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우리가 혁신하는 이유 - 수평적 조직문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가
문석현 지음 / 갈매나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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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화제속 유니콘이다.

손정의 투자, 로켓 배송, 나스닥상장까지 꿈 같은 길을 걸어간다?

한국에서 오랫만에 나온 1조 이상 벤처기업으로 적지 않은 위상을 가졌지만

최근에 안좋은 뉴스들이 몇 개 나왔다.

로켓배송맨들의 임금체불, 대우 논란 등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의 또 다른 측면들이 부각되었다.

고위임원들이 외국인 고액연봉자고, 실리콘밸리와 중국에서 운영되는 글로벌

성과가 나도 결국 소수 경영자와 투자자인 해외자본에게 빨려간다는 논란들이다.


이런 소음 속에서 이 책을 눈여겨보았다.

저자는 쿠팡에서 개인화담당 직무를 했었고 책의 주제는 쿠팡의 혁신이었다.

쿠팡의 혁신은 이면에 기술 중심 경영이 놓여 있다.

실리콘밸리의 사무소에서 아마존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경험자들 까지 영입해서 최고의 실험을 해보려고 노력했다.

고객분석툴도 고가지만 사서 쓰고, 그것에 만족 못해 직접 개발에 들어가는 등 기술에 대한 지원은 아끼지 않는다.

흔히 이야기되는 구글식 AB 테스트도 쿠팡에서 종종 벌어지는데 그 실체는 책을 보면서 재밌고 소화하기를 바란다.


벤처로 부르기에는 상당히 큰 조직이지만 벤처처럼 움직이기를 바란다.

모순적인 이 말에 쿠팡의 경영이 녹아 있다.

혁신이란 쉬지 않고 변하는 것인데 시간은 빠르게 흐르고 기회 또한 잠시 보였다가 사라진다. 사실 경영이란 서비스나 제품을 내놓는 순간 경쟁자들의 모방이 시작된다. 한국에서도 로켓배송에 의해 자극받은 롯데나 이마트의 배송 전쟁이 더 무섭게 전개된다. 

비즈니스는 꿈꾸는 자의 것이 아니라 꿈에 바퀴를 붙여 돌아가게 만든 사람이 승자가 된다. 이 점은 <이노베이터>라는 책에서 아이작슨이 누누히 강조하는 대목이다.

그러다 보니 쿠팡은 꿈은 컸지만 기회를 경쟁자에게 놓칠까봐 고심하게 된다. 

리더인 범(저자는 그렇게 부른다,CEO를)은 그래서 저녁 늦게까지 회의하고 결과는 내일 오전에 볼까요? 오후에 볼까요 하고 묻는다고 한다.

누가 떠오르지 않나요? ㅎㅎ


기업이 커질수록 속도는 느려지는 게 상식이지만 그렇게 되어서는 죽는게 이 비즈니스이기 떄문에 그들은 정말 죽도록 뛰고 있다.

그래서 가죽을 벗겨낸다는 혁신을 입에 달고 있지만 그 삶이 그렇게 쉽지 많은 않은 것 같다. 저자 또한 그렇게 쿠팡을 떠나고서 또 추억을 담아 책을 내었으니 말이다.


이 대목에서 슬슬 시야를 넓혀 쿠팡이라는 기업이 한국사회에 주는 의미를 보고 싶다.

앞에 논란에서 이야기한 대로 쿠팡의 지분 상당수는 외국투자가들의 몫이다. 새로운 비즈니스는 한국에서 창출했지만 오너쉽은 해외에 있는.. 

이건 데자뷰다. 바로 이베이가 옥션과 지마켓을 사들인 모델과 유사하다.

왜 한국은 이렇게 되어갈까?

사모펀드가 코웨이를, 또 잡코리아는 몬스터라는 해외기업이 .. 


얼마전 한국사회의 저성장은 다 재벌 탓이다라는 책을 하나 보았다. 약간 당황스러웠다.

