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들의 제국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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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인 저자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습니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 입학해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1991년 1백20번에 가까운 개작을 거친 "개미"를 발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뇌", "인간", "타나토노트", "나무", "파피용", "웃음", "신" 등의 작품을 썼으며, 35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돌아온 <천사들의 제국 2>를 보겠습니다.



영계 탐사단에서 갑작스러운 사고로 죽은 나, 미카엘 팽송은 수호천사의 도움으로 600점을 얻어 환생의 굴레에서 벗어나 수호천사가 됩니다. 수호천사는 자신이 맡은 세 영혼 중에서 적어도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야 합니다. 나는 자크, 비너스, 이고르의 영혼을 선택했고, 구체를 통해 이들을 살펴봅니다. 나의 지도 천사 에드몽 웰스는 선택한 세 영혼이 나의 특성과 나의 영혼의 깊숙한 곳에 무엇이 있는지를 드러내 준다고 합니다. 자크의 나의 상상력과 소심함, 이고르는 나의 용기와 난폭성, 비너스는 나의 매력과 자아도취이며, 세 의뢰인들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어떤 존재였는지를 깨닫게 된답니다. 그들의 영혼을 개선함으로써 내 스스로가 구원을 얻는 것과 같답니다. 다른 곳을 탐사하면서 신경을 쏟지 않던 사이에 이고르는 자살했고, 원한이 너무 깊어 하늘에 올라가 정화되지 못하고 과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에 머무르며 떠돌이 영혼이 되었습니다. 자크는 자신의 작품 '쥐'를 출판했으나 프랑스에선 크게 인기가 없어 다시 낙담하고, 그러다 나탈리 김을 우연히 만나 영혼의 반쪽임을 느낍니다. 모델에서 배우가 된 비너스는 유명해졌으나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괴롭힌 편두통으로 인해 힘듭니다.

같은 영계 탐사단의 단원인 라울 라조르박도 수호천사가 되었고, 그는 천사들 위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합니다. 나, 라울, 랍비였던 프레디 메예르, 미국 배우 매릴린 먼로와 함께 우주 비행을 시작했고, 다른 은하까지 탐사를 나섭니다. 몇 달째 비행을 나선 그들이 발견한 것은 무엇이며, 자크, 비너스, 이고르는 어떻게 될지, <천사들의 제국 2>에서 확인하세요.




저승 탐사단원에서 수호천사가 되어 세 인간의 삶을 지켜주고 진보시켜야 하는 미카엘 팽송. 인간이었을 적에도 호기심이 가득한 그는 수호천사가 되어서도 여전합니다. 탐사단원이었고 지금은 미카엘과 같은 수호천사가 된 라울 라조르박은 천사들 위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며 그와 함께합니다. 그들의 탐험은 '테라 인코그니타', 즉 미지의 땅, 미개척 영역을 확장시켜온 인류의 발자취와 같습니다. 인류는 그들이 모르는 세상을 개척하기 위해 동서남북으로 향했고, 그렇게 지금의 세계지도가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자연현상을 종교로 받아들이다가 과학으로 풀이했고, 그렇게 지금은 전자의 운동을 탐구하는 분야부터 태양계 넘어를 탐험하는 분야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전작 "타나토노트"에서 저승의 세계를 보여주었고, 이번 <천사들의 제국>에서는 천사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주인공 미카엘은 서툴지만 결국 수호천사의 임무를 완수했고, 천사 그 너머의 세계에 다다릅니다. 인간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 때문에, 혹은 덕분에 수호천사의 뜻과는 다르게 갈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인간이 수호천사가 되었기에 생겨난 수호천사들의 자유의지 때문에, 혹은 덕분에 천사를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관리자의 뜻과 다르게 가는 미카엘 일행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도 천사 그 너머의 세계를 함께 여행할 수 있게 됩니다. '물 한 방울이 바다를 넘치게 할 수 있고, 고양된 한 영혼이 전 인류를 고양시킬 수 있다'는 미카엘의 외침처럼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의식도 아주 조금이지만 고양되었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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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제국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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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고등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저자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글을 발표해 오다가 1991년 "개미"를 출간해 전 세계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이후 "타나토노트", "파피용", "고양이", "나무"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썼습니다. 그의 작품은 35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전 세계에서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습니다. 그럼, 개정판으로 돌아온 <천사들의 제국 1>을 보겠습니다.



