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의 땅> 다 읽고 리뷰까지 올렸다. 그런데 우연히 트위터에서 이 작가 계정을 찾게 되었다. 이 책을 일단 언급 하면 무조건 찾아서 RT 해주시는 듯 하다. 한국뿐 아니라 각국 번역본 관련 글을 다 찾아다니시는데 최근에는 한국 번역본 지분이 상당히 높다. 자신의 책을 검색해보면 좋은 평만 있는 건 아닐텐데 상처 안 받으시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중간 정도 읽었는데 밑줄 오백 만 개 그었다. '자극적인 책'을 좋아한다고 쓰셨는데 나는 이 책을 읽고 충격과 자극을 동시에 받고 있다. 그동안 흔히 말하던 것들을 비틀고 비틀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 "나의 소원은 인류 멸망"이라는 부분에서는 뒤집어졌다. 나와 반려인이 매일 하늘을 쳐다보며 '핼리 혜성 언제 떨어져...?' 이러는데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뒤에 쓰인 글들은 가슴을 콕콕 찌른다. "내 소원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즉사’는 모든 사람의 희망일 것이다. 두 소원의 공통점은 시간 차가 없다는 것, 즉 고통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동시에 사라져야 이별을 피할 수 있다. 한창 연애할 때 ‘손 잡고 같이 죽자’는 맹세는 얼마나 흔한가. 고통 없이 죽고 싶은 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모든 비극은 경험의 시간 차에서 온다." 캬....핼리 혜성 언제 떨어지냐며 그저 웃기만한 내 자신을 반성하고 만다.



원래 SF와 판타지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닌데 요즘 SF가 너무 인기여서 소외감 들지 않으려고 인기작만 골라서 보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읽어도 SF에 확 빠져들지를 않는다. 상상력이 거의 제로에 가깝고 과학 지식도 전무한 수준이라 그런 거라고 본다ㅠ그래도 편식은 좋지 않으니까 가뭄에 콩 나듯이 이런 책들을 읽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아직 '와 진짜 이거야' 하는 책은 만나보지 못했다. 주변 사람들은 나보고 맨날 로봇 같다고 하는데 그 로봇 같은 인간은 좀처럼 로봇 소설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니 나는 소설에 등장하는 로봇보다도 더 삭막한 개체인지도 모르겠다. 나중에 반려로봇 한 마리 키우게 되면 그 로봇한테서 사랑과 휴머니티를 배워야 할지도ㅠ



이거는 민음사 홍보 문구 보고 재미있어보여서 보관함에 담아두었던 책이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설연휴 독서 지원 적립금'이라면서 2000원 전자책 적립금을 주는 게 아닌가. 그래서 룰루랄라 이 책 사려고 결제를 진행했는데 적립금이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2만원 이상 구매 시에만 사용 가능한 적립금이었다. 에라 모르겠다, 다른 책도 한 권 추가해서 결제를 해버렸다. 

이 책은 예전 같았으면 관심 가지지 않았을 분야다. 요리?음식? 정말 관심 없다. 요리 한 시간 하느니 설거지랑 청소 두 시간 하는 게 더 좋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에 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를 재밌게 읽게 되었고 이 시리즈에 등장인물들이 맛있는 걸 먹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급기야 이런 '소설과 음식을 엮은 에세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 챕터2 읽고 있는데 미국인들이 추수감사절에 먹는 칠면조가 겁나게 퍽퍽하다는 내용이 나오고 있다. 칠면조 요리가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퍽퍽해지는지 자세히 설명해주는데 너무 웃기다. 안 그래도 지방 없는 칠면조를 잡아서 냉동실에 장기간 보관하다가 그 커다란 걸 통째로 오븐에서 세 시간을 구우니 안 퍽퍽해질 수가 없다. 나는 닭다리살을 싫어하고 닭가슴살을 좋아하는 강경 퍽퍽살 옹호론자인데 나조차도 칠면조는 먹고 싶지다 않다. 어우 퍽퍽해.



