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벨트의 밤과 낮 - 여성 철강 노동자가 경험한 두 개의 미국
엘리스 콜레트 골드바흐 지음, 오현아 옮김 / 마음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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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차별과 혐오를 넘어 통합을 노래하는 여성 철강 노동자의 목소리’로 읽을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양극성 장애 분투기’로 읽는 것이 더 정확해 보인다.


가난하고 공화당을 지지하며 기독교인인 미국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임신중단’이 미국에서 얼마나 정치적으로 극명한 주제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책 뒷면, 사회학자 오찬호의 분석이 제일 명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제일 주요한 문단은 여기 399쪽이다.




어린 시절에 들은 온갖 상투적인 말이 일시에 떠올랐다. 꿈꾸면 이룰 수 있어! 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특별한 꽃이야! 맞는 말이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어쩌면 하나의 문화로서 우리는 이 빌어먹을 특별하다는 감정에 매료된 나머지, 나라를 온통 집어삼킨 개인주의의 유독성에 눈을 감았는지 모른다. 우리는 독선과 거만, 개인적 쾌락, 개인적 이야기, 개인적 믿음, 개인적 자만에 꼼짝없이 예속되어 눈가리개를 한 채 이데올로기에 매달리기를 원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선호했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복잡다단한 면을 존중하지 않아도 되고,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룰 필요도 없으며, 우리의 현실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부정하는 것들이라면 제거하고 무시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선호했다. 공동체 대신에 열차 사고와 재앙과 스캔들을추구했다. (399쪽) 




의사들은 혼합 상태의 양극성장애가 제일 위험한 형태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울증은 자살 충동을 일으키고 조증은 충동을 더한다. 혼합 상태의 양극성장애를 가진 사람이 자살을 결심하면 실행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런 발병 시기 중간에는 속수무책으로 변덕에 휘둘린다. 미사일에 묶인 채 고요한 도시로 날아가는 걸 무기력하게 지켜볼 따름이다. 그러다가도 허공에 대고 재잘거리는 귀뚜라미가 된다. 줄에 매달린 꼭두각시였다가 꼭두각시의 목소리를내는 술 취한 복화술사로 변하고 그다음 순간에는 이상하게도 꼭두각시놀음을 창가에서 지켜보는 관음증 환자가 된다. 한마디로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스스로 회의하게 하는 그런 질병이었다. - P49

"제발, 성모 마리아님, 제발요."
몇몇 신자는 소지품을 챙겨 뒷문으로 살짝 빠져나갔다.
"제발요."
오르간 연주가 끝나는 것에 맞춰 부모님은 몸을 돌리고 일어섰다. 눈가에 눈물이 고였지만 애써 참았다. 성모님은 침묵을 통해 말씀하신 거였다. 넌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아이가 아니란다.
부모님이 입구를 향해 걸어갔고 나는 그 뒤를 따랐다. 스스로 평범한 아이라고 체념하려는 순간, 등 뒤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그래, 잘 가거라."
나는 주위를 돌아보았다. 긴 의자들은 텅 비어 있었다. 부모님과언니를 빼면 복도도 비어 있었다. 목소리가 들릴 만한 곳에 다른 여자는 없었다. 엄마의 팔을 잡아당겼다.
"엄마도 들었어?" 내가 물었다.
"뭘 들어?"
"여자 목소리."
"여자 누구?"
"아니야, 됐어." - P58

친구들은 나를 버렸다. 부모님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했다. 입원을 1년에 몇 번이나 했지만 내 상태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았다. 급기야 의사들은 전기충격요법을 쓰기에 이르렀다. 그 치료를 받는동안에는 일을 할 수도, 학교에 갈 수도 없었다. 치료에 필요한 강한 진정제는 정신을 혼미하게 했고, 부작용으로 사고력과 기억력은 온전하지 못했다. 페인트칠과 독서는 커녕 장도 보러 가지 못할 지경이었다. - P138

내가 보기에 토니는 쉽게 사랑할 수 있는 동물을 좋아하는 듯했다. 오후에 학교에서 돌아오면 문 앞으로 달려와 꼬리를 흔드는 개에게는 성의를 다했지만, 당장에 뿌듯함을 느끼게 해주지 않는 동물에게는 큰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사고가 난 날, 나를 보러 왔을 때 토니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만을 보았다. 나는 잘 지내는 사람처럼 보였다. 집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눈물이 흘렀던 자리에는 지친 미소가 자리 잡았다.
"재미있는 것 좀 할까?" 내가 물었다. "게임 할까? 아니면 점심 먹으러 나갈까?" - P155

