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사실 이것 이외의 다른 경제 체제는 사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것이 가져온 생산성의 막강한 증대는 자본의 축적을 그 어느 때보다 두텁게 했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산업 경제의 등장, 거기서 일할 노동 계급의 허용, 그리고 그들이 뒷받침 하는 소비 시장은 선순환 효과를 누리며 인류를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했다. 

 하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사람들은 생산수단인 기술과 토지, 자본을 대부분 약탈 당해 자신이 많든 생산품에서 소외되고, 주체성을 잃었다. 그저 소비로 그 보상을 대신 얻을 뿐이다. 또한 그 엄청난 보상적 소비로 환경이 크게 파괴되었다. 또한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사람은 공평함을 추구하는 존재로 받아들이기 힘들 빈부의 격차는 역사상 거의 모든 체제를 무너뜨렸다. 이런 면에서 지금의 자본주의는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자본주의가 위기를 맞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세기 초반 노동 계급에 대한 과도한 착취와 그로 인해 자국 내 충분한 수요가 생기지 않자 그 빈약한 소비 시장을 식민지 착취로 대체해온 결과는 세계 대공황과 세계 1-2차대전이라는 파멸적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케인즈 주의가 자본주의를 한 번 수선한다. 노동자를 중시했고, 그들에게 보다 많은 급여와 권한이 주어졌다. 세계경제는 꾸준히 발전했고, 중산층도 두터워지는 황금기를 맞았다. 

 하지만 오일쇼크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은 다시 자본에게 치고나갈 기회를 부여한다. 프리드먼으로 대표되는 학자집단은 최소화된 정부를 요구했고, 자유시장 경제를 추구했다. 정부가 할 일은 오직 통화공급뿐이었다. 이들은 공급을 중시해, 케인즈 주의와는 다르게 공급측이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입장이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에 따라 제조업을 해외로 돌리고, 공공성을 크게 약화하고 많은 것을 민영화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이나 영국을 비롯해 신자유주의를 강하게 추구한 나라들에선 제조업을 설자리를 잃었고 사람들은 파편화되었다.

 자본은 마구잡이로 이윤을 추구하였다. 수많은 공공 지대가 자본의 소유가 되었고, 금본위제가 폐지되어 통화가 남발 되어 임금 노동자의 소득을 줄이고 자산을 가진 자본가가 더욱 유리해졌다. 이런 식의 약탈은 빈부격차를 크게 하였고, 사람들의 불만을 가져왔다. 사람들은 파편화되었다. 그리고 불우해져 지역사회가 무너졌고 그 분노가 소수계층을 향했고, 극단주의자에 대한 지지로 이어졌다. 환경도 크게 파괴되어 지구온난화는 우리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위기를 갖고 왔는데 이것이 현재 자본주의가 맞고 있는 위기다. 이 위기를 다시 한 번의 자본주의 수선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가 인류의 미래를 크게 좌우할 것이다.

 책 자본주의는 당연하지 않다는 자본이 어떻게 형성되어 지금의 위기를 초래하는지 맑스의 자본론의 입장에서 설명한다. 상당히 설득력이 있고, 맑스 이론이 지금도 유효할 만큼 자본의 속성을 잘 파악했다는 느낌이다. 자본은 원시적으로 축적되는데 그 과정에서 원죄를 짓는다. 자본은 청교도주의를 통해 검약하고 절약하며, 자기 통제를 잘 하고 열심히 일한자가 무절제하게 소비를 한 사람보다 더 많은 자산을 모아 원시적으로 축적되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원시축적인 약탈에 가까웠다. 

 중상주의 초기 자본은 교회외 왕, 귀족으로부터 자본력을 바탕으로 토지를 조금씩 약탈해간다. 이는 그들보다는 평민으로부터의 토지 약탈에 가까웠는데 바로 왕과, 교회의 토지를 경작하고 그 수확물을 얻었던게 그들이기 때문이다. 초기 원시자본은 자본을 통해 토지를 이렇게 평민으로부터 수탈하고 울타리를 치고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함으로써 그들로부터 주요생산수단 중 하나인 토지에 대한 소유권과 접근성을 박탈한다. 이로 인해 평민들은 노동계급으로 탈바꿈하여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생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산업혁명에 들어서며 자본은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으로 본격 나뉘게 된다. 산업자본은 토지에 공장을 건설해 생산력을 높이고 생산품을 판매하여 이윤을 얻는다. 하지만 금융자본은 다르다. 그들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으면서도 산업자본이나 일반 시민에게 통화를 융통하면서 그 과정에서 이윤을 얻으며 그것을 다시 금융소득을 얻기 위해 돌린다. 

 2차대전 후 68혁명으로 정의와 자유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대되었다. 이 자유는 국가와 기업, 자본에게서 부여되는 강제로부터의 자유, 시장의 강제로부터의 자유, 사회정의에 부응하는 자유였다. 이에 대한 자본의 반응은 자유시장에 대한 자유였고, 사회정의에 대한 상대적 침묵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민중은 이에 동조했다. 자본은 고상한 자유를 이렇게 천박한 자유로 대치해 그 안에 내재한 시장경쟁과 타인에 대한 착취를 포장했고 정당화한다. 