재벌이 문제 많은 건 맞지만 나는 몇 가지 원인을 같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벤처투자자의 미흡이다. 벤처인들이 시작하거나 조금 키웠을 때 이를 제값 쳐주는 건 대부분 해외자본이고 나중에 그렇게 넘어간 비즈니스를 한국에서 비싸게 되사야 한다.

아니면 배당을 계속 지불하거나.

소셜커머스의 승자가 누가 될지 아직 불명확하다.

하지만 승자가 나올 때 다시 오픈마켓의 강자인 이베와의 대전이 기다리고 있다. 

장터는 해외자본들에 내주고 어설픈 구경꾼이 되는 와중에 국내 대부분의 전통시장과 소형슈퍼 주인들은 망해나간다.


그리고 그 게임판은 거대한 갤리선들의 대결인데, 갤리선의 노잡이는 우리 동포들이다. 


기술이 주는 양면성, 혁신과 분자화를 다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바로 쿠팡이다.

혁신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재환류 시키지 못하는 사회는 결국 구성원들에게 노잡이나 시키는 꼴이다. 그게 바로 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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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 심행일기 나남창작선 140
송호근 지음 / 나남출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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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궐이 불에 타오른다. 

왕은 끌려내려가서 안위를 채 모른다.

그 와중에 송선비는 허겁지겁 몸을 피해 배를 타고 한강을 내려간다.

그의 행선지는 강화도, 거기서 자신이 품었던 생각들을 모아 연달아 책을 내었다.

왕의 근신이었던 송선비로서는 군중의 폭압이 자신에게 미치기 전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연말연초 우리는 세 권의 책을 연달아 만나게 된다.


첫 책은 촛불혁명의 와중에 박근혜와 송호근 교수의 인연을 정리했다.

한때 대선 선대위원장으로 거명되고 총리로도 수시로 물망에 올랐던 건 사실 별 것 아닌 인연이었다는 점을 매우 강조한다. 

마치 경력사원 자기소개서 다시 쓰기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두번째 책부터는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노조의 귀족적 행태가 향후 한국자동차 산업을 몰락시킬 것이라는 예언을 담고 있었다. 현상만 수집한게 아니라 그래도 하버드 사회학박사로서 한국의 미래에 대해 미국산업과 연관지어 꽤 심도 있는 분석을 했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여기에 반박을 못했다고 한다.

이 화두는 고스란히 5월 대선에서도 활용되었다. 홍준표 후보가 자주 귀족노조 비판하며 문제인과 논쟁할 때 사용한 했었다.

학문은 과거를 설명하기를 넘어 미래를 전망할 떄 유용하다. 

알 낳는 닭을 잡아 죽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학자가 계속 통찰을 내놓는다면 그는 분명 쓰임새가 있을 것이다.


세번째는 더욱 놀라게 한다.

강화도. 

바로 이 소설이다. 형식도 주제도 제법 도전적이다.

컬럼을 잘쓰고 대중적인 소재인 58년 개띠들의 탄식까지 다룬다는 걸 알긴 했지만 소설까지? 그런데 알고보니 송교수는 원래 문학청년으로 심지어 시에도 도전했었다고 한다. 그의 솜씨를 알아본 서울대 김윤식 명예교수는 "자네 문학 해볼 생각 없나"라고 두 번 권유했다고 한다.


그럼 왜 강화도일까?


강화도는 한때 한반도의 수도였다. 고려때 몽골에 맞서 궁궐을 품었고, 조선때도 행궁이 있었다. 그만큼 권력의 피난처로 중시되었다. 이렇게 안전한 섬이었다가 근대에 와서 해양세력들이 밀려오면서 거꾸로 최일선에서 여러 차례 전란을 겪어야 했다.


피난처가 전장이 되는 전환기에는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왕이 감옥에 갖히게 되는 시대상도 마찬가지로 전환점이다.

전환기의 경계에 선 인물.


주인공 신헌은 정약용과도 사제의 인연을 맺었지만, 실제 그에게 주어진 군인으로의 임무에는 천주교 신부 체포가 있었다. 

국가 수호라는 막대한 임무가 주어졌지만 그에게 주어진 건 구식대포였다.