후에 부시가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안도했다. 이라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그를 지지했다. 오래 청취한 라디오 토크쇼는 가톨릭교회와 같은 교훈을 가르쳤다. 두렵지않은 게 두려웠다. 부시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두려웠다. 불시에 우리를 공격할 수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두려웠다. 두려움을 키우지 않는다면 악귀가 언제 나를 놀라게 할지 몰랐다. 그래서 나는 부시를 지지했다. 부시가 누구든 공격하길 원했다.
복수심에 불타 자기방어를 과하게 하는 것 같아도 상관없었다. 그것은 나약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 P185

‘미래의 남편감을 찾아 대학 생활을 하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별 공통점이 없다는 건 분명해 보였다. 내가 다닌 여자고등학교에는 말괄량이가 수두룩했다. 우리는 목표도 이상도 높았다.
공부에는 진지한 반면 농담에는 무심했다. 5년 계획을 세웠고, 여자가 주부가 되기 위해 태어난 건 아니라고 믿었다. 프랜시스칸 대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은 생각이 다른 것 같았다. 미시즈 학위를 따고 싶다는 여학생의 말에도 움찔하는 사람이 없었고, 다들 신앙생활을 쉽게 했다. - P220

나는 ‘연대‘라고 쓰인 팻말을 손에 든 채 그 남자의 저주 섞인 비난으로부터 멀어져갔고, 그 순간 두려움이 메마른 나뭇가지처럼 툭부러져 내리는 걸 느꼈다. 애초의 생각과 달리 재생산권이나 정치적주장이 아닌, 실제로는 나를 떠난 적이 없는 믿음에 고양된 채 거대한 인파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 믿음은 바리케이드의 양쪽으로-예전엔 제 자신의 신성함에 도취된 독선적인 십대 소녀로서, 지금은 어둠 속에서 속죄의 기도를 드렸던 여성으로서 나를 데리고갔고, 이제 나는 더 이상 어린 시절 배운 그 두려움에 빚지지 않았다. 반대 시위대의 외침은 분홍색 모자의 물결에 묻혀 점점 멀어져갔고 정치적 견해보다 더 깊은 무엇인가가 내 안에서 변화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어쩌면 그 긴 어둠의 시간이 지난 뒤, 예배당에서 드렸던 기도-여성으로 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해주세요가 마침내 응답받은 것인지도 모른다. - 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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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05-27 22: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은지 몇 년 되어서, 오찬호 선생님의 리뷰? 추천사?가 있었는지 가물했는데, 단발머리님께서 알려주시네요.

˝분투기˝로 분류하신 단발머리님의 의견에 동조합니다.
그런 인상을 많이 받았어요.

완독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3-06-10 16:51   좋아요 1 | URL
완독 축하 감사드리려고 하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ㅠㅠ
얄라알라님 이번달에도 같이 읽기 화이팅해요! 벌써 10일이라고 합니다.

다락방 2023-05-28 1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하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 2023-06-10 16:5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ㅎㅎ 벌써 6월이라서요. 6월 책은 주문했더니 바로 오더라구요.
이제 시작하면 되겠는데 말입니다. 허허.

책읽는나무 2023-05-28 23: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간 빠듯하셨을텐데...
완독 축하드립니다^^

‘양극성 장애 분투기‘
놓치고 있었구나 싶어서 아차..싶었네요.^^

단발머리 2023-06-10 16:53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축하 인사 감사드려요. 답이 넘 늦었네요 ㅠㅠ

저는 ‘정신 건강‘에 대한 이야기랑 종교 이야기가 제일 솔깃했거든요. 역시 책에서 각각 ‘꽂히는‘ 부분이 있는가 봐요.
우리 6월에도 화이팅입니다!!

건수하 2023-05-29 01: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완독 축하드립니다! 바쁘고 피곤하셨을텐데 고생하셨어요.

저도 요즘 <미괴오똑>을 읽어서인지 - 여기서는 우울증을 다루지만 - 양극성 장애 얘기에 좀더 집중하게 되었어요.

단발머리 2023-06-10 16:59   좋아요 1 | URL
수하님 축하인사 감사해요. 답이 넘 늦었어요. 저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다니나요......