 197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를 본격 추구한 것이 금융자본이다. 사실 금융자본은 자본주의의 실패로 대대적인 규제가 가해진 상태였다. 미국의 스티븐-글래스 법은 이들의 족쇄로 상업자본은 예대출만 가능하고 투자를 불가능하게 하는 법이었다. 금융자본은 금본위제를 폐기함으로써 우선 자본의 양자체를 크게 증대시켰다. 이는 향후 약탈적 양적완화로 이어진다.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시켜야 했는데 막강한 자금으로 자신들을 옹호할 대학과 연구기관을 포섭한다. 당시 이런 기관들은 68혁명 이후 진보화되어 있었지만 연구 자금의 앞에 무릎꿇고 적극적 옹호자로 변화해 간다. 이들은 반노조, 친기업, 자유시장 및 시장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주장하였고 이를 뒷받침하는 출판물을 양산하여 자본의 호위대가 되어갔다. 

 이들은 미국에선 정치적으로 공화당을 포섭하였는데 이 역시 막강한 정치자금으로 가능했다. 원래 정치자금법은 과도한 후원을 제한했지만 이것이 결국 철폐된다. 의원들은 결국 자본의 손에 놀아나게 되었다. 신자유주의는 노조를 무력화했는데 이는 정치적 탄압과 제조업의 해외진출로 이뤄졌다. 노조는 상당부분 악마화되었고 1990년대 들어서는 급기야 전반적으로 크게 영향력을 잃게 되엇다. 기업을 통제하던 기구들도 대부분 해체된다. 

 보통 노동자를 대변하던 민주당도 이즘음엔 신자유주의의 첨병이 된다. 이들은 자국내 시민인 노동자층인 버린체 오히려 소수자 인권에 집중하는 모순을 보였다. 심지어 90년대 클린턴 민주당 정부는 건강보험의 개혁과 더 나은 삶의 질을 표방하여 집권했음에도 신자유주의 첨병노릇을 한다. 클린턴은 스티븐-글래스 법을 폐기했고 반노동협정이나 다름없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출범시켰다. 

 이로도 모자라 능력주의가 신자유주의와 함께 광범위하게 대중에게 퍼져나간다. 신자유주의는 경제적 성공에 대한 개인주의, 개인의 책임, 자기계발을 중시하는 사고방식을 주입했다. 그래서 대중은 무한 경쟁을 하게 되었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책무성을 사회나 기업, 정부보단 자신과 가족의 무능으로 돌리게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자기 계발서와 투자책이 난무하고 이들이 서점의 주류를 차지한 것도 그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잘나가던 신자유주의도 2007-2008경제위기를 맞는다.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위기에도 살아남았고 당시 오바마 정부는 민중을 살리는 것보다는 부실한 기업에 공적자금을 투자하여 회생시킨다. 이러한 월가 기업들은 이러한 조치에도 반성은 커녕 2008년 무려 300억 달러의 보너스 잔치를 벌여 공분을 샀다. 이런 일련의 충격에도 신자유주의는 살아남았고 오히려 그 후 10여년간 부유층의 소득은 더 늘어나게 되었다. 다만 신자유주의는 정치적 정당성을 상실했고, 일반 시민에게도 그 효용성에 대해 크게 의심받게 되었고 저항에 직면하게 되었다. 

 원시상태에서 벗어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은 1970년대만 해도 강하게 통제되어 지금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다. 하지만 자본은 성장하며 팽창하는데 이것을 위해 자본은 끊임없이 다른 공간을 추구하게 된다. 이것이 책에서 주장하는 자본의 지리학이다. 특정한 영토 내에서 자본이 팽창하면 궁극적으로 언젠가 그 공간에 지약하는 자원, 인구, 사회기반 시설의 물리적 한계에 봉착하여 제한받게 된다. 자본은 그 한계를 넘어설 공간을 찾게 되는데 처음엔 잉여자본이 쌓이게 되다가 그 잉여자본이 새로운 이익을 확보할 곳을 향하게 되는 것이다. 

 과거 19세기 말 잉여자본은 선진국 내에 쌓이게 되었다. 하지만 당시는 과도한 노동착취로 인해 임금이 적어 충분한 국내수요가 생길 수 없었다. 탈출구는 해외 식민지 건설이었다. 축적 자본은 잉여자본은 해외 식민지에 대출하고 투자한다. 그리고 식민지는 잉여자본에게서 얻은 돈으로 축적 자본이 만들어낸 상품을 구매한다. 이런 식으로 한 지역의 잉여자본은 다른 지역의 자본주의의 팽창을 돕고 동시에 원래 국가의 기본적인 소비재의 원가를 수입으로 낮추어 그 국가의 이익을 증대한다. 

 외국 자본은 한 국가의 사회기반 시설에 돈을 투자하는데 이는 식민지 국가의 수출 수입을 용이하게 하여 결국 외국 자본 자체의 이익 증대를 위해서다. 과거의 예로 영국이 있다. 그들의 첫 번째 공간적 해결책은 인도였다. 영국은 발달한 인도의 면직물 산업을 무력으로 붕괴시켜 자신들의 면직물을 구입하게 만들었다. 인도는 영국에서 차입한 돈과 자신들의 원자재를 헐값에 영국에 팔아치워 면직물을 구매하지만 이것도 모자라게 된다. 영국의 다음 계획은 인도에서 만든 마약을 중국에 팔아치워 인도가 중국은 은을 얻게하여 그것으로 자신들의 수출품을 사게 하는 것이었다. 

