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세계문학 21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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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전은 고전이기에 읽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왠지 그래야만 교양인이 될 것만 같고, 그리해야 문화 시민이 되는 것만 같은 느낌 때문이다. 하지만 고전은 워낙 오래전에 쓴 것이라 현대의 소설들에 비해 재미와 공감대가 부족하다. 그래서 책을 항상 들기 힘든 편이다. 이 책 그리스인 조르바도 아마 약간의 강제성이 부과된 지금의 상황이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책을 대여하기도 쉽지 않아 전자도서관을 이용했는데 다 읽고 나니 후회가 전혀 없다.

 우선 책이 무척 재밌다. 책은 시간 상 대충 100년 정도 전으로 보이며 공간은 그리스 에게해 문명의 발상지인 크레타 섬이다. 아마 끝까지 이름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은 주인공이 있고 그와 항상 함께하는 65세의 세상의 풍파를 모두 겪은 그리스인 알렉시스 조르바가 있다. 그리스는 오랜 기간 터키인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으나 막 독립한 상태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대립하기 시작했고, 민족의 개념이 강하게 대두되던 혼란기였다.

 주인공은 막 독립한 자국 그리스의 지식인이자 자본가다. 그는 새로운 국민국가로 선 나라에 대한 고민, 이념에 대한 고민을 않고 있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론 부처를 흠모할 만큼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평화를 찾고 싶은 이중적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는 혼란스러움을 피하고자 크레타로 향한다. 그리고 배에서 조르바를 만난다. 둘은 이상하게 끌리고 조르바는 주인공에게 자신을 직접 고용하라고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이 사내가 묘하게 맘에 든다.

 그렇게 고용된 조르바와 보스가 된 주인공은 크레타에 도착한다. 그리고 크레타의 광산에서 갈탄을 파기 시작한다. 그들은 마을에 정착하고 머문다. 마을엔 오래된 과부이자 여인숙을 운영하는 프랑스 여인이 있었고, 조르바는 그녀의 애인이 된다. 마을엔 여러 과부가 있었지만 보스가 된 주인공은 한 젊은 검은 머리의 과부에 끌린다. 그녀는 마을 여러 남자의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다.

 갈탄 광산의 수익은 그리 크지 않았다. 애초에 사업에 생각이 별로 없기도 하고 머리를 식히러 온 주인공은 조르바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다. 조르바는 일꾼들을 다그치기도 하고, 조련하며 일을 진두지휘한다. 그러다 갈탄 광산이 무너지고 이들은 돌파구로 산으로 케이블을 연결해 자원을 채취할 생각을 한다.

 조르바는 케이블 카를 건설한 자재를 사러 이동한다. 케이블 카 건설이 시작되고 이들은 건설을 위해 인근 숲을 구입하러 수도원으로 향한다. 세상과 동떨어져 깨끗해 보이던 수도원엔 의외로 세상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수도사들이 가득했고 거기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빌미로 이들은 헐값에 숲을 구매한다. 공사가 진행되던 중 조르바와 막 결혼한 프랑스 과부가 열감기로 숨진다. 그리고 주인공은 젊은 과부와 맺어지나 과부를 선망하던 한 마을 젊은이의 죽음을 계기로 마녀 취급을 받던 과부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케이블 카는 공사를 마치고 기공식을 하던 날 기둥채 모조리 무너져 내리며 일부 마을 사람들과 수도사들이 다치게 된다. 주인공은 오히려 이런 대 실패에 더욱 홀가분해진다. 조르바와 이별하고 조르바는 즉자적인 성격처럼 루마니아로, 러시아로, 독일로 향한다. 그리고 독일에서 동광을 발견하고 사업에 성공한 후 숨을 거두게 된다. 책은 조르바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와 그의 마지막 장면을 묘사하며 끝난다.

 저자는 인간이 생물로 태어나며 갖는 수많은 욕망과 지능을 갖고 문명과 사회를 건설하면서 생겨난 새로운 욕망과 얽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주인공은 당대의 지식인으로 무엇보다 시대정신아니 국민국가니 이념같은 상위적 욕망에 엃혀 있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것을 중시하면서도 무엇보다 싫어해 그것과 가장 거리가 있는 부처를 흠모한다. 반면 조르바는 일자무식의 인물로 그런 것들 보다는 일차적인 욕망에 충실한다. 그저 배불리 먹고 열심히 일하며, 하루를 살기 위해 돈을 벌고, 여자가 있으면 접근하고 취하며 하는 식이다. 저자는 이런 조르바 같은 삶이 생물로서 여러 곳에 얽매인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장 자유로운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인간은 유전자를 전달해야 하는 생존기계로 생존과 번식을 목표로 하며 그것을 위한 여러 욕망과 또한 그것을 잘 하기 위한 지능을 갖고 태어난다. 그리고 그 지능과 협력성을 토대로 사회와 문화를 만들어 냈고, 그리고 그 사회와 문화가 유전자와 마찬가지인 밈을 만들어내 인간이 그것을 따르도록 또 다른 구속으로 작용한다. 저자는 이런 것들이 모두 의미 없는 것이며 진정한 자유를 위해선 이런 것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 듯하다. 부처는 일차적 욕망까지 모두 버리는 그야말로 해탈을 주장하지만 저자는 조르바를 통해 그런 것까지 버리려는 마음도 일종의 얽매임으로 보고, 조르바 같은 모습을 보이는게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자유인의 상태라 바라보는 것 같다.

