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간 약사 - 우리 일상과 밀접한 약 이야기
송은호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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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등장하는 약들은 극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일종의 장치일 뿐이다. 관객들은 ‘약’을 둘러싼 상황 속에서 인물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변화와 갈등을 일으키는지 보며 감동과 재미를 느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책의 저자 송은호는 현재 경북 경산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이다. 부업으로 작가와 강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상을 바꾼 14가지 약 이야기>를 비롯 다수의 약과 관련된 저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이 영화는 젊은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을 다룬 판타지 로맨스물이다. 가난한 가정 환경, 어린 시절의 상처, 오랫동안 앓아온 지병 등은 극중 긴장감과 갈등을 유발하는 장치 중 하나다. 특히 지병이라는 요소는 등장인물의 활동을 제약하거나 역경을 가져오고 목숨을 위협하는 장애물로 등장한다.


그 지병은 바로 천식이다. 천식 환자는 달리기 등 숨이 차는 운동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비상시를 대비해 항상 천식 스프레이를 휴대하고 다닌다. 안방극장인 드라마에서도 이런 장면은 흔하게 등장한다.


천식은 산소를 운반하는 기관지라는 터널에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염증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산소가 통과해야 하는 통로가 좁아지므로 천식 증상이 나타나면 기침이 멈추지 않고, 숨을 쉴 때마다 쌕쌕 소리가 나며 호흡이 힘들어진다. 어릴 적부터 천식약을 복용하던 환자는 성인이 되어서도 이 약을 늘 갖고 다닌다.


본 투 비 블루


재즈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트럼펫 연주가 쳇 베이커. 마약 중독에 찌든 그에게 오직 음악만이 유일한 치유였다. 1929년 12월에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 태어난 그는 기타 연주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음악과 가까이 지냈다.


화목하지 않은 가정 탓에 그는 어렸을 때부터 방황하는 시간이 많았다. 대마초를 피우거나 절도로 구속되기도 하며, 난잡한 성생활로 문제를 일으키는 등 방탕한 생활이 이어졌다. 마음을 잡고 군악대를 제대한 후에 밴드를 결성해 트럼펫을 연주하며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꿈을 키웠다.


챗은 재즈 뮤지션의 대부로 불리는 찰리 파커가 로스앤젤레스의 티파티 클럽에서 트럼펫 뮤지션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거기로 향했다. 찰리는 이미 쳇의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협주를 함으로써 쳇은 스타가 되었다.


찰리는 지독한 마약 중독자였다. 모르핀과 헤로인에 중독되어 사생활이 엉망이었다. 마약에 취해 옷을 벗고 돌아다니다가 경찰에 체포되고 정신병원에 수감되는 등 많은 문제를 일으겼다. 찰리를 멘토로 둔 쳇 역시 마약으로 삶이 무너지고 만다.


지금도 연예인의 마약 투여는 큰 이슈로 등장한다. 특히 음악계에 종사하는 뮤지션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마약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줄까? 정말로 마약이 음악적 영감을 제공할까? 연주를 잘하도록 만들어 줄까?


리미트리스


버넌은 주머니에서 약이 든 봉지를 꺼낸다. 마약인가? 버넌은 손사래를 친다. 그의 말로는 자신이 제약 회사의 컨설팅을 맡고 있고, 이 약은 내년에 출시될 신제품이라 한다.


이는 영화 <리미트리스>(2011년)의 한 장면이다. 현재의 인간은 두뇌의 10%밖에 사용하지 못하는데, 약을 먹으면 100%를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스토리를 전개한다. 앞서 버넌이 말한 신제품이 바로 이 약이다.


‘인간은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가설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심지어 자기계발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데일 카네기의 저서에도 이를 언급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참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ADHD 치료제는 집중력을 높이고 각성 작용을 하는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그 덕분에 산만하고 집중력이 떨어진 ADHD 증상을 치료하는 데 빠르고 효과적이다. 하지만 부작용도 많았다. 심하면 정신 질환도 일으켰다. 이같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한번 약을 먹은 사람은 쉽게 약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


한국에서는 ADHD 치료에 암페타민 처방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대신에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약을 처방하고 있다. 문제는 메틸페니데이트 역시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서 남용된다는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2022년 ADHD 약물 처방자의 거주지 자료’를 보면 ADHD 처방건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강남, 송파, 서초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다.


사이드 이펙트


“이 약은 세로토닌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에 작용합니다.”

“정확히 어떤 작용을 하나요?”

“슬프다는 느낌 자체를 차단하는 겁니다.”


이는 영화 <사이드 이펙트>(2013년)에 등장하는 한 장면이다. 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자실을 시도한 에밀리. 며칠 동안 정신 병원에서 지내길 권하자 이를 거부함에 따라 의사 조나단 뱅크스가 그녀에게 약 처방을 제안하고 있는 광경이다.