 영국의 다음 공간적 해결책은 미국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영국과 달랐다. 충분한 잉여자본이 쌓일 만큼 산업을 강하게 한 미국은 자신들의 잉여자본이 성장하자 영국과 대결하게 되었고 그 결과 패권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미국 역시 자국의 잉여자본 성장으로 인해 공간적 해결책을 찾게 되었는데 그들이 찾은 답은 과거와 달랐다. 미국은 식민지를 만드는 대신 세계적인 자유무역 체제를 만들어 다른 세계가 미국의 잉여자본의 투자처이자 흡수처가 되게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의 잉여자본은 전후, 일본과 유럽으로 흘러가게 되었고 그들 경제가 크게 활성화하였다. 그리고 80년대가 되자 일본과 독일은 오히려 미국을 위협하고 능가하게 된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냉전체제였기에 미국은 이들의 성장을 용인하고 오히려 미국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다만 냉전 붕괴 후 그에 대한 대처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자유무역에 대한 규칙을 만들어 모두가 경쟁속에서 이익을 보는 구조를 만드는데 이것이 세계화와 자유무역체제로 신자유주의의 주요 도구가 되는 것들이다. 

 이 과정에서 동아시아의 한국과 대만, 싱가폴도 성장하고 이들의 잉여자본 역시 제 3국에 투자되게 되면 이들로 인해 미국 시장이 식민화하고 미국의 기업도 인수된다. 다음은 중국의 차례로 중국 역시 미국의 잉여자본으로 크게 성장하게 된다. 미국은 다소 영국의 전처를 밟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중국의 잉여자본이 크게 성장하여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2008년은 상징적인 해다. 미국발 경제위기를 중국의 힘으로 극복하게 되었고, 또한 중국이 외국으로부터 받는 투자액보다 자신들의 해외 투자액이 처음으로 더 많아진 해이기 때문이다. 

 책은 맑스가 자유시간이 한 사회를 판단하는 척도라 제시했다고 한다. 맑스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이 자유영역이라고 하였고 이는 필요의 영역이 충족되어야만 가능하다. 필요영역은 생존에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를 얻는데 필요한 시간인데 이것이 충족되어야만 자신의 교양과 잠재력을 계발할 시간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맑스는 필요영역을 충족하는데 적은 시간이 드는 사회가 더 발달한 사회라고 보았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의 도입 이후 실질임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였고 이에 따라 현대인들은 시간을 뺏기고 선택권을 침탈받게 된다. 

 자본주의는 공공의 영역도 크게 침탈하였는데 각종 민영화와 도시 공간의 착취다. 신자유주의 이전 사회는 도시의 여러 지역의 공영주택을 건설하거나, 공원 및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 이후 고용과 경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세계 주요 대도심의 토지들은 자본과 부유층의 돈벌이 수단인 상가나 고급주택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따라서 대중은 공유지에 대한 접근이 다시금 차단되게 되었고,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서 살 권리마저 박탈되게 되었다. 실제로 런던이나 뉴욕등 세계 주요도시에서 거주하는데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치솟았다. 미국 뉴욕에선 연봉이 10억 가까이 되는 사람도 렌트와 생활비에 허덕이고 감히 중심부에 주택을 구매할 엄두도 못내는 지경이다. 

 자본은 또한 오프쇼어링과 기술개발로 제조업을 파괴했다. 과거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일하며 상당히 균질화되었고 조직화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직장을 잃게 되었고 그로 인해 생존의 위기, 인생의 의미 상실, 공동체의 붕괴를 맞게 된다. 이들은 상당히 분노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자신의 무능으로 화살을 돌리다가 최근엔 극우주의에 흔들려 외부 이민자나 사회적 소수층으로 분노를 돌리게 된다. 이는 정치적 극우화로 이어져 사회를 심하게 흔들고 있다. 또한 붕괴되 지역은 마약의 온상지가 되기도 한다. 이러저래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자본은 그 특성상 경쟁으로 인해 이윤율이 평균으로 하향 수렴화하는 경향이 있다. 자본은 이윤률에 상당히 주목한다. 자본은 탄생 이후 연간 3%복리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구의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따라서 성장률의 한계도 분명히 정해져있다. 성장률은 줄었지만 이미 세계 경제는 과거와 비교해 수백배 커진 셈이어서 지금은 그 총량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은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이미 과대해진 상황이라 성장률과 이윤률의 감소에도 그 덩치에서 뿜어내는 온실가스나 쓰레기의 절대량이 매우 파괴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저자는 이런 총량에 주목하는 형태로의 사고전환을 요구한다.

 책은 자본의 태동과 맑스 경제의 입장에서 자본이 인간을 소외시키고 노동자에게서 자본을 약탈하여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세계의 나머지 지역을 다시 착취하며 그 부산물로 파멸적인 온실가스와 쓰레기를 내뿜는 역학을 잘 설명한다. 이런 자본주의의 또 다른 위기를 넘어서서 다시금 수정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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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4-04-02 2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첫 문장은 동의할 수 없습니다. ^^ㅎ

닷슈 2024-04-03 14:22   좋아요 0 | URL
ㅎㅎ. 다시 보니 저도 동의가 안되네요
 
디지털 소양을 기르는 인공지능 수업디자인 - 2022 개정 교육과정 기반
박재찬(달리쌤) 지음 / 테크빌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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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세대가 대세지만 더 어린 알파세대가 있다. 그들은 2010년 이후 출생자로 어찌보면 최초의 순수 디지털 세대라 할 수 있다. 이들의 특징은 골든키즈, 영상매체에 익숙, 길이가 짧은 미디어에 친숙하다는 점이다. 골든 키즈는 소위 곱게 자랐다는 것으로 출산률 저하로 부모, 조부모, 여러 친척들에 의해 사랑과 지원을 독점 받았다는 의미다. 이런 알파세대에게 SNS는 일종의 놀이터다. 인터페이스가 매우 편리하여 인기다. sns는 확산, 사진과 영상 공유의 난이도 저하, 컨텐츠 제작진압장벽의 저하,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로 이어진다.

