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양이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백건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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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 허구와 환상적 현실 사이에 표류하는 진실

『 검은 고양이 』

백건우 소설 / 교유서가






 

 

 

허구의 역사라는 소재와 검은 고양이라는 제목이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다. 미스터리한 존재인 <검은 고양이>를 통해 과거의 흔적을 찾았던 책 속의 주인공의 발자취를 보자면 역사란 증명된 자료에 의한 기록같으면서도 어떤 역사학자가 기록했는지에 따라 주관적 관점이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촛불의 힘이 생각이 났다.

무척이나 추웠던 몇년 전의 겨울... 한 손은 아이의 시린 손을 잡고, 다른 한손엔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선 적이 있었다. 하야를 외치는 군중의 끝에 무지의 국민을 손가락질하는 다른 군중도 있었다. 이 중 누군가가 역사를 말한다면 서로 상반된 역사의 기록이 남겨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고양이>는 이처럼 각기 다를 현실에 허구가 교차하여 마치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냈던 소설이었다. 과연 액자 속 검은 고양이의 정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림 속의 고양이는 살아 있었던 것이다.

두려움에 떨며

한동안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검은 고양이>의 책 속 주인공 '나'는 어느날 문득 청계천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고양이 액자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됐다. 헌책방에서 구입한 오래된 고서중에 '홍문원'이란 책이 있었는데, 오늘날로 말하자면 상가식 아파트의 형태로 된 홍문원은 당시 아편이나 마약도 거래되었다고 한다. 

나를 흥미롭게 했던 부분은 아편이나 마약을 밀반입시킬때 편지지나 그림작품에 한 겹 덧씌워 가져오기도 했다는거... 아차싶어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고양이 액자를 보니 그 시대와 맞물려 있었다. 호기심에 그림의 뒷면을 보니 80년대 광주를 연상케하는 글이 남았다는 사실... '나'는 이 주소의 흔적에서 무엇을 찾으려 했을까...?

 

 

<검은 고양이>는 광주고보 학생들의 독서회가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으며 전해지는 허구의 역사를 보여준다. 고양이 액자라는 소재를 통해 잊혀졌던 역사의 흔적을 찾고 싶었던건 아니었을까? 

역사가 사실과 다르게 기록되고 시대가 변해 갈수록 해석이 달리되는 것처럼 저자는 여전히 우리의 역사가 은폐되거나 조작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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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기후 위기로 병든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
에두아르도 가르시아 지음, 사라 보카치니 메도스 그림, 송근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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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로 병든 지구를 살리는 작은 실천

『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에두아르도 가르시아 / 청어람미디어












지구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는

나 아니어도 누구든 지구를 구할 거란 믿음이다.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이기적 생각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글입니다. 독자인 나, 그리고 엄마로서인 나는 그동안 성실하게 살았고 공부도 잘 했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 난 부모에게 잘 난 자식이 생기는 것이 세상의 이치일까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어른이라면 고지식한 관습적 생각을 뜯어버리라 말 하고 싶습니다. 

돈이 많은 게 중요한가요? 공부만 잘 하면 뭐라도 될 수 있을 것 같죠? 사실 나 스스로가 목표한 바가 있다면 돈이 많으면 당연히 좋겠죠. 게다가 상위권을 유지하며 자신이 집중하고 싶은 학문에 다가가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내가 발 디디고 살고 있는 지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요?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구의 오존층이 파괴되면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해수면이 높아지고 이산화탄소의 과대 생성으로 인간이 편안하게 숨 쉬며 살 수 없다는 이론적인 위협이 아닌 최소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지구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겁니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 중에서 단 한가지라도 더한다면 조금은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도록 합니다.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과정은

그 목적지만큼이나 긴 여정이며,

작은 단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도약하기 위해선,

이 실천 과제들이야말로 매우 큰 변화를 일으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두 번째 지구는 없다" 

지구는 우주에서 가장 신비로운 곳으로 우주계에서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입니다. 태양은 지구의 주된 에너지를 공급하며 대기의 순환으로 생물을 균형을 유지시키는데 생태계의 최고에 위치한 인간이 과학과 경제 등의 발전이란 이유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지요.