 주인공은 조르바를 만나고 사업에 실패하며 이전보단 훨씬 자유로운 상태가 된다. 하지만 통찰력 있는 조르바는 보스는 아직 자유로워 진 것이 아니라 얽매인 줄이 다소 길어져서 자유롭다고 착각하는 것 뿐이라고 일갈하고 무엇보다 주인공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기본적 욕망외에도 수많은 관계로 얽히며 그것이 마치 진정한 자기처럼 여기며 스스로를 얽매인다. 자신이 얼마나 얽매였는지 한 번 바라보게 되는 것. 그게 그리스인 조르바가 주는 점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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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과 하이퍼월드 - 가상 공간에서 날개를 펴는 신경다양성의 세계
이케가미 에이코 지음, 김경화 옮김 / 눌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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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인은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의 어려움, 자기 자립의 어려움, 언어습득의 미비, 반복행동, 규칙에 대한 집착, 공감능력의 부족 등이 개개인별로 상황은 다르나 공통점으로 꼽힌다. 

 자폐는 무척 다양하기에 20세기 후반 스펙트럼으로 그 외연을 넓혀 새롭게 정의되었다. 그래서 과거 자폐로 진단되지 않던 사람들도 자폐로 분류될 수 있게 되었으며 그러다보니 자폐인의 수도 과거 그 어느때보다 늘어났다. 웬만한 선진국에서 자폐인은 인구 100명당 1명 꼴이며 최근 미국 같은 경우 68명중의 1명 꼴이다. 상당히 많은 수로 이 정도면 자폐를 과연 비정상으로 분류하는게 맞는가란 생각이 들정도다. 

 인간은 대개 오른 손잡이인데 왼손잡이의 비율도 100명 중 17명 정도나 된다. 물론 자폐 비율보다 상당히 높긴 하지만 그리 많은 차이도 아니다. 인간 중 이렇게 높은 비율을 갖는 자폐를 그래서 최근엔 질병이나 비정상보다는 차이나 개성으로 보는 관점도 많아졌다. 심지어 자폐인 자신들도 그들의 특성을 자신만의 정체성중 하나로 보는게 추세다. 오죽하면 자폐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나왔을 때 그것이 자신을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게 두려워 거부하는 내용의 소설까지 나왔을까. 

 하지만 그것은 소위 아스퍼거라는 고기능 자폐의 경우고 대개의 자폐인은 치료약이 나온다면 당연히 그걸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중증이며 일반 사회생활이 매우 어렵다. 다른 종류에 비해 극단적으로 낮은 그들의 평균수명이 그것을 증명한다.

 책 자폐스펙트럼과 하이퍼월드는 자폐의 특성에 관한 책이다. 앞부분은 그 정의, 그리고 자폐가 미국과 영국에서 개념화하고 시민단체 주도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지원을 얻어내기까지의 과정, 다음으로 자폐인들의 주 특성과 그들의 시각을 다룬다. 책 제목의 하이퍼 월드는 이중적 의미다. 우선 가상세계, 그리고 자폐인들이 그들의 과민한 감각을 통한 겪게 되는 세계다.

 자폐는 글자 그대로 자기에 갇혔단 뜻으로 사회생활이 어렵고 공감을 잘 못하는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저자는 지금은 한물 갖지만 초창기 메타버스인 세컨드 라이프에서 여러 자폐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저자 또는 자신들 그룹과 대화는 나무며 상당한 사회성과 일반인 못지 않은 공감능력을 보여 저자는 그들이 자폐인이란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였다. 