 그래서 자연이 미래는 디지털 프로슈머의 시대가 된다. 디지털 프로슈머의 역량으로는 좋고 나쁜 제품을 구별하는 안목, 글과 이미지, 영상을 이용하여 제품을 소개 전달하는 콘텐츠 제작 역량, 생산자로서 윤리적인 제품을 생산하는 태도, 권리를 보호해주는 태도, 창작활동을 존중해주는 태도다. 

 미래사회는 인공지능 교육이 중시된다. 인공지능 교육은 인공지능에 대한 교육, 그것을 활용하는 교육으로 나뉜다. 인공지능은 교육을 크게 바꿀 것인데 우선 학습진단과 분석이 가능해지고, 데이터에 기반한 수업 설계가 이뤄지며, 대화형 튜터링 시스템이 도입되고, 고차원의 인지적 목표를 위한 학습자 중심 교육방법의 활용과 자동 서술형 평가의 도입이다. 이중 교사가 갖추야 할 것은 학습자중심 교육으로 이것만이 교사에게 남을 마지막 전문성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당분간은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교육현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디지털 수업이 전격 도입되며 1인 1기기의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의 장점은 디지털 교과서의 활성화, 학생교사의 디지털 활용 능력 강화, 학생의 디지털 협업능력 신장, 다양한 학습자료 검색 및 활용, 자기 주도적 심화 보충학습, 시공을 넘는 학습, 디지털 소양격차의 완화 등이다. 

 2022 개정교육과정은 언어소양과 수리소양, 디지털 소양이다. 언어소양은 언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호, 양식, 매체등을 활용한 텍스트를 대상, 목적, 맥락에 맞게 이해하고 생산, 공유,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구성원과 소통, 참여하는 능력이다. 수리 소양은 다양한 상황에서 수리적 정보와 표현 및 사고방법을 이해, 해석, 사용하여 문제해결, 추론, 의사소통하는 능력이다. 디지털 소양은 디지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 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성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2022 개정교육과정 국어과는 디지털 미디어 역량을 제시하였다. 2015 교육과정에선 자료 정보활용 역량이었던 것이다. 매체 영역이 신설되었고 관련 성취기준도 기존 6학년에만 있던 것을 초등 1-6학년 전체에 제시하였다. 이처럼 디지털리터러시와 미디어리터러시가 강조되는데 양자 모두 그와 관련한 지식, 기술을 이해하고 평가하고 활용하고 생산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말한다. 

 책의 뒷 부분에는 저자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한 사례가 교과별로 나온다. 표로 제시되어 상세하진 않으나 대략적인 부분을 살펴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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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미래 교육 트렌드 - 36명의 현장 교육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교육의 전망과 해법
미래 교육 집필팀 지음 / 뜨인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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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의 여러 분야에 대한 고민을 몇몇 사람들이 짧은 글로 쓴 것을 분야별로 분류하여 모은 책이다. 장점이라면 그 만큼 좀 넓게 다룬 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글들이 대개 짧고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나에겐 단점이 더 크게 다가 왔다. 

 읽은 부분 중 몇 가지만 다루면 우선 사교육문제인데 한국의 망국 병이다. 능력주의에 기반한 이 시대착오적인 병은 대부분의 사람을 패배자로 만들고 상당한 부를 잠식하여 국가의 소비를 위축시키며 청소년을 불행으로 몰아넣는다. 최근 의대 블랙홀 현상으로 초등의대 입시반마저 생겨나고 지금 아니면 늦는다는 공포까지 불어넣어 성업중이다. 아마 의대가 증원되면 지금이야말로 마지막 기회라고 외치지 않을까. 

 선행학습은 대개 부모의 뒤쳐질까 두렵다는 공포감에 기인한다. 선행은 당연히 교육학자들이 짜놓은 발달단계를 가볍게 무시하기에 원래 해당 나이에선 천재가 아니구서야 이해가 어렵다. 선행교육자들은 수차례의 반복으로 이를 채운다 하지만 이는 실상은 알지 못했으나 문제해결정도가 가능해져 안다고 착각하는 소위 이해착각의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책에는 공부 잘 하는 사람의 특징이 나온다. 4가지인데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꼼꼼하게 공부하며, 규칙적으로 공부하고 풍부한 독서량을 갖는다. 반면 공부를 못하는 사람의 특징 4가지는 포기가 빠르며, 공부 외의 것에 관심이 많고, 학습 결손이 누적되어 있으며, 부모님이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상당히 일반론적이지만 대개 공감이 가는 의견이었다.

 올해부터 교육현장엔 2022개정 교육과정이 도입되었다. 인간상은 자주적인 인간이 자기 주도적 인간으로 의사소통 역량이 협력적 의사소통역량으로 바뀌었다. 변화무쌍한 미래사회에 대비해 협력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상을 상정하겠다는 심산이다. 

 유네스코는 교육 미래보고서를 냈는데 이들은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지식을 얻고 생성하면서 동시에 이를 비판하고 활용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생태적, 다문화적, 다학제적 학습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고 한다. 지금 한국의 교과 분절 교육과정 및 교과서 중심의 공교육 풍토와는 상당히 괴리가 있다. 놀랍게도 현장 교육에서는 아직도 교과론자가 대부분이고 학생중심 수업 및 이를 돕는 디지털 도구의 활용이 어렵다. 

 보고서는 미래교육의 과제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협동학습, 미래 사회 역량(생태교육, 매체 이해력)등을 키우는 교육과정 개발과 미래교육을 위한 학교 공간의 변화를 꼽았다. 그리고 변혁적 역량을 강조하는데 이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긴장과 딜레마를 조정하고 책임감을 갖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변혁적 역량을 갖는 학생은 행동주체로서 자신의 학습과 삶을 설계하고 그것이 공동체에 긍정적 역할을 하도록 하게 한다. 

