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고양이 말이 들리는 건 비밀이야
요아힘 프리드리히.미나 맥마스터 지음, 아스트리트 헨 그림, 홍미경 옮김 / 알라딘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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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난다. 동물들이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거나 동물들이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거나 사람이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쉿! 고양이 말이 들리는 건 비밀이야>에서도 주인공 루카스가 동물들의 말을 들을 수 있다. 단, 사람의 말을 들을 수 없어 끼는 보청기를 껐을 때만.

그런 루카스의 엄마는 수의사이고 루카스는 수컷이지만 이름이 밀리센트인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니 어쩌면 루카스에게 혼자만의 조용한 세계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편하겠다는 생각은 든다. 내가 원할 때 사람과의 대화를 차단할 수 있고, 동물과도 마찬가지다. ㅎㅎ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카스는 누군가와 대화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보청기를 끄지 않는다. 오히려 동물들과,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 껐다 켰다 할 뿐이다. 어쩌면 혼자만의 어쩌구... 하는 건 어른인 나의 나쁜 생각이고 순수한 아이들에게는 아주 훌륭한 소통의 창구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루카스에게 어느 날 사건이 하나 일어난다. 우선, 엄마의 동물 병원에서 만난 마리라는 아이와 호르스트라는 개와의 만남, 또하나는 이 동물병원으로 온 한 마리의 앙칼진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첫 만남은 어색하고 호의적이지 않았지만 그 고양이 한 마리를 위해 의기투합한 마리와 루카스는 어른들의 도움이 불발되자 직접 나서기로 한다.

사건으로 이어지는 내용도, 그 사건을 풀어낸는 과정도 흥미진진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보청기를 껐다 켰다 하며 애쓰는 루카스와 어떻게든 도와주려는 개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 마리의 노력이 즐거웠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거슬렸던 것 하나. 바로 번역이다. "너의 아빠"라거나 "사실 그것은 상당히" 라거나 등등. 번역 투의 문장들이 계속해서 눈에 밟혀서 신경쓰였다. 아이들은 영어학원을 다니며 우리말 글쓰기를 할 때도 번역 투의 문장을 잘못된 줄도 모르고 자주 사용한다. 그러니 재밌게 읽을 책만이라도 제대로 자연스럽게 우리 말로 번역해 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쉬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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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어주어야 한다

예진이는 ‘횃불을 들고‘의 ‘햇‘이 어색해서 "왜앳?" 하고놀라듯이 읽기도 했다. 나는 어렸을 때 안데르센 동화 「엄지공주』에 나오는 표현 ‘을씨년스러운 날씨‘가 믿기지 않았다.
한 글자씩 짚어 가며 발음하고 금기를 어긴 듯한 기분을 느꼈던 게 생각난다. ‘으스스한 소리‘를 ‘스르르한 소리‘로 읽는가 하면 인물의 대사를 연기 톤으로 읽는 데 몰입한 나머지 지문까지 격앙된 목소리로 읽다가 문득 깨닫고 머쓱해하는 어린이도 있다.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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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그녀가 하는 말이 잘 믿기지 않았다.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 말은 서서히, 똑똑 떨어지는 수돗물처럼 그에게 스며들었다. "미안하단 소리는 그만둬요, 농담도 그만두고 겉으로는 웃고 분장 아래로는 우는 그런 광대역은 집어치워요. 자신을 사랑하세요, 젊은이, 자신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들도당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딱 그만큼의 가치로 당신을 대할 거예요."
노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는 자신이 아주 잘났다고생각하는 사람들을 싫어했다. 스스로를 인간 종족에게 내려진 신의 선물로 생각하는 콧대 높은 작자를 보면 깔아뭉개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은 수돗물처럼 똑똑 스며들어, 그는 그레이스를 믿게 되었다. 그녀가 말해준 모든 것이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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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꼭지 초등 세계사 1 - 고대~중세 하루 한 꼭지 초등 세계사 1
정헌경 지음, 뭉선생.윤효식 그림, 전국역사교사모임 세계사 분과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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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를 보고 요즘 한창 많이 출간되는 학습 만화 중 한 권인 줄 알았는데 막상 펼쳐보니 아니다. "하루 한 꼭지"라는 제목 그대로 한 장에 한 꼭지씩 주제를 세워 그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연히 시간 순이다. 그러니 하루에 한 장씩 읽고 있으면 어느새 세계사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생기고 전체적인 흐름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구성이 좋다. 왼쪽 페이지에는 이 책을 이끌어가는 간식단이 어떻게 이 시대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짧은 네 컷 만화가 있고 줄글을 통해 대략적인 역사 흐름과 역사 속 어휘들을 배울 수 있다. 줄글이지만 양이 많지 않다. 중간 아랫 부분과 오른쪽 부분은 다양한 자료들이 차지하고 있어 사실 이 줄글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허술하지도 않다. 아주 중요한 내용들만 쏙쏙 뽑아 잘 설명하고 있다. 또한 주위에 있는 자료들이 흥미를 더해 좀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친구들은 확장 공부도 가능할 것 같다.


이 시리즈가 총 3권이라고 한다. 1권이 중세까지 이니 2권이 중세에서 근대, 3권이 근대에서 현대까지인 것 같다. 총 200꼭지로 나뉘어져 있다고 하니 궁금한 것들을 골라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초등학교 시기에 세계사 속 어떤 사건들을 외울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흐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파악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때문에 <하루 한 꼭지 > 시리즈는 그런 목적에 잘 부합하는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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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재밌어~~ㅋㅋㅋㅋㅋ

내가 그 시를 안다는 사실은 즐거운 우연이었다. 취한 그들이 각자 다르게 알고 있는 시에 대해 서로 네 것이 틀렸다고 트집을 잡는 사이, 나는 조금씩 그들 가까이 다가가 거의 우연처럼 보이게그들 속에 끼어들었다. 그들이 허락하지 않은 유일한 것은 내가 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술을 주문할 때마다 "숙녀분에게는 진토닉" 하고 말했지만, 나는 한마디도 끼어들 수 없었다. 아무도 내게여기서 뭘 하느냐고 묻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돈 들이지 않고 술에 취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받아들이고 말았다. 하지만누구도 내게 아주 작은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것 같아 기분은 좋지않았다. 나는 설명할 기회를 얻거나, 그게 안 되면 관심이라도 받고 싶어 모두에게 한잔 사겠다고 제안했다. "여자가 돈을 내게 할순 없어요." 그들 모두 합창했고, 나는 그것을 뜻밖의 선물로 받아들였다. 그들이 적어도 내가 여자인 줄은 아는 것이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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