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미래 - 코로나가 가속화시킨 공간 변화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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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공간과 권력의 제1 원칙‘은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 사람을 모아서, 한 방향을 바라보게 하면 그 시선이 모이는 곳에 권력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 P68

가장 좋은 시스템은 인간의 이기심을이용해 좋은 세상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 P181

월세는 21세기에 존재하는 새로운 형태의 소작농이다.  - P271

주택에서 정부 소유의 임대 주택 비중이 커지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임대 주택에 사는 사람들은 정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그렇수록 정치가의 힘이 커지게 된다. 전체 주택 중에서 임대 주택의 비중이 커질수록 정치가는 국민의 세금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지주가 된다.
그리고 그 정치가들은 자기 입맛에 맞게 권력을 넘겨주려 할 것이다.
이것은 정치권력의 속성이다.  - P276

돈이 많은 자본가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모든 국민을 자신의 소비자로 만들려는 곳이다. 말이 소비자지 또 다른 형태의 소작농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을 대표하는 현상으로 ‘공유경제‘를 꼽는다. 공유경제는 당신은 소유할 필요가 없고 소비만 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엄청 생각해 주는 것처럼 들린다. - P278

이기적인 인간이 만드는 사회에서 권력은 쪼개서나눠 가질수록 정의에 가까워진다. 돈은 권력이다. 따라서 부동산 자산은 권력이다. 부동산이 정부나 대자본가에 집중되기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나누어서 소유할 수 있는 사회가 더 정의로운 사회다. 내아이를 위해서 거대 권력을 가진 정치가나 기업가가 착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부동산 자산이 나누어진 사회를 만들어 물려주고 싶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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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 3040을 위한 인생 전략 특강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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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용한!! 그를 처음 알게된 것은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통해서다. 세계사 속의 전쟁을 상세히 살펴보며 전략과 전술을 살피고 거기에 인생의 교훈까지 전해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전쟁을 설명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성공과 실패의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할지를 설명해줄때 감탄을 연발했다. 그후, 그가 출현한 전쟁사 관련 프로그램을 빠지지 않고 시청하면서 그가 쓴 책을 읽고 싶었다. 그가 쓴 정쟁사 책을 살펴다가 가장 매력적인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얼마나 멋진 제목인가! 

  저자 임용한은 25개의 전쟁사를 상세히 서술하며 나에게 많은 교훈을 앉겨 주었다. 그중에서 인상 깊은 몇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경험 많은 노새가 되지 말라! 어느 대위가 프리드리히 2세에게 물었다. 

  "폐하처럼 훌륭한 전략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합니까?"

  이에 프리드리히 2세가 답했다. 

  "전쟁사를 열심히 공부하라."

  이에 대위가 반박했다.

  "이론보다는 실전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리드리히 2세는 대위에게 타이른다. 

  "우리 부대에 전투를 6회나 치른 노새가 두마리있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노새다."

  프리드리히 2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전쟁영웅들이 역사를 좋아했다. 전쟁의 천재 나폴레옹도 전쟁터에 출정할때 반드시 책을 실은 마차가 뒤따라갔다. 전쟁사를 읽으며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하고 그들의 승리요인과 패배 요인을 분석한다. 그리고 이를 실전에 적용하면서 위대한 전략가는 탄생한다. 아무리 실전이 많다할지라도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전투는 많지 않다. 그것은 그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확률을 고려햐야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수많은 경험을 다할 수 는없다. 많은 경험을 한다할지라도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혜안이 없다면 경험 많은 노새로 전락한다. '역행자'의 저자도 창업을 하고자 한다면 우선 창업하려는 분야의 책을 20권 정도 정독하고서 창업한다. '역행자'의 저자가 말했듯이, 책은 인생의 치트키이다. 탁월한 전략가가 되려는 사람은 전쟁사에 관한 책을 탐독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 사람이 변할까? 우리는 흔히,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부부 사이에도 남편이 아내를, 아내가 남편을 변화시키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가정 불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럴정도로 사람은 변화시키기 힘들다. 그러나, 프리드리히 2세는 변했다. 그것도 완전히... 젊은 날 그는 '반마키아벨리론'을 저술했다. 볼테르를 좋아했고, 문학을 사랑했던 그는 아버지의 강압적 훈육을 받으며 프로이센의 왕이된다. 오스트리아 왕위계승 전쟁과 7년 전쟁을 겪으며 그는 변했다. 저자 임용한은 말년의 프리드리히 2세를 '마키아벨리즘의 가장 완벽한 구현자'라고 평가한다. 젊은 시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비판했던 그가 말년에 마키아벨리즘의 완벽한 구현자로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현실과 타협한 결과일까? 아님 전쟁이 그를 변화시킨 것일까? 아마도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다. 전쟁은 국가 존망이 달리 엄청난 일이다. 그 속에서 프리드리히 2세도 죽을 고비를 여러차례 넘겼다. 왕이 되지 않았다면 순수한 문학청년은 순수함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프로이센의 국왕이 되는 바람에 그는 프로이센을 위해서 전쟁을 일으켰고 전쟁은 그를 변화시켰다. 순수한 청년은 사라졌고 마키아벨리즘의 완벽한 구현자가 남았다. 