흔히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한다. 우울증이 한번 자리를 잡으면 한 사람의 영혼과 삶을 서서히 잠식해간다. 대인관계와 커리어는 무너지기 시작한다. 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무서워하고 삶은 활력을 상실하게 된다. 밤엔 지독한 불면증 때문에 잠을 설치는 생활이 반복된다.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고리를 물고 어느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백 번씩 되뇌게 돈다. 결국 자살로 이어지는 무서운 질병이다. 어찌 이것이 ‘마음의 감기’일까? 오히려 ‘마음의 암’이라고 표현해야 옳은 듯 보인다.


이 영화는 ‘약의 부작용으로 살인을 한 경우, 살인죄에 해당하는가?’에 대한 논지로 법정에서 공방을 벌이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주인공은 바로 의사 조나단 뱅크스이다.


인간의 뇌에 존재하는 수많은 신경 전달 물질은 우리의 인지, 감정, 뇌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은 신경 전달 물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울증 치료제는 신경 전달 물질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사실상 우울증은 약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라, 사회·환경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더구나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구역질, 복통, 현기증, 발진처럼 비교적 사소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때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페인 허슬러


“환자 1명당 커미션이 연간 4만 8천 달러네요.”

“10명이면 50만 달러에요. 성공은 하늘의 별따기예요.”


이는 영화 <페인 허슬러>의 한 장면이다. 비록 빈털털이 신세이지만 야망만큼은 큰 싱글맘 라이자 드레이크는 제약회사의 영업직으로 고수익을 올릴 기회를 손에 잡는다. 새로 나온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그녀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와 제약 회사의 영업사원은 불가분의 관계다. 영업 사원들은 자사의 신제품을 홍보하고, 주문받은 제품을 배송해주고, 제품의 장점과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샘플을 건네주고, 파손 제품을 반품교환해주고, 법에 저촉되지 않을 정도의 선물을 제공한다.


그런데, 병원 영업일 경우는 매출 규모가 크기 때문에 리베이트 영업이 뒤따른다. 혜택을 받은 의사는 당연히 그 제품 판매에 앞장서게 된다.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함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마약이 음지를 통하여 전파되었으리라 생각하지만, 펜타닐이 미국 사회에 널리 퍼지게 된 데는 의사들의 역할이 컸다.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무분별하게 처방되었기 때문이다. 제약 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은 두통과 생리통 같은 가벼운 통증에도 펜타닐을 처방했고,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환자가 요청하면 처방전을 써줬다.(246쪽)


#인문교양 #영화관에간약사 #송은호 #믹스커피 #원앤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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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12가지 원칙 - 불안한 영혼을 위한 랄프 왈도 에머슨의 내면 수업
마크 마토우세크 지음, 이지예 옮김, 랄프 왈도 에머슨 원전 / 한빛비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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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스토아 철학자들의 통찰처럼 에머슨도 관점이 세계를 창조한다고 말하면서 우리가 삶의 조건에 관해 어떻게 반응할지 선택하는 힘 속에 우리의 진정한 자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점이 현실을 주조한다는 것을 알면 우리는 예의 그 습관적인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을 멈추고 더 능숙하게, 건설적으로, 좀 더 주의 깊게 고난에 반응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내가 가진 문제의 대다수는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며, 명명백백하게도, 실제 환경보다는 그 상황을 보는 내 방식 때문에 생겨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사진, 책표지)


책의 저자 마크 마토우세크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교육자, 강연자로 자기성찰을 통한 개인의 각성과 창의적 탁월성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22살)에 스스로에 대한 회의와 의심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이때 처음 미국의 정신을 대표하는 철학자 랄프 왈도 에머슨을 만나 사랑하게 되었다.


총 12장(LESSON)으로 구성된 책은 우리들에게 12가지 원칙을 제안한다. 이 속에는 한 인간이 끝없이 걸어가는 깨달음을 향한 여정이 담겨 있다. 에머슨은 “우리들에게 눈이 건강하려면 지평선이 필요하다. 우리가 충분히 먼 곳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결코 피로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말한다.


독창성(성격이 결국 전부다)

관점(당신이 보는 방식이 당신이다)

비순응(자신만의 세계를 건설하라)

모순(모든 것은 양면적이다)

회복력(자신감이 없으면 우주가 당신의 적이 된다)

생명력(힘의 물줄기는 당신을 통해 흐른다)

용기(두려움의 죽음)

친밀함(사랑은 자연 최고의 걸작이다)

역경(충분히 어두워야 별을 볼 수 있다)

낙관(영혼은 한계를 거부한다)

경외(우리에게 필요하 감정은 경탄이다)

깨달음(어디에서든 당신의 거인이 당신과 함께한다)


(사진, 랄프 왈도 에머슨)


너 자신이 되어라


에머슨은 인생의 목적은 우주와 나의 독자적 관계를 얻기 위해 애쓰며,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것임을 배웠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영적으로도 한 사람의 성격이 모든 것임을 믿게 되었고, 한 개인이 자기 자신을 모른다면, 그 사람은 자신만의 고유한 인생의 목적을 성취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


“부를 축적하는 것은 한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다. 다만, 자기 자신을 탐색하는 것, 그것이 인간의 궁극적 목표다.”


