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자신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을 느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적입니다. (6 페이지)

영성으로 충만한 삶이란 ... 더 높은 정신, 그러니까 이성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것과 접촉하는 삶이죠. ... 사랑, 공감, 인내, 관용, 용서와 같은 정신적.영적 가치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영성은 매우 현실적인 덕목입니다. 혼란스러운 인생길에서 우리를 이끌어주는 나침반과 같죠. 영성은 아무것도 강제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제 갈 길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이는 이 방향으로, 어떤 이는 저 방향으로 갈 것이고, 또 어떤 이는 더 빠르게, 어떤 이는 더 느리게 갈 것입니다. ... 영성은 우리의 짐을 덜어줍니다. 기술만능주의와 물질주의에 경도된 교육관 너머에서 올바른 삶으로 가는 오솔길을 가르쳐주기 때문이죠. (6~7 페이지)

영성 교사 메리 버마이스터는 이 진리를 간단명료한 공식으로 만든 바 있습니다. "단순하게 살아라!" 이 문장에서 어떤 부분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다른 두 가지 영적 태도가 나옵니다. '살아라'를 강조할 경우, 이 문장은 지금 여기에서의 삶에 충실해지라는 의미입니다. 남에게 보이고 싶은 대로가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의 삶을 받아들이라는 의미인 거죠. 자녀를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발로 땅을 딛고 서서 자신과 주변 세상을 인식하고, 자연과 하나되어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삶이 제공하는 모든 감정을을 몸으로 느끼며 소소한 일상에 감동하고, 아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인생길에 동행할 수 있음을 감사하라는 의미입니다.

  '단순하게'를 강조하면 영성에 대한 또 다른 의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영성은 날로 더해 가는 세상사의 복잡함을 줄이는 데 기여하죠. '단순하게'란 그냥 내버려 두는 자유방임이 아니라 본질적인 것으로 눈을 돌린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부모에게 적용하면 여유를 가지라는 뜻입니다. 모든 것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완벽주의와 강박관념을 떨쳐버리고, 엄마.아빠로서 자기 자신은 물론 아이에게 더 부드럽고 관대해지라는 것이죠. '단순하게'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머물라는, 즉 자신의 힘과 능력을 믿으라는 말입니다. 우주와 자연이 자신에게 선사한 힘과 능력을 강하게 믿을수록 더 큰 영성을 느낄 수 있는 법입니다. (7~8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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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면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한다. 운전이란 A에서 B로 가는 수단일 뿐이고 그 시간은 짧을수록 좋다는 생각이 들지만, 음악을 들으면 그 시간 자체가 의미 있게 느껴진다. 특히 어두운 밤에,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면 마음이 차분히 정리되고, 감상적이 되고, 추억도 생각나고, 외로움도 정겹게 느껴진다. 평소에 음악을 차분히 감상할 시간이 얼마나 되겠는가. 


오늘도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고 있었다. 음악만 나와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이 듣는다는 MBC 라디오... MBC 라디오가 20일인 내일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한다. 음악 때문인지, 그 동안의 사연 때문인지, 왠지 눈가가 촉촉해졌다. 세상은,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그래도 조금씩 바뀐다. 어두움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이 왔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MBC의 정상화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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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20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근 버스 탈 때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는 것을 좋아해요.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도로가 막혀도 참을 수 있어요. ^^

blueyonder 2017-11-20 13:37   좋아요 0 | URL
공감합니다. 음악이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영화 <Loving Vincent>를 봤다. 매우 훌륭하고 놀라운 시각적 경험이었다. 이렇게 영화를 만들 수도 있구나... 영화의 모든 프레임은 빈센트 반 고흐의 화풍대로 유화로 그려졌다고 한다. 영화의 여러 장면에는 고흐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보통 고흐하면 '광기에 사로잡혀 자기 귀를 자르고 결국 자살하고 만 불운한 천재'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그를 훨씬 더 잘, 혹은 더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게 됐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는 그를 괴팍한 이라기보다는 예의 바른 이로, 사회 부적응자라기보다는 사회의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 이, 그리고 엄청나게 열심히 산 이로 그린다. 하지만 그가 결국 고독했다는 사실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는 날마다,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처럼, 정해진 시간에 그림을 그리러 나가고 들어왔지만, 그가 그린 수많은 그림들--화가로 활동한 십 여 년의 기간 동안 2,000점 이상을 그렸다--중 단 하나만 그의 동생 테오는 팔았다고 한다. 


그는 과연 자신을 쏘았을까. 영화는, 그리고 연구는, 그가 다른 사람이 쏜 총에 맞았을 가능성에 대해 말해준다. 그리고 그가 얼마나 고독하고 괴로웠을지에 대해서도--차라리 죽는 것이 나았을 만큼...


