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실의 새 - 나는 잠이 들면 살인자를 만난다
김은채 지음 / 델피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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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영사기가 돌아가는 영화관에서 자란 저자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이 성장하고 연결되는 힘을 경험하고 방송작가로 업을 정했습니다. 지금은 직장인이지만 퇴근 후 영화 시나리오, 문학, 에세이 등 분야를 불문하고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스릴러 웹툰 "홀더"를 2년간 연재했습니다. 그럼 저자가 쓴 <지하실의 새>를 보겠습니다.



꿈속 이야기로 먹고사는 28세 스릴러 작가 김하진은 꿈에서 새가 되어 살인 장면을 목격하고, 잊기 전에 기록합니다. 그가 쓴 글은 너무나 생생해서 대중에게 인기가 있었고, 악의가 담긴 게시글들이 생겨납니다. 김하진은 소문의 출처를 알고 싶어 출판사에서 소개한 변호사 최강운에게 의뢰를 합니다. '네가 누군지 알아.'란 짧은 게시물을 보여주며, 10살 이전의 기억이 없다고 합니다. 김하진의 첫 기억은 보육원 수녀님이 손을 잡고 복도를 걸어간 그때부터 시작합니다. 보육원에 들어간 것도 10살이었고, 양부모에게 입양된 것도 10살입니다. 하진을 입양한 50대 후반의 부부는 다정했으나 뭔가 이상했습니다. 가족사진에 있는 털 짐승, 하진은 그것의 대체품이었습니다. 처음엔 하진의 어눌한 말투도 개의치 않았고, 또래보다 작고 앙상한 몸도 볼품없게 보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며 훌쩍 커버린 하진을 보며 하자품을 데려왔다며 방치했습니다. 그때부터 새가 되는 꿈을 자주 꿨고, 새의 눈은 누군가가 죽거나, 무언가 도륙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꿈에서 보고 느낀 것들은 날카롭게 다가왔고, 온몸에 박히듯 새겨지는 끔찍한 기억은 고통스러워 자해하며 그 고통을 잊었습니다. 하진이 20살 성인이 되던 해 교통사고로 양부모가 죽었고, 그의 자해는 심해져 죽기 직전까지 갔다가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신과 의사는 자해를 멈추기 위해 글을 써보라고 가볍게 말했고, 하진은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하진을 찾아온 박지한 형사는 하진의 책에 나온 살인 이야기들이 조사한 살인 사건들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묘사된 내용의 디테일도 실제 사건들의 정황도 거의 똑같다고 합니다. 미결로 종료한 사건을 하진의 책 내용에서 힌트를 얻어 시신을 발견했다며 살인자가 아닌지 추궁합니다. 그때 최 변호사가 들어와 절차 없이 민간인을 추궁했다고 말했고, 박 형사는 최 변호사에게 갈 데까지 갔다는 말을 남기고 떠납니다. 또다시 꿈을 꾼 하진은 박 형사를 새의 모습으로 봅니다. 꼭 CCTV로 훔쳐본 것처럼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혼란스러운 하진에게 최 변호사는 책에 나온 이야기 기준으로 실제 있었던 사건들을 매칭해서 범인이 이미 잡히거나 사고로 마무리된 것을 제외하고 13건을 찾았다고 합니다. 이야기 중에 사건이 일어났거나 시신이 발견된 곳을 역추적해서 시작점을 계산하면 송양 시가 나타난답니다. 박 형사의 소장이 접수되고 수사가 시작되면 더욱 힘들어지니 그전에 범인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최 변호사의 말에 하진은 송양 시 옆 만조리에 자신이 있었던 보육원이 있다며, 만조리로 갑니다.

만조리에서 하진을 기억하는 진희를 만났고, 그녀는 보육원에 있던 오빠를 찾으러 왔다고 합니다. 하루만 묵고 떠나려고 했던 하진은 진희를 만나 며칠 더 있게 되는데, 약사 아들이자 마을의 이장인 남자가 목이 없어진 채 죽고, 하진은 살해 당시의 모습을 새가 된 채 목격합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지만 경찰 소장과 피해자의 엄마인 약사는 수사를 하지 않고 덮습니다. 이상한 만조리 마을 사람들과, 만조리에서 하진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누군지, <지하실의 새>에서 확인하세요.