나, 미카엘 팽송은 비행기가 건물에 부딪치는 사고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무언가가 나에게서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고, 무엇인가 나를 위에서 끌어당기는 것이 있습니다. 굉장한 빛이 나를 빨아들이고 은하의 중심을 향해 나아가 그 중심에 빨려 들어갑니다. 원추형으로 된 청색 세계인 제1천계, 그리고 제1천계를 끝까지 가로지르자 말랑말랑하고 불투명한 막처럼 생긴 벽이 나타나는데, 사후 세계를 여행했던 타나토노트(죽음과 여행자를 합친 말)가 모흐1이라 불렀습니다. 장벽을 넘으니 암흑의 세계 제2천계에 다다랐고, 그곳은 상상할 수 있는 무시무시하고 혐오스러운 온갖 것들이 구체적인 형상으로 나타납니다. 모흐 2를 넘어, 가장 깊숙한 내면에 감추어 두었던 욕망들이 나타나는 적색 세계 제3천계를 지나 모흐 3을 넘어, 시간에 맞서 싸움을 벌여야 하는 주황색 세계 제4천계가 보입니다. 영혼들의 행렬이 지평선 너머로 끝없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들은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기독교에서 '연옥'이라고 부르는 곳이 어쩌면 바로 여기일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나와 함께 죽은 아내 로즈와 여자친구 아망딘과 함께 사자들 위를 날고 모흐 4를 넘어 황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절대지(絶對知)의 세계 제5천계에 옵니다. 인류가 궁금해하던 중요한 비밀들이 여기에서 밝혀집니다. 예전에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옵니다. 사자들의 행렬은 더욱 폭이 좁아지고 모흐 5를 넘어 풀빛이나 녹음처럼 푸르른 절대미(絶對美) 제6천계에 옵니다. 많은 영혼들이 아름다운 광경에 매혹되어 앞으로 나아갈 생각을 안 하기에 강물처럼 흐르던 사자들의 행렬은 이곳에서 한동안 지체합니다. 아내 로즈가 내 팔을 잡아끌어 모흐 6을 넘어 백색 나라인 제7천계가 다다릅니다. 사자들의 행렬은 여기에서 끝나는 듯합니다.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어 온 빛은 거대한 빛의 산맥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곳에 오르니 심판의 평원이 나타납니다.

로즈와 아망딘, 나는 줄 사이에 끼어들었습니다. 천국의 열쇠 관리자가 우리에게 따르라고 했고, 세 심판관 앞에 세웁니다. 그들은 세 영혼을 함께 심판하며 영혼의 무게를 재며 저승의 비밀을 너무 일찍, 너무 널리 폭로했다고 비난합니다. 잘못을 저지른 자들은 지상에 돌아가 환생해야 한답니다. 우리 셋은 환생 터널 앞에 다다랐고, 아망딘, 로즈가 뛰어들었습니다. 나도 가려던 찰나, 나의 수호천사 에밀 졸라가 막더니 재판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세 대천사가 있는 심판대로 다시 데려갑니다. 재심판은 받아들여졌고, 대천사가 나의 선업 점수와 악업 점수를 합산합니다. 환생의 의무에서 벗어나려면 6백 점을 받아야 하는데, 난 597점입니다. 에밀 졸라는 계산을 다시 하라고 요구했고, 나로 인해 계속 기다리던 영혼들을 보고 대천사는 환생의 순환에서 풀려났다고 선언합니다. 나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지상에 내려가 크게 깨달은 자로 환생해 사람들 속에 살면서 그들을 진보시키는 일을 맡거나, 천사가 되어 자신이 맡은 세 영혼 중에서 적어도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난 천사가 되는 길을 택했고, 지도 천사 에드몽 웰스의 가르침을 받아 세 영혼을 선택합니다.

프랑스 평범한 가족의 막내 자크 넴로드, 미국 부자 부부의 딸 비너스 셰리든, 러시아 미혼모의 아들 이고르 체호프를 선택한 나는 구체들을 통해 이들의 영혼을 보고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고, 통제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들의 삶에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직감, 꿈, 징표, 영매, 고양이로 이것들을 이용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또한 이들의 소원은 무엇이든 들어줘야 하는 의무가 있답니다. 이곳에서 만난 라울 라조르박은 예전처럼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탐험을 하자고 제안하며 천사들 위엔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합니다. 나는 세 영혼을 어떻게 이끄는지, 라울과 알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천사들의 제국 1>에서 확인하세요.