  우리 삶도 이러하지 않을까? 청년시절의 풋풋함을 지키며 황혼을 맞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풋풋함을 잃고 권력과 부를 쫓으며 추악하게 변하는 사람도 있다. 한때 보수 정권을 날카로운 논리로 비판해서 젊은 이들의 우상으로 떠올랐던 척척석사는 정권의 나팔수가 되어 텔레비젼을 누비고 있다. 유학을 가고서도 박사학위를 따지 못한 그는 학위에 대한 컴플랙스를 자신보다 나은 사람에 대한 조롱으로 보상받고 있다. 우리의 황혼을 추하게 만들지 말자! 젊은 시절의 정의로웠던 삶을 추억하며 돈과 권력이 없을 지라도 당당한 황혼을 만들자! 

  셋째, 창의적 리더십은 자신을 버리고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알몬드 장군은 흥남철수를 하면서 배에 실려있던 무기를 버리고 피난민을 실었다. 부하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 그런데, 저자 임용한은 알몬드 장군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책에 소개된 한 일화를 살펴보자. 1951년 2월 중부 전선의 2사단 23연대를 시찰하면서 한 병장에게 말을 걸었다. "꽤 춥지? 어찌나 추운지 오늘 아침에는 트레일러 안에 있던 물마저 꽝꽝 얼었더군." 그러자 병장이 대답했다. "트레일러에다가 대야 가득 채울 물까지 있으시니 참 좋으시겠습니다." 알몬드 장군은 부하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말을 걸었지만, 부하들은 그를 시큰둥하게 대했다. 무슨 문제일까? 

 알몬드 장군에게는 진정성이 없었다. 전투 교범에서 배운 지도자의 자질과 명장의 조건을 머릿속에 외우고 있고 이를 실천하려했지만, 그에게 진정성이 보이지 않았다. 부하들은 이를 눈치챘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 느끼지 못했기에 알몬드의 말과 행동은 무성의한 기계음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저자 임용한이 제시한 알몬드 장군의 리더십은 진정한 리더십과 가장된 리더십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려준다. 임용한이 알몬드 장군의 리더십을 지적하자 나도 마음이 무거웠다. 교육학에서 연수에서 배운 교사로서의 자세와 상담의 자세를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으로 이를 느꼈는지는 의문이든다. 똑 같은 말과 행동을 할지라도, 가슴이 따뜻한 진정한 리더십과 가장된 리더십을 학생들은 가슴으로 구분한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따뜻한 리더십이라는 과제를 임용한은 우리에게 던져주었다. 

  임용한의 강의 능력에 반해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고 나서 임용한의 글솜씨에 다시한번 반했다. 재미있으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설명은 너무도 매력적이다. 이제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한명 추가되었다. 임용한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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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 3040을 위한 인생 전략 특강
임용한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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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덩의 전장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통제 불가능한 괴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공격이 최고의 전술이라는 사상을 맹신한 양측 지휘부는 이 괴물에게 끊임없이 병사들의 피와 살을 던져주었다."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 P62