 한국의 2022 개정 교육과정 변화의 주요 골자는 초1-2학년의 경우 국어시수가 448에서 482시간으로 34시간 증대되었고 창의성 함양을 위해 실내 외 놀이와 신체활동 교육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3-6학년은 학교자율시간의 도입으로 최대 연간 68시간까지 선택과목의 운영이 의무가 되었다. 또한 상급학교 입학 전 교육의 일부기간을 학교급별 연계 및 진로교육을 강화하는 진로 연계학기로 설정하였다. 중학교 1학년의 자유학기는 170시간 4영역에서 102시간 2개 영역으로 감축되었다. 

 학교스포츠클럽 의무시간은 136시간에서 102시간으로 줄었다. 고교학점제로 3년간 192학점을 이수해야 졸업이 된다. 1학점의 수업량은 17회에서 16회로 줄었는데 이 줄은 1회분이 학교자율시간으로 여분의 자율과정으로 운영되어 학교의 자율성을 높였다. 필수이수학점은 94단위에서 84학점, 자율이수학점은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편성되었고, 국영수의 총 이수량이 81학점을 초과할 수 없게 되었다.  

 국제 성인역량 조사는 만 15-64세의 성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활동 및 직업 생활에 필요한 핵심 역량인 언어 능력, 수리 능력, 컴퓨터 기반 문제 해결능력 3개 지표를 조사하는 것이다. 한국은 3개 역량이 16-24세엔 높게 형성되다 이후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력과 취업을 위한 시기에 공부를 집중하고 그것을 획득하거나 실패한 이후에는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생애주기에 따라 노화에 따른 능력 감소는 일반적이나 이런 이유로 한국은 낙폭이 더욱 크다. 평생교육이 시급한 이유다. 

 한국의 학생 수 감소는 매우 시급한 문제다. 2011년 출생아 수는 47만이었으나 2021년은 26만이 되었다. 불과 10년만에 반토막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률인 조출생률은 세종이 8.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4.9명 미만인 지역은 전남, 전북, 경남, 경북, 부산, 대구로 나타났다. 이중 전북은 불과 4.0명으로 가장 낮았다. 

 때문에 학교의 유지가 큰 문제로 다가오게 된다. 전국 초등학교의 수는 6163개다. 이중 올해 신입생이 5명 미만인 학교가 무려 856개나 된다. 10명 미만을 범위를 넓히면 전국 1587개가 대상이 되며 이는 전체의 무려 25%에 달한다. 즉, 4개 중 1개의 학교가 존폐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셈이다. 학교는 적어도 한 학년에 한 반은 되어야 하는데 시도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10명 가까이는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등의 위기는 시간 순에 따라 중고의 위기가 되고 더 나아가 대학의 위기,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노동시장과 부동산 시장, 소비시장을 넘어선 나라 전체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출산률 제고를 위한 정책, 그리고 낮은 출산에 대비한 교육의 재편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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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감각 - 새가 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팀 버케드 지음, 노승영 옮김, 커트리나 밴 그라우 그림 / 에이도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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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체들은 주변 환경과 다른 개체에 대응하여 삶은 영위하기 위해 감각을 갖고 있다. 감각은 그 개체가 세상을 접하고 그것에 인지를 구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해당 생명체가 어떤 감각을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은 그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무척 중요하다. 

 이 책은 제목처럼 새의 감각에 대한 책이다. 새 역시 생존을 위해 주변을 인지하는 감각을 갖고 있고 그것에 대한 연구결과를 담은 책이다. 물고기의 생활과 감각 대해서 다룬 비슷한 책을 여러 권 본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책들에 비해 내용이 짧은 편이다. 이는 책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인데 그 만큼 인간의 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고 따라서 이해도도 낮을 수 밖에 없다는 반증이다. 

 우선 새하면 뛰어난 시각이 떠오른다. 실제 새는 그 작은 머리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커다란 안구를 갖고 있다. 물론 새의 눈은 부엉이를 제외한다면 그다지 인상적으로 커보이진 않는데 이는 안구가 상당히 커다람에도 피부와 깃털에 가리기에 눈이 노출된 부분은 인간처럼 평범하기 때문이다. 

 눈의 크기는 각막과 수정체에서 눈 뒤 망막까지의 거리인데 인간은 보통 24mm인 반면 머리가 훨씬 작은 타조는 무려 50mm나 된다. 새는 다른 동물들에 비해 머리 크기에 대비해 안구가 무척 큰 편이다. 이는 당연히 높은 시력을 위해서다. 대부분의 새가 하늘을 날기에 먼 시야가 필요하니 눈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하여튼 눈이 클수록 망막에 맺히는 상이커지기에 시력이 좋아지게 된다. 새들은 이빨을 갖고 있지 않은데 책은 이것이 눈 때문일 수 도 있다고 본다. 이빨은 무게가 나가는데 새는 날기 위해 뼈를 텅비울 만큼 무게를 가볍게 하고 분산해야 한다. 눈은 액체로 가득차 무겁기에 머리 부분을 가볍기 하기 위해 이빨을 버리고 모래주머니 갖은 소화기관으로 이를 대신했다는게 책의 지적이다. 

