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요, 이 책들은 어떤가요? 

  

로맹 가리의 책은 한번쯤 꼭 읽어 보고 싶었어요. 읽고 나면 어떤 기분이 들지 무척 궁금해요. 벌써부터 기대가 몽글몽글 피어오른답니다.  

 

 근데 혹시 이 책들을 읽으신 분들, 돈 주고 사셨나요? 

 

저는 알라딘에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아요. 그분들을 불러보자면 끝도 없지만, 어쨌든 가장 좋아하는 분 중의 한분이 제게 이런 방명록을 남겨주신 적이 있어요.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키 큰 남자보다 훨씬 더 키가 큰 신랑이 아레스처럼 들어온다. 사랑을 담아. 전(煎) 엘리시움 스튜디오 전속 작가 어빙 사포가. 오빠의 아름다운 뮤리얼과 꼭 행복해야되. 행복해야되, 행복해야 돼. 이건 명령이야. 나는 이 동네 누구보다도 계급이 높거든." -샐린저 

 

 누가 뭐라고 해도 저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아주 아주 좋아해요. 굉장히 굉장히 좋아해요. 사랑해요. 그런데 샐린저의 저 문장을 받고 나니 이 책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를 읽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요. 

 

  

『아기 부처』로 강한 인상을 남긴 한강의 책도, 

웬디양님이 한껏 꽂히신 김승옥의 책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코맥 매카시와 커트 보네거트의 책도,  

(왜 이렇게 안 만나본 작가가 많은건지!) 

 

 

여러분은 모두, 돈 주고 사셨나요? 

 

브론테님은 말씀하셨죠?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대한 헌사' 라고요. 

 

  

물론, 저도 보관함에 넣어뒀었죠. 사지 않고는 못견디겠더라구요. 그런데 어쨌든 저는 안샀어요. 이 책을 가지고 계신, 혹은 읽으신 많은 분들, 

  

 

이 책도 돈 주고 사셨죠, 분명? 그렇지요? 

 

그런데 저는 이 모든 책들을 공짜로 갖게 됐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구요? 므흣므흣 :)  




2009년 6월 11일부터 7월 9일까지 진행된 문학동네 <훔치고 싶은 문학동네의 책 10권> 추첨 이벤트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벤트에 당첨되신 분들께 축하드립니다.
 
☞ 관련 이벤트 :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detail_book.aspx?pn=090611_munhak 
문학동네 도서 10권

노영주 님 noh***@hanmail.net
송민영 님 cocomin1***@naver.com
이유경 님 falle***@hanmail.net
이희정 님 hee7***@hanmail.net
최현주 님 alle***@hanmail.net

네, 저 다섯명중에 한명이 저여요. 움화화화화화화화핫. 여러분이 돈 주고 산 저 책들, 저는 공짜로 읽게 됐어요. 푸하하하 

이상으로 자랑질을 마칩니다. 꾸벅(--)(__)

 

 

 


댓글(75)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다락방 2009-07-23 17:2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다 가지고 싶었던 책이기는 한데 미룰까봐 걱정되요. 그리고 이게 당첨됐어도 지르고 싶은책은 여전히 많고요. 하하하핫.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나봐요 ㅜㅡ
축하해줘서 고마워요, 이쁜 아프락사스님.
:)

2009-07-23 1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3 2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09-07-23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언제 저런 이벤트가 있었지요 @.@ 축하드립니다 ^^

다락방 2009-07-23 23:24   좋아요 0 | URL
저도 몰랐다가 마노아님께서 응모하신 걸 보고 부랴부랴 응모했었답니다. 작년에도 하고 올해도 했으니 내년에도 하지 않을까요? 그때 꼭 응모해보세요, 카스피님!! 축하, 고맙습니다! :)

2009-07-23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3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9-07-23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다락방 2009-07-23 23:23   좋아요 0 | URL
하하. 비연님 헉, 이라니요! 열권이라니, 부러우시죠? 하하

2009-07-24 0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24 0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Apple 2009-07-24 0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_ㅠ제대로 염장질...이런건 대체 어떻게 당첨되나효? 난 이런거 하는줄도 몰랐어요..ㅠ ㅠ어흥...

다락방 2009-07-24 08:14   좋아요 0 | URL
Apple님. 아마 내년에도 할 것 같으니 놓치지 마시라구요! 저도 몰랐다가 마노아님께서 참가하시는 거 보고 어어, 이런게 하네, 싶어서 헐레벌떡 참여했어요. 추첨으로 뽑는다니까..순전히 운 아닐까요? 헤헷.

미아 2009-07-2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해요. 다락방님. 부러우면 지는거다~!!ㅋㅋ
리뷰를 기대하고 있을께요. 보관함에 넘치는 책들을 뒤로하고 얼른 지를테니

다락방 2009-07-24 12:08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미아님. ㅎㅎ
리뷰는...아직 책이 도착하지도 않았어요!! ㅎㅎ

라로 2009-07-24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워요~.ㅎㅎㅎㅎ하지만 다락방님 같은 분이 이런 걸 타셔야 문학동네가 대박나죠!!!!
문학동네가 뭘 안다니까!!ㅎㅎㅎ
암튼 뭐 그렇다고 배가 안아픈건 아닙니다요,(이러면서 쓸쓸히 돌아간다,,처벅처벅-비까지 내린다-)

다락방 2009-07-24 12:10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nabee님. 괄호안의 설명이 가슴 쓰려요~
그치만 nabee님도 무스탕님과 따뜻한 우정 주고 받으셨잖아요!