꿈에서 새가 되어 살인사건을 목격하는 것도 끔찍한데, 그 살인사건이 꿈이 아니라 실제 사건이라면 어떨까요. 생생한 묘사로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은 스릴러 작가 김하진의 팬카페에 작가가 살인자라는 게시글이 올라옵니다. 또한 10살 이전의 기억을 잃은 김하진을 알고 있다는 게시글도 올라옵니다. 하진은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첫 기억인 보육원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곳에서도 새의 모습으로 살인사건을 목격하고, 실제 살인사건이 똑같이 벌어집니다. 하진은 왜 꿈속에서 항상 새 인지, 왜 잔혹한 것만 목격하는지, 왜 살인자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하지만,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든 것이 의심스럽습니다. 남들이 꾸는 '평범한 꿈'을 원하는 하진을 보며, '당연하게 여겼던 평범한'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보통 사람인 나의 삶이 내세울 것이 없어 보잘것없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평범함이 소중한 것임을 깨닫고, 오늘의 일상도 평범하게 지나갔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 살아야겠습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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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사기꾼들 이판사판
신조 고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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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저자는 사회 초년생을 착취하는 부동산 블랙 기업을 다룬 "협소저택", 다단계 판매에 빠져드는 젊은이들을 다룬 "뉴 카르마", 사회에서 이탈하고 마약을 팔아 연명하는 청년을 주인공으로 한 "살라레오" 등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탁월하게 그려낸 소설을 써왔습니다. 그럼, 넷플릭스 드라마화가 예정된 부동산 사기꾼들의 세계를 그린 <도쿄 사기꾼들>을 보겠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표적은 시마자키 겐이치라는 78세 남성이 소유한 물건입니다. 몇 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살다가, 작년 여름 도내 실버타운에 입소하여 현재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리더인 지면사 해리슨 야마나카, 부동산 정보를 수집하고 타깃을 물색하는 도면사(건축 설계 도면을 작성하는 전문가) 다케시타, 소유자를 사칭할 배우를 고르고 교육하는 수배사 레이코, 전 법무사 고토와 소유자 대리인으로 위장한 다쿠미, 서류와 인감을 만드는 위조범과 돈을 세탁하는 전문가가 한 팀이 되어 부동산 개발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몇 억 엔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자축했고, 다음 계획이 세워질 때까지 헤어집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뒤 다시 모였고, 해리슨은 다케시타가 검토할 것도 없다고 했던 후보 물건에 관심을 보입니다. 역과 가깝고 주차장과 지금은 폐쇄된 갱생보호시설로 합쳐서 26000평방미터가 넘으며 저당권은 설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 야마노테선 신역사 개통이 예정되어 있어 재개발이 예상되는 지구에 위치해 있지만, 주인이 여승인데 절대 팔지 않는다고 소문이 났답니다. 이 물건의 시장 평가액은 백억 가까이라 매수인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난색을 표했지만, 해리슨은 추진합니다.

아오야기 다카시는 법학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가 상무이사 겸 개발본부장으로 있으며 동창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과시하며 지냅니다. 토지 개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최근 교섭이 어려워져 사업 계획이 지체됩니다. 이러면 목표 미달은 물론이고 막대한 손해가 발생되기에 자신의 자리도 위협이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대체할 다른 대규모 토지를 찾아야 하는데 아오야기 동창의 지인이자 해리슨의 협조자가 야마노테선 신역사 땅을 소개합니다. 마음이 급한 아오야기는 거래를 하고 싶어 해리슨 일당과 만납니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신장과 간장의 기능 저하로 쓰러져 2주 정도 입원했다가 다시 경찰서로 복귀한 다쓰는 지능범을 전문으로 하는 수사 2과로 배치받습니다. 어떤 경우든 결코 일을 건성으로 날라지 않는 성실함이 무기인 다쓰는 10년 전 야마나카 해리슨 사건 파일을 꺼냅니다. 2년에 걸친 수사가 결실을 맺어 해리슨을 취조했으나 혐의 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고 석방이 되었습니다. 석방되는 날 취조실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던 남자가 환호성을 지르며 다쓰를 보며 도발하듯 엷은 눈웃음을 짓습니다. 그 후 수사에 참여했던 동료 형사들과 마찬가지로 해리슨의 존재는 내면에 잉걸불처럼 조용히 타고 있습니다. 지면사가 개입된 다른 사기 사건을 검토하던 중 이상한 직감을 느낀 다쓰는 지바 형무소에서 쓰지모토 마사미가 쓰지모토 다쿠미 앞으로 보낸 봉투를 발견합니다.