전 <미괴오똑>을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지적으로, 또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무척 자극적이었다는 기억이 있어요.
필리스 체슬러(우리가 서로 공유하는 바로 그이/카불의 신부)의 <여성과 광기>하고도 많이 겹쳐져 보였구요.
수하님 리뷰 기다리고 있을게요. 아니, 벌써 쓰셨을까요? ㅎㅎㅎ

건수하 2023-06-10 17:32   좋아요 1 | URL
저도 전자책으로 들었는데, 뭔가 써보려니 강렬한 느낌만 남아있고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다시 읽고 써보려고요 ^^

단발머리 2023-06-10 17:33   좋아요 1 | URL
더 시간 지나면 더 기억 안 납니다. (찰싹! / 회초리 소리) 서두르세요! ㅎㅎㅎ
 
Every Vow You Break : 'Murderous fun' from the Sunday Times bestselling author of The Kind Worth Killing (Paperback, Main)
피터 스완슨 / Faber & Faber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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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의 교훈 : 


모르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 말 것이며, 남성연대를 얕보지 말고, 과학기술 발전의 나쁜 측면에만 집중하지 말라. 




2. 오늘의 문장 : She couldn't see it. 


나쁜 놈이 나쁜 속마음을 감추고 나쁜 짓 하려고 달려들 때, 그 진의를 파악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뭔가 부족해서 그녀가 알아채지 못한 것이 아니다. 그녀가 피해자가 된 것이 그녀의 잘못은 아니다.  




3. 오늘의 고전 : 독자여, 나는 그와 잤다. (Reader, she thought, I slept with him.) (44) 


당연히 바로 그 책. 독자여, 나는 그와 결혼했다,의 <제인 에어>.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실사 공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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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독자여, 나는 그와 잤다.
    from 마지막 키스 2023-05-09 10:18 
    《기척》은 《제인 에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써낸 '레이철 호킨스'의 소설이다. 레이철 호킨스를 내가 들어본 것 같고 읽어본 것 같아서 검색해보니 읽은 작품이 없더라. 그런데 왜이렇게 이 이름이 익숙하지? 엄청 익숙한데? 하고 곰곰 생각해보니, 오호라, 폴라 호킨스였다. 내가 읽은 건 폴라 호킨스였어. 호킨스 라는 성 때문에 내가 들어본 것 같았구나!진 리스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썼는데 레이철 호킨스가 《기척》을 쓰다니. 《제인 에어》가 읽고나
 
 
건수하 2023-04-25 1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3번에 빵 터졌습니다 ㅎ

단발머리 2023-04-29 18:59   좋아요 0 | URL
저도 3번이 제일 마음에 듭니다. 하하하

다락방 2023-04-25 10:3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벌써 다 읽으셨군요! 멋져요! >.<

그나저나, 저는 저 문장 언젠가 써먹어 보고 싶네요.

독자여, 나는 그와 잤다. ㅋ

단발머리 2023-04-29 19:01   좋아요 1 | URL
저, 피터 스완슨 책 한 권 더 주문했어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요. 제가 함 읽어보겠습니다.

그 문장 써먹을 날이 꼭 있기를요^^

책먼지 2023-04-25 14: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샬럿 브론테나 제인 오스틴이 저렇게 능청스럽게 독자에게 말 걸 때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단발머리 2023-04-29 19:02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ㅋㅋㅋㅋㅋ 저두 그래요.
저렇게 작품 바깥에서, 작가가 독자에게 말 걸 때 엄청난 ‘권위‘가 느껴져서, 전 그래서 좋더라구요^^

책읽는나무 2023-04-25 14: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3번!!!
마구 상상되어지는 문장이군요?ㅋㅋ
근데 뜬금없는 질문인데요.
저 밑줄 사진 속 연필로 그으신 건가요?
어쩜 저렇게 예쁘게 그와 잤다는 문장에 그어지는 건가...싶네요?
단발 님이 하는 건 왜 다 예뻐보이는 건가요?
왜, 왜????^^

단발머리 2023-04-29 19:04   좋아요 1 | URL
저 밑줄 사진 속 연필로 슥슥 그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가 아니고, 정성껏 그었습니다.
저 문장이 좋아서 정성들여서 그었습니다. 저 연필이 참 좋은 연필이구요.

