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
코교쿠 이즈키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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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교쿠 이즈키(紅玉 いづき)’의 ‘사에즈리 도서관의 와루츠 씨(サエズリ図書館のワルツさん 1)’는 근미래 도서관을 무대로 한 잔잔한 이야기다.

사전 지식없이 읽기 시작했다면 뭔가 좀 기묘하게 느껴질 것이다. 왜냐하면, 엄밀하게는 근미래의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도 막상 이야기 자체는 딱히 그렇게 동떨어진 시대감이나 그로인해 생겨나는 다른 감성으로 인한 차이 같은 것을 느끼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별로 배경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래서 그냥 현대인들의 일반적인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고 있다가 문득 기묘한 이야기들과 설정들이 눈에 띄어서 별로 생각지않고있던 배경을 뒤늦게 돌아보고는 ‘아, 뜻밖에 SF요소가 있는 소설이었네?’하며 살짝 멋쩍어지기도 한다.

나쁘게 말하면 캐릭터와 배경, 그리고 서사가 좀 어긋난 느낌을 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이야기라면 이런 배경이겠지 하는, 이런 배경이면 이런 이야기가 나와야 하지 않나 하는 자연스러운 것에서 벗어나 있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예상을 벗어났다고도 할 수 있다만, 그렇다고 그게 신선하거나 독특하게 느껴진다기보다는 어색하고 작위적인 느낌에 가깝기 때문에 살짝 부정적이다.

반대로, 저자가 전하고자하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런 요소들을 모아 이야기의 방향성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덕분에 그런 것들 중 어느 하나에라도 공감하는 지점이 있다면 의외로 다른 것들까지 너그럽게 봐주게하는 작용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소설이 그러한 점 자체가 아니라 그를 둘러싼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좀 더 단점은 희석되고 장점은 부각되는 면도 있다.

다만, 그 이야기도 다소 너무 일상적으로, 그러니까 치밀하게 짜여있지 않은 것으로 이루어져있기에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명시하진 않았지만 이 책은 시리즈 1권으로, 인기를 끌어 후속작도 만들어졌는데, 과연 다음권은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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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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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은 우주 전쟁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SF는 일단 Science Fiction의 약자라고 얘기하기는 한다만, 때론 Science Fantasy라고 일컬어지기도 할 정도로 쫌 과학과 공상이라는 경계에서 아주 얇은 줄을 조심스럽게 타는 그런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충분히 다가올 미래를 상상해 치밀하게 그리기도 하지만 아무리 과학적 배경 지식 등을 기본으로 하더라도 거기에 픽션적 아이디어를 더하고 상상력을 발휘해 부풀려서 만들어낸 이야기를 하다보니 과학을 넘어 공상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SF의 번역인 ‘공상과학’은 그런 점에서 실로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집어낸 번역인 셈이다.

장르 자체가 이렇다보니 SF는 누가 어떻게 썼느냐 뿐 아니라 얼마나 과학적 상식과 상상력이 있는 사람이 보았느냐에 따라서도 또한 작품의 질이 크게 달리 느껴지는 특이한 성격을 갖고있다.

또, 언제 보느냐에 따라 그 감상이 크게 달라지는 장르기도 한다. 어떤 것은 허황되어 보였던 것이 실제로 이루어지면서 그 선구안에 놀라게 만드는가 하면, 반대로 작품에서와 같은 상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밝혀지면서 완전히 판타지적인 것으로 전락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이 무려 11년 전에 나온 것이었다는 건 개인적으로 꽤나 놀라운 점이었다. SF적인 상상력, 그로인해 변해가는 각 캐릭터들의 서사,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힘 같은 것이 꽤 좋아서다.

물론 이건 전면적인 개정을 거쳤기 때문인 것도 있을거다. 우주함선을 타고 전쟁을 벌인다는 꽤나 옛스러운 모습이나 연출을 하면서도 판타지같고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촌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건 그만큼 지금에 맞게 잘 개정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그럼으로써 원작을 몰랐던 지금의 독자들에게 이 작품을 알 수 있게 해준게 좋다.

기본은 바꾸지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서 11년전 원작과 개정본은 어떻게 달라진 건지, 과연 나중에 또 다시 개정본이 나오게 될지도 쪼금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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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갈게
임태운 지음 / 북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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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으로 갈게’는 꿈을 소재로 한 SF 소설이다.