전쟁사를 검토해보면 패전과 실수에 대한 수많은 분석보고서가 있다. 그 글들을 가만히 보면 두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하나는 ‘백성들이혹독한 고초를 겪었다‘든가 처참한 패배였다‘는 식으로 총괄적인 언급만하고 정작 패전의 원인은 거론하지 않고 슬쩍 넘어가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희생양을 찾아 모든 것을 그의 실수로 떠넘기는 것이다. 차마해피엔딩으로 바꾸지는 못하지만, 패전의 진실을 왜곡하거나 무시하기는 마찬가지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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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톨로지 - AI·메타버스 시대를 읽는 데이터인문학
김성태 지음 / 이른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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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과 메타버스의 시대 데이터를 인문학적으로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기로 선택했다. 이책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데이터의 역사와 현대 사회의 데이터, 미래사회에서 감정의 중요성을 서술했다. 흥미로운 점은 데이터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라이프니츠가 '0과 1'의 이진법을 만드는데 요아킴 부베 신부가 편지에서 '주역'의 64괘에 대해서 설명한 것이 영감을 주었다는 사실이다. 동서양의 기술과 문화가 좁촉하면서 융합되고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고 발전을 가속화 시킨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오늘도 미래에도 동서양이 교류하고 융합하면서 발전한다. 

  데이터 산업의 발전은 인간을 보다 공간적으로 가깝게 만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교류하고 소통한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의 의견이 동등하게 소통될까? 책에 제시된 '노엘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 모형'이 눈낄을 끈다. 소수 집단의 사고가 전체의견처럼 받아들여지고, 다수가 여론의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침묵하는 양상을 '노엘레-노이만의 침묵의 나선모형'은 말한다. 침묵하는 대중은 소수 강력한 주장자에게 동조한다. 이는 여론을 조작하여 선거결과도 왜곡시킬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러한 추론은 미래를 바르게 바꾸려하는자는 현재의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면 안된다는 진리를 가르쳐준다. 침묵하면 소수의 여론 조작자들에 의해서 진실이 묻힐 수 있다. 그 결과는 우리의 미래를 왜곡하고 그 댓가를 받게된다. 내일을 바꾸고 싶다면 오늘의 문제에 대해서 침묵하지 말자!

  메타버스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사회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이에 대해서 단테는 '지옥 역시 인간 스스로가 자초하여 만든 장소'라고 말한다. 가상세계에 메몰되어 오늘의 삶을 살지 못하는 메트릭스 속의 인간이 될지, 유리가 누려보지 못하는 이상세계가 될지는 우리가 지금 어떠한 미래를 꿈꾸고 어떠한 사회를 만들려 노력하는가에 따라 달려있다. 캐시오닐은 '데이터 처리과정은 과거를 코드화할뿐, 미래를 창조하지는 않는다. 미래를 창조하려면 도덕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나치게 과거를 코드화하는데 치중하여 미래를 창조하는데 필요한 도덕적 상상력을 무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인공지능이 되려면 인간의 감정을 알아야한다. 인간의 감정을 가진 강인공지능이 탄생한다면 그 인공지능은 인간의 도덕성도 갖게될까? 혹시 지구를 지키기 위해서 인류를 멸망시키는 극단적 선택을 하지는 않을까?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항상 두려움과 떨림 속에서 우리의 미래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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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역대 황제 평전 -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는 자는 발전할 수 없다 역대 황제 평전 시리즈
강정만 지음 / 주류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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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전성기, 전성기 이후 빠른 쇠퇴기'! 중국사의 특징이다. 이러한 중국사의 특징은 당제국에도 여실히 나타난다. 당고조 이연이 당제국을 건설하고, 당태종 이세민이 당제국을 강성대국으로 만든다. 그러나 측천무후가 유약한 당고종 이치를 대신하여 정권을 잡고 제국을 통치한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자식도 죽이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던 측천무후 이후, 위황후가 측천무후처럼 황제가 되고 싶은 꿈을 실현하려했다. 이를 극복하고 황제가 된 사람이 당현종 이륭기이다. 그러나 안사의 난 이후의 당제국은 측천무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급격히 쇠퇴한다. 