인간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자신만의 것을 세상에 펼치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이라는 가장 자연스러운 존재를 열매 맺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이들의 시선이라는 따가운 빛 밖에서, 오직 참된 자신의 모습을 깊이 이해할 때 가능해진다.


(사진, 독창성)


관점이 당신의 현실을 만든다


두 번의 백내장 수술을 받음에 따라 좋아하는 책과 함께할 수 없게 되자 오롯이 자신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시력視力을 잃은 에머슨은 사람의 관점이 변화하는 상황과 경험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깊은 인식에 다다랐다. 우리들의 시각은 마치 쉽게 바꿔 끼울 수 있는 카메라 렌즈의 필터처럼 늘 바뀌고 있고, 인생은 그 무엇보다도 감각이라는 실험실에서 수행되는 실험임을 깨닫게 되었다.


내면을 주시하는 것은 당신을 다시금 진실한 질문의 중재자 자리에 앉게 한다.(55쪽)


(사진, 관점)


비순응자가 되라


에머슨은 대부분의 권위를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 사회 또한 신뢰할만한 것이 못 된다고 확신했다. 겉만 번지르르한 평범함, 추잡한 만족감을 부추김으로써 시민의 안녕을 저해할 음모를 꾸미므로 정복당하는 것을 거부하라고 우리들에게 충고했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는 마음은 자기신뢰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며, 우리가 사는 숏폼의 시대에 더 강한 중독성만 양산할 뿐이다.


(사진, 비순응자)


위기를 기회로


에머슨은 뉴턴의 운동법칙 중 세 번째 법칙(작용에는 반작용이 뒤따른다)을 심리학에 적용했다. 즉 우리가 가진 모든 성품엔 크기는 같으니 방향은 반대인 특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들은 두 가지를 모두 받아들이는 게 꼭 필요하다.


모순은 우리로 하여금 복잡한 현실과 갈등하게 만들고, 동시에 개인적인 성장의 자양분이 되어준다.(95쪽)


“좋은 것들이 가득한 쿠션 위에 앉아 있는 사람은 잠에 빠진다. 공격을 당하고, 고난을 겪고, 패배의 쓰라린 맛을 볼 때, 사람은 무언가를 배울 기회를 얻게 된다.” -에머슨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자연은 모든 장애물과 장벽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활용한다. 그것을 자신의 목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들에게도 이런 과정을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어려움이 주는 교훈인 셈이다.


누군가에게는 역경이 적敵으로 보이고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잠재적인 협력자로 보이는 것은 기꺼이 관점을 바꿔보려는 의지에 달려 있다.(107쪽)


(사진, 위기를 기회로)


회복력


자신감은 회복력의 핵심으로 에머슨이 매우 높게 평가했던 또 다른 특징과 연관이 되어 있다. 바로 열정이다. 그리스어 어원(“신으로 가득하다”는 뜻)인 열정은 우리의 목적과 일치하는 데서 오는 영적인 힘이다. 에머슨은 젊은 시절 자신이 충분히 열정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혹독하게 비난했다.


“열정 없이 이뤄진 위대한 것은 없다.”

- 에머슨의 일기장에서


용기


사랑하는 아내 엘렌이 세상을 떠난 뒤 에머슨은 그 비통함에 짓눌려 있었다. 떠난 지 1년이 경과햇음에도 그의 우울증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잠들지 못해 먹지도 일하지도 못하던 그는 서재에 몇 주 동안 틀어박혀 있기도 했다.


1832년 3월 몹시 추운 아침 그는 아내가 묻힌 공원묘지로 가서 엘렌의 관을 열고 두 눈으로 시체와 마주했다. 스스로가 가진 최악의 두려움을 마주할 수 있다면 아내가 없는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는 에머슨이 그날 남긴 일기에 기록되어 있다.


이후 에머슨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는 결과를 낳았다. 첫 에세이집의 집필을 시작했고, 유럽으로의 항햇길에 올랐다. 스토아 철학자처럼 그도 사람이 두려워하는 대상보다 두려움 그 자체가 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다.”


두려움은 갑자기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두려움의 노예가 되기보다는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두려움의 내용을 샅샅이 살피는 것이 용기를 키우는 방법이다. 에머슨은 정기적으로 우리가 가진 감정의 헛간을 불태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을 명료한 시각으로 볼 때, 우리는 이를 극복할 힘이 우리 내면에 존재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진, 두려움)


친밀함


“나에게는 비둘기 같은 친절한 애정이 없다.”