 새의 눈의 유형은 3가지다. 하나는 전형적 새의 시야로 전방 시야 약간에 우수한 측면 시야가 있는 반면 후방시야는 전무한 유형이다. 이 경우 전방 시야기 미비해 자기 부리 끝조차 보지 못하나 다른 감각이 있어 먹이를 먹고 새끼를 돌보는데 무리가 없다. 다른 유형은 눈이 머리 위 양옆에 있는 형이다. 전방시야가 거의 없지만 다른 감각으로 먹이를 먹을 수 있으며 위와 뒤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어 포식자 감시에 좋다. 양 눈 시야가 전혀 겹치지 않아 별도의 두 개의 상을 처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마지막은 눈이 앞에 달린 형이다. 올빼미가 그러한데 양안시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인간처럼 깊이와 거리 지각이 좋다. 올빼미가 이런 시야를 갖게 된 것은 먹이를 잘 찾기 위함도 있지만 귀가 큰 것과도 관련하다. 올빼미는 청각이 상당히 우수하며 이에 따라 귀가 큰데 좁은 머리에 귀가 지나치게 크니 눈이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전면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조류의 눈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안구가 길쭉하며, 순막이라는 반 투명한 눈꺼풀이 하나 더 있다. 그래서 조류는 눈을 감지 않은 채로도 안구를 보호하며 먹이를 먹거나 사냥이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빗이라는 구조인데 시커멓고 주름진 것이다. 조류는 높은 시력을 갖기 위해 안구안에 혈관이 거의 없는데 바로 이 빗이 안구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포유류나 인간은 상이 맺히는 눈 오목이 한 개다. 여긴 혈관이 없어 상이 정확히 맺힌다. 그런데 조류는 이 눈 오목이 두 개 인 경우가 있다. 하나는 얕게 다른 건 깊게 있는데 얕은 것은 단안이며 근접 시야를 담당한다. 깊은 것은 사실 상 눈의 길이를 늘여 상을 확대하고 해상력을 높인다. 조류는 높은 시력에도 안구를 잘 움직이지 못하는데 눈 근육이 적기 때문이다. 이 역시 무게와 관련하는데 근육 역시 무겁기 때문이다. 조류는 안구를 움직이는 대신 머리를 자주 움직여 시야를 확보한다. 새가 유독 머리를 여러 방향으로 자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간과 영장류는 적녹청색의 세 가지 색을 본다. 이 세 가지로 거의 모든 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인간이 만든 화면도 이 세 가지 색을 이용한다. 하지만 조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자외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색을 감지하는 원뿔세포에 유색의 기름방울도 있어 실제로는 적녹청색도 더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을 비롯한 여러 생물은 뇌가 두 개로 나뉘어 있다. 그러다 보니 편측화가 나타난다. 인간은 대부분이 오른 손 잡이인데 이게 바로 편측화다. 편측화는 작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해주기에 좋은 적응이다. 그리고 조류도 편측화가 있는데 바로 눈 부분이 그렇다. 인간도 오른 손 잡이인 경우 오른 눈이 더 우수한데 워낙 차이가 미묘한데 눈치를 채지 못한다. 하지만 조류는 양 눈이 아예 역할이 다른 경우가 많다. 새들 중 일부는 한 쪽 눈을 뜨고 자는데 이를 통해 포식자를 감지하고 철새의 경우 자면서도 장거리 비행을 유지한다. 이 경우 반대쪽 뇌는 휴식을 취한다. 

 새의 눈 편측화는 놀랍게도 알 단계에서 생성되는 것 같다. 둥지는 환경에 따라 빛에 거의 노출되지 않거나 일부 시간이나 일부 부분만 노출되는데 후자의 겨우 편측화가 진행된다. 알에서 빛에 전혀 노출 되지 않은 개체는 양 눈에 편측화가 없는 반면 후자의 환경에서 자라는 생명체는 편측화가 있었고 적응도도 더 우수했다. 

 새는 뛰어난 시각으로 인해 청력은 약한 것으로 생각된다. 새는 구애를 위해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는데 피부덮개로 귀를 막거나 귓바퀴가 없어 청력손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새는 귓바퀴가 없고 귓구멍부분을 깃털이 덮고 있다. 이는 두 가지 기능이 있는데 비행시 바람소리를 걸러내 다른 소리를 잘 듣게 해주고, 잠수하는 경우 방수기능을 하여 강한 수압으로부터 귀를 보호한다. 포유류는 귀의 가운데 부분 작은 뼈가 3개인데 비해 조류는 1개다. 그리고 포유류는 달팽이 관이 나선형구조로 이름처럼 달팽이처럼 생겼으나 조류는 곧거나 바나나처럼 살짝 굽은 형태다. 나선형 구조인 경우 저주파 감지가 잘 되는데 이는 포유류가 저주파를 잘 내고 민감하며 조류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청각기관의 털세포가 재생되지 않아 큰 소리에 노출되거나 노화할 수록 청력이 손실된다. 반면 조류는 이 털세포가 주기적으로 교체되어 청력이 전혀 손실 되지 않는다. 

 새는 놀랍게도 청력이 계절에 따라 변화한다. 주로 청력은 번식기에 민감해지며 이것이 끝나면 쇠퇴하는데 뇌 자체가 유지비가 많이 들기에 필요한 기간에만 이를 활성화하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양 귀가 떨어져 있어 무의식적으로 들려오는 소리가 양 귀에 들어가는 시간이 달라져 이를 바탕으로 발원지점의 거리와 위치를 추정한다. 하지만 새는 머리가 작아 이것이 구조적으로 어렵다. 새는 이 문제도 머리를 자주 움직이는 것으로 해결하는데 이렇게 귀의 위치를 변화시켜 사실상 거리를 두어 소리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새는 당연히 촉감이 있으며 부리 부분에 많은 촉감 수용기가 있다. 조류의 부리는 매우 민감은 구조로 부리 부분엔 많은 촉감 수용기가 분포한다. 청둥오리는 부리 1mm2에 수용기가 700개 있다. 이 수용기는 부리와 접촉하는 물체나 입안에 있는 물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오리는 연못 가장자리 흙탕물에서 부리는 재빨리 여닫으며 먹이과 흙탕물을 분리한다. 이는 매우 예민한 부리 끝기관과 입전체안에 분포한 촉각 수용기 맛봉오리를 이용한 결과다. 새의 촉각 수용기는 당연히 부리와 발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