그리고 이번 달 최대 목표는 <미들마치> 완독.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데 일단 전자책으로 사놨으니까 시작한거나 다름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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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귀신들의 땅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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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쓰홍 작가는 굉장한 이야기꾼이네요. 마치 용징에서 살아봤던 것처럼 모든 게 생생합니다. 너무 몰입해서 읽느라 괴로웠어요. 그만큼 재미있었습니다.(전자책 표지에 띠지가 없어서 더욱 마음에 듭니다. 주석도 팝업으로 뜨니 전자책으로 읽기에 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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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귀신들의 땅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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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배경은 타이완의 작은 마을인 용징. 혹독한 가부장제와 남존여비 사상이 팽배한 그곳에서 딸만 다섯이 태어났다. 그 후에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아들 둘이 더 태어난다. 천씨 집안 7남매 중 막내인 천톈홍은 누가 봐도 작가 본인을 투영한 인물인데 작가는 일인칭 시점을 사용하지 않고 '그'라고 지칭한다. 


그는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으며 동성연인 T가 있다. T는 그가 떠나온 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떠나온 용징이 어떤 곳이었는지 생각한다. 그곳은 귀신들의 땅이다. '그'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소설 배경이 몇 년도인지도 모르겠고 약간 모호한 기분으로 소설과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모호한 가운데에서 작가는 초반부터 강력한 떡밥들을 던진다. 용징에는 귀신이 많은데 특히 여자 귀신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데 그의 집에서도 여자 귀신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부터는 자세를 고쳐 앉고 집중하게 된다. 그가 살았던 용징과 그의 집안이 겪었던 일들이 보통 일은 아닐 거라는 느낌이 사악 스며든다.


[ T에게 자신이 이런 귀신들의 땅에서 왔다는 사실을 어떻게 말해야 했을까. 자신의 황당한 신세를 어떻게 말해야 했을까. 누나 다섯에 형 하나, 좀처럼 말이 없는 아버지, 이러쿵저러쿵 끊임없이 얘기를 늘어놓는 엄마, 뱀 잡는 이웃, 빨간 반바지 차림의 징쯔총, 물웅덩이, 혼례, 추풍나무, 백악관, 하마, 용싱 수영장, 지하실, 양타오 과수원, 청자오마, 밍르 서점, 은색 물탱크 탑을 어떻게 설명해야 했을까. ]


소설 극초반에 나오는 문장인데 이 소설은 앞으로 이 사람과 장소들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살해, 교도소, 자살, 화재 등등 귀신도 놀라 도망칠 천씨 집안의 잔혹사가 펼쳐진다. 작가는 한번에 모든 걸 설명하지 않고 약간씩 떡밥을 던진다. 그 떡밥들을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다 회수한다. 책이 1, 2,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3부부터는 숨도 안 쉬고 읽었다.


누구나 유년 시절에 대해 쓰고 싶은 이야기가 한두개쯤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좋았던 일이든 슬펐던 일이든 누구에게나 강렬한 기억은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이 소설은 너무 생생해서 과거를 재현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내가 용징을 보고 있는 것만 같다. 용징의 흙먼지, 나무를 갉아먹는 흰개미들의 소리, 여름의 끈적끈적함, 먹어본 적도 없는 양타오 탕이 떠오른다.


이 소설은 매 챕터마다 중심 인물이 바뀐다. 천톈홍을 포함한 7남매, 그리고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다 읽고 나면 커다란 퍼즐 조각이 차라락 맞춰진다. 각 챕터가 누구를 중심 인물로 내세우냐에 따라 그 챕터의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진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천톈홍과 샤오촨이 만나는 모든 장면들이다.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여성 스트리퍼다. 타이완 시골 마을에 무슨 스트리퍼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타이완 문화라고 한다. 할말을 잃었다. 세상은 넓고 희한한 문화는 차고 넘친다. 물론 이미 없어졌겠지만은.


