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 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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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듣게 된 노래인데


그대 춤을 추는 나무 같아요. 

그 안에 투박한 음악은 나에요.


이 부분

 

'투박한'을 처음에 자꾸 츄바카로 듣고는


왜 츄바카 같은 이라고 하지


자학하나


이러고 있었다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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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이면 아이들 유튜브 타임.

 

우연히 창작동요제 영상 발견하고 주책맞게 눈물짓고 있다.

국민학교 다니던 때 어린이날이면 어둑한 방 안에서 듣던 노래들이다.

딱히 화면속 아이들이 부럽다는 의식도 없이 미스코리아대회 보듯이 보다가 상금이 얼마냐 하는 생각이나 했을 뿐이다. 

 

빨강머리 앤과 다이애나가 입은 것 같은 어깨뽕이 과한 옷을 입은 소녀들이 숲속을 걸어요를 부른다.

 

가장 인기 있었던 곡은 권진숙 양이 부른 노을.

아이답지 않은 담담하고 차분한 음성과 서정적인 가사가 돋보여서 지금도 널리 수행평가 곡으로 쓰인다 (요즘 애들에겐 당연히 노잼 노래).

 

새싹들이다, 아기염소, 종이접기, 고향길, 연날리기 등 제목만 들어도 가사와 멜로디가 떠오르는 노래들.

 

아나운서와 아이들이 인터뷰하는 장면을 보니 북한 방송이 겹친다. 모두 말투가 정말 저랬나 싶을 정도로 닮았다. 그래도 그시절 아이들은 참 논리적으로 조리 있게 말한다. 다 피나게 연습하고 나온 거라 그렇겠지.

 

군사정권 서슬퍼런 시기에 그래도 아이들에게 저렇게 아름다운 노래들을 부르게 했구나.

아무 일 없다는 듯 저렇게 아이들이 맑고 고운 노래만 부르고 살 수 있던 세상이었다면 좋았겠지만 리틀엔젤스, 호암아트홀이 지척이어도 가볼 수 없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호암아트홀에는 중2 때 영화보러 가보았고, 자연농원은 이름이 바뀌고서야 가보았다.

아침부터 자기 연민의 눈물이나 쏟고 아유 웬 난리

 

요즘은 동요는 미취학 시기에 한 4-5년 듣고 만다. 어린이집 재롱잔치도 걸그룹 아이돌이 접수한 지 오래이다. 작년 아이들 학예회 가서는 6학년 여자아이들 치마가 하도 짧아서 아빠들은 아예 고개를 다른 데로 돌려야 했다. 남녀 회장이 나와서 음악방송 음악중심같이 자기들끼리 농담 치며 진행하는 걸 보고 씁쓸했다.

 

학년 프로그램이 바뀔 때마다 엄마아빠들이 무대 펜스 처진 데까지 와서 동영상 찍느라 난리다. 자기 아이 순서가 끝나면 바로 빠져나가서 마지막 프로그램은 거의 십여 명이 본다. 다들 자기반 프로그램을 마치고 교실로 돌아간 아이들을 찍어주고 있었다. 그걸 모르고 작년에 강당서 늦게까지 다른애들 하는 거 다 보고 와서 무대의상을 이미 갈아입은 아이를 사진을 못 찍어주어서 딸애가 타박했다.  

 

한 달 후에도 아마 작년에 본 양상으로 학예회가 진행될 것이다.

 

딸애반은 나이 지긋한 여선생님이라 창작동요제 마지막 곡을 선정해 검은바지에 흰 블라우스 입고 우산 들고 율동한다니 다행이다. (다른 반은 따르릉, 걸그룹 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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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맨 2를 어제 보았다.

 

역시 전편만한 속편은 없었다.

 

콜린 퍼스 비중도 1편이 더 무게감 있고 카리스마 넘친다.

2편은 여러 캐릭터들이 나오고 무대가 미국으로 옮겨지며 산만해진다.