 자폐인들이 하이퍼월드인 세컨드 라이프에서 그런 능력을 보일 수 있었던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가상세계는 실제세계와 다르다. 실제세계에서 보이는 다양한 빛과 소리 등의 자극은 감각이 예민한 자폐인을 자극하여 그들을 견딜 수 없게 만든다. 하지만 세컨드라이프는 화면이 단순하고 자폐인이 원한다면 매우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때문에 과도한 자극이 없어 의사소통에만 집중할 수 있다. 더군다나 목소리도 상대방의 표정도 보이지 않고 단순한 타이핑으로만 대화하니 온전히 대화 기능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자폐인들은 아무래도 같은 자폐인들끼리 더 잘 대화하였는데 이것 역시 비슷한 특성을 서로 공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라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런 일련의 연구를 통해 저자는 자폐인들이 공감능력이 떨어지거나 지적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일반인과 신경회로가 다르기에 일상에 적응하기 어려운 것 뿐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즉, 그들이 일상생활을 겪는데 어려움을 주는 변화성과 변동성, 과도한 환경 자극만 제한해준다면 충분히 일반인 처럼 활동하는게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일반인은 오랜 진화과정에서 주변 환경이 주는 과도한 감각을 제한하고 필요한 일부 정보만 뇌에서 빠르게 처리하고 상당한 것을 직관으로 파악하여 해결한다. 하지만 자폐인은 다르다. 그들은 그 과도한 정보를 모두 수용하고, 아래서부터 하나하나 체계적으로 처리해 나간다. 그리고 그 모든 퍼즐이 맞춰져서야 문제에 대응이 가능하다. 당연히 오랜 세월이 걸리고 힘들다. 자폐인이 반복행동을 하거나 비슷한 패턴을 선호하는 것은 매 장면 하나하나를 그런 식으로 대응해야 하기에 이미 해결된 장면만을 당연히 선호할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자는 자폐의 요인으로 최근의 신경과학의 예를 든다. 인간은 뇌 발달과정에서 소위 가지치기란걸 한다. 인간의 뇌는 시냅스가 초기에 엄청나게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자신이 성장하는 주변 환경이 무엇을 필요로 할지 알수 없기에 거의 모든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방안이다. 하지만 가지가 너무 많이 뻗어 있으면 경로가 복잡해 빠른 대응과 숙련이 어렵다. 그래서 인간은 자라면서 학습하고 익숙해진 문화, 언어 등의 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를 쳐내는게 이것이 가지치기다. 그래서 모국어는 쉽게 배우나 이미 가지가 쳐내진 외국어는 학습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인간은 자라서 빠르고 숙련화한다. 저자는 자폐인의 경우 이 가지치기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경우로 파악한다. 가지치기가 이뤄지지 않으니 거의 모든 정보를 수용하고 민감하며,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는 것이다. 

 자폐인은 전체를 항상 세밀히 파악하려하고 기존 문법에 잘 반응하지 않기에 세밀한 작업이나 의외로 창조적인 작업에 재능을 보일 수 있다. 이런 이들을 잘 받아들이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특성을 이해하려하는 사회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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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트렌드 2023 - 한국교육을 움직이는 20가지 키워드
교육트렌드2023 집필팀 지음 / 에듀니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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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번 지적한 것처럼 한국은 교육에 큰 관심이 없다. 능력주의에 빠져 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어떻게 하면 내 자식이 남보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얻을 수 있는지와 그 과정이 자식에게 얼마나 유리하고 공정한가가 주요 관심사안이다. 이것 외엔 사실상 무관심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 윤석렬과 이재명은 둘 다 교육정책에 상당히 무관심하고 아는바가 거의 없었다. 모처럼 이번 총선에서 사실상 적대적 공존 관계인 두 양당이 비교적 높은 순위로 현직 교사를 영입했는데 작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육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처럼 증폭된 까닭이라 본다. 

 대한 민국 교육 트렌드는 2022년부터 나온 것 같다. 트렌드 코리아처럼 이 책은 현재의 주요 쟁점이나 유행을 다루는데 제목이 이런 것처럼 교육 정책과 사안에 대해 여러 저자가 한 꼭지씩 다루고 있다. 전반적으로 흥미로웠지만 아쉬운 점부터 말한다면 여러 저자가 쓴 만큼 통일성이 좀 없어보이는 면과 각종 통계자료가 책이 두꺼움에도 작게 들어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역시 여러 부분을 다루다보니 깊이가 좀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서문에서 다룬 점이 인상 깊었다. 현재의 교육은 21세기 임에도 20세기 초반에 형성된 근대 산업국가의 대전제를 그대로 갖고 있다. 이 전제들은 우선 생산에서 인간의 노동력 비중이 크고, 자본은 이윤을 노동은 임금을 얻어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며, 핵가족이 형성되어 남자는 주로 일을 하고 여자는 가사육아를 하며, 지구의 자원은 무한하고, 후진국은 선진국에 대한 압축 추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교육에도 근대 산업사회의 논리가 적용된다. 학교교육에서의 성공은 그에 걸맞는 직업 보상체계로의 진입을 확실시 하며 학교의 교과지식이 고정된 직업이 요구하는 지식과 일치하고, 아동이 핵가족의 보살핌 속에 대체로 자기 성장에 문제가 없으며, 지식 암기로 서구 추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21세기 신자유주의가 심화하고 4차산업혁명기에 들어서며 이 전제는 모조리 부서진다. 더 이상 노동력은 생산성의 큰 비중을 차지 않고 가까운 시일내에 인공지능과 로봇에 상당부분 대체될 것이다. 환경 위기로 지구의 한계가 드러났고, 신자유주의 심화로 부의 불평등이 극심화하여 대개의 가정이 맞벌이가 되었고, 경쟁의 심화로 핵가족 자체가 거의 탄생하지 않고 붕괴되었다. 따라서 가정에선 더 이상 아동이 정서적 돌봄하에 자라지 못하고 어려서부터 여기저기 위탁되고 돌봄된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교지식과 사회의 요구 지식의 크게 유리되었고, 이로 인해 학교교과의 성공이 꼭 사회,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보장하지 못한다. 