이는 에머슨이 그의 일기장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그가 가진 비극적인 결함은 감정적인 친밀함을 두려워한다는 점이었다. 그는 진실하지 못한 것을 매우 고통스럽게 여겼기 때문에 표리부동함에 매우 예민했다. 사랑에 그만큼의 진실함이 동반되지 않으면 어떤 사랑도 완전무결할 수 없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사랑의 정점은 자기초월임을 에머슨은 알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이란 시간을 초월하며, 형식이 없고, 목적이 없으며, 단순하고, 회복할 힘을 준다. 그리고 자연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사랑은 개인적이지 않다. 사랑의 개인적이지 않은 힘은 친밀함이란 시험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진, 사랑)


역경


에머슨은 고난을 자연이 바로잡는 과정, 고통을 통찰력으로 바꿀 기회라고 생각했다. 시인 시어도어 로스케는 “어둠이 찾아오면, 눈은 비로소 보기 시작한다.”라는 글을 썼다. 에머슨은 위로라는 보드라운 담요를 주지 않는다. 대신 거친 사랑을 처방한다. 고난의 이면엔 숨은 목적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깨닫는다면 고통에 좀 더 잘 대비할 수 있다.


에머슨과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리가 우리의 과거와 어떤 식으로 함께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마음에 기쁜 대로 원하는 틀에 우리의 기억을 넣을 수 있는 자유가 있으며,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할 자유도, 축소시킬 자유도 있다. 인생에 벌어진 사건들에 경중을 달리 매길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으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의 아름다움을 기억할 능력도 있다.


“당신이 삶에서 파생된 큰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당신이 할 일은 빼앗긴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다.” - 세네카


(사진, 고통의집)


스톡데일 패러독스


현실적인 희망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는 스톡데일 패러독스로 설명이 가능하다. 베트남전쟁 때 포로로 잡혀갔던 제임스 스톡데일은 역경 속에서 그 상황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희망을 잃지 않는 방법을 찾아냈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는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에서 가장 잔인한 사실에 맞서며 동시에 우리가 끝내 이기리라는 강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앎을 기반으로 하는 낙관은 희망의 문을 늘 열어놓으며, 우리가 가장 혹독한 겨울의 시간을 보낼 때도 우리를 가능성이라는 따듯함으로 보듬는다.


현실적인 낙관주의는 자기신뢰의 핵심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낙관주의는 모든 일이 잘 될 것처럼, 우리가 영원히 행복할 것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현실적인 낙관주의는 현실에 기반한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며, 여기에는 악함에 대한 정의로운 분노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해당된다.


(사진, 현실적인 낙관주의)


깨달음


깨우침은 인생의 목표이며, 스스로를 아는 것의 자연스러운 결과다. 우리는 자기신뢰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착각, 무지, 그리고 스스로를 잊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우리 본성의 핵심이자 필수다.


비현실에서 현실을 구분하기 위해 이성과 자아실현의 방법을 사용하다 보면, 스스로에 대한 이미지 너머에 있는 진짜 당신의 자이를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이 자아는 개인적이고도 초월적인 한마음, 지나가는 생각과 감정의 소용돌이 아래 당신과 늘 함께하는 내면의 거인, 그것의 반사체다. 이 자아는 오로지 영원한 현재에만 존재하며, 오직 지금,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진정한 자기신뢰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면의 거인을 인정해야 한다.


인생의 12가지 원칙


이 책에서 언급하는 12가지 원칙은우리들의 진실한 삶을 위한 지도이자 인생조언이다. 우리들이 직면하는 문제들에 에머슨의 지혜이자 원칙을 잘 활용하고 실천하다면 우리들의 인생은 곧 새로워질 것이다. 동기부여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인생조언 #좋은글 #자기계발 #에머슨 #인생의12가지원칙 #인생원칙 #조언 #동기부여 #마인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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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발견 -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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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정부가 강제로 우리를 학교에 가도록 만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럴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정부는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일곱 자녀 중 네 명은 출생증명서가 없다. 가정 분만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의사나 간호사에게 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의료 기록도 전혀 없다.- ‘프롤로그’ 중에서


이야기의 주인공 타라는 아버지의 그릇된 신념 때문에 삶의 초반을 희생당한 셈이다. 일곱 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난 그녀는 세상의 종말론을 믿는 모르몬 교도였던 아버지 때문에 이 사회와 단절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몬교는 1820~30년대에 미국에서 탄생한 기독교의 새로운 종파로 이들은 몰몬경을 바이블과 함께 경전으로 신봉함에 따라 여기서 비롯된 이름이다.