솔직히, 별로 신선하거나 그런 소설은 아니다. 소재도 그렇고, 그걸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전개 방식도 생각보다 고전적인 SF의 그것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주요하다 할 수 있는 부분까지도 좀 그렇기 때문에, 보다보면 생각보다 기시감을 많이 느끼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조금 다르게 말하면, 이미 이야기된 소재와 전개를 가져와 자기 이야기로 잘 사용한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전의 장편소설 ‘화이트블러드’때도 그랬지만, 꽤나 익숙한 것들을 가져오면서도 그걸 살짝 다르게 바꾸거나 조금 낯설게 만듦으로써 기존과는 다른 소설처럼 써내는 솜씨가 꽤나 나쁘지 않은게 아닌가 싶다.

이야기를 이루는 소재와 설정을 드러내는 방식도 그렇고, 거기에 약간의 미스터리 요소를 도입해 그것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어떻게 풀어질지를 보는 재미를 더하기도 했고, 일종의 모험물적인 성격과 성장물의 요소를 갖게 한 것도 결론적으로는 꽤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어떻게 보면 이미 본, 그래서 자칫 식상한 아이디어나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걸 흥미를 붙이고 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물론 이런 특성상 엄청 대단한 무언가를 남긴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나, 일종의 엔터테인먼트로써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꽤 볼만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가볍게, 흥미롭게 볼만한 SF를 찾고있다면 고려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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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파더스 하 : 황야의 사고뭉치들 -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데드 파더스
루체 그림, 김수경 글, 잠뜰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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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파더스: 황야의 사고뭉치들 (하)’는 동명의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 잠뜰TV 본격 오리지널 스토리북 완결권이다.

한마디로 말해, 적당한 짬뽕 모험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Indiana Jones Saga, 1981~2023)나 영화 구니스(The Goonies, 1986)같은 것을 재미있게 봤었다면 그걸 봤을 때와 유사한 감성 혹은 추억이 일면서 재미를 느낄만한 부분들이 있다.

적당히 현실적인 요소를 가진 배경에 신화 또는 오파츠적인 면을 가진 다소 판타지적인 요소를 배합한 것도 그렇고 그걸 통해 여러 장소를 오가며 소위 모험을 하게 된다는 것도 꽤나 그렇다.

전편에서도 그렇듯, 그런 추억적인 요소는 나름 잘 살린 편이다.

그를 떠나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나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사실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드는 꽤 많은 점이, 애초에 이 소설이 게임 컨텐츠라는 원작을 소설로 옮긴 것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거다.

게임 컨텐츠는 실황이라는 묘미가 있고, 그게 여러가지 부정적인 면들을 상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야기에서 채 풀리지 않는 복선같은게 남더라도 모든 분기를 1회차에 다 경험하지 못하게 만드는 게임물의 특성상 이해할만하고, 이야기가 갑작스레 중간에 뚝 끊기더라도 전형적인 게임식 전개라며 감안해주기도 한다는 거다.

그렇기에 그걸 소설로 옮길때는 그런 게임물의 특징을 벗어나 완전히 새롭게 쓸 필요가 있는데, 이번 소설도 그렇게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 연결과 전개가 이상하거나 어색한 부분들이 있다.

그래도 짬뽕식 모험물로서는 나름 보는 맛도 있으나, 역시 소설로서의 완성도는 좀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애초 컨텐츠를 기획할 때 생각했던 뒷배경이나 예상 전개 등도 있었을텐데, 그런 것까지를 참고해 원작 컨텐츠에서 벗어난 완전 새로운 이야기를 썼으면 어땠을까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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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4분 라임 청소년 문학 63
코니 팔름크비스트 지음, 윤경선 옮김 / 라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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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니 팔름크비스트(Conny Palmkvist)’의 ‘0시 4분(Fyra minuter över tolv)’은 엄마의 죽음을 맞이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흔히 그런말을 하기도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고. 그 말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것, 결국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게 언제 어떻게 다가오느냐에 따라서 이성과는 달리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소설 속 소년처럼 말이다.

엄마의 죽음을 앞둔 ‘니콜라스’가 그걸 계속해서 회피하려고 하는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엄마와 있었던 후회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남아 그를 괴롭힌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미처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거다.

그런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는 과거로 돌아가 후회스러웠던 과거는 물론이고 가능하다면 엄마의 죽음까지도 바꿔보려고 한다.

뻔하다면 뻔한 이야기다. 그동안 수없이 똑같이 반복되어온, 그래서 거의 장치나 묘사적인 클리셰를 넘어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가 정해진 틀로 찍어낸 것처럼 익숙한 기시감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지어, 일부 소재나 표현 등을 제외하면, 그것을 벗어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읽히고 또 마음을 움직인다. 뻔하다는 건 그만큼 쉽게 공감할만하다는 것이라서다. 정말로 후회하는 일, 바꾸고 싶은 일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던가.

그것을 단순히 판타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소년이 깨닫고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기에 어쩌면 더 이입하게하고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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