백성들은 포대에서 적과 맞서다가 목숨을 통채로 잃었지만 조병식(동학농민전쟁의 고부군수)은 슬쩍 관직에서 도피한다.


거친 바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적에게 포대에서는 일제히 대포를 발사했다. 그런데 한발도 제대로 적에게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한다. 반대로 날라온 포는 정확히 진지들에 화염을 퍼붓는다. 

진지 하나가 무너질 때 수백명씩 몰살하는 참혹함은 반복된다.


싸우는 법, 사상, 과학이 모두 바뀌어가면서 세상은 새로운 시간속으로 들어간다. 그 경계가 바로 강화도였다.


강화도조약은 그 전란의 말미에 개항이라는 새로운 시대로의 선언을 뜻하는 항복문서였다고나 할까? 강화도를 방휘하던 책임자에서 조약을 맺은 외교 당사자로서 신헌은 소임을 마감한다. 


그 이후의 역사를 우리는 잘 안다.

여전히 변화에 무심하고 과거에 머물다가 벌어진 많은 일들을..


사드를 비롯해 한국에서 벌어진 최근 일들은 한국인들의 시야가 좁아서 바꾸어 말하면 국제정세에 무지해서 자초한 경우가 많았다. 


강화도가 주인공이 된 몽골전쟁,병자호란,강화도조약 등 여러 국난 또한 국제정세에 유달리 무심한 한국인들의 속성이 자초했었다. 


변화에 따른 사회의 영향, 나아가 변화를 내편으로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할런지 등은 모두 사회학의 과제일지 모른다.

이 모든 일들의 뿌리에는 여전히 학문의 유효성이 있을런지 모른다. 

학자는 그렇게 목숨을 부지하게 된 것 같다.


강화도의 포대들을 무너뜨린 이양선의 홍이포는 혁명의 결과물이다. 배를 타고 멀리 멀리 격량을 헤쳐가게 하는 힘 또한 혁명의 결과물이다. 


프랑스 혁명은 기회의 배분에 대한 욕구였다.


그렇게 사회학의 출발은 혁명이었다.

혁명을 만들려는 마르크스, 막아내려는 베버의 논쟁들이 만들어낸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이 격량의 시대에 일말의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보자. 


첫 책 촛불혁명은 사회가 혁명을 불러일으킬 격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의 두번째 책은 혁명의 해법 하나로 현대차의 귀족노조에 의한 봉건시대로의 복귀를 보여준다. 

기회의 창출 및 공정한 배분이 사회학이 제시하는 과제다.


멀리 좌에서 우로 오가며 살아온 한 사회학자의 유랑의 그 다음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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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딥러닝 - 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구조의 변화와 혁신
마쓰오 유타카 지음, 박기원 옮김, 엄태웅 감수 / 동아엠앤비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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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제의 눈물과 함께 알파고는 바둑을 정복했다.


거의 엇비슷한 시기에 나도 인공지능 <릴라>와 바둑을 두었다.


그리고 내 컴퓨터 바둑판위의 결과는 암울했다.


패배


릴라는 내 컴퓨터에서 단독으로 돌아가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세계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고 무료이고 작년 이후 딥러닝에 의해 발전하였다.


알파고에게 세계 고수들이 연패했지만 나도 명색이 한게임 9단으로 아마추어로서는 왠만큼은 한다고 자부해왔다.

그런데 수많은 CPU로 무장한 클라우드도 아닌 단독 프로그램에게 이렇게 무참히 지다니.


이제 인공지능에게 사람이 진다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하드웨어 자원을 써서도 이렇게 막강한 기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구글도 알파고 신버전이 단 하나의 TPU(텐서플로우 처리 유닛)으로 돌아간다고 자랑했다.

해외 언론은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었는데 실제 구글의 목적은 하드웨어 혁신의 선전을 통해 인공지능 협력 네트웍을 부각시키려는데 있었다고 보여진다.


하나의 샘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다 가져다 쓸 정도로 싸게 만들 때 진정한 혁신이 일어난다.