타라의 아버지는 모르몬교 근본주의자로서 공교육公敎育 자체를 불신했기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공교육은 아이들을 신에게서 멀어지게 하려는 정부의 음모’라고 말할 정도였으므로 당연히 타라도 마찬가지였다. 심판의 날이 곧 도래한다고 맹신하는 아버지는 가족을 데리고 산으로 떠날 채비를 미리 서두르고 있었다. 그녀는 낮엔 비상식량을 대비한 복숭아 병조림을 만들어야 했고 밤엔 <산속 피신용>이라고 명명한 가방을 끌어안고 잠을 자야 했다. 심지어 이 무거운 가방을 등에 지고 산 위의 피신처로 뛰는 연습까지 했던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하루 종일 폐철 처리장에서 고철과 폐기물을 들어 나르는 고된 일을 했음에도 귀가 후엔 카리스마 넘치는 예언자 같은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무릎에 커다란 성경을 펴 들고 가족들 앞에서 경전의 구절을 낮은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그녀의 엄마는 산파를 보조하면서 산파 일을 배우고 있었다. 이는 순전히 아버지의 요구 때문이었는데, 자급자족 경제를 꾸려야 한다는 계획의 일부였다. 사회와 단절된 채 산에서 생활할 때 향후 태어날 손주들을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여야 한다고 판단한 까닭이다. 나아가 엄마는 약초에 관해 잘 알기 때문에 가족들의 건강 관리도 돌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후 마을의 산파가 다른 주로 이사감에 따라 분만을 앞둔 임산부들이 조수 역할을 했던 타라의 엄마에게 부탁하러 찾아왔다. 남편이 일자리를 잃어 병원에 갈 돈이 없다는 설명에 딱한 마음이 들어 이를 돕기로 작정, 무사히 출산을 도왔다. 분만 한 건당 500달러라는 수입이 생기면서 엄마에게 변화가 찾아왔다. 집에 전화를 설치했다. 산통이 심한 임산부의 긴급 연락을 받을 목적으로 설치한 초록색 전화기가 반짝이던 그 모습이 생소했다고 기억한다.


무릇 사람은 성장기에 부모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타라 또한 보고 듣는 것이라곤 극단적인 모르몬교의 믿음에 의지하는 아버지의 일방적인 가르침과 이에 순종하는 어머니의 행동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남들 다 다니는 학교의 문턱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그나마 공교육을 받은 오빠의 이야기 - 산 너머 바깥 세계에 대한 - 가 타라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었기에 그녀는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결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열일곱 살에 비로소 교실에 발을 내딛었다. 열여섯 살 때 고지식한 아버지의 눈을 피해 대입자격시험을 독학으로 공부한 끝에 기적적으로 브리검 영 대학에 입학한다. 참고로 이 대학은 모르몬교 재단에서 운영하며, 홈스쿨링 학생들을 뽑았다.


당연히 타라의 대학생활은 쉽지 않았다. 공교육을 전혀받지 않았던 관계로 기초 교육이 매우 뒤쳐진 상태였다. 나폴레옹과 장발장 중 어느 인물이 허구인지도 구분하지 못했다. 두 인물 모두 그녀는 배운 적이 없었으므로. 문명 사회와 고립된 채 산골에서 부모의 일을 돕고 살았으니 사회 경험은 전무했다. 지인, 친구, 이성 등을 대하는 방법과 심지어 커피 마시는 법까지 새로 배워야만 했다.


이후 타라가 경험하는 배움의 발견은 고난의 과정이었고 이를 참고 견뎌내야 하는 인내심과 끈기가 필요했다. 그녀가 익힌 기술의 핵심이었다. 아무튼 자아의 정체성을 찾고 역사는 본인 스스로 쓰는 것이라는 깨달음에 도달한다. 배움의 의미를 찾고자 방황하는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에세이 #배움의발견 #타라웨스트오버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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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해방 - 치매, 암, 당뇨, 심장병과 노화를 피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법
피터 아티아.빌 기퍼드 지음, 이한음 옮김 / 부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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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병원 외과의들은 췌장암 같은 심각한 병에 걸린 환자들을 진료했다. 췌장암은 조용히, 증상 없이 자란다. 그리고 발견될 즈음에는 상당히 진행되어 있을 때가 흔하다. 그런 사람들 중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겨우 20~3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마지막 희망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생의 마지막 끈을 잡는 췌장암 환자는 기꺼이 자신의 몸을 의사에게 맡긴다. 이럴 때 의사가 고르는 무기는 ‘휘플 수술’로 환자의 췌장 윗부분과 작은창자의 첫 부분인 샘창자(십이지장)을 떼어낸다. 매우 어렵고 위험한 수술이기에 초창기엔 거의 치명적인 결과가 빚어졌지만 의사들은 계속 시도했다. 책의 저자인 피터 아티아 박사가 전공의로 있을 무렵엔 이 수술을 받은 환자 중 99퍼센트 이상이 적어도 30일 동안 생존했다.