불의의 사고로 죽게 된 주인공 미카엘 팽송은 "타나토노트"란 작품에서 영계를 탐사한 인물입니다. <천사들의 제국 1>에 다시 등장한 그가 살아서가 아닌 죽어서 저승을 가고, 자신의 수호천사 도움으로 지구로서의 환생이 아닌 수호천사가 됩니다. 수호천사는 세 영혼을 선택해, 적어도 그중 하나를 진보시켜 환생의 순환에서 벗어나게 도와야 하며, 직감, 꿈, 징표, 영매, 고양이의 다섯 가지 수단으로 인간의 삶에 개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자기 삶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 때문에 수호천사의 뜻과는 다른 방향으로 갈 때가 많습니다. 신입 수호천사 미카엘은 의욕적으로 세 영혼을 지켜보며 수단을 동원하지만, 이미 많은 영혼을 지켜본 선배 수호천사들은 천사의 일에 대한 신념이 없어졌습니다. 너무나 많은 영혼들이 실망시켰고, 인간을 진보시키는 것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습니다. 수호천사들을 천사 군대의 졸병이라 칭한 지구에서 타나토노트 일원이자 동료 수호천사 라울 라조르박은 결정을 내리는 존재들이 누구인지, 그들은 무엇에 따라 움직이는지 알아내고자 합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겁니다. 태어났으니 죽는 건 당연하지만, 어릴 땐 아무래도 남의 일처럼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나이를 먹을수록 지인의 부모님이 돌아가시거나, 혹은 지인이 죽으면서 죽음이 내 곁에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됩니다. 사후세계의 존재는 죽음을 맞이해도 거기서 끝이 아니라 '영혼'으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게 됩니다. 그렇기에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를 달래주는 존재가 됩니다. 여러 종교가 말하는 사후 세계의 모습은 종교를 발전시켰고, 더불어 인간에서 지은 죄는 사후 세계에서 심판을 받는다고 믿어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이 되었습니다. 이런 사후 세계의 또 다른 모습이 <천사들의 제국 1>에서 프랑스의 천재 작가의 상상력으로 펼쳐집니다. 전작의 인물들이 등장하고 언급되어 재미를 주고, 인간의 자유의지가 미치는 삶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주인공이 수호하는 세 영혼의 삶과, 앞으로 탐험할 신의 세계가 어떨지, <천사들의 제국 2>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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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권력자편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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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우리 삶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자유롭게 누군가를 만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어려워질 무렵 집에서 안전하게 세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고, 그 여행지에 숨겨진 세계사까지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기획한 <벌거벗은 세계사>. 다시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 지금에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준 덕분에 책이 나올 수 있었다고 제작팀은 말합니다. 그럼, <벌거벗은 세계사 : 권력자편>을 보겠습니다.



그림 속 인물은 영국 역사에서 가장 문제적 인물로 평가받은 왕입니다. 그에 관한 수식어는 호색한, 폭군, 스캔들 메이커, 종교개혁의 시작, 해군력 발전의 시초 등 극과 극입니다. 이처럼 남다른 존재감을 가진 인물은 16세기 영국의 국왕이었던 헨리 8세입니다. 그의 복잡한 사생활은 영국뿐만 아니라 스페인, 프랑스 같은 주변 나라와의 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는 유럽에서 가장 여러 번 결혼했고, 혼인을 가장 많이 파탄 낸 왕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헨리 8세는 무려 6명의 여성과 결혼했는데, 이 여인들은 혼인 무효-참수-사망-혼인 무효-참수-생존이라는 결말을 맞이했습니다. 그의 여성 편력은 개인사에 그치지 않고 영국과 세계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가 이렇게 여러 번 결혼했던 이유에는 아들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이토록 아들을 낳는 것에 집착한 이유는, 당시 튜더 왕조는 오랜 전쟁 끝에 탄생한 신생 왕조로 1순위 계승자였던 형 아서와 아버지 헨리 7세가 모두 죽었고, 튜더 왕조의 유일한 남자는 헨리 8세뿐입니다. 그는 자신이 아들을 낳지 못하고 죽으면 왕조가 쉽게 흔들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헨리 8세는 경제나 외교 방면에서는 나라에 큰 손실을 가져왔지만 그가 시작한 종교 개혁을 바탕으로 성립된 잉글랜드 국교회는 지금까지 영국인의 정체성과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해군력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함으로 제국의 발판을 마련했고, 엘리자베스 1세까지 이어지는 절대 왕정을 구축했습니다.

