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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무녀 탐정의 활약기
<장화홍련전>에서 장화와 홍련은 억울하게 죽은 한을 풀기 위해 부임사또를 찾아갔고, 어느 담 큰 사또가 그녀들을 죽인 범인을 찾고 명예를 회복시켜 주어 한을 풀어줬다. <아랑전설>에서 아랑은 억울하게 죽었고, 그 한을 풀기 위해 사또를 만났고 범인을 잡아 한을 풀 수 있었다. 이 이야기들을 가만히 보다보면 비슷한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억울하게 죽은 영혼이 직접 복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산 자들의 공권력으로 죄 지은 자들을 벌 주는 모습이다. 그렇게 그들은 범인도 잡고 자신들의 명예도 회복한다. 그래서 그들이 악귀가 되지 않고 한을 푼 뒤 저승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일까.


이 이야기 역시 억울한 사람들이 나온다. 억울하게 죽은 이도 있고, 억울하게 갇힌 이도 있다. 수많은 억울한 사람들은 그 억울함을 풀 길 없이 그저 감내하며 살다가 '두박신'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종이를 바치면 '두박신'이 대신 복수를 해 준다는 소문이 퍼졌고, '활인원'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궁에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이 일을 조사하기 위해 가짜 무녀 무산에게 비밀 교지를 내리게 된다. 궁에서 소중한 존재를 잃고 궁을 나오기 위해 신기 없는 무녀가 된 전직 감찰궁녀 무산과 출사를 하고 싶으나 귀신을 보는 서자 설랑과 눈이 보이지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보는 듯한 판수 돌멩, 이 세 사람은 힘을 합쳐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데...


무산의 이야기와 설랑의 고모 이야기가 교차되며 이어지는 동안, 가난한 백성들의 병을 치료하는 '활인원'에서 사람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궁에서 감찰궁녀로 살아가던 무산은 가장 친하고 가장 사랑하던 의령이 죽자 궁을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고 자신도 안전한 방법을 선택하였는데, 그건 바로 자신에게 신기가 있는 척 하는 일이었고 성공했다. 무산은 궁을 나와 무당골로 갔고, 뛰어난 무당인 석명이 자신을 받아 준 그 곳을 자신의 터로 삼았다. 그리고 돌멩과 함께 양반들의 재물을 빼돌리기도 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석명이 기우제에 불려가고 무당골엔 무녀가 아무도 없던 그 때 어떤 양반이 나타났고, 돈 되는 일이다 싶어 무산과 돌멩을 그를 따라나섰다. 그리하여 왕신의 마을에 도착하였는데, 그 마을이 바로 설랑의 고모가 실세로 있는 곳이었다. 그렇게 무산과 설랑의 인연은 이어졌고, 왕신의 사연은 안타까웠다. 고모가 자리를 비운 새 벽사를 하려던 무산은 고모가 오는 바람에 실패했고, 설랑을 만났다. 그리고 설랑이 진짜 귀신을 보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다시 무당골로 돌아 온 무산은 항간에 떠도는 '두박신' 때문에 무당골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당골을 살리기 위해 무산은 왕실을 대신하여 사건을 해결하기로 하고 설랑과 전농시와 함께 조사를 시작한다. 괴력난신이기는 하나 갓 세워진 조선 왕조의 정통성을 부정할 수도 있는 사건이기에 궁에서는 여러 수단으로 사건에 접근하는데, 결국 모든 것은 탐욕 때문이었다.


누군가 혹은 어떤 집단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아야 하는가. 그리하여 '두박신'의 정체를 알기 위해 시작된 여정은 굽이굽이 돌아 무산과 설랑의 목숨을 위협하면서 그들의 인연과 삶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한성부엔 또 다른 누군가가 등장한다.


아주 옛날 값진 물건은 '철'이었을테고, 좀 더 지나서는 '금' 같은 것들이 값진 물건이었을테고, 세월이 흐르면서 또 다른 값진 물건들이 나타나서 사람을 옭아맨다. 그걸 알아보는 사람은 보통 권력자들이고, 그들은 자신의 욕망을 위해 평범한 물건을 값진 물건으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그런 세상에서 평범한 사람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되고, 공권력이 이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다면 그들은 어디다 하소연해야 할까. 능히 위정자라면 백성들의 고난과 아픔을 돌보아야 할텐데, 괴력난신에게 그 자리를 내어준다면 얼마나 볼썽사나운 일인가. 그러니 앞서 나온 <장화홍련전>이나 <아랑전설>에서 공권력이 그들의 아픔을 해결한 것처럼 이 이야기도, 이 세상도 공권력이 억울함과 아픔을 잘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무산과 설랑은 어떻게 될 것이며, 아란과 은오는 어디쯤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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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프린세스님도 <감찰무녀전>을 재미있게 보고 리뷰를 남기셨네요. 리뷰를 읽어보시겠어요?
  • 2024-04-25 10:35 좋아요  l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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