그 시절 저자 또한 최고의 암 외과의가 되고자 노력했다. 매번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마다 뿌듯한 기분을 느꼈다. 종양을 제거했다. 달걀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과연 성공인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수술을 끝낸 환자들은 거의 다 몇 년 이내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즉 헛된 일이었음을 깨닫고 큰 좌절감에 빠져 의학계를 떠나고 말았던 것이다. 이후 그는 건강과 질병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 새로운 접근법과 새로운 희망을 안고서 다시 의료계로 컴백했다.


결국 나는 전혀 다른 방식, 다른 마인드셋, 다른 도구 집합을 서서 이 상황-떨어지는 달걀-에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것이 바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이다.(33쪽)


이 책은 17개 장으로 구성되어 600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자랑한다. 그래서 핀셋으로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서 소개해 보려 한다. 칠십대 중반의 내 나이를 감안해 관심 분야인 암과 현대병에 적합한 새로운 전술을 위주로 살펴볼 것이다.


암, 고삐 풀린 세포: 악성 종양이라는 살인마에 맞서는 새로운 방법


1971년 미국 닉슨 대통령은 암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 선포 즈음 때엔 암이 5년 이내, 즉 미 건국 200주년이 되기 전에 ‘완치’될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미 국립암연구소를 통해 1천억 달러가 넘는 연구비가 투입되고 민간 기업과 자선 단체가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현재 암은 미국에서 심장병 다음으로 두 번째 사망 원인이다.


(사진, 암과 심장병)


불행하게도 암과의 전쟁을 펼친 지 50년이나 훌쩍 지난 지금에도 어떠한 단일 ‘완치법’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는 듯하다. 오히려 예방, 더 명확하게 표적을 겨냥한 효과적인 치료법, 포괄적이면서 정확한 조기 검출이라는 이 세 전선 모두에서 암을 공략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는 쪽이 가장 희망이 있어 보인다.


암이 이토록 치명적인 이유는 암이 어떻게 시작되고 왜 퍼지는지를 우리들이 여전히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는 다르다. 첫 번째론 암세포는 우리 몸의 신호를 무시하고 암 환자들에겐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두 번째 특성은 가지 말아야 할 먼 부위까지 여행하는, 즉 전이轉移 능력이다. 그럼에도 이 두 특성을 제외하면 다양한 암에서 유사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만큼 매우 복잡한 질환임에 틀림없다.


암 사망의 대부분은 바로 전이성 암 때문이다. 암 사망률을 대폭 줄이려면 전이성 암을 예방, 검출, 치료하는 일을 더 잘해야 한다. 그래서 전이성 암의 치료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만 암이 전이되면 대처 양상이 완전히 바뀌게 되는 어려움이 생긴다. 즉 국부 질환이 아닌 전신 질환으로 치료해야 한다.


현재로선 화학요법으로 대응한다. 사실상 암세포는 쉽게 죽일 수 있다. 문제는 치료에 사용되는 독극물이 모든 정상 세포들까지 함께 죽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치료 과정에서 오히려 환자들을 죽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즉 ‘선택적 살해’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아직 논쟁거리지만 미국암협회는 비만(과체중)이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위험 요인으로 간주한다. 세계적으로 볼 때 암 환자의 약 12~13퍼센트는 비만에서 비롯된다고 여겨진다.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비만은 췌장암, 식도암, 콩팥암, 난소암, 유방암, 다발골수종 등 13가지 암과 강한 연관성을 보인다. 또한, 고도 비만일 때 모든 암의 총 사망 위험은 남성이 52퍼센트, 여성이 62퍼센트 증가한다.


(사진, 비만과 관련된 암)


특히 내장 지방의 축적이 수반되는 비만은 염증을 촉진한다. 죽어가는 지방 세포가 다양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혈액으로 분비하기 때문이다. 이 만성 염증은 세포를 발암성으로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또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도록 부추김으로써 인슐린 수치가 서서히 상승하도록 만든다. 인슐린 자체는 암 대사에서 악당 역할을 한다.


어떤 기적에 가까운 돌파구가 일어나 암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완치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은 내 생애에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그런 일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개별 암이 가 장 취약한 단계에 있을 때 적절한 요법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암의 조기 검출에 훨씬 더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298쪽)


항암의 첫 번째 법칙이 “암에 걸리지 마라”라면, 두 번째 법칙은 “최대한 빨리 잡아라”다. 이는 조기 검진의 중요성과 연결된다. 암이 진행되어 치료를 회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기기를 기다리기보다 돌연변이가 더 적은 더 작은 종양을 치료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것은 명백한 진리다. 그렇다. 암을 조기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극적인 검진뿐이다.