얼마 전에 대통령에 당선된 블라디미르 푸틴은 많은 비난을 받는 동시에 관심의 중심에 선 러시아 대통령입니다. 현대사에서 푸틴만큼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은 없을 것입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그의 영향력은 더 커졌습니다. 러시아의 통치자이자 전쟁을 일으킨 푸틴, 그는 '21세기 히틀러'나 '21세기 스탈린'이라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강력한 팬덤으로 '푸틴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그런 가운데 20년이 넘도록 러시아를 장기 통치하면서 '강한 러시아'를 목표로 내달리고 있습니다. 푸틴은 아직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인물입니다. 게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두 나라의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몰라도 분명한 것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국제 질서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면에서 푸틴의 행보에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세계 질서를 새로 짜겠다는 푸틴의 의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반도 정세도 이 역사적 흐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더욱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관심을 기울여서 슬기로운 대처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매주 화요일이면 놓치지 않고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tvN에서 방영 중인 <벌거벗은 세계사>입니다. 2022년 1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랜 시간 방송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정보와 생각을 얻게 되는 교양 프로그램입니다. 방송을 보고 난 뒤엔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아 항상 아쉬웠는데, 책으로 그 내용을 담은 <벌거벗은 세계사>가 출간되었고, 책의 내용이 단순히 방송 순서대로 편집한 것이 아니라 주제별로 편집해서 읽기에 더욱 편합니다. 이번은 권력을 손에 넣은 사람들이 뒤바꾼 세계사 속 결정적 순간들을 담은 <벌거벗은 세계사 : 권력자편>입니다. 영국을 근대국가로 만든 희대의 스캔들 메이커 헨리 8세, 러시아를 강국으로 만든 표트르 대제, 청나라를 몰락시킨 서태후, 스캔들과 비극으로 얼룩진 정치 명문 케네디, 히틀러로부터 영국을 구한 처칠, 공포로 소련을 지배한 독재자 스탈린, 흔들리는 영국 왕실을 지킨 엘리자베스 2세, 미국 대통령에서 범죄 혐의 기소자로 논란의 중심이 된 도널드 트럼프, 전쟁광 독재자인지 러시아의 구원자인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는 푸틴, 세계 1위 부자의 쩐의 전쟁 무함마드 빈 살만까지, 10명의 권력자들이 등장합니다. 힘을 손에 넣은 역사 속 인물부터 현재의 인물까지 다양하게 아우르고 있어 더욱 생생하고,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날 수 있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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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욕 - 바른 욕망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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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와세다대학 문학구상학부를 졸업했습니다. 2009년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로 제22회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 2013년 "누구"로 제148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최연소 남성 나오키상 수상 작가로 기록됐습니다. 2014년 "세계지도의 초안"으로 제29회 쓰보타 조지 문학상을 수상, 2021년 <정욕>으로 제34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럼, 작가 생활 10주년 기념 장편소설 <정욕>을 보겠습니다.



2019년 6월 도쿄도 안에서 보호된 16세 소년이 인터넷으로 만난 남자와 돈을 받고 성적 관계를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그 남자는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인 야다베 요헤이였고 그의 자택을 수색해 대량의 동영상과 사진이 담긴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보호된 소년 이외에도 피해자가 다수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어 SNS 앱 이력을 뒤진 결과 공원에 모여 그곳에 온 아이들과 교류하는 '파티'의 존재가 드러났습니다. '파티'는 매우 교모한 수법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했는데, 여름철 공원에서 무상으로 물 대포 같은 놀이 기구를 나눠 주었고, 아이들은 물과 땀에 젖은 옷을 자연스럽게 벗을 테고, 어른은 젖은 아이들의 몸을 닦아줘야 합니다. 그때 신체 접촉을 시도하거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파티'의 리더이자 대형 식품 회사에 근무하는 사사키 요시미치, 국공립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모로하시 다이야, 야다베 요헤이가 체포되었고, 주변인과 가족은 아무것도 몰랐다고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타인이나 사회와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믿는 검사 데라이 히로키는 등교 거부를 하는 초등학생 아들 다이키와 이를 이해하기만 한 아내 유미를 보면 불안합니다. 인간에게는 당연히 걸어야 할 평범한 길이 있다고 배웠던 그는 일반적인 삶을 벗어난 아들이 걱정스러웠고 그래서 학교로 돌아가라고 말했지만 소통은 단절되었습니다. 남아도는 시간을 감당하지 못한 다이키는 엄마의 스마트폰을 만졌고, 유튜브를 보며 자신도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등교 거부 학생의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비영리단체의 활동에서 만난 또래 아키라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그곳 활동가 유콘이 도움을 줍니다. 침구 전문점 직원 기류 나쓰키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을 멀리합니다. 그러다 손님으로 온 중학교 동창을 만나 그와 비슷한 결의 사사키 요시미치를 만나게 됩니다. 대학교 기획국 실행 위원인 간베 야에코는 이제까지 열렸던 미스·미스터 선발 대회 대신 내년엔 다이버시티 페스티벌을 주최한다는 기획에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그녀의 생각과 일치해 더욱 열심입니다.