내 예상에는 자율차를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은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 


씁쓸함의 한편에서 인공지능 다시 보기가 시작되었다.


내 손 안의 인공지능과 나와의 관계는 <편하다>.

인공지능 시대가 과거 PC,인터넷 이전과 이후로 나뉘듯이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도는 개인별 격차를 키울 것이다. 

이때 이해에 도움이 되는 건 SF 영화들이다.

큐브릭의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의 AI,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그리고 또 주목할 작품은 HER다. 


여기서 인공지능은 수많은 상대방을 동시에 처리하면서도 나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컴퓨터와의 바둑에서 가장 좋은 건 인간이 아니라 <예의>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이다.

원래 바둑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무르기 하면 혼이 난다. 

인공지능과는 상관 없다. 어떤 시나리오로 바꿔서 다시 두어도 나를 탓하지 않는다.

거기다가 보조기능들이 뛰어나다. 집계산, 승률 등.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는 나에게도 공부가 된다.


덕분에 바둑을 늘리기에 인공지능은 꽤 괜찮은 도구가 된다. 여기에 VR이 곁들여지면 사람을 자유로이 트레이닝 하는데 꽤 강력해질 것이다.


인공지능 덕분에 우리는 실전을 게임처럼 준비할 수 있어진다.

해보고 다시 돌아가자는 시뮬레이션이 무지하게 많이 나올 수 있어졌다.


어차피 사라질 직업은 일순간에 휘청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세상은 또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 인공지능 시대에 적응하려면 개개인 모두 새로운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고정관념을 버려야 적응할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


인공지능 공부는 개념에 대한 이해 기술에 대한 이해를 넘어서서 공존의 기술에 대해 최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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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29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현실은 인정하면서도,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니 대중화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레삭매냐 2017-05-29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던
인공지능의 시대가 한 걸음 더 다가온
그런 느낌입니다.

영화 속의 싸이버다인이 현실의 알파고
로 대체된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사마천 2017-05-29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겨울호랑이님/ 제도는 확실히 느리죠. 요즘 자율차 분야는 그래서 굴삭기,트럭 혹은 전동휠체어 등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테스트 중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서서히 다가오네요.오지 말라해도 ^^

사마천 2017-05-29 15: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삭메나님/ 영화 같은 세상이 된게 맞고요. 터미네이터에 맞설 아놀드 슈와츠제네거는 어디 있나 궁금해집니다 ^^
 
전두환 회고록 3 - 황야에 서다 전두환 회고록 3
전두환 지음 / 자작나무숲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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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항상 살인마로 불리던 518의 책임자.

그의 회고록이 나왔다.


회고록 내용은 범벅이었다.

선이냐 악이냐를 떠나 국가 최고의사결정권자로서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는 당대를 이해하는데 유용하다.

그런 면에서 건질 것이 있나 뒤젹뒤젹 넘겨 보았다.


책이 무려 3권이나 되는데 구성이 오락가락이다.

이런 저런 내용을 보면서 저자의 의도가 좀 가늠되기도 한다.

일단 살아 있는 두 명의 전직대통령이다. 

YS,DJ,최규하 등 까지 다 떠난 마당이라.. 노무현도..

참 노태우는 중병이라 논외.


그런데 가장 사람 대접 받지 못한다는 억울함이 짙게 깔려있다.

당장 박근혜 집권 하자마자 채동욱 시켜서 전두환을 털어내었다. 터니 꽤 많은 돈이 나오던데 그 전에는 뭐들 했는지.. 혹자는 청와대에서 허겁지겁 쫓겨났듯했던 박근혜의 억울한 마음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하여간 이런 저런 일을 하다보니 전두환이 내가 한일도 많은데 하는 심정이 든 것 같다.

그런데 또 하나. 생사를 떠나 다수의 전직대통령들과 전두환은 편한 관계가 아니었다. 친구 노태우게는 56공 권력이양기의 서운함. YS는 역사바로세우기로 감방 보낸 것. 박근혜는 또 그렇고 등

DJ 또한 자신에게 탄원하던 사형수 아니던가.