온실가스의 증가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는 1880년대 이후 평균 약 1.2도 상승했고 기온의 상승은 기후 변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여기서 1.5도까지 더 상승하게 된다면 더이상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선진국으로 향할수록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고 합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오래전부터 인간이 조금만 발전을 늦춘다면 지구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아주 쉽게는 '아나바다 운동'으로 지구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말이죠.



아이들과 지금 우리가 실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분리수거 성실히 하기, 자전거 타고 다니기, 장바구니와 텀블러 챙기기, 포장음식에 일회용 수저 받지않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고요. 그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보고 추가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텃밭에 먹거리를 지금보다 더 다양하게 키우기, 음식은 먹을만큼만 준비하기, 유리로 된 음료마시기, 쓰던 노트 계속 쓰기 등을 얘기했습니다. 실천 가능한 것들을 하나씩 늘려가며 생활하도록 합니다. 

환경관련책인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벌새의 우화로 시작한답니다. 거대한 산불이 일어난 숲을 보며 자신의 집이 파괴되는 것을 본 벌새가 뭐라도 해야겠다며 물 몇 방울을 입에 머금고 불길 위에 떨어뜨리지요. 비웃던 다른 동물들에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거야."라고 말했던 벌새... 인간인 우리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깨닫게 해줬던 이야기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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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의 크레이터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남일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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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우연이 겹쳐져 태어난 거야

『 세리의 크레이터 』

정남일 소설 / 교유서가






나는 수많은 우연이 겹쳐져

태어날 수 있었던 거야.



우연이 겹치면 인연이 되고 인연이 겹겹이 쌓이게 되면 필연이란 말이 맞나보다. 그럼 어떠한 우연들이 겹쳐 가족이 되는건지... 어떻게 보면 제일 가까이 존재하며 연결된 가족이 가장 멀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어떤 우연의 장난일까? 엉뚱한 생각도 해 본다.

<세리의 크레이터>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 속에서 우연이 필연으로 향하는 길을 보여주는 듯 했다. 마치 애초부터 인간관계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처럼... 생명의 탄생 또한 그러할까 의문이 들었지만 이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일단 경청해 보기로 했다.






나는 별똥별이 아니라 운석이 떨어지는 걸 보고 싶어.

그게 어려워서 운석이 떨어진 자리,

즉 초계분지를 보러 가는 거고.



소행성 세레스에서 따 온 이름 세리... 원해서 생긴 아이가 아니었다는 어린 엄마는 운석이 떨어지는 걸 보고 세리를 낳기로 결심했다. 세리는 내 친구 오와 사귀고 있었고 헤어진 지금은 내가 그녀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눈치를 챘을까? 자신의 집에 들어와 같이 살자던 그녀는 어느날 나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는데...

세리의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내가 곁에 있어주길 바랐고, 그 결심을 위해 운석이 떨어진 자리, 초계분지를 향하게 된다.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지며 타버리는 것은 별똥별... 타고 남아 지구에 닿는 것을 운석이라 한다. 그 거대한 웅덩이인 크레이터 안에 어쩌면 수많은 관계의 연결고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과연 인연이란 범주는 어디로 향할 것인지...



나의 이성으로 '안되는 것은 절대 안되는 것이다'라는 다짐을 흐릿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세리의 크레이터>는 어린 엄마의 삶을 닮은 자신의 처지를 결정하는데, 수많은 우연이 겹쳤던 운석의 결정을 믿기로 한다. 오만 년 전에 소행성이 떨어진 초계분지를 향하며 그들은 저마다 어떤 결심을 하게 될지...

우리 인생 또한 반복된 만남과 헤어짐으로 수많은 우연에 닿아 있지만 힘든 관계의 유지가 내 삶에 얼마만큼 영향을 주는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아마도 <세리의 크레이터>는 끝없는 우리의 선택과 다짐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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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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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듭지어지지 못한 죽음의 이야기

『 도메인 』

유재영 / 교유서가







이것이야말로 이야기의 영역이다.

죽음이 이야기를 영속하게 할 것이니...