아무런 관계가 없는 히로키, 나쓰키, 야에코가 세상을 떠뜰썩하게 했던 일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정욕>에서 확인하세요.




눈에 들어오는 정보 대부분은 '내일 죽지 않는 것'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발판이고, 이런 사람들의 생각은 인생에, 자연스럽게 타자(他者)가 나타나 준 사람들의 이야기랍니다. 다양성이 유행처럼 되어 버린 시대지만, 이것들은 소수자 가운데서도 주류에게만 해당하는 말이자 말하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 안의 '자신과 다른 것'에만 해당하는 말이라며 시작하는 <정욕>. 정말 평범하고 보통 사람인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고 이해하려고도 시도하지 않은 욕망을 표현한 저자에게 놀랐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란 띠지의 문구가 읽기 시작하면서, 책을 읽으면서,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맞다고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번도 이해하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우리가 상상조차 못 하는 인간들의 생각을 <정욕>을 통해 읽고 나니 그들의 외로움을 알게 된 자신을 발견합니다. '성욕이 죄가 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이야의 말이 목에 걸린 가시처럼 마음에 남으며, 자신의 가치관을 뒤흔드는 문제작으로 피하고 싶지만, 그렇기에 꼭 읽기를 권합니다.



다양성이란 적당히 사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단어가 아니다.

자기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단어일 것이다.

때론 구역질을 일으키고 때로 눈을 감고 싶을 정도로

자신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게

바로 곁에서 호흡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하는 단어여야 한다.

p. 220

다들, 이런 불안 속에서 살고 있구나.

도미노가 계속 쓰러진다.

그 하나하나가 반 친구들이나 선배와 후배, 상사와 동료, 거리에서 스친 사람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만난 사람들과 겹친다.

누군가의 가슴 깊은 곳에 있는 이물질을 끌어냄으로써 결과적으로 정답 줄에 서려는 사람들.

내 안에 잠든 불안을 파악하기보다 경멸하기를 선택한 사람들.

흔들리는 리듬 속에서 도미노의 마지막 조각이 쓰러진다.