저를 애정해주셔서 ㅋㅋㅋㅋㅋ 그래서 예뻐보이는 거 아닐까요? 헤헤헤.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리고요!!

독서괭 2023-04-25 15: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독자여!!ㅋㅋㅋㅋ 패러디 재밌네요~~
원서 읽기 능력자 단발님 부럽다..

단발머리 2023-04-29 19:06   좋아요 1 | URL
네, 독자여! 저 패러디 너무 재미있었어요.
원서 읽기 능력자는 아니지만 부럽다고 해주셔서 샤라랑~~~~~~~~~ 💕

다락방 2023-05-02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데요 단발머리 님. 이 책에 인셀이 나오나요?

단발머리 2023-05-02 20:39   좋아요 0 | URL
이 책에 인셀은 안 나오고요. 근데 인셀만큼 여성을 ‘의심하고 끝없이 미워하는‘ 남성들이 등장합니다.
떼로 등장합니다.
 
당신이 무의식으로 흘려보낸 기억을 찾아드립니다
사랑의 가설
앨리 헤이즐우드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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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는데 참 좋았다. 여러 번 읽었고 오디오북으로도 여러 번 들었는데, 이번에 번역본으로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띄엄띄엄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다시 보니 좋은 상황이 아니라 슬픈 상황이다). 새로운 이야기처럼 읽혀서 좋았다.

 


사건의 주도권이 올리브에게 있어서 좋았다. 로맨스의 기본 규칙, fake-relationship이 이루어질 때, 관계를 시작한 사람(다짜고짜 키스)이 올리브였고, 그 관계를 끝낸 사람이 올리브여서 좋았다. 책 뒷부분에서 애덤이 올리브를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올리브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시작해 이후 3년 동안, 올리브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올리브와 자신이 같은 학과이고, 교수인 자신에게 박사과정 학생인 올리브가 부담을 느낄까 봐 애덤은 애정을 전혀 표현하지 못한 터였다. 가짜 연애를 시작한 후, 올리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애덤의 분투가 펼쳐진다.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꼼꼼하게 그리고 다정하게. 두 사람 앞에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올리브는 그를 위해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결정한다. 진실을 말해서 그의 커리어에 방해가 되느니, 차라리 거짓을 말하면서 그와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한다. 그 결정이 어리석은 것이었거나 혹은 애덤의 본심과 동떨어진 것이었다 해도, 당시 올리브 생각에는 그게 최선이었다. 올리브는 그를 위해 그렇게 행동한다. 주도권. 두 사람 관계의 주도권을 가진 사람이 올리브여서, 나는 그게 좋았다.

 



생각해보니, <제인 에어>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도 그 장면이다. 집시 여인으로 변장해 제인의 마음을 떠보려 했던 로체스터와 제인의 대화 장면이나 제인과 로체스터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 두 사람의 재회 장면이 아니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제인이 로체스터와 이별하는 장면이다. 하나님이 정해둔 법을 말하며 제인이 로체스터와의 결혼에 응할 수 없음을 말하고, 로체스터가 그녀의 발 앞에서 간청했을 때, 그를 위로하는 제인을, 하지만 결국에는 그를 떠나는 제인을, 나는 그런 제인을 사랑한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그리고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나를,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당신에게 줄 수는 없어요.

 

 


여주인공이 쥐고 있던 주도권을 남주인공이 결정적으로획득하는 지점은 두 사람 사이에 섹스가 중심으로 떠올랐을 때다. 올리브와 애덤의 뜨거운 밤이 생생한 챕터 16 초반, 주도권은 분명 올리브에게 있다. 하지만, 이내 주도권은 애덤에게로 넘어간다. 시작한 사람은 올리브지만, 실행한 사람은 애덤이다. 먼저 손을 뻗은 사람은 올리브지만, 상황을 이끌어간 사람은 애덤이다. 경험 많은 애덤과 경험 없는 올리브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이런 상황은 점점 더 강화된다.