전술적으로 사고하기: 자신에게 적합한 원칙으로 기본 틀 구축하는 법


“정신질환처럼 암도 문명 발전에 발맞추어서 증가하는 듯하다.”


현대병엔 새로운 전술이 필요하다. 선견지명이 있었던 프랑스의 한 의사가 있었다. 19세기 중반 스타니슬라스 탕슈는 유럽의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들에서 암 환자가 더 많이 생긴다는 걸 알아차렸다.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된 탓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다시 원시생활을 하던 석기시대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아니다. 단순히 ‘나쁜 것은 나쁘다’는 지적일 뿐이다. 문명의 발달로 인해 현대인의 생활은 점점 윤택해졌을 뿐만 아니라 수명도 길어졌지만, 이에 못지 않게 삶의 질을 퇴화시키거나 장수長壽를 제한하는 조건들이 조성됐음을 부인할 순 없다. 이에 건강 개선 목적의 의학 3.0 차원의 전술을 살펴보려 한다.


5가지 전술

운동

영양(식단)

수면

정서 건강

외인성 분자(약, 영양제, 호르몬)


‘운동’은 수명과 건강수명 모두에 가장 강력한 영역이다. 물론 운동은 한 가지가 아니다. 책은 운동을 유산소 효율, 최대 산소 섭취량, 근력, 안정성으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 본다.


운동: 가장 강력한 장수약


운동은 다른 어떤 전술보다 우리들이 어떻게 여생을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최소한의 운동조차 수명을 몇 년 더 늘릴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만성 질환의 발생을 지연시키고 건강수명을 연장함에 있어서 놀라운 효과를 보인다. 운동은 몸의 쇠퇴를 되돌릴 뿐 아니라 인지력 감퇴를 늦추거나 되돌릴 수 있다. 또 정서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


저자의 친구 에릭 일라이어스는 2009년 1월 US 에어웨이스 항공기가 허드슨 강에 비상 착륙했을 때 탑승객 155명 중 한 사람이었다. 비행기가 강으로 하강할 때 승객들 대부분은 곧 죽는다고 확신했다. 조종사의 능력과 적잖은 행운 덕분에 그들은 재앙을 면할 수 있었다. 에릭은 장수에 관한 생각을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말 공감가는 말이다. 나이를 먹어도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나는 미래를 생각하는 일을 멈출 때 사람들이 늙는다고 생각해. 사람들의 진짜 나이를 알고 싶다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 옛날 일을 이야기하고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만 떠들어댄다면 그들은 늙은 거야. 자신의 꿈, 열망을 이야기한다면 지금도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거야. 젊다는 거지.”


#인문 #건강 #장수 #질병해방 #피터아티아 #빌기퍼드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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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1일 1페이지 논어 50
최종엽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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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현실과 동떨어진 별나라 꿈동산을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리더다운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까?’ 등에 관한 지혜가 담겨 있는 이야기입니다. 2천 년을 내려오며 수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인생의 정석과 다름 아니었던 <논어> 50개 어구를 찾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냇습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책의 저자인 최종엽 인문학 강사는 대한민국 명강사로 2016년 존국강사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에서 직장생활을 거쳐 잡솔루션코리아를 경영했으며 현재 카이로스경영연구소 대표로 활동 중이다.


책은 중요한 건 뜻과 목표가 명확한 지다(선택),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게 잘못이다(변화), 생각 없는 공부는 끝이 허무하다(학습), 누구에게나 기회는 찾아온다(기회), 간절하다면 문제될 게 없다(도전) 등의 순으로 총5강이 펼쳐지면서 목표, 의지에서부터 비전, 추구까지 50가지의 소주제들을 다룬다.


중요한 건 명확한 뜻과 목표다


73년이라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공자는 여섯 문장으로 정리했다. 이는 한자어 마흔 자로 여섯 문장을 만들어 자신의 삶을 명료하게 정의했다. 공자의 문장은 이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일어섰으며, 마흔에는 흔들림이 없었고, 쉰에는 천명을 알았으며, 예순에는 귀가 순해졌고, 일흔에는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


공자는 가난하고 비천했다. 첫 번째 직업은 창고지기였다. 30대 중반에 제나라와 주나라를 다녀왔다. 50대 초반에 관직을 시작해 대사구(형조판서, 현 법무부 장관)가 되었다. 55세부터 천하를 주유周遊한 후 68세에 돌아왔다. <춘추春秋>를 쓰고 73세에 죽었다. - 사마천의 <사기>, ‘공자세가’


사마천이 기록으로 남긴 글에 따르면 공자는 힘든 유년기를 보냈기에 열심히 공부하기로 결심한 듯하다. 스스로 깨닫고 결심을 했든, 누군가의 조언을 따랐든 간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런 결심을 한 것은 대단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렇다. 청소년기에 필요한 것이 바로 선생님의 조언, 부모님의 조언, 책에 쓰여진 조언 등일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 부모님은 “그냥 열심히 해라”라고 조언하기보다는 무엇을 열심히 할지를 정할 수 있도록 도와 줌과 동시에 나아가 기준도 함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인성이 먼저, 성적은 그 다음’)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게 잘못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아니라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드는 사람이 리더이다. 우리는 선천적으로 한 가지 고정된 일만 하기로 정해져서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예전의 방법으로만 일을 헤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변화變化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사람이 리더이다. 1년 전과 지금이 똑같다면 이 사람은 리더가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공부와 일을 할지라도 조금 더 개선된 방법으로 발전과 변화를 이끌고 추진해야 한다.


