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문서 작성의 정석 - 일이 되게 하는 ‘문서 작성 3단계’
조현우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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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새해다. 모든 것이 같고도 다른 날들이지만 약속과 계약에 따라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정해진 숫자가 중요하다. 일요일과 휴일이 겹치니 휴식이 아쉽지만 한국은 설날이 두 개라서 일월은 새로 시작한다는 부담과 긴 연휴로 미묘하게 어긋나는 시작이다.

 

공문서를 처음 작성하기 시작한 시기는 20세기였다. 조직과 상대에 따라 문서 형식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아쉽게도 변천사를 개인적 경험으로 기록해 두거나 사례를 남겨두지 않았다. 조금 아쉽다. 당시엔 작성, 결제, 실행에 힘이 들어 해치우고 싶은 업무였을 뿐이었다.

 

최근에도 이메일 업무 교환을 하다가 문득 이런 표현은 내게도 상당히 고풍스럽다 싶은 구절이나 단어들을 만나기도 했다. 내용 전달에 무리가 없으면 별 문제가 없지만, 새해이고 하니 핑계 삼아 문석 작성에 대해 공부해본다. 더 간결하고 단순한 표현으로 가능한 부분은 그렇게 고치고 싶다.

 

이럴 때 가장 좋은 책은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보여주는책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늙은이의 기우로 잔소리를 남기자면 읽고 쓰기는 학생 때보다 직장인일 때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 ‘모든업무는 이에 기반을 둔다. 문해력은 중요하다.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다 찾아 배울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마시기를. 자신이 속한 조직마다 문서 작성법이 다르니 제대로 배워야 한다. 형식은 그렇고 안에 채울 내용은 작성자의 책임 하에 만들어진다. 매번 주제, 설명, 결론을 숙지하고 전달하지 못하면 업무는 불가능하다.


 

! 문서란

 

- 결론

- 결론을 뒷받침하는 내용



 

! 유일한 수단

 

- 문장

 



! 가장 큰 고민

 

- 무슨 내용을 써야 하나




! 결론

 

- 한 문장으로

- 결론을 가장 먼저 정리



 

! 이해불가 피드백을 받는 이유

 

- 결론이 부정확/불명확할 때

- 문장이 성립하지 않을 때

 


바로 전달되지 않는 업무 문서를 정성스럽게 해석/번역을 하거나 작성자의 뜻을 깊이 헤아려볼 만큼 여유 있는 직장인은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비즈니스 문서는 작성 목적과 결론이 처음에도 끝에도 선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배우고 싶었던 표현들은 따로 정리해두었다. 어휘를 몇 개 바꾸어보는 시도가 의외로 설레고 기대된다. 새해는 별 일 없는 심심한 매일을 보내면 좋겠다. 게으르고 느긋하고 편안하게 대충 살아도 문제없는 지루한 천국 같은 날들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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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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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은 지금 당장과 연결되지 않는 백 년 앞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얼빈>을 만나 미래로 이어지는 과거와 현재의 삶에 대해 올 해 마지막 날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다. 곧 새로 만들고 채워가야 할 새해다. 거듭 호명하고픈 분들이 가슴에 꽂히듯 담겼다.

 

안중근이 아닌 하얼빈이란 제목으로 출간된 김훈 작가의 책은 어릴 적 외운 이름과 사건으로부터 그를 살았던 존재로 청년으로 만나게 해주었다. 엄격할 정도로 간결하고 담담한 문장들은 절통한 심정이 들어도 눈물이 되어 흐르지 못하게 했다

 

해야 할 일을 하러 떠난 청년들의 단호함에 놀랐고 부끄러웠다. 안온한 일상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삶이 내게 간절하고 귀중한 만큼, 확실하게 죽음이 예고된 길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이 어땠을지 아프다. 남은 이들의 마음은 어떻게 헤졌을지, 피로 썼을 편지에 담긴 마음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 적 없는 이토의 시선과 생각에서 당황했고, 네 속이 무엇이었는지 보자며 읽었다. 주체가 아닌 제국주의의 대리자로 움직이는 프로젝트처럼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 체온도 고민도 없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잔인하고 무도한 이가 비극을 가동한다. 스스로 사유하고 판단하고 멈추지 못한다.