 


제인과 로체스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남자 같은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는 제인과 기혼자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돌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던 로체스터는 나이, 계급, 재산의 차이뿐 아니라 성적 체험이라는 측면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브리저튼 시즌 2>에서는 섹스를 가르쳐주는남주와 섹스를 배워가는여주의 모습이 그려진다. 백작 신분의 남주와 조금 더 낮은 신분의 여주를 비교하는 것이 마뜩짢다면, 안소니와 그의 여동생 다프네를 비교해도 되겠다. 풍부한 성적 경험이 매력이고 강점이 되는 남성에 비해, 같은 신분에 속한 여성에게 성적 경험은 인생 최대의 약점으로 기능한다. 결혼으로 구제되지 않는, 결혼으로 마무리되지 않는 여성의 성적 경험은 곧 파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알라딘의 케미스트리 리딩 친구는 양자오를 잊어버린 나를 안타까워하며 훌륭한 글을 써주었는데(https://blog.aladin.co.kr/jyang0202/14466029 : 당신이 무의식으로 흘려보낸 기억을 찾아드립니다/쟝쟝님)그 글은 재미있고 유익하고, 나는 친구에게 참 고맙지만. 고맙지만, 나는 우회전 안 하고 좌회전했다. 양자오를 지나쳐 애덤에게로 갔다. 정신 분석이라는 장대한 위업 앞에서 연구 대상 무의식이 아니라 탐구 생활 섹스에게로 갔다.

 

 


리드 모어 하고 싶다. 독서대가 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간의 우주적 초라함과 삶의 부조리에 대하여>를 고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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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3-31 0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봄에는 섹스생각 금지입니다! 단발님도 조심하세요! 섹스는 위험해서 아이를 부릅니다! ㅋㅋㅋㅋ (프로이트는 섹스를 빼놓을 수 없죠…. 리비도… 성충동이란?…!!)
음음 ㅡ 배워가는 여주와 배워주는 남주사이의 사랑에 대한 관심이군요?! 저는 이런 종류의 이성애를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여성의 권력의지라고 읽어요.(이건 사실 내가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뭔가를 가르쳐주는 남자를 꽤 오랫동안 좋아한 적이 있었는 데, 나중에 그 남자가 아니라 그의 위치와 권위를 내가 갖고 싶은 거였고, 내가 그 자리에 가게 되자 그 남자 좋아하던 맘이 짜게 식음ㅋㅋㅋㅋㅋ 이상형이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구나 했어요 ㅋㅋㅋ 그 후론 잘생긴 남자만 좋아했다 ㅋㅋㅋ) 그러니 섹슈얼리티가 통제되던 시절의 여성은 정말 무기력했을 것 같다능….ㅠㅠ… 현실에서는 여자들이 자아실현을 더 많이해서 권력을 더 많이 가지면 조금 완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응?) 일전에 교수와 자는 여학생에 대해서도 ㅋㅋㅋ 살짝 이야기 나왔던 것 같은뎅… 늦은 밤에 탐구는 깊은 숙면에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댓글은 이쯤 합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3-04-03 20:44   좋아요 1 | URL
쟝님의 이 댓글 내용 그대로 ㅋㅋㅋㅋㅋㅋ <섹스할 권리>에서 저자 아미아 스리니바산이 이 문제를 다루죠. ˝여학생의 경우, 교수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과 교수의 관심을 얻는 것을 혼동할 위험을 가지고 있다.˝ 요즘에는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여성에게 이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일 수 있구요. 한편으로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여겨질 테니까요.

열일곱의 한나 아렌트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밤도 숙면은 어렵겠네요 ㅎㅎㅎㅎㅎ

2023-03-31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3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23-03-31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도권과 섹스! 캬!!!!!!!

단발머리 2023-04-03 20:45   좋아요 0 | URL
섹스에서의 주도권에 대해서는 저는 할말이 많기는한데 머리속이 복잡하기만 하고 잘 정리가 안 되네요.
언젠가 도전해보겠습니다. 그전에 <포르노그래피> 읽으면 좋을텐데요 ㅎㅎ

다락방 2023-04-03 0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글 읽고 있는데 다른 부서 직원이 인터폰으로 절 찾아서 급 분노할 뻔 했어요.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었거든요.

얼마전에SNS 에서 영어책 읽을거면 로맨스 말고 청소년 소설을 읽으라는 글을 봤거든요. 그런데 저는 단발머리 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로맨스를 앞으로 더 읽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만큼 읽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원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단발머리 님의 이 글을 읽고나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휴 진짜 단발머리 님 좋아 너무 좋아 짱 좋아. 만세입니다. 책은 역시 읽는 사람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린 계속 읽고싶은만큼 로맨스 읽읍시다, 단발머리 님!