공자는 나이 열다섯에 인생의 큰 결심을 했다.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공부를 해보겠다고 맘 먹었다. 특정한 나이는 큰 의미가 없다. 공자보다 더 늦은 나이에 공부를 결심할 수도 있다. 비록 늦었을지라도 잘못을 께달았다면 변화를 통해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율곡의 유구사有九思

시사명~ 볼 때는 밝음을 생각하라

청사총~ 들을 때는 귀 밝음을 생각하라

색사온~ 얼굴빛은 온화함을 생각하라

모사공~ 겉모습은 공손함을 생각하라

언사충~ 말할 때는 진실함을 생각하라

사사경~ 일할 때는 공경함을 생각하라

의사문~ 의문이 들 때는 질문을 생각하라

분사난~ 화날 때는 더 큰 어려움을 생각하라

견득사의~ 얻는 게 있으면 의로움을 생각하라


지과필개 득능막망

知過必改 得能莫忘


이는 <천자문> 22번째 문장이다. ‘잘못을 알았으면 반드시 고쳐야 하고, 할 수 있게 된 건 잊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또 <논어>의 ‘위령공’ 29장에는 이런 말이 있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못한다면 그게 바로 잘못이다.”


과이불개 시위과의

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정말 큰 잘못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잘못을 알았으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잘못을 통해 배우고 또 익힌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실패의 교훈’이다. 실수하고도 고치지 않으면 정말 큰 잘못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익힘’)


생각 없는 공부


공부와 관련된 공자님 말씀 중에서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말은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기쁘지 아니한가’일 것이다. 그런데, 공자께선 생각 없이 배우면 허망함을 경계했다. 즉 배움만 있고 생각하기는 없다면 허망하게 되며, 또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됨을 지적했다.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현실감이 부족해 얻는 것 없이 끝내 허망하게 또 맹목적이게 됨을 말하는 것이다. 조선의 지식인 다산 정약용은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에서 ‘학學’은 경전에 기록된 말을 증거로 삼을 만하게 경험하는 걸 말하고, ‘사思’는 자신의 마음에서 연구하는 것이라고 주석을 달았다.


중요성의 정도를 구분하지 않고 가볍게 고서古書만 믿으면 현실과 동떨어져 속임수에 걸려들 수도 있으며, 선인들의 지혜를 공부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 믿으면 오히려 아는 게 위태로움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학과 사, 두 가지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거나 무시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청소년기에 사귀었으면 하는 친구들


관포지교, 죽마고우, 지란지교, 막역지우, 금란지교 등 친구와 관련한 사자성어들이 많다. 친구란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을 말한다. 공자께서는 유익한 친구와 해로운 친구를 각각 세 가지 유형으로 말했다.


익자삼우益者三友~ 직直, 량諒, 다문友聞

손자삼우損者三友~ 편벽便, 선유善柔, 편녕便佞


정직한 친구, 성실한 친구, 견문이 많은 친구를 유익한 벗이라고 했고 아첨 잘하는 친구, 부드러운 척 잘하는 친구, 말만 잘하는 친구는 해로운 벗이라고 했다. 정직한 사람을 사귀면 잘못을 범하지 않게 되고, 혹 잘못이 있더라도 바른길로 인도하지만 반면에 부드러운 척 잘하는 친구는 겉으론 그럴 듯해 보이지만 필요에 따라 매몰차게 배신하는 잘못된 습관을 배우기 쉽기 때문이다.


간절하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랑하는 마음이 간절하지 않은 것이지 거리는 문제가 아니라고 공자는 평가한다. 이는 공자가 시 한 수를 평가하는 대목에서 나온다. 이는 사람들이 인仁을 어렵게 여기며 자신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는 은유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사진, 간절한 마음)


타인을 가엽게 여기고 사랑하는 마음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임에도 거리가 먼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빗대 이른 말로 “인이 멀리 있단 말인가? 내가 인을 바라면 인은 곧 내게로 다가온다”라는 말이기도 하다.

간절함은 관계를 변화시키는 힘이다. 냉혈 인간으로 여겼던 사람도 절실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머지않아 마음의 문을 열 것이다. 간절함은 굳게 닫혀 있는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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