 책에서는 많은 부분을 다루지만 인상적인 것중 하나는 무엇보다 학생의 정서안정문제였다. 초중고 학교급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가장 원하는 교육을 물어보면 십수년째 능력주의에 빠진 나라치곤 놀랍게도 인성교육이 항상 1위를 차지 한다. 이는 인성을 중시하는 사회풍토도 있지만 그만큼 가정에서의 인성교육이 소홀해진 것을 공교육에 요구하는 결과로 보이기도 한다. 실제로 많은 교사들은 과거와 다르게 학생수가 반토막이 났음에도 오히려 학생수가 많을 때보다 학생 인성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는 학생의 인성교육에는 가정에서의 협조가 중요함에도 대부분의 가정은 자녀의 정서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점이다. 실제 교사의 50%는 가정이 학생의 정서지도에 비협조적이라 응답했다. 교사들은 학생의 정서문제를 위해 지원 전문시스템을 학교에 마련하고, 학부모 소환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 위기 학생 훈육 가이드라인의 법적 정비, 학교 관리자의 강한 책무성을 요구했다. 

 교육부는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때 나이스 시스템을 이용한 학생 정서행동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초등같은 경우 학부모가 응답해 신빙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고 자녀와 보내는 시간도 적어 그런 부분이 더욱 강해진다. 그리고 여기서 위기로 드러나게 되도 학부모가 조치에 거부할 경우 학교가 할 수 있는 것이 마땅히 없다는 문제가 있다. 

 학생의 정서문제는 학교운영의 큰 문제점중 하나임이 작년의 사태로 드러났고, 정서행동에 문제가 있는 상태로 자라난 학생이 사회의 위협이 될 수 있는지라 관심과 조치가 필요하다. 교육당국에선 과감히 교육적 처치를 벗어난 치료 대상 학생에 대해 강하게 개입하고. 이에 대한 법적 강제성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음으로 인상적인 문제는 교원의 과원 문제가. 며칠 전 급격한 학생 수의 감소로 교육부는 새로운 교사 정원기준을 발표했다. 일부 교장, 교감 자리를 제외하곤 초중등 전체에서 대규모의 교원 감원이 발표되었다. 문제는 교원이 신분이 보장되는 국가 공무원인 만큼 그냥 과원이라고 해고하여 감축할수는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향후 10년 정도 안에 초중고교에서 대규모의 교원 과원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교원의 과원은 학급당 학생수 등의 기준을 지금으로 유지할 때의 이야기다. 세월의 변화에 발맞워 학급당 12명으로 인원을 맞추면 교원의 과원을 이뤄지지 않고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질관리도 기대된다. 한국은 그간 정부가 법적 교원 수를 항상 어겨가면서 학생 수 대비 부족한 교원의 수를 유지해왔는데 저출산으로 인해 본의 아니게 과도하게 선진적인 상황에 진입하게 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학급당 수가 무조건 적은 것이 능사는 아니다.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학급당 적어도 16명 정도의 학생이 있어야 교사와 학생 관계, 교사 효능간, 교사 만족도, 팀 혁신, 교사 협력에서 가장 높은 점수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다른 방식의 교사 과원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 행정적인 방법은 명예 퇴직의 유도와 임금피크제, 신규채용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안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교육적 해결 방안은 3시 학교제를 통해 수업시간을 늘려 필요 교원을 늘리는 방법, 학급당 학생수의 축소로 과원을 막는 방법, 전문교사제의 신설로 과원을 돌리는 방법, 증치교사배치로 역시 과원을 돌리는 방법등이 있다. 이중 전문교사제는 학습지원, 생활교육, 놀이교육, 정서행동지원, 마을학교등 학교현장에서 실제로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의 도움 인력을 교원으로 채우를 방법이다. 이는 교사의 행정적, 수업 부담을 줄이고 학교에 넘치는 다양한 직종을 하나로 일원화해 교육효과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여겨진다.

 2032년 학생 수는 지금의 절반으로 감축될 것이 확실하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법정교원이 많은 초등은 과원, 그리고 현재 교원의 30-40%를 기간제로 충당하고 있는 중고교의 경우 기간제 교원의 대량해직 사태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좀 더 빠른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시점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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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늘도 무사히! - 교사의 소진과 트라우마 치유 심리학
김현수 지음 / 창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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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9월 4일의 공교육 멈춤과 그 도화선이 된 서이초 교사 자살사건은 한국 사회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교육계는 소위 몬스터 패런츠와, 금쪽이들, 교사를 돌보지 않고 보신하는 관리자, 지시만 하는 교육청으로 인해 골병이 들대로 든 상태였으나 이것이 시민사회에 알려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그 모든 것이 알려지게 되었고, 늘 시민사회로부터 질타와 시기의 대상이었던 교육계는 모처럼의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 결과 교육4법이 극한의 여야 대치속에서도 비교적 빠른 시일내에 통과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작금의 늘봄학교 문제 그리고 여전히 아동학대법을 악용한 일부 학부모와 학생의 무분별한 신고가 가능하고 계속되면서 교육계 정상화를 위한 갈길은 아직은 더 멀어보인다.