 

안중근의 결기에 애가 탔다. 다가오는 대풍을 예감하며 고요의 바다에 잠긴 듯 글을 이어가는 문장들이 두려웠다. 흉내를 못낼 거사를 치르려는 이들 앞에서 너무 쉽게 감정적이 되지 않으려고 정좌한 기분으로 계속 읽었다.

 

김훈 작가는 그 차분함을 원하셨을까. 후기에 담은 내용들을 미리 만났더라면 더 뜨겁게 뇌가 달라 올라 결국 화를 발산했을 것이다. 인간 안중근의 모습과 곁에 있던 이들의 생각을 섬세하게 구분하며 생각해보는 순간을 갖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여기 우리가 살 수 있기 위해 자식이었고 아비였고 세례명을 가진 포수였던 젊은 목숨이 바쳐졌다. 후손인 우리가 애통해 물으면, 누구면 어떠냐고 누구라도 그리 해야 했다고, 그저 인간이라 그랬다고 한없이 부끄러워지는 대답을 돌려주실 듯하다.


 

1910326일 오전 10, 대한의군 사령관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처형한 그가 떠나고, 국권이 회복되면 옮겨 달라던유해는 아직 못 찾았다. 하지 못한 동양평화를 위한 만세 삼창은 동양에서 실현되지 못했고, 민족의 참극은 이후로도 이어졌다.

 

정당한 일임에도 국가가 하지 않은 일은 많고, 개인들이 애써 기억하려는 노력은 가늘게 이어진다. 내가 느끼는 작금의 시대는 겨울보다 어둡고 암울하다. 부끄러움과 부채의식만으로는 바라던 세상을 만들어갈 수가 없다. 어른보다 현명한 젊은이들이 해줄까. 죄송하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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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인터-리뷰 - SIRO ; 시로 읽는 마음, 그 기록과 응답
조대한.최가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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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편의 시, 5명의 시인... 제목에 홀려서 생각해본다. 어쩌면 이 책은 사적인 글들을 가장 공적인 방식으로 나누는 작업이었을 거라고. , 인터뷰, 리뷰... 어느 하나 내 문해력으로 쉬운 글들은 아니지만, 읽기 모임의 결과물이니 입말처럼 조금은 더 쉽게 전해질까 기대한다.

 

기록의 결과물은 대체로 멋지고 응답이 있다는 건 소통와 희망이다. 문제는 내가 시를 읽을 수 있는가인데, 이 책을 한 장씩 넘기면서 시를 읽는건 또 맞는 표현인지 싶다. 신기한 것도 새로운 것도 없는 나이라 어느 날의 어떤 혼란이 나쁘지만은 않다.

 

모조리 오독일 가능성이 어느 장르보다 큰 문학이지만, 끌렸다, 즐거웠다, 기뻤다, 울림이 있었다... 이런 것으로도 괜찮지 않나 합리화해본다. 그건 이 책의 분위기가 무척 즐거운 모임 같아서이기도 하다. 인터뷰보다 대화 같고 리뷰보다 감상 같은 부드러움...

 

를 태어나게 한 시인들, 그 언어를 받아들이는 시를 좋아하는 이들. 뭐 다 내 변명일 수 있지만, 누가 어느 한 시를 쿡 집어 설명... 얘기해 달라고 하면 아무 말도 못할 듯하지만. 빠르고 짧아지는 호흡처럼 그런 문장들로만 얘기하고 쓰다보면 시의 속도는 휴식과 같다.

 

머물지 않으면 만나지 못하는 느린 언어, 오래 읽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세계.

 

사랑과 평화를 위한 노력의 총량과는 상관없이 전쟁은 일어나고 혐오는 계속된다. 그러니까 이곳은 놀라울 정도의 선의와 두려울 만큼의 악의가, 아무런 관련 없이 한곳에 펼쳐져 있는 차갑고 매끈한 우연의 세계인 셈이다.”

 

매일 누군가는 죽는다. 늘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래도 사고가 비극이 덤덤하게 순식간에 밀려나는 건 두려운 일이다. 매끈하고 차가운 건 자주 섬뜩하다. 이렇게 생각하지만 저녁이면 밤이면 나도 모르게 힘든 건 다 잊혔으면 좋겠다. 그렇게 무죄이고 싶다.

 

12월의 마지막 주는 길었다. 하루하루 숨을 후우 내쉬며 지나왔다. 한 해의 마지막... 살아 내었다, 살아남은 우리 모두는. 선명하지 않아도 좋은 시와 함께 하는 편안한 시간을 누리시기 바란다.

