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붉게 피던 집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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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읽고 싶던 책이었는데 정말 재미있다.
이제껏 본 한국소설 중 가장 고퀄리티 표지인 듯.

후회가 너무 많아 자주 회상하는 나를
그리운 과거로 데려다 준 시간이었다.

80년대 서울 달동네 내용이라
오래된 소설인 줄 알았는데 14년 출간작이다.

아마 그 당시 응답하라 영향으로
작가도 복고풍을 집필한 게 아닌가 한다.

딱히 문장이 대단치 않아도 감성이 깊게 스며든다.
복고나 고전은 이런게 좋다. 눈에 촥촥 감기는 거.



이 책은 전원일기 마냥 정겨운 옛 이야기가 아니다.

유명한 대중문화평론가 현수빈에게 은퇴경찰 어르신이 찾아와 어릴적 다가구 주택에 살던 조영달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간다.

연탄가스사로 죽은 한 청년의 사건이
어디가 이상하단 걸까.

현수빈은 어린 시절을 칼럼 연재로 써가면서
옛 라일락 하우스의 사람들을 만난다.

각자의 기억을 한 겹씩 벗겨낼수록
진실은 거짓임을 드러낸다.

이 집 사람들이 품고 있는 진실은 무엇이기에
이토록 은폐하기 급한걸까.



미스테리에 대한 임팩트는 크지 않다.
그런데 드라마적 요소가 너무 좋다.

그러나 이렇게 급 마무리 한 것은 용서할 수가 없군.

여튼 한국장르문학에 대한 색안경이 있는데
이 정도만 되도 편견이 사라질듯.

근데 이거 요즘 세대가 공감은 할라나 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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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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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도의 모순을 논하는 사회파 소설이자,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한 작가의 데뷔작이다.

책 뒷표지에서 미미여사가 극찬을 했다기에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과연 감탄할 만하다.

의도치 않은 실수로 사람을 살해한 미카미 준이치와,
28년 베테랑 교도관 난고는 사카키바라 료의 사형을 멈추기 위해 손을 잡는다.

분명 살인범으로 밝혀졌지만 료는 사건당시 4시간의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분명 이 살인사건에는 알지 못하는 뒷배경이 있음을 감지한 난고는 비밀 수사를 하게 된다.



스토리도 참 튼튼하고 문장도 군더더기 없이
훌륭한 가독성을 지녔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형제도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피해자의 가족들을 위한 응징 제도와,
정신차리고 갱생 하고자 하는 사형수 사이에서
내내 마음이 답답했다.

정말 죽어 마땅한 살인자라 할 지라도
사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살인자가 되며,

그 사형 집행자는 그 날 후로 온갖 불면증과
정신분열에 시달리며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사형을 바라지 않는 피해자 유족의 입장을
뒤로 한 채, 사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그 사형은
누구를 위한 일인가 하는 모순...

히가시노 게이고의 ‘공허한 십자가‘를 많이
비교 한다던데 그 책은 그저 사형제도의
찬반를 논하는 내용이라 한다.

히가시노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다카노의 작품은 히가시노보다 더 무겁고 진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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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7-02-28 09: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담아 갑니다
읽어 보고 싶어서,,,
감사하네요 ^^

2017-02-28 0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감 2017-02-28 10:11   좋아요 0 | URL
아주아주 츄천합니다 ㅋㅋ

고양이라디오 2017-02-28 09: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리뷰 잘 읽었습니다. 다카노 가즈아키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ㅎ

2017-02-28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감 2017-02-28 10:17   좋아요 1 | URL
읽어주셔서 다들 감사드립니다 ㅎㅎ
더 나은 리뷰로 찾아뵙겠습니당^^

마르케스 찾기 2017-02-28 11:40   좋아요 1 | URL
물감님
이 이상 더 나은 리뷰라니요ㅋㅋㅋ
책 추천도 감사합니다ㅋ

samadhi(眞我) 2017-02-28 1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재밌게 읽었지요. 다카노 가즈아키, 「제노사이드」도 충격적(?)이고 신선합니다.

물감 2017-02-28 13:55   좋아요 0 | URL
저도 샀어요! 어서 읽고 리뷰 올리겠습니다^^
 
캣칭 파이어 헝거 게임 시리즈 2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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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마지막에서 내린 캣니스의 선택은 아이러니하게도 캐피톨에 대한
저항과 반역죄로 이어지고

국가의 모욕거리가 되버린 헝거게임 때문에
대통령은 주인공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어쨌거나 피타와 캣니스는 이제 해마다
헝거게임을 위해 매번 멘터로 따라다녀야 한다.

