홍신문화사의 번역에 대한 평가가 썩 좋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학동네는 믿을 수 있다(가끔 발번역도 나오지만). 다시 읽어보고 싶다. 저 희망을, 저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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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6-15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목만 보았을뿐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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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신간 페이퍼 쓰는 것을 즐긴다. 이번 달도 즐겁게 해보자.

 

 1. 한 여자

 어디서 본 듯한 분위기다. 그렇다. 내가 4월의 주목 신간에 썼던 『남자의 자리(남자)』를 연상시킨다. 이 소설의 이름은 『한 여자』. 저자는 예상대로 『남자』를 썼던 아니 에르노다. 그가 전작에서 아버지에 대해 썼으니, 이제 어머니에 대해 쓸 차례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바로 『한 여자』이다. <한 남자>라는 노래를 연상시키게 하는 이 소설은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특히 어른들에게. 어린 시절에 부모님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점점 자랄수록 그들로부터 멀어져 가는 어른들에게 다시 한 번 어머니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니 에르노처럼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임종을 깊이 간직하여, 그것을 작품으로 만든 작가는 드물다. 나도 이 작가를 본받고 싶다.

 

 

 

 

 

 

 

 2. 그 남자의 소설

  이선영이 돌아왔다. 내가 한국 작가의 신작에 대해서는 이런 표현을 잘 안 쓰는데도 굳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그만큼 오랜만이기 때문이다. 뉴웨이브 문학상을 수상한 『천 년의 침묵』 이후 이선영의 이름을 듣지 못했다. 이번 소설의 소재는 매우 흥미롭다. '고스트 라이터', 즉 '대필 작가'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여자 작가 '리영'과 그녀를 사랑하여 대신 작품을 써주는 남자 '용민'. 전형적인 '한 남자 한 여자' 이야기이다. 그러나 여기에 이선영만의 특유한 글솜씨가 더해졌으니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재미있게도 베스트셀러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인 리영의 모습은 작가의 모습을 왠지 모르게 닮았다.

 

 

 

 

 

 

 3. 독도 고래

 

 이 책을 보면 또 다른 책이 떠오른다.

 바로 『연어』다. 『연어』와 『독도 고래』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것. 맛깔나는 그림도 있어서 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동화이지만 어른을 겨냥하고 쓰여진 동화다. 『연어』는 다양한 인간상을 보여주는 동시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 은빛연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독도 고래』에서는 독도에 사는 상괭이 고래 '외뿔이'가 꿈을 이루기 위해 먼 바다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즉, 이 두 작품의 두 번째 공통점은 '꿈(혹은 목표)'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용기를 내는 물고기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두 고기는 각자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겪는다. 은빛연어는 누나를 잃었고, 독도 고래 '외뿔이'는 부모를 잃었다. 그러나 그들은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성장해 간다. 이 작품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4. 불타버린 세계

 

 50년 전의 작품이라 그런지 표지도 왠지 옛날 책 같다. 그러나 그 내용은 무척이나 신선하다. 하드코어 SF의 거장이라 불리는 제임스 발라드의 '지구종말 3부작', 그 두 번째 이야기인 『불타버린 세계』는 전작 『물에 잠긴 세계』와 상성상 완전히 대비되는 소설이다. 전작에서는 물이 세계를 삼켜버리는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물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대가뭄'의 재앙을 보여주고 있다. "3년 가뭄은 버틸 수 있어도 3일 홍수는 버틸 수 없다"는 옛말이 있지만 실제로 대가뭄을 겪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될 것이다. 더구나 소설처럼 인간이 버린 산업폐기물 때문에 인류 스스로 멸망을 자초하는 일은 더더욱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지구종말 시리즈는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5. 해가 저문 이후

 

 갑자기 나는 스티븐 킹의 소설과 밀리언셀러 클럽에 관심이 많아졌다. 『개의 힘』 탓일까? 밀리언셀러 클럽에서 주로 출판된 스티븐 킹의 소설을 독파하고 싶어졌다. 한 마디로 스티븐 킹만의 SF 세계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 작품은 스티븐 킹의 13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데 하나하나의 이야기마다 충격적인 내용과 공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무척 읽고 싶어진다. 표지의 분위기도 무척 인상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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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 번 소설 신간평가단을 맡게 된 나는, 이 페이퍼를 올린다.

 

 

 1. 퓨어 

 '퓨어(pure)'라는 단어는 해석에 따라 두 가지로 갈린다. '순수한' 아니면 '완전한'. 이것을 작품 속에 대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소설, 특히 이런 디스토피아 판타지에서는 어휘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되니까. 조지 오웰의 『1984』에서도 '단어'의 변화가 일어났고, 『기억전달자』라는 청소년 디스토피아 소설에서도 그랬다. 하물며, 대폭발이 일어난 이후의 세계를 다루는 『퓨어』에서는 다르겠는가? 모든 것이 변한 종말 직전의 세상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에 동참하지 않을련지.......

 

 

 

 

 

 2. 남자의 자리

 

 제목이 꽤나 멋지다. '남자의 자리'라, 폼난다. 원래는 『아버지의 자리』라는 제목으로 예전에 출간되었는데 열린책들에서 재출간된 것이다. 작가 아니 에르노가 아버지를 기억하기 위해 쓴 책 같기도 하다. 하여튼 기대되는 작품이다.

 

 

 

 

 

 

 

 

 

 

 

 3. 외면하는 벽

 

 조정래의 작품이 다시 출간되고 있다. 해냄 출판사가 훌륭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작품의 칼날은 녹슬지 않고 현대까지 반짝이고 있다. 물론 모든 작품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지만, 그것을 상기시키게끔 하고자 함은 좋은 시도이다. 예전에 나왔던 작품이라서 딱히 할 말은 없다.

 

 

 

 

 

 

 

 

 

4. 우주 삼부작

 

 

  이런 작품이 있으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나니아 연대기』와 기독교 작가로만 알려져 있던 C.S 루이스가 SF 판타지를 쓰다니! 그것도 우주를 배경으로 말이다. 나는 이 작품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존재 자체도 놀라운데 그 내용은 얼마나 위대할지, 두고보자.

 

 

 

 

5. 개의 힘

 

 저자도 제목도 소설도 종잡을 수 없는 마지막 신간 『개의 힘』. 그래서 더욱 기대된다. 방대한 인물과 위대한 스토리, 두 권의 서사시가 어떻게 나를 사로잡을지 궁금해진다. 그야말로 '대하소설'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죄와 탐욕의 역사는 어떻게 끝날지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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