이 소설을 보면서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이 생각났다. 4시간 길이의 영화라서 OTT로 보다가 포기할 뻔 했다. 타이완 역사에 아주 약간의 관심이 있었기에 허벅지 찔러가면서 끝까지 봤다. 등장인물들 설정과 시대 배경이 다르기는 한데 그래도 소설을 감상하는 데 1그램 정도의 도움을 주었다. 영화에 나오는, 사람 미치게 하는 그 억압된 분위기를 여기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 영화에서도 그렇고 이 소설에서도 그렇고 학교가 학생을 가르치는건지 조폭을 기르는건지 분간을 할 수가 없다. 사실 한국도 걸어왔던 길이라서 그런지 어떤 부분은 '오오 한국이랑 비슷해' 이러다가도 어떤 부분에서는 '이건 정말 심한데' 싶기도 하다.


여기서부터는 책과 관련없는 쓸데없는 이야기다. 


이 책에는 '구아버'가 등장한다. 처음 봤을 때는 '구아바'를 잘못 쓴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구아버'라고 쓰길래 이게 뭔일인가 싶어서 네이버 국어사전을 검색했더니 guava의 올바른 표기가 '구아버'라고 한다. guava는 누가 봐도 '구아바'인데 '구아버'가 올바른 표기법이라고 하니 충격 받았다. 


이 책은 주석이 많은 편인데 주석을 누르면 팝업으로 떠서 전자책 읽을 때 편리했다. 주석이 맨뒷장에 있고 왔다 갔다 하도록 만든 전자책이 제일 싫다...ㅜ 다행히 이 책은 그런 문제는 없었다.


민음사 블로그에 이 소설과 관련된 타이완 풍속을 정리해놓은 글이 있는데 읽어볼만 하다. 빈랑과 베틀후추, 삼합원 등의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다만 조선일보에 실린 작가 인터뷰 전문은 완독 전에는 피하는 게 좋다. 기자 질문에 소설 결말에 대한 스포가 있다. 인터뷰는 책 다 읽고 나서 보는 게 맞기는 한데, 이 책은 워낙 천톈홍이 작가의 분신처럼 느껴져서 중간에 작가 인터뷰를 찾아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꾹 참고 인터뷰는 나중에 읽길 정말 잘했다. 참고로, 소설에 나오는 천톈홍의 누나는 다섯 명, 작가 천쓰홍의 누나는 일곱 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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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4-03-01 0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에 나온 천톈홍보다 천쓰홍 작가 누나가 더 많군요 종이책도 주석 같은 게 뒤에 있으면 보기 안 좋죠 전자책은 뒤에 있는 것도 있고 팝업으로 뜨는 것도 있군요 귀신도 놀라서 달아날 천씨 집안 이야기군요


희선
 
[eBook] [세트] 을유세계문학전집 (총100권)
을유문화사 편집부 / 을유문화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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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권 세트를 전자책으로 구입하니까 정말 저렴하네요. 구입하고 나니까 마음이 든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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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망 가마슈 경감 시리즈 <살인하는 돌>을 주말 동안 집중해서 읽었다. 역시나 재밌어...역시나 내 취향이야. 


이번 소설의 배경은 퀘백의 여름이다. 맑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나 싶어니 폭풍우가 몰아닥치고 살인이 벌어진다. 그 후로 이어지는 살인범 찾기. 하지만 사실은 피해자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들이다. 다른 소설들도 그랬지만 가족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증오로 바뀌기 쉬운 관계가 가족이다. 


소설의 배경이 퀘백이니만큼 영국계와 프랑스계의 갈등도 끊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복잡했다. 예전에 프랑스계가 영국계의 밑에서 시녀나 하인 역할을 했는데 프랑스계가 권력을 잡으면서 영국계는 쫒겨나다시피 고향인 퀘백을 떠나야했다고 한다. 과거에 영국계 밑에서 눌려살았던 프랑스계들은 당연히 영국계를 싫어하고 자신이 쫒겨났다고 생각하는 영국계들은 은근히 프랑스계에 앙심을 품고 있다. 이런 갈등을 품고 살아가는 퀘백 사람들...큰 갈등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게 맞는걸까? 가마슈 경감 시리즈를 읽으면 읽을 수록 퀘백에 대해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번 소설에서도 가마슈 너무 허술해서 빵 터졌다.