 이 책은 2021년에 나온 것으로 이런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학생의 정서문제와 도전, 그리고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무기력, 학교 기능의 확장으로 계속 부과만 되는 행정업무,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책임만 과도하고 권한은 거의 없는 교사들이 어떻게 소진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2021년 한 교원단체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현직 교사 40%가 우울증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중 12%는 당장 진료가 필요한 수준이었다. 초등은 주로 학부모, 학생의 민원, 중학교는 학생의 거친 욕설과 도전, 고교는 학생의 무기력함이 교사 스트레스의 주 원인이었다.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정신분석가와 교사, 정치가가 세상에서 가장 만족을 누리기 어려운 직업으로 보았는데 이는 이 세 직업이 목표가 매우 높아 그 끝을 알 수 없으며, 목표의 도달이 혼자서는 도무지 할수가 없고, 무엇보다도 상대방의 요구에 끝없이 응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교사는 학생과 갈등을 많이 겪는데 그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배움과 가르침에서 배움에 대한 저항

2. 신세대와 구세대로 문화 저항

3. 권위자대 비권위자로 위계에 대한 저항

4. 평가자와 피평가자로 평가에 대한 저항

5. 애정과 인정을 추구하며 불인정에 대한 저항 이다.


 학교와 교육청, 세계의 변화는 교사를 힘들게만 한다. 세계적으로 교사의 업무와 역할을 날로 확장추세다. 실제 80-90년대 학교의 업무와 작금의 교사업무는 비교하기 어렵다. 적어도 방과후, 돌봄, 에듀티크, 정보, 학교폭력, 생활, 스포츠클럽 등이 추가되었다. 이는 세계적 변화로 인한 것인데 핵가족의 약화로 인해 가정에서의 돌봄과 정서적 지지, 양육기능이 사라져 이들 상당 부분이 교육기관인 학교로 전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현대의 교사는 본연의 수업에 더해서 상담과 행정, 돌봄, 정서적 지원, 봉사, 대인관계 기술까지 해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하고 말았다. 이는 교사에겐 매우 의외이고 부당한 일이다. 법적으로 역할이 가르치는 것이고, 교육대학과 임용고시란 것은 그 부분에만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즉, 기대한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던 일을 교사는 해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보상과 지지는 보잘 것 없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교직기피 현상은 우리 만의 것이 아니다. 영국의 신규교사는 2015년 2/3이 5년안에 떠났다. 떠난 이유는 업무의 과다, 언론사회의 교사 폄하, 너무 많은 변화, 학생의 도전적 행동, 영국교육기준청의 평가가 이유였다. 미국은 5년안에  신규교사의 19-30%가 떠난다. 이유는 너무 많은 업무와 스트레스, 사회적 존중과 지지, 지원의 부족, 시험과 문서, 자료 준비의 어려움, 적은 급여와 지원이다. 미국은 2019년 이런 이직으로 인해 73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교사의 이탈은 교직 전문성의 저해로 이어지고 교육의 효과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오늘날 교사는 감정노동자가 가깝다. 교사는 교육과정과 교재를 연구해 수업준비를 하지만 정작 이를 함께 해야하는 학생은 준비가 안된 경우가 많다. 학생은 가정의 양육, 돌봄 기능의 파괴로 자신의 감정을 지지받거나 해소하지 못하고 학교로 오게 된다. 학교는 이들의 분출구가 되고 교사는 아이의 감정적 돌봄과 해소구가 되고 만다. 모든 직장에는 감정표현 규칙이 있고 학교도 마찬가지인데 도덕적으로 우월하고 완벽함을 요구받다보니 자신의 감정이 엉망이고 상대방은 마구잡이로 감정을 표출하는데도 교사는 어른스럽고 스승다워야 하기에 그러지 못한다. 이런 감정부조화는 크게 다가와 교사를 소진시킨다.

 번아웃은 프로이덴 베르거가 창안한 개념이다. 번아웃은 활력 상실과 에너지 고갈, 업무와 대상자에 대한 반감 증가, 업무 효율성 상실의 순으로 나타난다. 번아웃은 업무처리에 헌신하고 전념하며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자발직이고 열정적으로 임할 수록 더 많이 나타난다. 현대 사회는 서비스 업이 증가하고 사람을 대해야 하기에 번아웃이 증가한다. 번아웃의 공통점은 육체, 정서적 고갈, 비인격화와 냉소주의 및 반감, 일에 대한 효율성과 자기효능감의 저하다. 

 직무요구 통제 모델이란게 있는데 이는 직무가 요구하는 수준과 업무 자율성과의 관계다. 직무수준이 낮고 업무 자율성도 낮으면 권태 증후감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직무요구 수준이 높고 업무자율성도 높으면 즐겁게 일하지만 스트레스가 높아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직무요구 수준이 업무 자율성이 높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직무요구수준이 높으면서 업무 자율성이 높으면 스트레스가 높고 건강에 치명적인데 이것이 교사직군이다. 