해리슨 일당은 백억 가까운 신역사 땅을 사기 칠 수 있을지, 정년퇴직을 앞둔 다쓰는 해리슨 일당을 붙잡을 수 있을지, 다쿠미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도쿄 사기꾼들>에서 확인하세요.




사기를 당한 자가 다른 사람에게 똑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친다? 보통이라면 자신이 사기를 당했을 때의 억울함과 그로 인한 주위 사람들의 고통을 잘 알기에 남에게 사기 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기꾼 다쿠미는 방금 만난 정체 모를 자들을 신뢰하는 눈을 보면서 자신의 예전 모습을 떠올리며 희열감을 느낍니다. 순진한 양심을 깡그리 깔아뭉개는 도착된 감각에 사로잡힙니다. 가족이 함께 운영하던 다쿠미의 회사는 사기를 당했고, 다쿠미 아버지의 극단적 선택으로 엄마, 아내, 어린 아들이 불에 타 죽고, 아버지는 형무소에 수감됩니다. 그는 삶을 포기하며 지내다 예기치 않게 부동산 전문 사기꾼 지면사라는 일로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그런 다쿠미의 마음과 지면사가 사기 치는 과정을 너무나 자세히 그려낸 <도쿄 사기꾼들>은 미해결 사건 중에 마음에 깊이 남은 노형사 다쓰의 열정도 함께 보여줍니다.

이 소설은 2017년에 일어난 '세키스이하우스 사건'을 모티브로 합니다. 일본의 어느 사기 조직이 건물주 행세를 하며 대형 건설사를 속여 거액을 챙긴 사건인데, 저자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면밀한 취재를 통해 그들의 조직적인 범행을 압도적인 리얼리티로 완성시킵니다. 고령화가 극심한 일본에서 일어난 일들은 더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미리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노인을 대상으로 한 보이스피싱, 노령연금을 가로채는 범죄, 노인의 부동산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일본의 모습은 다른 나라의 일이 아닙니다. IC 칩을 복제하고, 사기 친 돈을 가상화폐로 바꾼 뒤 다크웹 교환소에서 자금을 세탁하는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사기꾼 일당이 작정하고 속이면 대형 기업도 속게 됩니다. 남을 속이는 사람의 광기를 제대로 보여주는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 <도쿄 사기꾼들>을 추천합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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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아이
장용민 지음 / 엘릭시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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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대와 한국영화아카데미를 졸업한 저자는 1996년 한국영화진흥공사 주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로 대상을 수상하며 소설화는 물론 영화화의 꿈을 이뤘습니다. "운명계산시계", "신의 달력" 등의 소설을 비롯하여 OCN 수사 드라마 'KPS!'의 시나리오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럼,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궁극의 아이>를 보겠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히말라야에 있는 14대 달라이 라마 으뜬에게 편지가 오면서부터입니다. 미국 애틀랜타에서 온 편지로 '십 년 전 제가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라마.'란 문장만 적혀 있습니다. 으뜬은 봉투에 찍힌 우체국 소인을 확인하니 십 년 전 미국의 애틀랜타에서 오늘을 착신 일로 지정하여 보낸 편지입니다. 10년 전 애틀랜타의 에머리 대학에서 한 강연장에 스물이 됐을 법한 오드아이의 동양 청년이 두 번 절하며 그의 입적에 관한 말을 합니다. 앞으로 정확히 십 년 후 오늘 라마께선 초승달 아래에서 암살을 당할 거라 말하고 사라집니다.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오르며 으뜬의 얼굴 표정이 어두워지자 법회를 취소할까 묻는 수행자 롭상에게 그러지 말라 말하고 단상으로 향했고, 맨 앞줄에 있던 신도 한 명이 총을 꺼내 그를 쏩니다.