 

현재를 살아내고 있다는 우리의 힘겨운 감각이 막다른 저수지 앞에서 중간의 자각이 될 수 있기를, ‘중간에의 자각이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감격으로 전환될 수 있기를 (...) 바라는 날들이다.”





(...)

 

인간의 안에는 언제나 신기한 면이 있어

놀라울 만큼의 선의

우연한 악의의 감정

우리는 일찍이 학습했네

 

테러를 추모하는 공원에도 조롱꾼은 있고

손에 쥔 만화경을 돌리며

천국은 작고 어둡다

그런 말을 떠올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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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먹는 기분 - 정은 산문집
정은 지음 / 사계절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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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 것인가... 사뭇 비장한 이 질문의 실체는 사실 시시한 고민이었다. 출장을 갈 것인가, 여행을 갈 것인가. 10월에 잡을 수 있었던 일정을 양보(?)한 뒤, 떠나고 싶은 마음과 비행으로 인한 불편함과 죄책감을 가늠하며 연말을 맞는다.

 

이 책은... 어느 날 기내식을 먹으며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마지막까지 미련을 떨며 모셔두고 읽지 않았다. 오늘에 와서야 책을 펼치고 남은 욕망을 털어낸다. 올 해는 이렇게 겨우겨우 비행 탄소 배출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알고도... 살다보니 비행을 많이 했다. 직항으로 12시간 이상 가는 곳들을 주로 다녔으니 남은 평생 채식만 해도 배출량을 다 지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기내식이라곤 없다. 그나마 낫다는 대한항공의 비빔밥도... 고추장 비빔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여간 투덜거리기를 잘 하는 나는 정은 작가의 너무 하시네 싶은 기내식에 대한 문장들이 미칠 정도로 좋다. 이 문단, 저 문단을 다 외울 기세로 꼭꼭 씹으며 데굴데굴 구를 듯 웃으며 희열을 느끼며 읽고 또 읽었다.

 

기내식은 기내식 먹는 기분으로 먹는다. (...) 이게 마지막 식사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그 맛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 누적된 위장의 불편함과 관절의 통증으로 곧 머릿속이 가득 찬다. 땅 위에 두고 온 자잘한 고민들은 차지할 자리가 없다. 이 망각 서비스야말로 비행기가 제공하는 최상의 서비스다.”

 

여러 해 전 12, 텅 빈 기내에서 세 자리를 차지하고 이리저리 누워 책을 읽다가 상당한 난기류를 만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놀라는 것도 무용해서 그저 있었는데, 누가 다가와서 팔을 꽉 잡았다. 모르는 분이었다. 옆 자리에 털썩 앉아 머리를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더 이상 버릴 것이 없을 때까지 가진 것을 버리다 보면 자신이 누군지 알게 된다. 무엇을 욕망하는 지가 아니라 무엇을 포기할 수 없는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말해준다.”


한 팔은 잡히고 다른 팔은 책을 들고 있어서 뭘 할 수가 없었다. 머리 위 짐에 뭐가 들었나, 비상착륙을 하게 되면 도움이 될 것들인가, 읽고 있던 책도 챙길 것인가, 이 분의 이름을 지금 알아둬야 할까, 진짜 비상상황이 오면 팔을 놓아줄 것인가... 생각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어떤 생각들은 무게가 없지만 걱정과 분노는 확실히 무겁다. 그 무게는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소중히 쥐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걱정과 고민들을 물건처럼 하나씩 내가 버리면서 걸어간다.”

 

나도 가 본 곳, 그리운 풍경, 나는 가지 않은 곳, 가지 않을 곳... 현실의 공항과 비행기 대신 이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길 잘 했다. 아니 실은 지금도 떠나고 싶다. 대체가 불가한 경험이니까. 일상에서 나를 떼어내어 불안과 불확실성의 세계로 데려가는 일. 그 설렘과 홀가분함.

 

여행은 나를 다른 사람으로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정확한 내가 되도록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없이 실행하려면 복잡하고 힘들 여정들을 이 작은 책에 가득 담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눈에 띈 무엇도 소재 삼아 현실의 면적보다 더 넓은 세계를 깊이 들려준다. 문장들이, 아니 사유가, 눈앞의 암막을 가차 없이 가르듯 벼려있다.