그렇게 찬사를 받았다는 그의 그림이 죽기 전에 단 한 점 밖에 안 팔렸다는 사실은, 미술계에 대해 얘기하는 바도 크지만, 모든 위대한 업적은 시대를 앞서 가기에 당대에는 인정 받기 힘들다는 역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 같다. 물리학자 루트비히 볼츠만은 통계학을 물리학에 도입하는 획기적인 일을 했지만 당대에는 냉대만 받다가 결국 자살하고 말았다. 천재는 불운하고 고독하다는 사실은 역사에서 여러 번 반복된다. 볼츠만의 삶과 업적에 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다음의 책을 봐도 좋겠다.

 















영화는 폴란드 영화인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감독으로 리스트 되어 있는 Dorota Kobiela가 폴란드인이다. 


반 고흐하면 빠질 수 없는 명곡을 다음에 리스트 한다. 영화에서도 마지막에 이 노래가 흐른다. (영화에서는 다른 사람이 부른 버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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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11-1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포스터가 멋져요. 항상 정면을 응시하는 자화상에 익숙해서 그런지 자화상을 응용한 포스터가 좋게 느껴졌어요. 고흐 빠돌이라서 저 영화 포스터를 방에 걸어두고 싶어요. ^^

blueyonder 2017-11-13 15:39   좋아요 0 | URL
네 그리고 깊은 눈도 무엇을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고흐 화풍과 자세가 어우러져 굉장히 역동적으로 보이는 포스터입니다.
 


덩케르크 영화를 봤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개인적으로 실망했다는 점을 먼저 말해야겠다. 너무 평들이 좋길래 인생영화 만나는 줄 알았다...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의 '인셉션', 인류멸망의 위기와 시간여행을 다룬 '인터스텔라'의 성취를 이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 영화에서는 너무 어깨에 힘이 들어간 느낌이다. 



포위되어 덩케르크 해변에서 버틴 육군의 1주일, 퇴각작전에 동원된 해군(혹은 민간인)의 1일, 덩케르크 상공에서 호위하는 공군의 1시간이라는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을 같은 페이스로 영화 내에 병치시키며 여러 관점에서 보여주는 감독의 의도는 영화적으로 신선하지만, (아마 기존의 전쟁영화 문법에 길들여진) 내게는 너무 밋밋하게, 그리고 낯설게 느껴졌다. 솔직히 몰입이 잘 안 됐음을 고백해야겠다. 처음에 시가지에서 갑작스런 총격을 당하며 도망치는 장면은 긴장감 있었지만, 이후 점점 정말 저게 사실에 기반한 것인지, 아니면 영화적 상상력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면서 보게 됐다. 기사들을 찾아보면 대부분은 고증에 충실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음을 알게 된다. 아마 이 영화는 전쟁영화로 보기보다는 재난영화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쉬움에, 기억에 깊이 남은 전쟁 영화 2편을 다음에 리스트 한다. <퓨리>는 최근에 나온 고증에 충실한 영화라는 점에서, <다크 블루 월드>는 이 영화에도 나오는 스핏파이어 전투기가 나온다는 점에서 골랐다.















관련된 책 2권도 리스트 한다. 독일 공군은 덩케르크에서 영국군이 탈출하는 것을 막지 못했고, 이후 영국 하늘에서 전개된 공중전에서 영국 공군과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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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yonder 2017-08-05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덩케르크‘ 영화에 대해 여러가지 얘기를 할 수 있겠지만, 기억나는 비판적 평 하나만 기록해 놓는다. 놀란 감독이 CG를 싫어해서 실제 비행기와 배를 동원하여 찍다 보니, 영국 공군은 스핏파이어 3대, 독일 공군은 슈투카 2대(?), 메서슈미트 전투가 2대(?), 하인켈 폭격기 1대가 전부였던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동원된 배도 실제보다 훨씬 적어 보이고, 해변의 병사들도 30만 명으로 보이지 않는다. 고증에 신경을 썼다고는 하지만, 전쟁과 작전의 규모는 왜곡되어 버렸다. 제일 위의 사진, 배 한 척과 그 위를 저공으로 날아가는 전투기 3대가 영화를 상징하는 것처럼 다가오지 않나?
 


시간이 흘러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 다만 겉모습이 달라질 뿐... 25년 전의 추억도 아직 내 마음 속에 살아 있다. 별이 진 것처럼 희미해지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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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7-06-28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정말 좋으네요. 따라 불렀네요. 목청을 부드럽게 그리고 가볍게 해서 높은 고음으로 쭉 뽑아내는 게 관건이죠. 그런데 지금은 잘 안 됩니다. 워낙에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이웃집들에서 얘기하는 것들까지 다 들려요. 그래서 노래 부를 엄두를 못 냅니다. 하지만 《별이 진다네》는 정말 언제든 부르고 싶습니다. 너무 좋습니다.

blueyonder 2017-06-28 20:00   좋아요 0 | URL
좋으셨다니 저도 기쁘네요. 노래란 참 위대하지요? 이 곡은 참 명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운 여름 건강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cyrus 2017-08-19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허전허거나 조용하고 느린 음악을 듣고 싶을 때 꼭 이 노래를 듣습니다. ^^

blueyonder 2017-08-21 17:30   좋아요 0 | URL
cyrus 님도 이 노래 좋아하시는군요. ^^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