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1일 맑음 11도~23도


풀들이 부쩍 자랐다. 풀을 베어야 할 시간이 찾아왔다. 



그런데 풀을 꼭 베어야만 할까. 챗GPT에 그 이유를 한 번 물어봤다. 그랬더니 다음과 같이 답변이 나온다.


1. **작물 성장 장애**: 잡초나 다른 잔디들이 작물과 경쟁하여 영양분과 공간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물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풀을 베어서 작물에게 충분한 공간과 자원을 확보합니다. 2. **해충과 질병 예방**: 잡초는 해충과 질병의 서식지가 될 수 있습니다. 풀을 깎아 제거하면 해충이나 질병이 번식하는 환경을 줄일 수 있어 작물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물 관리**: 풀이 너무 높으면 물이 잘 증발되지 않고 작물에 적절한 양의 물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풀을 깎아 작물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4. **농경지 관리**: 잔디를 깨끗하게 유지하면 농경지나 농장을 더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업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더 매력적인 농경지를 만들어 줍니다.

 

일단은 나무나 풀이 아닌 상추와 같은 쌈채소와 같은 채소류나 토마토, 수박과 같은 과채류의 경우엔 풀과의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위의 4가지 이유가 다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과수를 키우는 과수원에서도 궂이 풀을 베어야만 하는 것일까. 숲에서는 풀을 베지 않고도 나무나 관목들이 잘 자라지 않는가. 그런 측면에서는 위 네 가지 이유 중 4번이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풀을 그대로 키우면 이동의 불편함과 어디서 나올지 모를 뱀과 같은 위험 동물을 피하기 어렵다는 측면이 분명 있다. 또 3번의 경우도 가뭄이 찾아올 때 잘 맞을 것 같다. 하지만 1번과 2번은 다소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 생태계의 먹이그물이 잘 짜여져 있다면 2번의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이 될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3번과 4번을 위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점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서 적절하게 풀 키우기라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위 이유로 풀을 베는 작업은 올해도 시작되었다. 풀을 덜 베고 농장을 꾸미기 위한 디자인도 계속할 생각이다. 지난해 장만해서 잘 써먹었던 충전용 무선 예초기를 꺼내 돌려보았는데 올해도 문제없이 잘 돌아간다. 1시간 충전기를 돌리고, 예비 충전기 한 개를 꺼내 다시 1시간. 하루에 이렇게 두 시간씩 풀을 천천히 베어 나간다. 


   

풀을 베고 나면 풀을 베는 이유 4번의 매력에 듬뿍 빠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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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4월 30일 흐림 14도~22도


흑토마토 모종을 구했다. 쿠마토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반 토마토보다 항산화물질을 더 많이 갖고 있다고 한다. 수확기간도 더 길어 하우스 재배를 하는 영업농에게는 다소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겠다. 노지에서 자족형으로 재배하는 입장에서는 큰 장점 사항은 아닐 듯하다. 어차피 날이 차가워지면, 특히 중부 내륙 지방은 서리가 빨리 내리니 수확 기간이 길다 한들, 베겨내지 못할테니 말이다. 



모종을 구하긴 했지만, 심을 곳이 마땅치 않다. 고심고심하다 고추를 심어놓은 곳 안쪽 줄에 4개, 브로콜리를 심어놓은 곳 옆 줄에 6개를 심기로 했다. 고추 쪽 땅은 퇴비를 미리 뿌려 둔 곳이라 큰 문제가 없는데 브로콜리 쪽은 양분이 부족할 듯하다. 퇴비를 뿌리고 바로 심으면 가스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퇴비와 흙을 잘 섞은 후에 모종을 정식했다. 



토마토는 정식을 하고 나서도 유인줄을 달아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때문에 유인줄을 걸 수 있는 조건을 맞춰줘야 하는데, 그냥 유인막대를 옆에 박아서 묶어 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항상 장마와 블루베리 수확기에 관리가 문제였는데, 올해는 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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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촘촘히 짜여진 이야기의 맛을 느끼게 해 주었던 드라마 <비밀의 숲> 이수연 작가의 특기가 살아날지 궁금해지는 10부작 드라마. 배양육을 생산하는 생명공학기업 BF의 대표 윤자유(한효주)와 그의 경호원으로 접근하게 된 퇴역장교 우채운(주지훈)이 대통령 테러 사건을 비롯해 윤자유의 목숨을 노리는 일련의 사건, 또 윤자유 주위 인물들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2. <비밀의 숲>2에서는 검경수사권을 둘러싼 양방의 논리가 이야기의 양념이 되었다면, <지배종>에서는 생명공학기술을 둘러싼 혜택의 범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갈등이 양념이 되었다. 그리고 이 양념은 10부작 중 7~8부에서야 드디어 드러난다. 다소 양념이 늦게 처지는 바람에 초반의 밍숭맹숭한 맛을 잘 견뎌내야 본 맛을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배양육은 애피타이저 였을뿐, 본 요리는 배양장기라는 생명공학기술이었고, 이 기술을 어떻게 다룰 지가 요리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이었던 것이다. 