 새는 서로의 깃을 섬세한 부리로 다듬어준다. 이는 상호간의 유대관계를 증진시키며 기생충을 제거하여 본인 및 자손의 감염을 줄이는 긍정적 결과를 가져온다. 실제로 새들은 서로의 머리와 목 뒷부분은 많이 다듬는데 이 부위는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위다. 깃다듬기가 이뤄지면 실제로 개체군 내 기생충이나 이, 진드기 등의 수가 크게 감소한다. 

 새의 촉감은 알 품기에도 관여한다. 알을 품을 때가 되면 새는 아랫 부분의 깃털이 빠지면서 육반이라는 피부 부위가 드러난다. 새는 육반에 알이 닿는 촉각 자극이 일어나면 알을 그만 낳는 호르몬 작용이 일어난다. 반면 알이 치워지면 계속해서 알을 낳는데 이런 식으로 인간이 닭에게서 달걀을 착취한다. 대다수 조류는 30-38도 온도로 알을 품으며 어미새는 품는 자세를 조절하여 온도를 조정한다. 

 새는 먹이를 먹을 때 이빨이 없어 바로 삼키므로 미각이 없는 것으로 오인 받기 쉽다. 하지만 새들은 독이 있거나, 맛이 없는 애벌레를 바로 뱉어낼 만큼 당연히 미각이 존재한다. 새는 혀가 작고 딱딱하며 화살모양으로 아래턱 안에 있어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맛봉오리가 혀에 분표하는데 주로 혀뿌리와 입천장, 목뒤에 분포한다. 새는 미각이 있긴 하나 다른 동물 만큼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 이는 맛봉오리 개수가 부족하기 때문인데 조류는 대개 300-400개 정도의 맛봉오리만을 갖는다. 인간은 무려 1만개, 메기는 10만개, 쥐는 1265개란걸 감안하면 적긴 적다.

 새의 얼굴에는 눈과 부리만 보이지만 사실 코도 존재한다. 새는 드러난 두 개의 콧구멍으로 숨을 쉬며 윗 부리 안쪽에 방이 3개 존재한다. 두 개의 방에선 들숨을 데우고 적시는 역할을 하며 다른 한 개는 뿌리 밑동에 위치하고 감개라는 조개 모양의 뼈가 있다. 새의 후각 기관에도 후각 방울이 이 있으며 이런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는 새가 마땅히 후각이 있음을 입증한다. 새의 후각은 후각 세포 덩어리인 후각망울이 클수록 우수하며 이것이 클수록 후각 유전자도 많다. 

 조류들은 자기력을 감지하는 자각도 갖고 있다. 자기장은 빛이나 소리와는 다르게 신체조직을 그대로 통과하기에 감지를 위해서는 특별한 감각 방법이 필요하다. 생물체가 자기장을 감지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물고기처럼 전자기 유도를 하는 방법으로 민감한 수용체가 있어야 한다. 둘째는 자철석을 이용하는 것이다. 체내에 자기장에 따라 방향이 바뀌는 자철석 결정을 보유하여 자기장을 감지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화학반응을 통해 자각을 매개하는 것인데 조류는 두 번째, 세 번째 방법으로 자기력을 감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류는 눈을 통해 자기력을 보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는 실험을 통해 입증이 되었다. 언급한 것처럼 조류의 눈은 편측화하여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데 비둘기의 경우 오른 눈을 가리나 방향을 잃었다. 이는 오른 쪽 눈이 자기력을 감지했다는 증거다. 

 조류는 시각을 주로 이용하고, 기본적으로 일부일처제이며 사회성이 크다는 면에서 인간과 비슷하다. 조류는 90%이상이 일부일처제다. 하지만 인간과 매우 유사하게 사생아가 많은데 이는 이들이 바람을 피운다는 의미다, 때문에 조류는 생물학적 단혼제가 아닌 인간같은 사회적 단혼제로 취급된다. 조류는 협력성이 강한데 바다오리들은 매우 군집한 방진을 짜서 외부천적으로 부터 서로와 새끼를 보호한다. 이들은 이웃을 알아보며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서로의 새끼를 지켜준다. 큰 흙집새는 사회생활이 강한 종인데 이들은 4-20마리가 한 집단을 이룬다. 이들은 지상에서 10m높이에 거대한 둥지를 짓는데 건설이 힘들고 오래 걸리기에 그 기간 서로의 새끼를 돌본다. 또한 서식지가 열악하여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다. 때문에 한 쌍의 부부가 새끼를 키우기 위해서는 최소 2명의 조력자가 필요하다. 이 종은 양육기간이 무려 8개월이나 되는데 이는 인간처럼 강력한 상호협력을 전제로 하는 오랜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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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교육 2030” & “2022 개정 교육과정” 미래 교육 나침반 - “3년 같은 1년, 학생의 성장으로 증명한다.”
지미정 지음 / 앤써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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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가 변하면서 교육의 흐름도 이를 추종한다. 하지만 양자의 변화 속도는 현저하다. 사회는 실시간으로 빠르게 변하며, 이는 주로 과학, 기술, 산업의 발전에서 촉발되며, 자본이 이를 가장 빨리 쫓는다. 반면 공공의 영역이며 경직된 교육은 그 추세가 사회에서 가장 느린 편이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운운하는 시점에 학교교육은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는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높은 개인 역량을 바탕으로 타인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여 그 과정과 결과에서 사회와 개인 그 자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변혁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런 인재를 키우려면 학교교육은 그 과정에서 학생이 실제생활의 문제 혹은 그것과 몹시 가까운 문제를 제공하고 이를 해결하는 기회를 교육과정 안에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교과의 틀에서 단편적 지식, 기능을 학습하는 틀만을 제공한다. 둘의 상관관계는 매우 낮은 걸로 보이며, 이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은 단편적 지식과 암기력 측정 위주의 객관식 대학입시시험이다. 