저는 오늘 케이트 밀렛의 성정치학 읽으면서 언급되는 ‘밀‘과 ‘러스킨‘ 부분에서 브리저튼 시리즈 또 생각했거든요.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것들만 적어두어도 사회학 혹은 인문학 책들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단발머리 님의 이 글 읽으니 씐나요!!

단발머리 2023-04-03 20:5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말씀에 다 동의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어려운 책보다는 쉬운 책을 읽을 때, 더 빨리 읽게 되어서요. 양이냐 질이냐의 문제에서, 저처럼 ‘분량‘ 순수하게 물리량으로서의 양을 중시하는 사람은 로맨스를 읽는게, 그러니까 좋아하는 분야를 읽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로맨스도 그렇지만 소설이 어떤 장르보다 삶을 투명하게 보여주니까요. 저는 그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로맨스는 특히 남녀 관계를 중심으로 놓고 이야기를 써내려 가다보니 여성주의와 닿는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락방님이 허락해 주셔서 ㅋㅋㅋㅋㅋ 오늘밤에도 로맨스 소설 하나 살까 생각중입니다. 화끈하게 뜨겁고,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03 22:09   좋아요 1 | URL
뭐 샀는지 공유 부탁합니다. 저도 참고하게요 ㅎㅎ
 
사랑의 가설
앨리 헤이즐우드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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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달달한 거 읽겠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다. 역시나 달달하고 달콤하다. 408쪽에서 438쪽까지 <15& 16 : 애덤>은 애덤의 속마음 토크라서 좋기는 한데, 원서에는 없던 부분이라 어디서 그 텍스트를 구했는지 궁금하다. 월요일 아침에 출판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리라




음하하하하하하하핫! 놀릴 것이 분명한 친구의 청아한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린다. 아니, 그 책을 또 읽었어? , 읽었어요. 읽었어요,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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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27 0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거 종이책 읽고 팔았거든요? 전자책 있나 보고 사야겠어요. 아휴. 저 요즘 이성애로맨스 소설이 왜이렇게 읽고 싶은지!! 봄이라 그런걸까요?

(잠시후)전자책, 없는 것으로 밝혀져..

단발머리 2023-04-03 20:51   좋아요 0 | URL
전자책 아직 없지요? 출판사에 전화해 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28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강추 책이라 (마음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

단발머리 2023-04-03 20:54   좋아요 1 | URL
강추라기 보다는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제가 좋아한다고요. 아... 뜨거워라. 생각만 해도 뜨거워지는 ㅋㅋㅋㅋ 마법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3-03-29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요일입니다. 전화 하셨습니까???

단발머리 2023-04-03 20:54   좋아요 0 | URL
전화했구요 ㅋㅋㅋㅋㅋㅋ 뭐, 책을 사는 걸로 결론이 ㅋㅋㅋㅋㅋ 자세한 사항은 다음 페이퍼에서 풀어드리겠습니다^^
 
여성, 인종, 계급 Philos Feminism 2
앤절라 Y. 데이비스 지음, 황성원 옮김, 정희진 해제 / arte(아르테)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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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에 대한 언급에는 동의하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논의는 조금 더 정교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든다. 사회주의 여성운동의 역사를 알게 되어 놀라우면서도 기뻤고, 조선 사회주의 혁명 여전사 트로이카가 떠오르기도 했다. 브라운밀러에 대한 논쟁 부분은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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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2-27 0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브라운밀러 책 꺼냈지 말입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0:14   좋아요 0 | URL
브라운밀러 큰일났네요. 난티나무님이 속속들이 파헤쳐주십시오! 🥰

다락방 2023-02-27 0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합니다!!

제가 브라운밀러 읽을 당시 이 책을 읽기 전이었으므로 의견의 브라운밀러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여성, 인종,계급>을 읽으면서 아주 확실히 사람에겐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고 또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가장 맞추느냐도 다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브라운밀러 의 경우엔 그 무엇보다 ‘여성‘이었고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패트리샤 힐 콜린스‘는 ‘흑인 여성‘ 이었다면, 앤절라 데이비스는 ‘흑인‘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사 노동에 대해서는 저도 읽으면서 갸웃해서 앤절라 데이비스에게 반대한다기 보다는 앤절라 데이비스가 가사노동에 대해 더 길게 더 자세히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0:26   좋아요 0 | URL
저는 다락방님의 이 댓글이 이 책의 위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표지가 된다고 생각해요. 지적해주신대로 앤절라 데이비스는 ‘흑인’과 ‘계급’에 방점을 찍은 거 같기는 해요. 가사노동에 대해서는 데이비스가 간단히만 언급해서 그러면도 있겠지만 전 이 부분에서는 사회주의운동가들의 인식 자체가 ‘가정생활’이라는 활동 자체를 경안시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 외주화 하자고 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락방님도 고생많으셨어요!
이번달도 클리어!!