그런데 머 이런 인간들에 비해 훨씬 절대권력 누렸던 본인의 업적이 과소평가되는 건 참을 수 없나 보다.


그런 논리가 이 책에서 여기저기 격하게 나온다.

가령 YS 비판에서는 IMF이후 자살자가 2-3배가 급증했다는 통계를 적시한다. 수만 수십만으로 늘어나는 자살자를 보면서 YS는 적어도 할말이 없다는 논리다. 간접적으로는 광주에서 총칼로 죽인 사람 숫자보다 훨씬 많다는 뉘앙스로 들려온다.


전두환 시절을 좋게 보는 이들이 드는 논리는 경제다. 그래서 특히 경제에 대해서 아주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박정희 시대의 고도성장 뒤처리를 해나가는 과정의 고심 등이 나온다. 

그 시기 실권을 많이 휘두른 김재익 경제수석에 대해서도 아웅산에서 희생된 고인이지만 그럼에도 그의 한계에 대해 꼭 짚고 간다. 당시는 과잉투자된 중화학 산업 구조조정이 필수였는데 김수석의 경우 비교우위론에 의해 자동차 산업을 해외에 넘기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 정주영 회장이 목숨(?)을 내놓고 완강히 거부했는데 결과적으로 그쪽이 맞았다고 한다. 책에서 드문 칭찬이다. 자화자찬하면서 나온 이야기겠지만

다시 반대로 보면 김재익 등 관료들의 이론적 머리가 실제 국가 운영에 맞지 않고, 특히 서구의 비교우위론을 한국에 들이대는 건 상식적으로 무리였다는 주장이다. 이는 후일 IMF 체제에서 대우차를 GM에 헐값에 넘긴 이헌재 등 기술관료들의 논리와 유사해서 인상 깊었다.


저자가 또 비교의 대상으로 삼는 인물은 이병철 회장이다. 이회장의 언행록과 자신의 의사결정 과정을 대비해서 보여준다. 어떤 부분은 이회장이 잘못생각한 걸 자신이 바로 잡아주는 내용들이다. 오늘날 한국의 무역흑자 상당부분을 반도체가 차지하고 있고 이 사업의 결단을 이병철 회장이 한 것이기에 그가 받는 추앙이 크다. 그런데 저자는 이를 자신과 국가가 관여한 폭이 크다는 점을 무척 강조한다. 더해서 이회장의 오류를 보완해준 부분도 크다는 걸 여러각도로 강조한다.


이외에도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외교비사도 이것저것 있는데 편한것만 갖다 붙였다는 느낌도 든다. 가령 읿몬에서 40억불 차관 들여오는 대목은 당시 한국이 거의 부도 갈 뻔한 위기상황이었다는 건 강조하지 않는다. 이는 자신의 경제대통령 이미지와 불일치 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축소한 셈이다. 하지만 실제 이 때 상황은 심각했었다. 


종합적으로 보면 박정희가 떠받들여지고 딸까지 욹어 먹는 건 경제위업의 공적이 크다는 셈인데 자신 또한 경제에 기여가 크기에 그걸 알아달라는 종합적 논조가 크다.


하지만 약점은 여전하다. 박정희는 약간 억울한 면을 남기고 죽었다. 한국인은 죽은자에게 관대하다.

반면 전두환은 백담사 일화를 들고 있을 때 절간에서 용서의 기도를 하니 마음이 시원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노태우 측의 화해 시도에 대해서 피해자는 고스란히 있는데 일방적 화해시도는 의미 없다고 일갈한다.

똑 같은 논리를 광주시민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전도시켜보면 안되나?

여전히 죄는 없는 것이고 공은 왜 안알아주냐는 투덜댐이 보인다.