앨리스 로자는 인터넷으로 주문받아 실제 아기와 똑같은 인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대부분은 병이나 사고로 아기를 잃은 부모들입니다. 그녀가 이 일로 유명해진 것은 생김새뿐 아니라 아기의 성격, 사연까지 담기 위한 혼신의 노력이 인형에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보행기 없이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는 거구이고, 7살 이후 모든 것을 기억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10살 딸 미셸은 엄마에게 반항하며 방으로 도망쳤고, FBI 요원 사이먼 켄이 '신가야'란 사람을 아냐며 찾아옵니다. 그는 십 년 전 있었던 닷새 동안의 치명적인 사랑이자 미셸의 아버지였고, 엘리스를 이 지경으로 만든 장본인입니다. 어젯밤 9시경 워시언의 제퍼슨 호텔 정문에서 나다니엘 밀스타인이라는 사업가가 총격 사건으로 죽었는데, 그 사건이 발생하기 한 시간 전 사이먼에게 편지가 배달되었답니다. 봉투에 찍힌 우체국 소인의 날짜는 십 년 전 오늘이고, 내용엔 이 편지가 배달되는 날부터 5일 동안 매일 한 명씩 사람이 죽게 될 거랍니다. 그들을 제거하는 이유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공공의 적이기 때문이고, 이 계획을 막고 싶다면 뉴저지에 사는 엘리슨 로자를 찾아가라고 합니다. 그녀의 기억 속에 모든 단서가 들어있다면서요. 엘리스는 장난 편지라며 십 년 전 자신이 보는 앞에서 자살했다고 합니다.

나다니엘 밀스타인이 살해당한 곳은 워싱턴입니다. 그렇다면 사건의 담당은 워싱턴 지부인데, 신가야는 워싱턴에서 390km나 떨어진 뉴욕의 사이먼에게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이상한 점은 그것만이 아닙니다. 엘리스가 뉴저지로 이사한 건 신가야가 자살한 후 6개월이 지나서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엘리스가 거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까요. 엘리스 집에서 본 종이로 접은 악마 개구리, 사이먼이 공항에서 본 악마 개구리가 꼬리 날개에 있던 비행기에 경비행기가 날아들더니 충돌합니다. 장난 편지가 아님을 직감한 사이먼은 엘리스에게 가서 신가야와의 기억을 물어봅니다.

십 년 전 죽은 신가야는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 것이며, 사이먼을 택한 이유와 '궁극의 아이'는 무엇인지, <궁극의 아이>에서 확인하세요.




<궁극의 아이>는 미래를 기억하는 아이로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의 모든 기억을 갖고 태어납니다. 인생 전체를 뇌 속에 저장한 채 세상에 나옵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아이들이 존재하며 10살 때 오드아이가 되며 능력이 발현됩니다. 이 아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 사람은 이 능력을 이용해 세상을 지배합니다. 자신의 미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진정한 궁극의 아이인 신가야는 자신을 이용한 사람들에게 복수를 합니다. 그의 계획대로 10년 후 사람이 죽지만, 신가야는 이미 10년 전 죽은 사람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죽은 그가 10년 뒤에 사람을 죽이는지 궁금함에 책을 읽다 보면 현재와 과거의 기억이 절묘하게 맞물리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죽은 줄 알았던 그가 죽지 않았다는 고리타분한 발상은 전혀 아니고, 새로운 방법으로 그는 계획을 실행합니다. 그전까지 한국 미스터리는 외국의 미스터리에 비해 플롯이 어설프거나 유치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선입견을 <궁극의 아이>가 깨주었습니다. 작가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 아쉽지만, 이제라도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어야겠습니다. 한국 미스터리의 감동과 재미를 느낀 이 책을 추천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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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사기꾼들 이판사판
신조 고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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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사기꾼들의 실체를 파헤치는 사회파 미스터리, 넷플릭스 드라마로 개봉예정이라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방황했던 어린 시절을 딛고 소설가가 된 작가의 작품이라 더 현실감있게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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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문화센터 1
난다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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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다음 만화속세상'에서 '어쿠스틱 라이프'로 데뷔한 저자는 2011년 "어쿠스틱 라이프"를 출간했고 '2018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했습니다. 2014년 "내가 태어날 때까지", 2018년 에세이집 "거의 정반대의 행복"을 출간했으며, 2021년부터 '카카오웹툰'에서 "도토리 문화센터"를 연재 중입니다. 그럼 단행본으로 출간된 <도토리 문화센터 1>을 보겠습니다.