 이렇다 보니 교사는 소진된다. 소진은 너무 많은 것을 줄 때 그리고 그것을 심지어 내가 갖고 있지 않을 때 일어난다. 그리고 도덕손상도 생긴다. 도덕손상은 권력을 가진 사람과 제도에 의해 위험하고 중요한 상황에서 평상시 옳다고 여긴 신념 도덕을 위배하는 행위를 한 후 겪는 심리, 정신, 영적인 부정 반응이다. 교사는 소진과 도덕손상은 모두 자주 겪는다. 정서적 돌봄 결핍상태의 학생과 학부모는 요구하는 것이 많고 불합리한 경우에도 관리자나 교육당국에 의해 사태를 덥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학부모와 학생에 억지로 사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한국의 서이초 처럼 교사를 자살로 몰고간 학부모가 등장하며 몬스터 패런츠란 용어가 등장했다. 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자기 자녀의 이야기만 믿고 교사나 학교에 불만을 터트림

2. 자기 자녀의 문제는 절대 인정하지 않음

3. 교사의 대응에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으면 교장, 교육청 등을 들먹이며 사태를 확장시킴


몬스터 패런츠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이유로 탄생했다.

1. 공동체 붕괴, 소수의 자녀

2. 학교에 대한 불신 증가

3. 현대 부모는 교육에 관여할 재력과 시간이 과거에 비해 증가함.

4. 학교에 소비자로서 무엇이든 요청 주문해도 된다는 천박한 소비문화

5.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경향이 농후한 사회분위기

 사실 이런 사회적 이유는 전통근대사회의 붕괴 때문이다. 저출생에 고학력, 고경쟁, 고인구밀도, 고령화가 배경에 있는 것이다.

 책에는 공무원 직종별 평균수명이 수록되어 있다. 공무원은 일반 사기업에 비해 노동강도가 약하고, 연금으로 노후가 보장되어 수명이 길것 같았지만 놀랍게도 전 직종이 한국 평균수명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공무원 직종이 대부분 서비스업으로 최근 들면서 무한한 민원과 요구, 터무니 없는 대우에 노출되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재직중에 받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수명이 긴것은 정무직으로 사람을 덜 대하고 정책을 수립하다보니 82세로 가장 한국 평균에 가까웠다. 가장 낮은 것은 소방으로 69세 경찰은 73세, 법조는 74세로 의외로 낮았다. 소방과 경찰은 직무중 사망이 가장 많을 터이고, 스트레스와 위험물질 노출로 인한듯하다. 법조는 스트레스와 격무가 있을 것이다. 교직은 77세로 이들보다 높긴 했으나 직무 중 사망이 거의 없음에도 수명이 낮았다. 재직중의 높은 스트레스가 원인 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교사의 퇴직 연령은 생각외로 이르다. 교직의 퇴직 연령은 62세로 60세인 다른 직종보다 높다. 하지만 퇴직이 무척 빠르다. 교직의 평균 퇴직 연령은 54세우 불과하다. 정년을 8년이나 채우지 못하는 것이다. 가장 낮은 것은 고등 여교사로 50.4세가 평균 퇴직 연령이다. 고등 남교사는 57.5세, 초등 남교사는 84세, 초등 여교사는 54.2세였다. 스트레스로 와 업무과다, 낮은 보수 등이 빠른 퇴직의 원인 일 것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교사가 외상후 성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외상후 성장은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느낌, 타인과의 관계가 예전과는 달라졌다는 느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철학이 달라졌다는 느낌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겪은 외상과 고통의 현실을 부인하지 않고 마주하기, 일어난 불행을 왜곡하지 말고 수용하기, 굴복하지 말고 이겨내기, 자신을 비난 모멸하지 말기, 이 역경을 이겨낸 후 삶은 어떻게 책임지는 자세로 살아갈 것인지 계획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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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24-02-03 17: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영화 <괴물>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

닷슈 2024-02-03 20:41   좋아요 1 | URL
괴물 재밌어 보이던데 보셨군요.
 
개념기반 교육과정 및 수업 - 생각하는 교실을 위한
린 에릭슨 외 지음, 온정덕 외 옮김 / 학지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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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기반교육과정(Comcept-Based Curriculum and Institution)은 2차원이 아닌 3차원의 교육과정과 수업을 지향한다. 2차원은 전통적인 산업시대 이후에 확립된 교육과정과 수업으로, 지식의 이해와 기능을 강조한다. 개념기반교육과정이 3차원인 것은 지식과 기능을 토대로 개념적으로 이해해야한다는 차원이 하나 더 추가되기 때문이다. 개념적 이해는 학습한 지식과 기능을 토대로 그것을 비슷한 맥락 혹은 다른 맥락에 적용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학습한 것을 다른 상황에 전이하여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저자에 의하면 교육계는 6가지 중요한 통찰을 발견했다. 

1.지적발달의 핵심은 사실적 사고와 개념적 사고 수준간의 시너지를 내는 상호작용에 있다. 

2.전통적 교육과정은 수많은 정보에 대해서 강력한 개념적 구조를 제공하지 못한다.

3.모든 학문은 내적으로 비슷한 개념적 구조를 지닌다.

4.구체적인 내용, 지식, 기능 외에 교육과정은 각 교과 학년별 중요한 개념과 이해를 명확하게 정교화해야 한다.

5.이해의 전이는 개념적 수준에서 일어난다.

6.학년이 올라갈수록(초3이 기점) 학습동기가 떨어진다.