 물론 교육도 나름 변한다. 개인적으로 보기에 90년대 열린 교육의 흐름이 일어나 전제적이고 권위주의적 학교교육에 학생 중심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던 것 같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 비로소 관에서도 동기유발이나, 수업에서의 교사 주체성을 다소 인정하여, 단위 수업 재구성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이 때 초등같은 경우는 인디스쿨이라를 사이트가 유명해졌는데 단위 수업 재구성을 위한 다양한 학습자료 공유 커뮤니티다. 이후 혁신교육이 들어서며 단위 수업을 넘어선 교육과정 재구성이 주목받았고, 이어 교수평 일체화 그리고 더 나아가 마을 교육 개념까지 등장했다. 때문에 한국에서도 현재의 흐름은 지역과, 학생, 학교, 학부모, 교사 자신의 필요를 바탕으로 학급만의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추세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실행할만한 역량을 가진 교사가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잘하고 못하는 것을 떠나서 시도자체가 무척 빈도가 낮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면에서 책 미래교육 나침반은 무척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학년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이를 공유하고 있다. 저자가 학생 중심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는 디지털 두구이며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많이 사용한다. 독특한 점은 스프레드 시트를 무척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구글 도구는 문서와 슬라이드 설문도구, 스프레드시트등을 기본으로 제공하며 교사는 구글 클래스룸을 개설하여 이를 학습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교사는 엑셀에 약한 집단이기에 스프레드 시트를 잘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업무용으로는 쓰는 편이지만 학생교육용으로는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저자는 이를 무척 잘 사용한다. 주 용도는 학생의 자기 평가와 꾸준한 발전을 위한 기록 관리, 또는 상호간의 평가 도구로의 이용이다. 당연히 함수를 잘 사용해야 하는데 저자 자신도 불과 몇 년 전만해도 함수가 약했고 하나하나 학생을 위해 배워가며 실력이 늘게 되었다.

 이 책의 대상은 6학년인데 초등 6학년 교육과정엔 정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나 역시 이 부분을 가르치면서 실제와 가까운 정부구성을 해보면 어떨가 고민한 적이 있는데 저자는 이를 해냈다. 민주 정부는 삼권이 분립되어 있다. 보통의 교사라면 처음부터 3부를 모두 구성할 것이고 원칙적으로 한다면 법이 있어야 사회가 굴러가므로 입법기관인 국회부터 구성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저자의 접근은 다르다. 교육적으로 접근했는데 우선 정부부터 구성했다. 그러다보니 학습부, 체육부 등 다양한 부서가 학생의 실제 교실생활을 위해 생겨났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청들이 부 산하에 세부적으로 생겨났다. 그리고 부서가 운영되다보니 자연히 법의 필요성이 느껴지며 여러 정책과 법을 제안하는 정당이 구성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 법을 어기는 사람들이 생겨나며 법원도 구성되었다. 학생들은 법을 어기는 사람에 대한 처벌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논의했는데 결국 처벌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무임승차에 대한 고민도 깊었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과 무관하게 집단을 이루면 봉효과와 무임승차 효과가 발생한다 집단은 작업에 공동으로 부여되니 각자 그것에 대한 동기와 수행능력에 차이를 보이고 이것이 이런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무임승차의 원인을 능력으로 본 것 같다. 때문에 모두가 기본 능력을 갖게 되면 부작용도 적다고 생각해 1학기엔 무조건 디지털 도구를 통한 프로젝트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모든 과제가 개인형으로 주어진다. 이후 기초기본을 모두 갖췄다 생각하면 2학기 부터 집단 프로젝트가 부여되는 형이다.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책에는 저자가 구글도구와 여러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진행한 십수개의 프로젝트와 그 과정과 결과물, 학생 반응이 많이 실려있다. 책의 주목적은 이런 프로젝트의 소개와 공유이기에 구글도구나 디지털 도구의 활용법인 전혀 없다. 조금 아쉽기도 한 부분이다. 많은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 책의 편집도 꽉찬 편인데 처음엔 좀 난잡해보이다 적응이 되었고 감탄하게 되었다. 

 저자의 책에 나온 많은 프로젝트가 한국 교육계 및 개별 교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라 생각한다. 교사에겐 전문성이 있다. 때문에 현재 학교에서는 교사가 구성한 각 교과나 학급의 교육과정은 교감이나 교장, 혹은 교육청의 관리 대상일 뿐 결재 대상이 아니다. 이런 흐름은 하위 집단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좋은 장치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몇몇 교사는 자신만의 관성에 갇혀 현재의 변화를 무시하고 머물러 있는 것을 전문성이라는 미명하에 소위 정당화한다. 내가 전문성을 갖고 내 맘대로 나만의 경험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왜 너희가 자꾸 변화를 강요하냐는 식이다. 하지만 교사의 전문성의 보장은 당연히 발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많은 변화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생이 살아가야할 시대가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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