  측천무후는 어떠한 여인인가? 당태종의 여인이었다. 그러나 당태종이 죽고 감업사에서 비구니로 살아야했던 그녀는 당태종의 아들 당고종 이치에 의해서 다시 황궁에 들어온다. 그리고 이치의 마음을 빼앗아 황후가 된다. 황후가 되기 위해서 자신의 딸 안정사공주를 죽이고 이를 황후가 했다고 누명을 씌운다. 그리고 똑똑한 아들을 패위하거나 죽인다. 마침내 주나라를 세워 황제가 된다. 측천무후를 유교적 관념에 사로잡힌 사대부들은 악녀로 본다. 그러나, 측천무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새로운 세력을 등용하고 백성들의 생활이 평온했다는 점을 들어 그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남총을 두어 자신의 성적 쾌락을 즐기고 권력을 위해서 자식을 가차없이 죽인 그녀를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당태종 이세민은 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형을 죽이고 권력을 잡았다. 명영락제는 정난의 변을 일으켜 조카를 죽이고 집권했다. 조선 태종 이방원은 1,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켜 형제를 죽이고 권력을 잡았다. 조선 세조도 계유정난을 일으켜 조카 단종을 폐위하고 권력을 잡았다. 명분이 있는 사람이 권력을 잡아야하는가? 실력이 있는 자가 권력을 잡아야하는가? 측천무후를 악녀로 평가한다면, 형제를 죽인 당태종도 악인으로 평가해야한다. 당태종을 성군으로 평가한다면, 그녀도 성군으로 평가해야하지 않을까?

  측천무후는 단순히 힘만으로 권력을 유지시킨 것이 아니다. '건언십이사'를 당고종 이치의 명으로 반포했다. 여덟번째 조항에 '왕공이하의 관리들은 모두 '노자'를 공부해야한다.'는 조항이 있다. 남존여비 사상에 물든 유가를 대신해서 유연한 노장사상으로 사상적으로 자신의 집권을 정당화했다. 노련한 그녀의 통치술에 감탄을 한다. 측천무후! 그녀는 힘과 폭력만으로 사람을 겁박해서 통치하는 그런 수준 낮은 정치가가 아니었다. 

  반성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 당나라의 집권자들은 다시는 측천무후와 같은 여성이 등장하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은 반성하지 않았다. 통치시스템에 무슨 문제가 있기에 측천무후가 등장할 수 있었는지 반성하고 시스템을 보완했어야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어머니 측천무후 밑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숨죽여 살아야했던 당중종은 고통스러운 시기를 같이 보낸 위황후가 국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위황후의 딸 안락공주가 조서 작성 및 반포에 참여하도록 했다. 제2의 측천무후가 만들어지도록 방조한 당중종은 결국 그녀들에게 독살당한다. 당중종은 불행한 역사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실에 뛰어드는 용기가 없는 당중종과 같은 황제가 연이어서 등장했다. 태평공주에게 짖눌린 예종 이단, 장황후와 환관 이보국에 짖눌린 숙종 이형, 이보국, 정원진, 어조은 등의 환관에 국정을 농락 당한 태종 이예 등등..... 안사의 난 이후의 당나라 황제들은 측천무후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환관과 부인에게 황제의 위엄을 세우지 못하고 짖눌려살아간다. 쇠퇴해가는 당을 중흥으로 이끌 것 같았던 당무종 이염은 신선이 되고자 단약을 먹고 중독 증세를 보이며 33세의 젊은 나이에 죽고 만다. 

  안사의 난 이후 용렬한 황제가 연이어서 등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나라는 289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중국대륙에서 건재했다. 용렬한 황제가 연이어 등극했음에도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유교 사상에 깊이 심취한 관료 조직에 그 힘이 있지않을까? 효와 충을 핵심 가치로하는 유교 사상으로 무장한 관료 조직이 있기에 용렬한 황제가 연이어 등극해도 당제국은 망하지 않고 289년을 버티었다. 탄탄한 유교적 관료 조직이 있기에 탁월한 황제가 등극하면 대외팽창을 하며 전성기를 구가한다. 용렬한 황제가 등극한다할지라도 탁월한 유교적 관료 조직이 있기에 안사의 난이라는 커다란 충격 속에서도 나라가 무너지지 않았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임진왜란 때 망하고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야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조선 전기의 역동적인 모습이 조선후기에는 많이 사그라든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 당나라와 명나라의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 후기 조선은 망해야할 정도의 나라는 아니다. 강력한 황제권을 누리는 청나라 황제가 '군약신강(君弱臣強)'의 나라라고 조선을 일컬었다. 군약 신강의 나라이기에 용렬한 왕이 등장하는 나라를 당치는 예가 적지 않은가? 중국 당나라와 명나라의 역사를 공부한 자라면 신권에 의해서 왕권이 견제되는 조선의 정치시스템을 함부로 평가절하할 수 없다. '당나라 역대 황제 평전'을 읽는 시간은 중국의 역사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를 재평가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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