"렌 마리가 어느 날 일요일 미사가 끝난 후 점심 식사에 초대했지요. 가족들과 함께하는 자리였죠. 가 보니 형제자매가 일흔세 명이더군요." 

"아홉이에요." 아내가 그의 말을 바로잡았다. 

"물론 저는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었지요. 그래서 그 주 내내 이 사람 어머니께 뭘 가지고 가면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너무 크면 안 됐어요. 잘난 척하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너무 작아서도 안 됐습니다. 싸구려처럼 보이고 싶지도 않았으니까.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식욕도 달아나더군요. 그게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돼 버렸습니다." 

"뭘 가져가셨어요?" 클라라가 물었다. 

"욕실용 매트요."


부인 렌 마리와 사귀던 시절, 처음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는 날 욕실용 매트를 선물로 가져간 가마슈 형사, 도대체 어떻게 결혼에 성공한걸까ㅋㅋㅋㅋㅋ



<에이징 솔로>는 크레마 북클럽에서 보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도 보고 마트 계산하면서 기다릴 때 보고 음료 테이크아웃 기다리면서 보고. 그런 식으로 짬짬이 보고 있다. 삶의 궤적은 누구나 다 다르지만 인생의 어느 한 시점에서 누구나 솔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한 사람도 사별할 수 있고, 자식이 있다고 해도 그 자식이 해외에 나가서 살거나 직장 때문에 원가족과 먼 지역에 정착을 하게 될 수 있다. 호적에는 가족이 있지만 심리적으로 혼자 남았다고 느껴진다면 누구나 스스로를 솔로라고 여길 수 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쭉 혼자서 살아온 사람들과 어느날 갑자기 솔로가 된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인 문제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며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다. 부모 돌봄 노동에 대해서 혹은 에이징 솔로 본인이 늙어서 몸을 기댈 곳이 없는 상황에 대해서 묻고 기록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에이징 솔로가 처할 수 있는 어려움을 느낄 때는 시베리아 벌판에 선 것처럼 온몸이 춥다가도, 그래도 이겨낼 수 있다고 사회가 조장하는 것만큼 공포스러운 일은 생기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글을 읽다보면 또 마음 한구석에 핫팩을 댄 것처럼 따뜻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불안함과 따뜻함이 9대 1이다ㅋㅋㅋㅋㅋ대부분 불안하다ㅋㅋㅋㅋ나는 현재 솔로는 아니지만 자식 계획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솔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봤다. 그래서 더 불안한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성격이 외향적인 사람이라면 주변에 친구도 지인도 많을테니 어떻게든 극복이 가능할텐데 나는 I형 97%인 사람이라 만약에 혼자 살다가 아파도 누군가에게 전화 하느니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미래는 오지 않았고 나에게 주어진 것은 현재뿐. 현재를 즐기자.



이 책도 크레마 북클럽에서 읽고 있는 책이다. 내가 갖고 있는 이북리더기에서는 밀리의 서재가 잘 돌아가질 않고 크레마 북클럽은 아주 잘 돌아간다. 그래서 읽고 싶은 책은 밀리에 훨씬 많은데 막상 읽은 책들은 보면 전부 크레마 북클럽에 있다. 이 일을 어찌 해야하나. 이북리더기를 새 걸로 바꿔야 하나. 아무튼 이 책은 처음 읽어보는 카렐 차페크 책이다. 일단 초반부를 읽고 있는 중인데 등장인물이 많지 않고 사건이 드라마틱하지 않아서 자기 전에 주로 읽고 있다. 내용이 복잡한 책들은 노션에 기록하면서 읽어야 해서 자기 전에 못 읽는다. 그래서 책들을 자기 전에 읽는 책, 각 잡고 책상 앞에 앉아서 기록하면서 읽는 책, 돌아다니면서 읽는 책으로 다 나눠놨다. 이 책은 주로 자기 전에 읽는데 나는 누우면 자는 스타일이어서 사실 몇 페이지 못 읽고 잠들어버린다. 다 읽을 때까지 꽤 오래 걸릴 것 같다.