 

그래도 엘튼 존이 하드캐리

갑자기 모두 박장대소하는 장면이 있는데

까꿍

넘 귀요미


암튼 2편이 잔인하기도 더 잔인하고

 ㅜ.ㅠ

으으


1편에서 몸이 갈라지고 머리도 터지고 하는 것보다

분쇄기의 충격이란 ㅜ.ㅠ


집에 돌아와

남은 동그랑땡 보니 먹기 싫어진다.


보신 분 왜 그런지 아시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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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7-10-0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편 같지 않은 과잉 폭력이 아쉬웠습니다

뚜유 2017-10-07 08:30   좋아요 1 | URL
1편은 잔인한 장면이라 해도 만화적으로 처리하고 주제를 위해 충분히 기능하는 장면이라 받아들이기 쉬웠는데 2편의 폭력은 잔혹 자체라 보기 힘들었습니다.

남은 연휴 잘 보내셔요 ^^
 

이 노래는 Bridge Over Troubled Water로 소개하기보다 어쩐지 꼭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이렇게만 적어야 할듯하다.

 

토요일에 엄마는 두 달 만에 퇴원을 하셨다.

올해 들어 여기저기 많이 편찮으셨고 특히 마음이 많이 약해지셨다.

아니 늘 심신이 피로하고 자신을 작고 하찮게만 여기고 자주 우시던 분이다.

 

어떤 일을 계기로 단번에 무너지셨는데 곁에서 지켜보고 있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다리가 되어주기는커녕

냉소하고 잡으려는 손을 끊고 도망가는 편이었다.

 

올해는 엄마를 좋아하지 않았던 데에 대한 벌을 톡톡히 받고 있다.

 

길가다 이런 류의 올드팝을 들으면 눈물이 난다.

 

 

남광주시장에서 검정봉다리에 식구들 먹일 것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시는 할머니들

버스에서 빈 자리에 털썩 앉고 에구구 앓는 소리를 내는 할머니들을 보면

그냥 주루룩

 

이번 추석에는 아이들도, 남편도 두고 나혼자 친정에 가기로 했다.

딸네 식구들 먹이고 건사하는 것도 버거운 상태이시니.

 

세월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조금 더 강한, 아니 버거울 정도로 힘겨운 무게를 싣는다.

 

오랜 세월이 지나 엄마를 보내드려야 할 때

가시는 길에 이 노래를 들려 드리고 싶다.

 

 

 

 

 

 

 

When you're weary feeling small

당신의 심신이 피로하고 작게만 느껴져서

When tears are in your eyes
눈에 눈물이 고이면

I will dry them all
내가 닦아 줄게요

I'm on your side
난 당신 편이에요

Oh, when times get rough
힘든 시기가 닥쳤지만
And friends

주위에 친구도 없을 때

I will lay me down
내가 엎드려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난한 물살 위에 다리가 되어 드릴게요

I will lay me down

내가 엎드려

 

When you're down and out
당신이 무일푼이 되어

When you're on the street
거리로 나앉게 되어

When evening falls so hard
견디기 어려운 밤이 찾아오면
I will comfort you

제가 당신을 위로해 드리고

I'll take your part
당신 편에 서드릴게요

And pain is all around
어둠이 몰려와 주위에 온통 고통으로 가득찰 때
I will lay me down

내가 엎드려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한 물살 위에 다리가 되어드릴게요

 

Sail on, silver girl
항해를 멈추지 말아요, 소중한 그대.

 Sail on by

계속 나아가세요

your time has come to shine
당신에게도 환하게 빛날때가 찾아올 거에요
All your dreams are on their way

당신의 모든 꿈들이 지금 다가 오고 있다구요

See how they shine       
그 꿈들이 빛나는 모습을 보세요
Oh, if you need a friend

만약 동행이 필요하면

I will ease your mind
내가 당신 뒤를 따라 항해할 거에요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I will ease your mind
당신의 마음을 편히 해드릴게요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I will lay me down

내가 엎드려

Like a bridge over troubled water
험한 물살 위에 다리가 되어드릴게요

 

가사 출처 네이버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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