책읽는나무 2023-02-27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막판 몇 장만 남겨 놓고 있어요.
저는 마거릿 생어의 피임과 여성 해방 대목에서 조금 갸웃?
마거릿 생어 책 쓰다듬다 일단 내려놓았어요^^;;
책을 읽지 않아서 이 사람 나오면 갸웃? 저 사람 나오면 갸웃?
백인 여성들의 주장이 흑인 여성들의 입장에선 또 저렇게 느끼고, 해석이 될 수도 있는 것이구나!
암튼 이 책도 조금 놀라움이었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6:31   좋아요 1 | URL
저도 마거릿 생어에 대한 부분이 제일 놀라웠어요. 백인여성에게 권리의 문제지만 흑인여성에겐 생존의 문제구요 ㅠㅠ
저도 여러번 놀라서요. 지금 쉬고 있어요 ㅎㅎㅎ
책나무님 리뷰 읽으러 이제 갑니다요, 슝!!

공쟝쟝 2023-02-27 14: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딱 한마디만 자문을 구합니다… 이 책 때 안타게 보관하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몇번 펴보지도 않았는데 책 표지 드러워져서 보기가 싫음 ㅋㅋㅋㅋ 지우개로 닦고 커버라도 씌워야 합니까? 진짜 너무 때 잘타는 재질임…

햇살과함께 2023-02-28 15:16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저랑 같은 반가운 고민을 ㅋㅋㅋ
저 이 책 받자마자 딱 때 잘 타게 생겨서 바로 문방구 가서 종이 포장지 사서 책싸개 하고 들고 다녔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02-28 16:33   좋아요 2 | URL
쟝쟝님 / 저는 집에서만 읽고요 ㅋㅋㅋㅋ 한 자리에서만 읽고요. 아, 외출했을 때는 북커버에 담아가지고 나갔습니다. 책 읽기 전에 우리 모두 얌전히 손 깨끗히 씻잖아요. 그렇게 준비하고 나서 읽잖아요, 우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님 / 우아 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님 제 스탈이시네요. 전 이 책은 한참 고민했거든요. 참고로 전 <다락방의 미친 여자> 선물 받은 종이 포장지로 책싸개 해서 집에서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2-27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브라운 밀러, 마거릿 생어..
꼬리에 꼬리는 무는^^ 다들 공부에 진심이십니다!

몇 달 손 놓았더니, 댓글 알아듣기도 어려워진 지경....완행열차로 천천히 뒤쫒아 가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6:34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님 감사합니다.

이 책이 여러가지 공부할 거리,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더라구요. 이 책 참 좋았습니다, 저는요.
완행열차 잘 올라오고 있나요? 지금 대전쯤 오셨나요? ㅎㅎㅎㅎ

얄라알라 2023-02-28 16:3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단발머리님, 농담도 참 우아하셔라^^
대전?^^ 아....아직 해남 땅끝마을에서 크게 올라오진 못했습니다

하필 또 오늘 [인간이하]라는 책을 집었는데, 넘 재미있어서 오후를 그 책과 보내다 보니...문어발 독서의 폐해입니다...내일이면 3월인데, 계속 해남에 있다니^^;;;;

얄라알라 2023-02-28 16:39   좋아요 1 | URL
하지만 공부를 좋아하시는 단발머리님께서 추천하시고 완독하신 책이니, 천천히라도 촘촘히 읽겠습니다용!

햇살과함께 2023-02-28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가사노동 부분은 마지막에 급하게 마무리한 느낌이라 저도 조금 아쉬웠어요.
앤절라 데이비스의 정체성에 맞게 ‘흑인‘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에 대한 애정이 뿜뿜 느껴졌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6:39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감사해요 ㅎㅎㅎ

앤절라 데이비스의 삶 자체가 너무 투쟁적이고 또 용사잖아요. 그의 삶 전체가 너무 멋지더라구요.
그런 삶을 살았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