p.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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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 룰렛
오윤희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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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조선일보 기자로 사회부, 산업부, 국제부 등에서 15년간 근무한 저자는 동유럽 특파원을 거쳐 미국 뉴욕 특파원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경제주간지 이코노미 조선에서 근무하며, 재직 당시 집필한 경제경영서 "정반합"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엄마가 남기고 간 것", "삼개주막 기담회" 시리즈, "수상한 간병인" 등을 출간했습니다. 오늘도 우리 사회의 투철한 관찰자이자 치밀한 소설가로 세상 곳곳에 숨은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이야기'를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금붕어 룰렛>을 보겠습니다.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 대표 정상구의 시체가 발견된 곳은 인적 드문 주택가의 막다른 골목입니다. 현장에 나와 있던 과학수사팀 정동훈의 말에 따르면, 처음 공격한 건 배고, 피해자가 부상을 입고 당황한 사이 왼쪽 목의 경동맥을 잘렸고, 손쓸 틈도 없이 쓰러져 과다출혈로 죽었다고 합니다. 신입 경찰 김도윤은 그가 찬 고급 명품 시계가 있는 것을 보며 돈을 노린 범죄가 아닌 것 같다며, 강력반에서만 어언 20년 근무한 이준현 경위에게 의견을 말합니다. 하지만 시체에 지갑은 없었고, 지갑 속에 돈 말고 범인이 필요로 했던 다른 뭔가가 있었던 건 아닐까라고 준현은 생각합니다. 정상구의 가족은 아내 강희원과 10대 아들이고, 강희원은 예전에 룸살롱에서 손님으로 남편을 만났으며 돈 냄새는 기가 막히게 잘 맡는 머리 좋은 개새끼라고 말합니다. 원하는 것은 어떡해서라도 손에 넣고 죗값은 안 치르기에 원한을 가진 사람아 한 둘이 아니랍니다. 정상구와 강희원에게 부모와 형제자매는 없으며, 사설탐정 장은모를 고용해 알아낸 최근 내연녀인 최지호를 찾아가 보라고 아내는 말합니다.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로 찾아가 부대표 전명호와 만나 사건 당일인 어제저녁 함께 식사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전명호는 저녁 9시 정도에 아들이 다쳐서 병원에 가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먼저 일어섰답니다. 고객들에게 투자 어드바이스를 해주고, 바쁘거나 투자 방법을 잘 모르는 고객을 위해 자산 관리를 하고 있다고 전명호와 달리, 잠입 취재 중인 미래일보 사회부 한성주는 이곳이 불법 TM 조직이라고 합니다. 온라인이나 전화로 고급 재테크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일반인들을 투자자로 끌어들이고, 그렇게 포섭한 뒤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기를 처먹는 불법 텔레마케팅 조직입니다. 자신이 면접 볼 때 박영우가 사무실에 들이닥쳐 난동을 피워 경비가 끌고 갔다며, 정보를 줄 테니 자신에게 사건 정보를 단독으로 달라고 합니다. 한성주가 불러준 박영우의 연락처로 그의 주소지를 찾아갔고, 호스트바 출신인 그는 아는 누님이 정상구를 소개해 줬답니다. 투자에 대해 몰라도 정해진 대사 외워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받은 메시지만 SNS에 뿌리는 되는 일이라 어려울 게 없었던 그는 매출 1위를 기록했는데, 정상구가 박영우를 사기 쳤답니다. 기본급이 없고 성과급을 받는 TM인 그가 받을 돈을 정상구가 대박날 코인에 투자하라고 말했고, 그의 말을 믿고 투자한 돈이 상장폐지가 되며 돈이 전부 날아갔습니다. 박영우가 알려준 곳에서 건물주 이선우를 알게 되었고, 그는 여자친구 장혜영과 그녀의 이종사촌이라는 정상구에게 1억을 사기당했습니다.

회사 근처에 서성이던 김민철을 한성주가 보고 이준현에게 연락했고, 그는 에버그린 투자자문회사 대표 안현수에게 사기를 당했답니다. 안현수라는 사람이 정상구를 사칭해 사기를 친다는 것을 알았고, 본명이 안준영임을 알아내고, 용의자로 수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모텔 욕조에서 산성 용액에 부식된 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녹은 용의자를 발견합니다. 도대체 정상구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지, <금붕어 룰렛>에서 확인하세요.




수백억 대의 재력가가 주택가 골목에서 칼에 찔린 채 발견됩니다. 재력가의 주변을 조사하던 중 그를 사칭하던 사람이 용의자로 지목되는데, 그 용의자도 시체로 발견됩니다. 베테랑 형사와 신입 형사가 두 건의 살인사건을 두고, 5명의 용의자를 추려냅니다. 재력가의 회사에서 일하다가 재력가에게 사기당한 전직 호스트바 남성, 열등감 가득한 젊은 건물주, 피와 살을 깎아 헌신했지만 말기 암을 선고받은 명퇴자, 의사 사모님에서 빈 껍데기만 남은 이혼녀, 벼랑 끝에 내몰린 공시생 중에 누가 범인일까요. <금붕어 룰렛>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옵니다. 배가 터져 죽는 줄도 모르고 주는 대로 계속 먹이를 받아먹는 금붕어처럼 눈앞의 이익만 탐내는, 순간의 욕심에 도취되 현실에 눈이 머는 범죄자들이 책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도 많이 있습니다. 일확천금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사람들과 그 욕망을 노리는 사기꾼들이 쳐놓은 그물에 자신은 안전하다고 백 프로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기에 '사기 당한 놈이 나쁜 거지, 안 그래?'라며 남들에게 사기 치는 재력가의 말은 사기당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풍비박산 난 가족들의 마음을 송곳으로 찌르는 말입니다. 마지막 진실에서 드러나는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마지막이 그래서 더욱 씁쓸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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