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개봉 예정인 영화 <미드웨이>. <인디펜던스 데이>의 롤란트 에머리히[*] 감독에 에드 스크라인, 루크 에반스, 우디 해럴슨, 맨디 무어 등이 나온다. 에머리히 감독이 평소 만들고 싶어했던 인생 프로젝트라던데, 태평양 전쟁의 시작인 진주만 기습, 둘리틀 공습, 그리고 미드웨이 해전을 138분의 러닝타임에 욱여넣느라 무리했다는 얘기도 있다. 평론가들의 평은 그저 그렇지만 관객들 평은 괜찮은 것 같다. CG가 엄청 많을 것 같은데, 작은 화면으로 보면 유치해 보이지만 큰 화면으로 보면 의외로 볼만할지 모르겠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화로는 2001년 작 <진주만>이 있다(마이클 베이 감독, 벤 애플렉, 조쉬 하트넷, 케이트 베킨세일 등 출연). 이 영화는 진주만 기습 이전의 얘기인 영국 전투에서 진주만 기습을 거쳐 둘리틀 공습에서 끝이 난다. 전투 부분의 고증이 정확하지 않아 전쟁 영화로는 별로라고 생각한다.


진주만 기습은 여러모로 볼 때 일본의 전략적, 전술적 실패였다는 평을 받는다. 일본 해군은 진주만에서 미국 태평양 함대를 궤멸시키고 전쟁을 시작하고자 했지만, 미국 해군의 항모는 그림자도 못 본 채 전함만 파괴하고 진주만 기습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6개월 후 미드웨이에서 그 항모들에 의해 일본 해군 항모부대가 궤멸적 타격을 입는다. 사실 미국 해군이 일본 해군을 미드웨이에서 물리치는 얘기는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측면이 있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의 책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기발한 대책(기책)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성향에 대해서는 <시사인>의 굽시니스트 만화가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기습을 위해 미국에게 선전포고 문서를 건네고 30분 후에 공습이 시작되도록 계획했다는 일본. 결국 선전포고 문서는 공습 개시 1시간 후에 건네졌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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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을 찾아보다가 독일인인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미드웨이 해전이 그의 관심을 끌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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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er : The True Story of the Battle of Britain (Paperback)
Deighton, Len / William Collins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2차 세계대전 당시 속도가 느린 폭격기는 요격하는 전투기의 먹잇감일 뿐이었다. 영국 전투에서 독일 공군은 공격하는 입장이었고, 영국 공군 전투기의 요격에 많은 폭격기를 잃었다. 독일 공군의 총사령관 괴링은 호위 전투기 조종사들이 폭격기 방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그의 해결책은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 He [Göring] appealed to the fighter pilot's sense of responsibility for their charges. He asked that fighter pilots and bomber crews got opportunities to meet each other, and that the same crews should always have the same escorts. The bombers must keep tightly together, he said, and threatened that any fighter pilots turning back because of bad weather would face a court-martial. It was the emotional pleading of a man who had no technical education, no real sympathy for what was actually happening to his crews, and no plan of action. (p. 208)


하지만 진정한 해결책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다. 호위 전투기 조종사와 폭격기 승무원 사이에 상황 공유를 위한 무선 통신이 필요했지만 괴링은 그 사실을 간과했다.


 If Göring really wanted to do something about the relationship between fighter pilots and bomber crews, he would have given them radio communication. As it was, once airborne the fighter pilots were unable to talk to the bombers; they couldn't even speak to their ground control. (p. 208)


사실 이러한 무대책이 괴링 혼자만의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다. 독일 공군 참모진 전체가 져야 할 책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일선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조언을 구하지 않은 것은 괴링의 잘못일 것이다. 어쨌든 제대로 된 건의가 올라가지 않은 조직을 만든 것도 리더의 책임일 것이고, 결국 한 조직의 잘못에 대한 책임은 리더가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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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지 80주년이 되는 해이다[1]. 1939년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함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는 더 이상 히틀러의 야욕을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되었다. 체코 병합도 커다란 문제였지만 그 이후의 폴란드 침공까지 용인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독일의 폴란드 침공과 그 이후의 유대인 탄압, 그리고 전쟁 당시 폴란드의 상황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에 잘 묘사되어 있다. 음악과 전쟁 당시의 극한 상황이 잘 어우러져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영화이다. 















