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실험실 - 이스라엘은 어떻게 점령 기술을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는가
앤터니 로엔스틴 지음, 유강은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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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전격적으로 공격합니다. 이스라엘인 뿐 아니라 여러 나라의민간인을 포함한 다수의 사상자와 포로가 발생한 이 공격은 전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즉각적인 보복에 나서 역시 민간인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을 1만명 넘게 학살하는 것으로 응수하였습니다. 대학살극이 벌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중재해야 할 서구 강대국들은 이스라엘 손을 들어줍니다. 이게 어찌된 영문일까요? 



“팔레스타인 실험실 (앤터니 로엔스틴 著, 유강은 譯, 소소의책, 원제 : The Palestine Laboratory: How Israel Exports the Technology of Occupation Around the World )”에서 저자는 가자지구에 230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사실상 가둬 두고 있는 이스라엘의 믿음에 균열을 낸 사건이라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하마스 역시 정당화할 수 없는 폭력 집단임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 백만명이나 되는 민간인을 사실상 감금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행위 역시 용인될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포함해 수 만명을 학살하면서 자신들의 최신 무기를 자랑스레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팔레스타인 실험실 (The Palestine Laboratory)의 작동 방식이며 그 일부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이스라엘은 독립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극단적 무력을 행사해오면서도 큰 비난을 받지 않으면서 스스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 이후 무기 산업과 감시 및 정보 산업에 있어 글로벌 리더가 되었습니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특히 이스라엘의 무기 산업은 크게 호황을 맞이하였으며 구매 고객 역시 유럽, 아시아, 남미 등 가리지 않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오랜 기간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감사하며 점령지를 유지하고 통제하는 노하우를 살려 각 국에 수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공개된 정보, 공개되지 않은 비밀 문서 등을 모으고 이를 분석하면서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단순히 공간적으로만 점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탐욕을 실현하는 시험장으로 활용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의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현대사의 많은 사건들이 등장합니다. 마치 이스라엘은 악(惡)의 ‘포레스트 검프’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 책은 이스라엘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이스라엘에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닙니다. 피노체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카슈미르를 옥죄는 인도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팔레스타인실험실 #앤터니로엔스틴 #유강은 #소소의책 #책과콩나무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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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 블루 아이
루이스 베이어드 지음, 이은선 옮김 / 오렌지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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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 블루 아이 (루이스 베이어드 作, 이은선 譯, 오렌지디, 원제 : The Pale Blue Eye)”를 읽었습니다.



 

  이 소설은 1830년에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 포인트)에서 벌어진 사건을 배경으로 뉴욕 경찰로 재직하다 은퇴한 경찰 랜도와 그의 조수로 임명된 1학년 생도 애드가 앨런 포*가 주인공입니다. 

 

(*네,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앨런 포입니다.)이 작품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시대를 배경으로 범죄, 심리적 서스펜스, 음모가 어우러진 흥미진진한 역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등장 인물 중 애드가 앨런 포가 등장하는 것에서 잘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포의 영향을 받았거나 혹은 그가 남긴 소설의 분위기를 재현하는데 최선을 다한 작품으로 여러 반전과 더불어 약간은 호러스러운 분위기에 복잡하면서 흥미로운 서사가 일품입니다.   랜도와 포가 살인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 육군사관학교에 소속된 교수, 생도들을 심문하면서 수많은 비밀들을 알아내게 되는데 이것이 매우 정교한 내러티브를 만들어내고, 이는 독자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어줍니다. 

 


마침내 진실이 밝혀졌을 때 인간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정신의 복잡성과 함께 그 어두운 일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19세기 초반의 시대를 꼼꼼하게 재현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는 낯설지만 흥미로움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전통적 미스터리 장르의 문법에다 영리한 시대적 배경 선택, 그리고 흥미로운 스토리 텔링은 책 읽는 재미를 보다 배가시켜준다 볼 수 있습니다. 

 

미스터리 장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에드가 앨런 포를 등장시키면서 자신의 작품의 뿌리가 거기에 있음을 대놓고 드러내는 ‘뻔뻔함’도 흥미로움을 유발하는 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역사 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페일블루아이 #루이스베이어드 #이은선 #오렌지디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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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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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바타’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바로 거대한 식물 네트워크를 통해 나비족이 소통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식물들 역시 이러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균근 네트워크입니다. 진균류는 나무의 뿌리와 탄소 영양분을 서로 교환하는데 이때 많은 정보들 역시 포함하여 교환하며 이러한 균사체 밀도는 매우 높아 상당히 많은 정보가 교환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과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수잔 시마드 (Suzanne Simard)입니다.



