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도 사람이랑 비슷한가 봅니다. 사춘기 아이들처럼 예상치 못한 행동들을 가끔씩 한다고 하네요. 아마도 관심받고 싶어서 하는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p.108에는 푸바오가 화를 내는 듯한 사진이 한 장 나오는데, 마냥 귀엽기만 한 줄 알았던 푸바오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사람에게도 희노애락의 감정이 존재하듯이 푸바오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p.112, p.113에는 ‘놀기 대장 푸바오‘라는 제목과 함께 지치지 않고 노는데 열심인 푸바오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사육사 할부지는 물론 노는 것도 좋지만 중간에 한 번씩 휴식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드러냅니다. 사육사 할부지는 휴식의 중요성을 아는 것이죠. 쉬어줘야 키도 쑥쑥 크고 마음도 단단해진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푸바오에게만 휴식이 중요할까?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휴식을 통해 지친 몸을 회복하고 더 맑은 정신과 건강해진 육체로 일을 하는 게 일의 효율도 훨씬 더 좋아지고 더 나은 성과를 얻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실적인 제약 등으로 인해 이런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과중한 업무로 인해 지쳐있는 상황인 경우 가능하다면 가급적 적절한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보는 것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p.117에서는 푸바오가 지내는 주변 환경에 왜 나무들이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핵심은 푸바오의 행복을 위해서인데, 푸바오는 사육사 할부지의 속마음도 모르고 나무를 깔아뭉개고 가지를 꺾는 장난도 서스럼없이 치나봅니다.
이런 푸바오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아이들이 부모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장난꾸러기들처럼 마냥 신나서 장난치는 모습들이 생각납니다. 푸바오나 어린 아이들이나 생김새는 달라도 천진난만함은 동일한 듯 합니다.
p.117의 마지막에 밑줄 친 문장은 짧은 문장이지만 굉장히 의미심장한 문장으로 느껴졌습니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아야 판생(판다의 생애)이 행복해진다‘는 말, ‘그 하루하루가 모여서 평생의 행복이 된다‘는 말. 이는 푸바오의 판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에도 동일하게 해당되는 말인듯 합니다. 상황에 관계없이 그 안에서 재미를 찾고 행복을 찾아나갈 때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수도 있겠지만, 이 단순한 진리를 잊고 살아가는 인생들이 많이 있기에 다시금 마음을 고쳐먹고 인생에서 재미와 흥미를 발견하기 위한 시도들을 해보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p.126에 나오는 에필로그에선 사육사 할부지가 그동안 정들었던 푸바오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글이 나옵니다. 이는 마치 부모들이 아이들이 어렸을 때의 모습을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인생과 달리 판생(판다의 생애)에선 사육사 할부지가 계속 옆에 있을 수는 없나봅니다. 책에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QR코드 링크를 통해 본 영상에 근거하자면 판다가 점점 자라서 어른이 되면 사육사의 안전 상의 문제 같은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어쩔수 없이 판다를 독립시켜야 하는 이슈가 있는 듯 합니다. 물론 사람도 어릴때는 부모님과 함께 자라다가 어른이 되면 가정을 이루어 독립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독립하는 이유가 판다와는 약간 다르기에 인생과 판생이 비슷하면서도 어느정도는 차이가 있는듯 합니다.
어찌됐든 이렇게 사육사 할부지의 에필로그를 끝으로 이 책이 마무리 됩니다. 이 책이 포토에세이 형식이라 일반적인 다른 책들처럼 글이 많이 나오진 않았지만, 글과 사진 그리고 QR코드에 링크된 다양한 영상들을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푸바오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덤으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혹은 정 같은 감성도 느껴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푸바오 관련된 다른 책들도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정도로 저도 모르게 정이 든 것 같기도 합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푸바오에 열광했는지를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가끔 예상치 못한 행동들을 할 때가 있어요. 배가 고프거나 기분이 언짢으면 먼저 바닥으로 내려와 빠른 걸음으로 걷습니다. 그 다음엔 살짝 뛰어 보기도 하고요. 이 정도만 되어도 할부지는 푸바오가 원하는게 있다는 걸 눈치채고 다가갑니다. 이럴 땐 꼭 푸바오가 사춘기 아이같아요. - P105
만약 할부지가 나타나지 않으면 푸바오는 데굴데굴 구르기를 하며 할부지가 심어 놓은 유채꽃이나 남천나무를 거세게 흔듭니다. 대개는 이쯤에서 할부지가 백기를 들지만, 가끔 할부지도 푸바오의 심통을 받아 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또 푸바오는 울타리 밖의 죽순이나 대나무에 손을 대기 시작하지요. - P105
푸바오, 할부지가 좋아하는 나무만큼은 손대지 말아 줘... - P105
푸바오도 화를 냅니다. 어릴 때는 할부지가 엄마에게만 맛난 음식을 챙겨 주는 것처럼 보일 때 화를 냈어요. 그래서 엄마 몫의 워토우나 당근을 푸바오가 몰래 먹어 버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엄마에게 들켜서 입 안의 당근까지 모조리 빼앗겨 버리곤 했지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깔깔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 P109
어른이 된 푸바오는 화가 나면 눈빛이 달라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거친 행동을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뛰면 화가 풀리는지 어느새 귀여운 눈망울을 하고 다시 대나무가 있는 쪽으로 돌아오지요. - P109
시간이 지나면 할부지가 너를 위해 그랬다는 걸 알게 될 거야. - P109
장난꾸러기 푸바오는 퇴근할 시간이 되어도 노는 데 한창입니다. 정말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놀지요. - P113
신나게 놀다가도 한 번씩 쉬어야 한다는 걸 아직 모르는 것 같아요. 잘 쉬어야 키도 쑥쑥 크고 마음도 단단해질 텐데 말이에요. - P113
푸바오, 가장 행복할 때 멈출 줄도 알아야 해. - P113
열심히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은 푸바오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나무는 판다에게 위험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고, 더울 때 쉴 수 있는 그늘도 되어 주니까요. - P117
숲과 나무를 사랑하는 판다가 되어 달라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푸바오는 아무래도 잊어버렸나 봅니다. 오늘도 데굴데굴 구르며 나무를 깔아뭉개고 가지를 꺾으며 장난을 쳤으니까요. - P117
푸바오, 하루하루를 재미있게 살아야 판생이 행복해져. 재미난 순간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그 하루들이 모여 평생의 행복이 될 테니까. - P117
푸바오는 이제 완연한 어른 판다가 되었지만 호기심 많은 아기 판다 푸바오의 모습은 오래도록 할부지의 마음에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 P126
꼬무락거리는 젤리 같은 발바닥, 엄마 젖을 먹고 볼록 나온 빵빵한 배, 핑크빛의 예쁜 코, 할부지를 쫓아 달려올 때의 우스꽝스러운 몸짓.. 푸바오의 모든 것이 여전히 소중하고 사랑스럽습니다. - P126
행복을 주는 보물이란 이름처럼 그동안 푸바오와 함께하는 모든 날들이 행복으로 가득했습니다. 앞으로 푸바오가 누구를 만나고 어디에 가든지 행복하게 잘 지낼 거라 믿습니다. - P126
푸바오, 넌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 판다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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