 

사진이 우리에게 하는 거짓말. 그 속에는 진짜 진실이 일 퍼센트쯤 들어 있고 가끔 그 일 퍼센트의 진실이 우리의 삶 전체를 뒤흔든다.”


 

여행기, 에세이, 사진작품집... 모든 것이고 모든 것이 아닌 것도 같다. 2022년에 생긴, 버리지 못한, 달갑지 않은 모든 형태의 유산을 꽤 많이 떠나보낸 책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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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2-12-30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떠나고 싶어 미치겠어요.
코로나만 아녔으면 친구들이랑 꽤 갔을텐데... 이상하게 그렇게 어그러지고나니 뭔가 동력을 잃은듯 기운이 빠졌어요.

poiesis 2022-12-30 23:2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팬데믹을 살고 나니 무언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습관이 든 것처럼 이전에 것들이 새롭게 힘이 듭니다. 주저 앉은 기분... 뭔가 새해를 맞으시면 기운 나는 계기를 만나시길 힘껏 응원합니다. 무탈하고 강건하게 겨울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
 
사랑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는 관계의 기술
김달 지음 / 빅피시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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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제목에 놀라고 내용에 더 놀랐다. 비유하자면 졸업생이 되어 받는 수험서랄까. 힘든 연애에 고민할 일은 없지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관계의 면면들에 대해서 저자의 통찰을 만나는 재미로 즐겁게 읽었다.

 

다 내려놓으면 그제야 보인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뭐가 날 괴롭히는지.”

 

다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 ‘말고 딱 이것으로부터만 손을 탁! 놓고 싶은 적은 많았다. 어쩌면 그게 실수였을까. 내내 힘든 것은 그 때문인가... 싶은 생각을 잠시 했지만 나는 뭘 다 내려놓을 수 있는 대범한 사람은 아니다. 될 수가 없다.

 

굳이 연애 문제가 아니더라도, 누구에게나 무기력하고 힘든 시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럴 때는 좀 쉬어가도 괜찮다. 그때가 아니면 나중에는 쉬고 싶어도 도저히 쉴 수 없는 시기가 분명히 오기 때문이다.”

 

좀 더 체력이 덜 망가지고 면역력도 좋은 시절에는 휴가를 아껴서 연말에 몰아쓰기를 하며 나름 즐겼는데, 올 해는 병가에 이어지는 휴식으로 다 썼다. 팬데믹/기후 우울증인지 나이 탓인지 이유는 모를 일이나 무기력해지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연말 휴가를 시작하는 이들이 엄청 부러웠는데 뭐... 이제 연말도 다 끝나간다. 늘 바라지만, 월말 월초에 하루 법정 휴가가 있거나 적어도 연말엔 3일 정도 휴가가 있어서 마무리와 시작 사이에 인간이 잠시 쉬며 생각을 다듬을 여유가 있으면 좋겠다.

 

사랑도 연애도 사람의 일이라 중요한 점은 내가 나를 잘 알고 충분히 사랑하는가이다. 이 두 가지가 선행되지 않으면 연애는 때론 비극이 된다. 꽁꽁 싸맨 내게 아직 덜 나은 상처들이 있다면 연애보다 치료에 힘써야한다. 사랑은 막강하지만, 연애로 극복 못하는 일은 많다.

 

그래서 내게 아픈 구석이 없어야, 남을 제대로 보고 배려하고 돌보기도 하고 감정을 교류하고 그렇게 나누며 함께 사는 일이 더 수월해진다.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진다.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휘둘리지 않으려면 자기 생각, 시선, 세계관도 필요하다. 생각이 혼란스럽고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상태라면 역시 연애보다는 정리하고 다듬고 자신을 키우는 일이 먼저다.

 

관계란 것이 늘 한결 같지도 않고, 역할도 슬쩍 달라지기도 하는 것도 연애의 단면이다. 주로 내가 의지했다고 해도, 상대가 힘들어할 때 위로하고 의지가 되 줄 힘도 필요하다. 그건 급하게 구매할 수도 벼락치기로 마련할 수도 없다.



 

정답이 없다는 각종 연애와 다종의 사랑, 시작도 과정도 형태도 관계의 방식도 모두 다르겠지만, 부디 아니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는 인정하고 유예하지 않기를 응원한다. 쉬워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래야 하기 때문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바라기 때문이다.

상처나 독이 되는 연애 말고 서로의 힘이 되고 성장이 되는 경험을 하시기를, 연말연시를 기해 더 힘껏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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