약간만 틀어보면 이렇게 비논리적인데 말이다. 회고록이라면 일생을 결산하면서 과에 대해서 시인해나가야 한다. 그래야 얼마간이라도 공을 인정 받을 수 있지만 그런 균형감각은 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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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5-26 0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마천님 시간, 비용 등 여러가지 면을 고려했을 때 쉽게 읽기 어려운 책을 읽으셨네요. 예상은 했습니다만 역시나 ‘아전인수‘식 역사해석이군요... 어려운 독서와 리뷰 감사합니다^^:

사마천 2017-05-26 1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엄청난 속독을 했습니다. 아직 완독은 아닌데 일감에 대해서 간단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혹 도움되실준들 있아해서 글로도 정리해보았네요.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커피 드림 - 꿈꾸는 커피 회사, 이디야 이야기
문창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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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를 자주 마주친다.

선배가 가맹점을 해서 꽤 돈을 벌었고, 또 다른 선배가 선물한 스틱 커피 비니스트는 내게는 카누보다 훨씬 맛났다. 

그러다가 종종 신문에서 보면 가맹점 증가율 1위라는 소식이 나온다.


당연히 리더가 궁금해진다.

문창기 과연 그는 누구일까?


책의 서두에 문대표의 이력이 소개된다.

IMF에 다니던 동화은행이 퇴출되어 황량한 광야에 서야했다. 하지만 그는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 어려웠지만 살아온 시간이 치열했기에 그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동화은행의 창업멤버 30명 이내에 들었기에 그는 각종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그 업무 하나하나에 매우 치열했고 덕분에 고객사 회의실에서 곯아 떨어진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쌓인 일근육은 그가 독립해서 사업을 시작할 때 상당한 힘으로 작용한다. 


커피는 급증하게된 트렌드였는데 그 계기는 IMF였다. 

경제가 최일순위가 되면서 사람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졌고 카페인은 그들을 항상 꺠워주는 마법의 물이었다.

이런 시대에 비집고 들어와 급성장한 커피브랜드는 바로 <스타벅스>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에서 악마는 항상 스타벅스를 즐겼다. 

IMF 한국에서도 스타벅스는 커피의 스탠다드를 만들어냈다. 카페베네 창업자가 신세계에서 스타벅스 도입팀 출신이라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들이 흘러 흘러 연쇄 창업을 해내면서 최근의 1000원대 저가 커피도 만들어낸다.


하지만 문창기 대표는 달랐다. 급성장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가맹점의 안정성에는 도외시한다는 걸 우려했다.

문대표 자신이 IMF에 실직 가장으로 뼈아픈 경험을 했기 때문일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차별화를 이룬다. 우선 가맹점을 만족시키고, 직원도 만족시킨다. 

가맹점에게 단 25만을 월에 받으니 특별히 장사안되는 곳 아니라면 폐점은 극히 드물었다. 거기다가 남는 에너지 모두는 최고의 커피를 구하고 공급하는데 주력했다고 한다.

그냥 흘러들을 것 아니라 이디야의 스틱 커피 비니스트는 내 인식을 철저히 바꾸어 놓았다. 


그럼에도 그는 독선적이지도 않았고, 과도하게 낙천적이지도 않았다.

오래된 거래선에게도 회사의 성장과 제대로 발 맞추지 않을거면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직원들에게는 꿈을 심어주었고 주기적인 특별한 문화 행사와 해외여행은 신나는 직장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귀 기울였다. 항상 새로워지는 조직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다.


이렇게 회사가 성장하면서 이제 문대표는 종종 강연에 나선다.

특히 우리은행에 가서 강의할 때 주제는 <퇴출은행원이지만 은행에서 모든 걸 배웠다>라는 식이었다. 

맞다 삶에서 결코 버릴 경험은 없다. 매순간 치열하게 살았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제 그걸 응용해나갈 따름이다.


하지만 책의 별표는 4개로 주기로 했다.

앞부분 읽을 때는 흥미가 있었지만 뒤로 갈수록 약간 뻔한 듯.. 결코 최근 경영노하우는 꼭꼭 숨키는 인상이었다. 더 나은 책을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기도록 별 하나를 빼냈다.

물론 나의 이 행위가 경영자로서 문대표에 대한 경의가 별 다섯개라는 것과 배치되지는 않는다. 책을 좀 더 잘 만들어주기를 하는 바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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