그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전쟁은 이듬해인 1940년 5월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함으로써 다시 불을 뿜었다. 여기서, 이른바 전격전blitzkrieg의 전설이 탄생했다. 기갑 부대와 이를 지원하는 항공 세력을 결합한 새로운 전술 앞에 프랑스 군은 추풍 낙엽으로 밀리게 되고, 단 6주만에 결국 굴욕적인 강화-사실상의 항복-을 하게 된다. 전격전을 실행한 전차전의 선구자로 보통 언급되는 독일 장군이 하인츠 구데리안이다. 구데리안의 회고록은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어 출간됐다. 
















프랑스를 돕기 위해 대륙으로 왔던 영국 원정군은 패퇴하여 덩케르크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한다. 이 당시의 상황을 그린 것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덩케르크>이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The Epic of Dunkirk>라는 책이 <덩케르크>라는 이름을 달고 번역되어 있다. 항복한 프랑스는, 눈 먼 소녀와 점령군 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All the Light We Cannot See>라는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된다[3].
















프랑스를 차지한 히틀러가, 이제 눈에 가시인 영국을 겁박하여 무력화시키려고 벌인 싸움이 바로 영국 전투이다. 영국 전투는 1940년 7월 독일 공군이 영국 선박과 항구를 공격함으로써 시작되어 10월 말까지 대략 4개월 동안 벌어졌다. 


영국은 섬나라이므로 침략하려면 배를 타고 가야 한다. 하지만 영국은 전통적인 해양 강국이어서 해군이 매우 강력했으나 독일은 해군이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 수상함은 비교가 되지 않았고 단지 '유보트U-boat'라 불리던 잠수함들이 미국으로부터 물자를 싣고 오던 수송선을 공격하여 영국의 숨통을 죄고 있었다. 전쟁의 진행에 따른 유보트의 공격 상황은 당시 잠수함 함장의 하나인 헤르베르트 베르너의 회고록 <강철의 관Iron Coffins>에 잘 나와 있다[2]. 
















유보트 관련해서는 유보트의 무선통신사였던 볼프강 히르쉬펠트가 쓴 회고록 <유보트 비밀일기>도 있으며,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볼프강 페테젠 감독의 영화 <특전 유보트Das Boot>도 있다.
















결국 영국 침공을 위해서는 제공권의 장악이 필수적이었는데, 이를 위해 히틀러는 영국 공군을 무력화시키라고 독일 공군에게 명령한다. 영국 전투는 오직 하늘에서만 벌어졌으므로 영국 항공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폭격으로 인해 지상의 군인과 민간인들도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1, 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소설로는 켄 폴릿의 Century 시리즈가 있다. 시리즈의 2편 <세계의 겨울>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데, 영국 항공전 당시의 상황(런던 폭격)이 일부 묘사된다. 

















제공권 장악을 위해 영국 공군을 굴복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였지만, 독일 공군은 결국 이에 성공하지 못한다. 지상군 간의 싸움은 아니었지만, 불패의 독일군 신화는 사실상 이때 깨졌으며, 처칠은 다음과 같은 말로 영국 공군 조종사들의 희생과 노고를 치하했다. 


Never in the field of human conflict was so much owed by so many to so few. 

인류의 분쟁에서 그렇게 많은 이들이 그렇게 적은 이들에게 그렇게 많이 빚진 적은 결코 없었다.


2차 세계대전을 연합국의 승리로 이끈 처칠의 전기로는, 짧지만 좋은 평을 받는 폴 존슨의 책이 있다. 
















처칠이 얘기했던 few, 즉 영국 공군의 조종사들은 희생과 용기와 불굴의 의지로 영국인들에게 엄청난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이후 이 영국 전투에 대한 책은 영미권에서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그 중 평이 괜찮은 몇 권을 다음에 리스트 한다.
























국내에서는 <With Wings Like Eagles>라는 책이 <영국 전투>로 번역되어 나온 바 있다. 