<귀신들이 땅>은 각 잡고 읽는 책이다. 등장인물이 많다. 7남매에 아빠 엄마까지. 뒷부분에 조부모나 동네 사람들 이야기까지 나올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아무 정보도 없이 읽다가 아아 그러니까 이런 내용이구나 싶어서 알라딘 책 정보를 찾아봤는데 내가 대충 이해한 게 맞는 것 같다. 얼른 쭉쭉 읽어야겠다. 일단 초반은 흡입력이 있고 재미있다.


이 책은 얼마 전에 민음사TV 유튜브 영상에서 소개가 되었다. 천쓰홍 작가가 직접 그 영상에 자신의 책을 읽어줘서 고맙다고 댓글까지 달았다. 그 영상이 이 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영상도 아니고 병렬독서하는 책들 얘기하다가 이 책 이야기가 나온건데 그걸 어떻게 찾아봤는지 모르겠다. 서치 능력 대단하신데...? 이 책은 처음 읽는 타이완 작가 책인데 타이완에 대해서도 좀더 알고 싶다. 거기도 역사가 엄청나게 복잡하다. 늘 타이완에 가보고 싶어했고 그쪽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는데 일단 이 책부터 읽고 가지치기 하면서 뻗어나가야겠다.


그나저나 알라딘에 사놓고도 안 읽은 전자책 수십 권인데 밀리의 서재 보관함에 160권 담겨있는 거 어떡해야하나. 날 잡아서 보관함에 담아둔 책 다 열어보고 읽을 책과 안 읽을 책은 빨리 구분해서 정리해야겠다. 현실에서도 물건 많은 걸 안 좋아하는데 디지털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뭔가가 너무 많이 쌓이면 부담스러워서 정리하고 싶다. 


자고 일어나면 머릿속에 칩 이식한 것처럼 읽고 싶었던 책 내용이 싸악 빨려들어왔으면 좋겠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뉴럴링크가 얼마 전에 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한다. 10년 20년 후면 책 읽을 필요 없이 칩만 이식해주는 기술이 생기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미래는 정말로 알 수 없다. 모든 게 컴퓨터 칩과 알약으로 대체되기 전에 열심히 맛있는 거 먹고 살아야겠다. 음식은 하는 것도 귀찮고 먹는 것도 귀찮아서 알약으로 대체되어도 상관없는데 밀크티랑 오트라떼는 꼭 실물로 먹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현재를 즐기며 맛있는 거 먹고 살아야겠다고 또 한 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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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02-05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럴링크가 실현된대도... 전 책읽는 즐거움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요~~~~~!^^

저 얼마전 타이완 갔다오면서 이 책 봤는데 읽고 싶더라구요
재밌다시니 더 궁금합니다^^

Laika 2024-02-05 14: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사실 책은 직접 읽는 게 제일 재밌죠!ㅎㅎㅎ <귀신들의 땅>은 타이완 배경인데도 한국 문화랑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더 공감가더라구요. 타이완 다녀오셨으면 아마 더 재밌게 읽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행 다녀와서 그 나라 관련 책 읽는 거 넘 재밌잖아요ㅎㅎ

은하수 2024-02-05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오는 뱅기 안에서 대만 책 읽어봐야지 생각했죠 의외로 대만 작가 책을 안읽었더라구요^^
근데 피니스아프리카에 루이즈 페니책은 정말 표지가 넘넘 아름답지 않습니까
소장욕구가 마구 차오르네요
가마슈 경감도 좋구요~~~

Laika 2024-02-05 17:56   좋아요 0 | URL
그쵸, 가마슈 경감 책은 표지가 정말 예뻐요. 저는 전자책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종이책으로 사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