그것은 곧 지긋지긋한 악몽에서
벗어날 수 없는 굴레에 빠진 신세를 의미했다.

비록 우승하긴 했어도 따라붙는 건
각종 트라우마와 구겨져버린 인간관계 뿐이다.


타 구역에서 시작된 반란은 마침내
캣니스들도 지배계층을 향해 횃불을 치켜들게 했으나

이 혁명의 싹을 제거하기 위해 캐피톨은
지난 우승자들을 모아 스페샬 게임을 기획하여
두 사람은 또다시 끌려가게 된다.

이쯤 되면 작가의 뇌구조에 박수 좀 쳐줘도 괜찮을 듯.

이 모든 중심에는 캣니스가 서있지만
정작 본인은 어찌할 바 모르는 모습이 답답하기보다
안타깝고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 더 클 것이다.

미래가 바뀌기 위해서 먼저는 진짜 적이 누구인가를 분간해야 한다는게 굉장히 지금의 한국 사회와도 닮아있어서 더 몰입된다.

우리는 모두 이 사회의 일부분이기 이전에
‘나‘라는 인생의 주인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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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음. 이것은 포르노문학이던가.

지인에게 빌려 읽긴 했으나
아직도 이게 왜 맨부커상을 수상한지 의문이다.

완전 거품은 아니지만 뭐랄까.

매칭 안되는 마네킹 코디를 보고
베스트 패션이라 우기는 이해 못 할 취향을
존중해줘야 하나 갈등되네.

영혜의 원인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받은 구속과 경멸?

세 명의 이야기가 엉켜서 흘러가는데 
세 명 다 마치 번데기를 뚫고 나오려는 나비를
사람의 입장에서 표현한 듯 하다.


가수에게 있어 실력과 음색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을 본 적이 있다.

나는 무조건 음색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김나박이급 실력파일지라도
내 스타일이 아니면 안 듣게 되는 법이다.

이 작가도 내공 꽤나 있는 건 알겠는데
글쎄, 내 타입은 아니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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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 찾기 2017-02-28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타입도 아니었어요ㅋ

물감 2017-02-28 10:15   좋아요 1 | URL
역시 저랑 잘 통하시는 마르케스님ㅋㅋㅋ

kayoumi 2017-04-23 2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혜의 원인은 ‘죽였다는 죄의식‘만으로 충분해요. 그렇게 민감하지 않으시니 이해 못하시는 건가 싶습니다만. 하지만 인혜가 극단으로 가도록 만든 건 주위 사람들의 과장된 억압 때문이에요. 작용과 반작용은 비례니까요. 타인으로부터 오는 폭력에 맞서 그들을 죽이느냐 나를 죽이느냐 중 후자를 택한 거겠죠.

물감 2017-04-23 20:35   좋아요 0 | URL
아아 나를 죽이기로 결정을 내린 거였군요. 설명을 들으니 확 이해가 되는듯 합니다!
 
태도에 관하여 -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임경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에 여러가지로 힘들고 무기력해지고
회의감도 잦아들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갖가지 감정소모는
영육간에 참 지치게 만든다.

역시 모든 문제는 사람문제에서 오는 것을
작가도 알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전부터 누구누구가 나랑 맞고 안맞는지를
금방 스캔하는 직관력이 있다.

그래서 누구나 좋아하는데
나와는 유독 안 맞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참 신기하다.
마음이 가질 않으니까 모든 사고회로가 엉켜버린다.

그리고 상처받기 싫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선택을 자꾸 하게 된다.

웃긴 것은, 달라지고 싶은데
변화를 주기는 두렵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결과이든 내가 내린 선택에
웬만해선 후회를 안 하는 편인데,
나이를 먹을수록 자꾸만 후회가 들려고 한다.

그런 내게 작가는 `나도 그래`라고 말해주고 있다.

삶을 대처하는 태도는
직면하는 데에 있다는 점을 다시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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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2-26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가는 글귀가 많아 댓글 놓고 갑니다~ 요즘 좀 힘들다는 것도, 변화가 필요한데 두렵다는 이야기도요 이 폭풍우 같은 시기가 잘 지나가길 바랄뿐인데 물감님도 잘보내시길 살포시 바래봅니다^~^

물감 2017-02-26 00:10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ㅠㅠ
마음 속에 내린 눈도
시간이 지나면 녹을거에요...
해피북님도 파이팅입니당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