수잔 시마드가 자신의 연구 성과를 대중과학서적으로 펴낸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수잔 시마드 著, 김다히 譯,  사이언스북스, 원제 :  Finding the Mother Tree: Discovering the Wisdom of the Forest)”입니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 바로 진균 네트워크에 대한 탐험입니다. 식물들은 진균 네트워크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다양한 생물 간의 상호작용이 끊임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사항은 저자의 과학적 엄밀성을 통해 성실하면서도 신중하게 설명되면서 숲을 바라보는 독자의 관점을 바꿔냅니다. 식물들 간의 진균 네트워크를 통한 의사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정밀하게 탐구합니다. 저자는 이 미세한 네트워크를 통해 나무들이 지하에서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설명하면서 다양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나무들이 서로에게 영양을 공유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등 복잡하고 세심한 상호 작용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이것은 식물이 살아가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풍부하고 연결되어 있다는 새로운 시각을 엽니다. 진균 네트워크는 미생물이 가지는 생태학적 의미를 더욱 확장하고 있습니다. 숲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에 숲이 가지는 회복력은 어쩌면 긴박한 문제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돌파구를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일반적인 생태학적 시각을 넘어서 숲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녀는 진균 네트워크에 대한 과학적 성취를 통해 우리의 생태학적 관점을 혁신적으로 바꾸고자 합니다. 이 네트워크는 나무들 간의 의사 소통을 가능케 하는 미세한 지하 구조로, 숲을 단순한 나무들의 집합체가 아닌 상호 연결된 생태 공동체로 이해하게끔 이끕니다. 그럼으로써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자연과 맺는 관계에 있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됩니다. 숲은 개체가 모여 있는 공간이 아니라 복잡하고도 정밀한 네트워크라는 점을 저자는 강조하고 있으며 인간 역시 이 공동체의 일부가 될 수 있고, 지구라는 행성의 건강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임을 더욱 강조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숲 생태계가 가진 신비롭고도 매혹적인 세계를 과학적 담론과 함께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전해줍니다. 저자는 스스로의 과학적 성취를 통해 광범위한 식물 네트워크를 증명해냈고, 이를 총망라하여 인간만의 영역이라 생각했던 선입견에 도전하고 기어코 이를 성공해내는 업적을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머니나무를찾아서 #숲속의우드와이드웹 #수잔시마드 #김다히 #사이언스북스 #컬처블룸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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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짧은 우주의 역사 - 빅뱅 이후 138억 년
데이비드 베이커 지음, 김성훈 옮김 / 세종연구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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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분량의 빅히스토리. 입문서로서 충분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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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도시 속 인형들 2 안전가옥 오리지널 30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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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도시 속 인형들 2 (이경희 作, 안전가옥)”를 읽었습니다. 이 작품은 “테세우스의 배 (그래비티북스)”와 “모래도시 속 인형들 (안전가옥)”에서 선보인 샌드박스 세계관을 이어받은 작품입니다. 


샌드박스 세계관이란 이경희 작가가 창조해낸 세계관으로 모든 규제를 철폐한 샌드박스로 만들어진 21세기 후반 메가시티 평택특별자치시를 배경으로 그들만의 법과 정부를 만들어낸 세계를 의미합니다.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경희 작가는 모래도시에서 벌어지는 모험 활극을 다루면서 존재론, 자기동일성, 소외감, 반지성주의, 사교육, 비인간 지성체 등 현실과 맞닿아 있는 흥미로운 개념들을 섞어 속도감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전편에서 등장한 존재를 본격적으로 추적하면서 이야기적 재미를 극대화합니다. 


SF 소설을 읽다 보면 가끔 충격적인 이야기들을 만나게 됩니다. N.K. 제미신의 “다섯 번째 계절 (박슬라 역, 황금가지, 원제 : The Fifth Season)”을 만났을 때도 그랬죠. 이 작품은 ‘부서진 대지 3부작 (The broken earth trilogy)’의 시작을 여는 작품인데 N.K. 제미신은 이 시리즈로 3연속 휴고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합니다. 휴고상 역사상 전무한 일이었습니다.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최고의 시리즈 상’ 수상도 예약해 놓았다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되겠지요.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강렬한 경험도 기억납니다. 김초엽 작가 뿐 아니지요. 문목하, 천선란, 유진상, 남유하, 박해울, 황모과, 김준녕, 심너울, 해도연 등 이름이 기존 SF 작가진에 이름을 추가하면서 한국 SF 작가 풀은 짧은 기간 동안 매우 넓고 깊어졌습니다.


이경희 작가는 이야기적 재미에 있어 첫 손에 꼽을만한 작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경희 작가가구축한 샌드박스 세계관을 시작한 “테세우스의 배”는 제7회 한국 SF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았고, 그 세계관을 이어받은 “모래도시 속 인형들 (안전가옥)”은 제10회 한국 SF 어워드에서 대상을 다시 받았습니다. (주로 신인작가를 발굴하는 SF공모전과는 다르게 한국 SF 어워드는 출판된 SF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시상식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모래도시 속 인형들 2”가 다시 한국 SF 어워드를 수상하여 N.K. 제미신의 ‘부서진 대지 3부작’처럼 샌드박스 세계관을 가진 모든 작품이 대상을 수상하는 역사를 만들어낼 지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모래도시 속 인형들 3”도 함께 기대해보겠습니다. 



#모래도시속인형들2 #샌드박스시리즈 #이경희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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