3. 영화 <서울의 봄>에서는 "성공하면 혁명, 실패하면 반역!"이라는 짧은 대사가 명연기에 입혀져 강렬한 이미지를 뿜어냈다. <지배종>에서는 한효주가 생명공학에 대한 명쾌한 입장을 보여준다. [모두가 혜택을 본다면 진화, 혼자서 차지한다면 변이]라는 것이다. 변이를 통해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 말 자체는 어찌보면 모순적이라 보여지지만, 맥락으로 이해한다면 정말 기억에 남는 대사라 할 만하다.

물론 생명 연장에 대한 공학기술을 다루는 SF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기술의 혜택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빈부에 따라 달라진다는 주제는 자주 다루는 내용이긴 하다. <지배종>의 윤자유는 BF가 내놓는 생명공학기술이 빈부의 차이 없이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연구자이자 사업가로서의 캐릭터로 등장한다.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생명공학기술이 아니라, 모든 이가 육체적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꿈꾸는 '몽상가'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 기술을 돈벌이 또는 권력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세력과는 다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4. <지배종>에 나오는 BF는 배양육 뿐만 아니라 배양식량, 배양생선, 배양식물 등 모든 1차 생산물을 2차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일대 혁신을 일으키는 기업이다. 당연히 이로 인해 1차 생산에 종사하는 농부, 어부 등은 생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지금도 배양육을 바라보는 시선은 환경오염을 줄이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생산과 도축 과정의 비도덕적  또는 비건강적 조건을 없앤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산업의 전환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과의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풀어가야 하는지는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이다. 우리 앞에 닥친 AI도 이런 문제를 품고 있다. 


5. 드라마 <지배종>에서는 이런 갈등을 1차 생산자의 시위와 자살, 또는 무력봉기로 간략히 비쳐준다. 윤자유의 대척점에 있는 국무총리(이희준)는 이 갈등을 자신이 생명공학기술을 독점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다. 

생명연장의 기술이 부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그리고 이 기술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도 앞으로 닥칠 명약관화한 문제다. 에너지 혁명으로 산업화, 기계화가 되어지면서 우리에게 닥쳤던 문제가 새로운 옷을 입고 또다시 우리 앞에 다가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배종>은 테러와 살인을 일으키는 범인의 윤곽이 잡혀가는 재미와 함께 기술이 가져올 갈등에 대한 예고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꽤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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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4월 29일 살짝 비 16도~21도


매화나무의 매실은 크기를 더 키워가고 있다. 배나무도 수정이 잘 되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사과나무는 이제 서서히 수정 중이다. 


블루베리는 듀크 품종엔 한창 꿀벌들이 몰려와 열 일을 하고 있다. 나비도 드문드문 보인다. 선라이즈는 벌써 수정이 이루어졌다. 




오미자도 꽃이 한창 피어나고, 향이 더 진해지고 있다. 마치 아까시꽃과 같은 진한 향이 풍겨, 문득 고개를 들어 집 뒤 언덕에 있는 아까시 나무를 쳐다보게 만든다. 하얀 아까시꽃이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디서 향기가 나는지 헛갈려서다. 오미자꽃에 가까이 코를 대면 그 향의 주인공이 바로 오미자꽃이였음을 알게 된다. 지난해에는 손으로 셀 수 있을만큼의 꽃송이였던지라 그 향의 진함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꽃송이들이 꽤 많아서 향도 깊게 느낄 수 있다. 꽃이 피는 속도가 달라서 그런지, 어떤 꽃송이들은 수정을 마치고 열매를 맺어 조금씩 키우는 것들도 보인다. 오미자도 블루베리처럼 그 수정의 속도가 다르고 일일이 손으로 따야 하는 일이라, 수확에 정성이 많이 깃들여야 하는, 즉 꽤 번거로운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바야흐로 수정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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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4월 27일 맑음 9도~28도


뽕나무잎을 따서 나물을 무쳐 먹은 경험이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다. 일주일 새 다소 더 커버린 뽕나무잎을 잔뜩 땄다. 내친 김에 구기자잎도 땄다. 그런데 구기자잎은 뽕나무잎보다 따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게다가 벌써 병들고 벌레 피해를 입은 입들이 눈에 띈다. 또 잎이 난 지 조금 지나서 혹여 질기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 그래서 바구니 한 소쿠리를 가득 채우지 못하고 한두끼 먹을 정도만 땄다. 




뽕나무잎으로 나물을 무쳐봤더니 지난주보다 다소 질긴 감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먹을만 하다. 다음주 쯤 되면 나물로 먹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울지 모르겠다. 구기자잎 나물도 다행히 아직까지는 먹을만하다. 구기자잎도 뽕나무잎처럼 향이 강하지 않아 나물로 먹기 괜찮다. 


뽕나무잎과 구기자잎을 데친 물을 버리자니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데친 물을 활용해서 청국장 찌개를 만들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건강 메뉴다.ㅋ 



봄이 주는 선물이 정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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