영국 전투는 항공기 간의 싸움이었으며 그 주역은 전투기였다. 당시 영국 공군에는 스핏파이어라는 걸출한 전투기가, 독일 공군에는 메서슈미트 Bf 109라는 이에 필적할 만한 전투기가 있었다. 이 둘을 비교하는 다음과 같은 책도 있다. 















영국 전투를 그린 영화도 있다. 그 중 2개를 다음에 리스트한다.
















영국 전투를 기념하는 다음과 같은 다이캐스트 모델(1/72 스케일)도 있다.^^ 왼쪽부터 차례로, 영국 공군의 수퍼마린 스핏파이어 Mk I 전투기, 독일 공군의 하인켈 HE 111H-3 폭격기, 메서슈미트 Bf 109E 전투기이다. 


https://www.flyingmule.com/products/CG-AA99127


한 마디로 서구(특히 영국)에서 엄청 사랑 받는 역사적 사실이라는... 것이 결론되시겠다. ㅎㅎ 태평양 전선에서 항공기가 핵심 역할을 하여 추축군을 처음으로 패퇴시킨 전투가 미드웨이 해전이라면, 유럽 전선에서는 영국 항공전이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물론 미드웨이 해전에서 쌍방이 항공기를 사용한 교전은 단 하루만에 끝났지만, 영국 항공전은 석 달 이상 계속됐다는 차이가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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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 언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는지에도 역사가에 따라 의견이 갈라지기도 한다. 보통 1939년 9월 1일에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이에 따라 영국과 프랑스가 독일에 선전포고 함으로써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고 보는 편이다. 

[2] 이 책은 전과에 대한 과장이 많아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전쟁이 진행되면서 연합군의 대잠 전술이 발전함에 따라, 행복한 '사냥꾼'이던 잠수함이 어떻게 '사냥감'으로 전락하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3] 이 책은 2014년 5월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 엄청난 인기를 누렸으며, 130주 연속으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결국 2015년 퓰리처 상 소설 부문 수상작이 됐다. 국내에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이라는 제목으로 1, 2권으로 나뉘어 출간됐는데, 번역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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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prey 출판사는 군사관계 책을 많이 내는 영국의 출판사이다. osprey는 물수리-물고기를 잡아 먹는 매-란 뜻이다. 여기서 출판하는 책들 중 Campaign 시리즈가 있다. Campaign이란 말은 번역하기가 까다로운데, 어렵게 번역하면 전역戰役이라고 할 수 있고 실제 그렇게 번역하는 책도 있다. 쉽게 번역하면 작전作戰 정도가 아닐까 한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잘못된 번역이지만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라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는 이 시리즈의 일부가 군사서적 전문 출판사인 플래닛미디어에서 '세계의 전쟁'이란 이름을 달고 번역되어 있다. 


Osprey 출판사의 책들은 얇지만(100페이지 이내) 사진과 그림이 풍부하여 전모를 짧게 파악하기에 좋게 편집되어 있다. 전쟁사 관련 통사를 읽고 전투의 면모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을 때 읽으면 좋겠다.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아주 자세한 내용이 나오지는 않는다.


이 페이퍼에서는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태평양 전쟁에서의 해전들에 관한 책들을 모아둔다.



















































다음은 위의 책들 중 번역되어 나온 '세계의 전쟁' 시리즈이다. 



























3권만 번역이 되어 있는데, 현재 알라딘에서 모두 품절로 나와 있다. 도서관에서 찾아 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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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노블 제1차 세계대전 - 1914-1918, 프랑스 국민만화가 자크 타르디의 1차 세계대전 연대기
자크 타르디 그림, 장 피에르 베르네 글, 권지현 옮김 / 서해문집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전선에서 사병으로 싸우며 온갖 비참함에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프랑스 선반공이 화자이다. 담담하지만 있는 그대로 전쟁의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두리뭉실한 만화 그림이 잔인함을 조금 완화한다. 연도 별로 진행되지만 전쟁의 자세한 전황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뒤에 글로 된 보충 설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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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8-06-26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가병˝이란 말은 처음 들어본다. 다음 사전 찾아보면 ˝들것으로 사람이나 물건을 나르는 병사˝라고 나온다. 영어로 stretcher bearer인 모양인데, 그냥 후송병 아니면 환자운반병 정도가 어땠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