유니버스 그룹의 촉망받는 인재 고두리 부장을 사장 유리만이 조용히 부릅니다. 유니버스 그룹의 신개념 쇼핑센터 'The 유레카'가 지어질 3천 평 부지 중 중심부를 차지하는 곳에 지어진 '도토리 문화센터'. 이곳은 공동 소유권자가 500명으로 쪼개진 땅으로 대부분은 소유권 매입을 했으나, 소유권 양도에 동의하지 않는 4명에게 높은 가격을 제시했으나 꿈쩍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들은 구립 도토리 문화센터 이용자로, 팔지 않는 이유를 알기 위해 고두리와 사장 직속 비서 오소운이 문화센터에 등록하기로 합니다. 68세 정중순은 사군자 교실에 2년째 다니고 있고, 수예 교실 강사인 76세 지옥길은 도토리 문화센터 자치회 회장이며, 50세 모미란은 갱년기 극복 교실 수강생으로 가정주부이며, 59세 송수지는 시 쓰기 교실 수강생으로 현재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일단 고두리는 사군자 교실에, 오소운은 수예 교실에 등록했고, 유니버스 사원인 것을 숨기기 위해 가짜 직업과 명함도 만듭니다.

취미 같은 건 질색인 고두리가 사군자 교실에서 강사 이강주 선생님으로부터 사군자의 매력을 느꼈고, 선생님의 칭찬에 더욱 열심히 합니다. 비서 오소운은 특유의 친화력과 준비성으로 수예 교실에 완벽히 적응했고, 강사이자 자치회장 지옥길로부터 중요한 정보를 얻습니다. 2년 전 어디 기업에서 놀이 랜드를 짓는다며 문화센터가 사라질 큰 위기에 지옥길이 센터 땅 1평 사기 캠페인을 벌였는데, 그때 정중순이 나타나 큰돈을 내고 땅을 사며 이강주 선생님이 계속 일할 수 있는지를 물었답니다.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한 고두리는 정중순이 운영하는 여성병원에 우연히 방문한 것처럼 꾸며 진료를 봤고, 세면대가 막힌 것을 고쳐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집에 초대받습니다. 전화받는다고 자리를 비운 중순에게서 고등학교 배지가 떨어졌고, 고두리는 원래 자리에 올려놓다 그녀의 고등학교 기념사진을 보게 됩니다. 고등학생 중순 옆에 인솔교사 이강주가 같이 찍힌 사진을요.

중순과 이강주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고두리와 오소운이 만나 쑥덕이는 것을 듣게 된 남세미 회원은 어떻게 될지, <도토리 문화센터 1>에서 확인하세요.




처음엔 마냥 재미있는 만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룹의 촉망받는 인재인 고두리 부장이 그룹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취미의 성지인 '도토리 문화센터'에 잠입합니다. 그의 목표는 문화센터 부지의 소유자이자 문화센터 수강생인 네 명에게서 부동산 양도 동의를 얻어내는 것입니다. 농담도 모르고 진지하게 일만 하는 고두리 부장과 소통 능력이 탁월한 비서 오소운은 전혀 다른 성격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모집에 여동생과 얹혀살며 눈칫밥을 먹으며 자란 고두리와 5살 부모의 이혼 후 장사하느라 바쁜 엄마 대신 시장 이모들과 할머니 집을 전전하며 자란 오소운에겐 비슷한 과거가 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지만 다른 교훈을 얻었고, 다르게 자란 둘이지만 문화센터에 잠입하면서 통하게 됩니다. 그들의 첫 번째 타깃인 정중순의 과거를 알게 되고, 고두리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회사에 제안합니다. 조금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그녀의 마음도 말랑말랑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반전을 줍니다. 동네마다 있는 문화센터, 이용자들은 대부분 주부, 아이들, 노년층일 텐데, 따분하기 그지없는 이곳에서 이렇게 긴장감을 느끼게 하다니, 이건 바로 작가의 이야기에 푹 빠졌기 때문일 겁니다. 솔직히 그림체가 이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충 그린 것 같은 그 그림체를 볼수록 동네 문화센터에 저런 사람들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읽을수록 다음이 어떻게 될지 궁금해질 것을 미리 예측하고 2권을 함께 빌린 나의 준비성을 칭찬합니다.



다섯 살짜리도 알거든요. '분위기'라는 것요.

눈치는 보이는데 궁금한 건 너무 많고.

잔뜩 움츠려서 '이거 해도 돼요? 저거 해도 돼요' 물으면요.

쌀집 할머니도, 미용실 누나도 그렇게 대답하곤 했어요.

얼마든지!

그래서 전 그 말이 좋아요, 부장님.

내 자리 하나, 사탕 하나 받은 것 뿐인데

세상 모든 걸 다 허락받은 것 같아서요…

p. 123~4


노력은 주사위 굴리기 같은 거라,

뭐가 나올지 알 수는 없지만…

잘못하면 선생님처럼 될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요.

굴려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나온다는 거.

p. 252~5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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