인간이 살아가면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죽음과 마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다양한 형태의 죽음을 보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나와는 먼 듯한 아니면 죽음이란 단어를 거부하고 있는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도메인>은 '영'과 '역' 두 가지의 단편으로, 죽음을 목도한 인물들의 끝나지 않은 영역을 그려내고 있다. 마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듯이... 지워내고 싶지만 기억을 되뇌이게 되는 흔적들이 거짓인듯 진실처럼 들리는 것은 나뿐일까 싶다.







지우고 싶은 기억을 말하고

불길에 뼛조각을 던지면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대요.



첫번째 단편소설 '영'...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여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녹록치 않았던 어느날... 다섯번째 결혼 기념일을 맞이해 여행계획을 세웠던 진언과 지혜는 친구 기태의 초대로 캠핑을 떠나게 됐고 운전부주의로 무언가에 부딪혀 판단이 흐트러진다. 반대차선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짓이겨진 사체가 있었으나 그들과는 상관없었기에 다시 운전대를 잡는다. 그들이 피운 모닥불 주위로 개와 고양이가 다가왔고 그들은 지우고 싶은 기억들의 이야기들을 모닥불에 던져버리는데... 

두번째 단편소설 '역'... 등굣길에 만난 선배는 나를 방송실로 데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했다. 그 자리를 얼른 벗어나고 싶었기에 할머니 댁에서 보낸 여름날 밤에 일어난 실종됐다 저수지에서 발견된 누나가 물에 젖은 채 서 있었다고 했다. 

연결되어 있지 않는 '영'과 '역'의 이야기는 깊숙히 생각하면 섬뜩하게 이어져 있는 듯 하다. 혹! 그 저수지가 같은 곳은 아닌지, 그리고 의문스런 주인장의 행태는 무엇을 감추려 하는지, 이 이야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모든 이야기를 자신과 잇는 듯 하다. 그것이 죽음이라 할지라도... 은연중에 문득 스치는 어두운 기억의 잔해는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 않는 잔영이 남기때문일까...? 


<도메인>은 저수지라는 어둠을 공존하며 죽음의 비밀을 끝까지 매듭짓지 않는다. 아니... 끝나지 않았기에 매듭짓지 못한 것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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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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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세계의 진실을 은유하는 버그의 서사

『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정은영 / 교유서가






의문 하나로 시작하는 장애에 대한 시선...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장애아 출산율 0%를 향한 실험으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을 그려낸 소설이었다. 예전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고정욱작가의 강연을 들으며 장애가 주는 어려운 현실뿐만 아니라 배제된 사회적 지원으로 인한 부담을 얘기한 적이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그런 사회의 모순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이었다는거... 장애인이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것처럼 멋대로 도우려 하지말라는 말이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장애아가 탄생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소재의 SF적 상상력이 버그로 인한 비극을 자초하는 일을 만들고 물의를 빚었다면 과연 인간은 인간다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 또한 갖게 했던 소설이었다.






인간들은 무엇을 지키려고 기억을 제거하는가.

인간의 일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제기해서는 안 되는 의문이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완벽한 인간을 탄생시킨다는 불편한 진실을 그려낸 완벽한 소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그저 버그였다. 상상력에서부터 잘못되면 모든 기억을 지워버린다는 반인륜적 설정이 어쩌면 읽는 독자들에게 실패했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기발한 소재로 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말이 맺어진 듯 했다.

혐오없는 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인구관리국에서 진행한 장애아 출산율 0%는 버그로 인한 오류를 마주하게 된다. 임산부 로봇에게 인간처럼 태교하는 법을 교육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하지말라니... 자신의 뱃속에 아이를 품은 임산부 로봇이 "아기의 냄새도 이렇지 않을까?"하는 의문조차 갖지 못하는 그녀들의 소모품같은 일상... 쓰여지고 버려지는 소모품임에도 임산부 로봇에게 그녀라 호칭하는 말이 몹시나 씁쓸함을 남기는 스토리였다.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떨지...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년과 소년'이라는 단편도 담고 있었다. 짧지만 의미하는 바가 결코 작지않은 장애란 주제에 대해서 말이다. 

디스토피아적 스토리로 빛이 아닌 그림자를 그린 이야기들은 우리가 직시해야하는 장애와 인권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독자에게 주는 과제였다면 아마도 쉽지 않은 과제가 아닐까 싶다. 생각이란걸 해 본 적 없는 로봇이 의문을 갖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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