 

 전통적 교육과정은 확실히 실패했는데 이는 학생에게 고차원적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깊이 있는 교육과정과 수업자료를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통적 학교와 교육은 학생이 습득해야할 지식과 기능에만 초점을 둔다. 그래서 교육과정과 교과서에는 학생이 알아야 할 주제와 기능만 배열되어 있는데 이로 인해 학습자는 이를 실제 생활과 다른 맥락, 문제해결에 적용하지 못한 체 의미없이 저차원적 인지수행에만 그치게 된다. 결국 학교는 본질보다는 스타일을 깊이보다는 폭을 추구하고 속도를 강조한 셈이다. 그래서 전통적 학교 교육은 교육과정과 교과서, 성취기준, 수업목표, 시험이라는 도구가 목표가 되어버렸다. 주객전도임 셈이다.

 이와 다르게 개념기반 교육과정에서 강조하고 목표로 삼는 개념적 사고는 규칙성, 연관성, 깊이 있고 전이 가능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사실과 기능을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시너지를 내는 사고란 뇌의 고차원, 저차원의 상호작용으로 이는 학습한 지식, 기능으로 개념적 사고를 해내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엔 개념적 렌즈라는 용어가 있다. 개념적 렌즈는 사실적 지식에 대해 심층적인 수전에서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실에 자신의 생각을 끌어오므로 사건에 대한 개인적 의미를 더 잘 구성하게 되며 이로 인해 학생은 수업 내용을 정서적으로 자신과 관련지을 수 있게 되어 학습동기를 높일 수 있게 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은 사실과 기초기능을 넘어서 관련 개념, 법칙, 일반화와의 관계와 규칙성을 찾는 것을 통해 학습의 깊이 있는 의미 이해에 도달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개념적 이해다. 그리고 교육과정의 통합은 시너지 사고를 내는 개념적 렌즈를 이용한 인지적 과정이 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개념적 이해는 사실 특별하지 않다. 이해중심 교육과정과 상당히 유사한데 실제로 저자는 개념적 이해는 이해중심 교육과정의 영속적 이해, 빅아이디어와 같은 개념이고 IB의 주요 아이디어, 탐구결과와 같은 의미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은 지식과 기능을 새롭거나 비슷한 맥락에 전이시키는 능력을 보이는데 이것은 심층적 이해와 고차원적 사고의 증거가 된다. 전이는 두 가지로 가까운 전이는 학습한 개념과 비슷한 과제로의 전이이며, 먼 전이는 전혀 다른 맥락의 과제로의 전이다. 가까운 전이의 예는 자동차 운전의 개념적 이해를 버스 운전에 적용하는 것이며 먼 전이는 전기 시스템을 혈액 순환계에 적용하는 것이다. 

 언급한 것처럼 교육에 대한 통찰에서 각 학문의 지식과 기능은 같은 구조를 지니며 아래와 같다.


지식은 [사실-소재-개념-원리, 일반화-이론]

기능은 [과정/전략, 기능-개념-원리, 일반화-이론]


-지식의 구성요소 

사실은 인물, 장소, 상황, 물건의 구체적 예로 원리와 일반화의 귀납적 근거가 된다. 전이는 일어나지 않고 한정적이다.  

소재는 구체적인 인물, 장소, 상황, 물건과 관련한 일련의 사실로 역시 전이가 안도니다. 다만 구체적 사실을 서로 관련짓는다. 

개념은 소재에서 도출된 지적 구성체로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추상적이며 보편적이고 짧은 구로 이뤄진다. 그리고 전이가 된다. 

일반화는 개념적 이해, 빅아이디어로 하나의 문장으로 두 개 이상의 개념 간 관계를 진술한다. 보편적이고 시간 제약을 받지 않으며 추상적이고 다른 예에 의해 뒷받침 된다.

원리는 영속적 이해, 빅아이디어로 학문의 기초를 이루는 기본 원리다. 

이론은 현상이나 실천 양상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적 아이디어의 집합이나 가정이다. 


-기능의 구성요소

과정/기능, 전략에서 과정은 결과를 만드는 행동이다. 전략은 자신의 수행을 향상시키기 위해 의식적으로 적용하거나 점검하는 체계적 계획이며, 기능은 전략에 내재된 작은 행동이나 조직이다.

개념은 한 두 개의 단어로 내용으로부터 추출한 정신적 구인 또는 아이디어다. 학습하는 과정, 전략 기능에서 도출된다. 단원 학습 후 깨닫기를 원하는 이해의 진술에 사용된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정교하며 보편적이다.

일반화는 사고의 요약이다. 두 개 이상의 개념 또는 그 관계를 진술한다. 

원리는 기본 원칙과 진리다.

이론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실현을 위해 교사는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 우선 연역적이 아닌 귀납적 교수를 해야한다. 수업 초반 부에 일반화나 원리를 직접 교수하고 그 사례를 살피는게 연역적 접근인데 이 경우 학생이 개념적 이해에 도달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답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내와 연결고리를 만들어 귀납적 접근으로 개념적 이해에 도달하게 해야한다. 그리고 전통적 접근에서는 개념적 이해를 위한 도구인 사실과 지식, 기능, 소재가 사실상 목표로 작동했다. 이것을 학습지원도구로 생각해야 한다. 

