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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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날 오후 두싯주, 모티머 연못

 

 

  스티븐스의 포드를 고쳐주고 '모티머 연못'

을 소개한 당번병, 그곳은 평온한 분위기에 잠겨 있다.

 

  집사라고 해서 모든 질문에 성심성의껏 다 솔직히 대답할 필요는 없다. 어떤 드라마에서 보면 대저택을 관리하는 여자집사 중에는 주인의 사랑쟁탈을 위해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하며 선한 역할과 악역을 모두 해내는 만능 재주꾼도 있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스티븐스는 철저한 사범선생님 스타일이어서 원칙을 어기는 일 따위는 하지 않겠지만 진정으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 본 적이 있을까 의문이 든다. 그의 유년시절이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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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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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아침 솔즈베리

 

 

  길을 비키지 않는 닭 때문에 차를 잠시 멈췄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 소박한 배려 덕분에 서로가 웃을 수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인간의 인생에서 참 얄궂은 상황이 있는데, 자신의 위치에서 충실히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슬퍼도 웃어야 하는 일이 생길때다. 타인의 배려가 우선이 아니라 내 삶이 우선일 수는 없을까? 하긴 나 하나만 잘되면 뭐하나 싶다가도 그럼에도 나도 잘되고 싶다는게 사람의 마음인걸...

 

  스티븐씨!! 오랜만에 나왔으면 이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하라구요... 우중중한 생각과 걱정따위는 집어 던지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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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나날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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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저녁 솔즈베리

 

 

'위대한 집사란 무엇인가?'

'품위'는 자신이 몸담은 전문가적 실존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집사의 능력과 결정적인 관계가 있다.

 

홀로 떠난 집사 스티븐스의 여행길...

이렇게 대놓고 여유있는 시간을 줘도 '집사'의 일만 생각하는 이분을 어쩐다... 하긴 반나절 집을 비우면서도 가족들 밥은 챙겨 먹었나 걱정하는 주부랑 다를 바 없지...

 

그럼에도 혼자만의 여행은 왠지 기분좋은 긴장과 설렘이 있을텐데, 스티븐스씨는 기쁨보다는 불안감이 든다고 한다. 평탄한 길도 있고 험난한 길도 있지만, 인생이 그러한 것처럼 여행도 모든 새로운 것들과의 만남이 아닐까 싶다.

 

 

리포터즈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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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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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100대 영문 소설,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된 '나를 보내지 마'는 인간의 존엄성을 깊이 있는 문체로 그려나갔다.

 

유전자로 존엄성의 가치를 판단했던 영화 '가타카'는 인공적인 유전자를 통한 출생과 자연적인 출생을 나눠 적격자와 부적격자로 나눴는데, '나를 보내지 마'의 원제 '네버 렛 미 고'에서는 생명과학을 다루며 복제된 인간의 삶을 오로지 기증을 위한다는 도구로서의 인간을 그려내며 인간의 윤리적 문제를 거론했다.

 

이렇게 말하면 꽤나 무거운 스토리로 여겨질만 한데, 사실상 내용은 간병인이 된 캐시가 과거를 회상하며 지금까지 보내 온 삶을 무척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친구들과 있었던 일, 사춘기를 접어들며 가졌던 호기심, 그리고 사랑 등은 간결하고 부드러운 문체로 쓰여졌다.

 

 

 

기숙학교 헤일셤... 그곳은 철저히 외부와 차단되어 있었지만 그 누구로부터 보호받는 느낌이었다. 다만, 그들은 인위적으로 생산된 클론으로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된 인간들이였고, 미래에 기증자로서... 아니면 간병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학창시절... 마담에게 뽑힐 작품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성향을 파악 당했지만 그때는 대단한 영광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들은 황금의 시기를 지나 청소년기에 접어들었을 때, 몸과 인식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역할수업을 마친 뒤 헤일셤에서 떠나게 된다. 그리고 각자 주어진 역할에 맞춰 삶을 보내게 되는데...

 

캐시는 자신이 맡은 기증자들이 환경에 동요되지 않게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유능한 간병인이다. 헤일셤에서 함께 보낸 루스를 간병하면서 그들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은 다른 성장기 소녀와 다를 바 없었다. 기증으로 마지막을 보내고 있는 루스는 연인이자 지금도 기증센터에 있는 토미를 부탁하면서 과거에 얽혀있던 일들을 하나씩 풀어나간다. 그리고 자신이 존재하는 목적, 장기기증을 위한 존재인 내가 결코 변하지 않음을 인식하면서 쓰라린 아픔과 마주하게 된다.

 

숙명에 대한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이 원죄를 냉철하게 따지자면 모든 것이 인간으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어떤 목적으로도 인간의 존엄을 도구삼아 빗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세상에 태어나 소중하지 않았던 존재는 없다. 화가 났던 부분은 헤이셤의 아이들은 삶의 목적 자체가 장기기증이었기에 삶이 끝날때까지 그 행위를 멈추지 않았으며, 마지막을 예감한 그들의 헤어지는 장면은 가슴을 쥐어짜는 슬픔을 안겨주었다. 이런 이야기를 담담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쓰여진 '나를 보내지 마'는 그들의 조용한 안녕에 더 처절한 울음이 숨겨진 듯하여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구에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악랄함이 어디까지 미칠지 인간윤리에 대한 개념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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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내지 마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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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내는 거 싫다...

SF의 묘미는 둘째치고 체세포 복제란 생명과학 분야처럼, 검증된 증거에 의해 추출된 결론의 도달 역시 과학적 지식 체계와 같았다. 기증이라는 소중한 행위를 복제인간이라는 도구로 가공하여 또 다른 생명을 살리는 행위에 적용시켜 합리화했는지, 근본적인 인간의 윤리를 파헤쳐 SF라고 칭했는지 무척 의아하기도 했다.

 

 

그냥 세상과 등지고 사는 이들의 성장소설이었음 좋겠다는 바람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요동치는 법이 없었던 가즈오이시구로의 문체는 역시나 흐르는대로, 그들에게 정해진 운명대로 결말을 맞이한다. 앞으로 닥칠 인류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인간으로서 존엄의 가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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