 각 학문 영역의 개념들은 그 범위에 따라 매크로와 마이크로 개념으로 나뉜다. 매크로 개념은 폭이 넓은 것으로 여러 분야에 적용되어 학문과 교과를 넘나드는 이해에 용이하다. 마이크로 개념은 이해의 깊이를 추구하는 것이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단원 설계는 다음과 같다.

1. 단원 명 정하기

-학습의 초점, 중심 소재와 맥락, 학년 수준과 시기를 암시한다. 간결한 소재, 생생적 사고, 자극적 질문이 될 수 도 있다.

2. 개념적 렌즈 파악하기

3. 단원 스트랜드 파악하가

-단원 명이 책의 장이면 스트랜드는 그 장을 구성하는 소재다.

4. 스트랜드 안에서 단원 소재와 개념을 읽기

5. 학생이 단원 학습에서 기대하는 일반화 작성하기

6. 안내 질문 만들기

7. 중요한 내용 파악하기(학생이 알아야 할 것)

8. 핵심기능(학생이 할 수 있어야 할 것)파악하기

9. 최종 평가와 채점 가이드 또는 루브릭 작성하기

10. 학습활동 설계하기

-학교에서 권장하는 수업실천에 관해 학생과 소통하기

-학생이 정해진 시간 내 최종과제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학습활동의 속도 제안하기

-학생의 전이 지원하기, 단원 학습 후 학생이 보여줄 단원의 일반화, 중요내용, 핵심기능을 학습활동과 직접 연결하고 명료히 전달하기.

11. 단원 개요 작성하기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단원 설계에서는 단원 그물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단원 그물은 교사가 중요한 소재와 개념을 브레인 스토밍하고 전체 개요를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단원의 그물이 완성도가 높을 수록 단원의 일반화는 공고해 질 수 있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은 탐구학습과 여러 방식에서 유사하다. 탐구학습은 구조화된 탐구와 안내된 탐구가 있다. 구조화된 탐구는 교사가 질문과 사실적 정보를 결정하나 학생들이 이를 분석하고 자신만의 개념적 이해를 도출해야 한다. 교사의 안내 질문으로 학생들이 사실과 기능에서 일반화된 연결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내된 탐구에서 교사는 광범위한 주제를 선정하되 교사와 학생이 함께 탐구의 방향을 설정하는 질문을 만든다. 학생은 더 큰 맥락을 선택할 수 있고 탐구 질문을 조사하는데 활용할 방법 그리고 탐구결과 발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탐구학습에서 학생이 자신의 학습에 책임을 갖도록 하면 배움의 과정에서 개인적인 관련성을 발견하게 된다. 때문에 학습동기가 크게 향상되고 전이도 일어난다. 탐구과정 전반에 걸쳐 교사는 학생에게 피드백을 제공하고 학생이 시너지를 내는 사고를 통해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도록 안내 질문을 해야 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단원 설계는 한 교과 내 그리고 간학문적 양 측면에서 모두 가능하다. 간학문적 접근은 서로 다른 교과 내용을 실제적으로 연결짓는다. 그래서 여러 교과의 관점에서 문제나 이슈를 생각할 수 있게 하며 교사는 중복을 피할 수 있어 수업시간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고 단원의 구성이 실생활과 가깝게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특정 교과 위주로 단원 설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사회나 도덕과 같은 교과 위주로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이 교과들이 다루는 주제나 성취기준이 실생활과 유사하고 다른 교과를 포괄하기 좋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다른 교과의 중요한 지식, 과정, 전략/기능에 대한 이해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영어나 수학처럼 위계적 교과일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다음은 개념기반 교실의 특징이다.

1. 이해를 위한 교육을 한다.

2. 명료한 학습 초점이 있다.

3. 귀납적 교육을 한다.

4. 개념적 렌즈를 사용한다.

5. 시너지를 내는 사고를 한다.

6. 낮은 수준과 높은 수준의 사고를 연결하게 돕은 안내 질문을 사용한다.

7. 학생 맞춤형 수업을 한다.

8. 학생들이 알고, 이해하고, 할 수 있어야 할 것들이 드러나는 평가를 한다.

9. 학습의 전이가 일어난다.


 개념기반 교육과정의 실행은 교사의 변화를 전제로 한다.

교사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발전 할 수있다. 

전문성 개발- 교실 실천의 변화-학생 학습의 변화-교사의 신념과 태도 변화이다.


교사의 신념은 다음 양극단의 사이에 위치한다.

학생 활동-학생 학습

지식 습득-지식 이해

표면적 학습 전략-심도 있는 학습 전략

의존도-독립성

고착형 마음 가짐-성장형 마음 가짐


 딱 봐도 오른 쪽이 학생중심적이고 발전적이고 혁신적이며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에 가깝다. 교사는 교육의 상당한 변화에도 그것에 무감각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역설적으로 현장에 지나치게 많은 혁신과 전략에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진정성 있는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내기 전에 사장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교사는 이를 자신의 수업에 애써 적용하지 않고 또는 침묵을 지키고 기존의 것을 고수한다. 이 또한 지나갈 것 이란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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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두 2024-03-02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다 읽은 것 같습니다ㅡ^^ 요약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