문학동네 좋아요, 고마워요!! nabee님도 고마워요!!
:)

머큐리 2009-07-24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러우면 지는거다...저기 책들 중 4권 밖에 돈주고 산 적이 없지만...결코 부럽지....않지 않다...-_-;
좋은 책들이니 마니마니 읽으세요 !!!

다락방 2009-07-24 17:36   좋아요 0 | URL
정말 안부러우세요, 머큐리님? 정말요? 하하하핫.

네네, 부지런히 읽을게요. 고맙습니다, 머큐리님! :)

비로그인 2009-07-25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낚인건가? 했다가 끝까지 읽으니 이건 ... 본적이 없는 염장질..ㅠㅠ

호밀밭의 파수꾼은 제대로 정독해 본 적이 없네요. (몇년 전인가 스캔들때문에 떠들썩했던 것도 있고 해서, 가끔 제대로 읽어볼까? 하긴 하는데, 늘 뒷전이 되고 마네요. 신간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오다보니.)

갠적으로 보네거트 좋아합니다. 이전에 인터넷언론사에서 잠깐 일할때(기자는 아닙니다 ㅎ) 거기서 일주일에 한 번정도 텀으로 보네거트의 국내 미출간 소설을 연재하고 있었어요. 아침에 출근해서 그거 업데이트 되는 날이면 시간날때 읽어보는 재미가 쏠쏠했었죠. :)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서점주인이 되야하나 아니면 서점에서 일을 해야하나 종종 생각합니다. ^^;

다락방 2009-07-26 20:10   좋아요 0 | URL
아, 안녕하세요 bluroze님.
보네거트가 좋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저도 이제 처음으로 읽을 생각을 하니 설레여요. 마구 빠져 버리면 어떡하죠?

제가 얼마전에 보았던 영화 [마이 프렌즈, 마이 러브](현재 씨네큐브 상영중)을 보면 주인공 중 한명이 고서점을 운영해요. 단순히 손님에게 책을 파는 서점이라기 보다는 원하는 책을 찾아주고, 더 좋은 책을 추천해주는(마치 채링크로스 84번지 처럼요!)느낌의 서점인데, 그런 서점을 운영한다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 아닐까 싶었답니다. bluroze님도 그런 서점의 주인이 되어 보시는 건 어떠세요? 저는 단골이 될 의향이 있는데요! :)

헤스티아 2009-07-29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플오브더북 은 읽어보고 싶어서 전부터 찜해놓은 책인데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기다려야겠군요.
참 저 오늘 도서관에서 우연히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책 제목을 보고 깜짝놀라 대출을 했어요.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읽었는데 손에서 놓을 수가 없네요. 그리고 다 읽었는데 가슴이 탁탁 막히는게
큰 기대 없이 읽어서 그런지 저 완전 빠졌나봐요. 근데 왜 자꾸 에미 가 다락방님과 닮았다고 느껴질까요?
에미의 글이 다락방님의 글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요 ^^ 그리고 후속작도 기대되구요. 암튼 그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 책 읽고 기분까지 좋은건 오랜만인거 같아요. 비록 결말이 좀 답답하게 끝나긴 했지만.. ^^
그 이후는 상상하기 나름이라 ~~^^

다락방 2009-07-29 23:45   좋아요 0 | URL
아, 읽으셨군요, 헤스티아님! 정말 좋죠? 가벼운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끝이 묵직하지 않나요? 저도 며칠을 여운에 빠져 살았답니다. 게다가 그 결말은 제게 완벽했어요. 그보다 더 나은 결말을 저는 상상도 할 수 없어요. 물론 만나라 만나라 주문을 외웠지만 실제로 만났을 때 그다지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질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일상에 방해를 받을 만큼 푹 빠진 사람, 푹 빠진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 아 생각만해도 먹먹해져요. 그래서 저도 온라인으로 맺는 관계가 좀 겁이 나기도 한답니다.

그나저나 에미와 닮았다니, 와우~ 굉장한 칭찬이에요, 헤스티아님.

그런데 피플오브더북은 오래 기다리실 수 있겠어요? 한 20일 지나야 배송이 된다는데 말이죠. 헤헷 :)

헤스티아 2009-07-30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먹하다는 말이 잘 맞는 표현이네요. 저는 그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계속 단어를 찾고 있었는데 말이죠~^^;;

피플오브더북은 많이 걸리네요 헉.... 그럼 이만 꾸벅 ^^;;;

다락방 2009-07-30 13:27   좋아요 0 | URL
헤스티아님. 오늘 문학동네 책이 도착했어요. 제일 먼저 무슨책을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피플 오브 더 북을 읽고 나면 말씀드릴게요. 더워요. 바깥에 돌아다니지 마세요. 헉헉 ;;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꽤 불편한 소설이다. 사실은 처음에 이 책을 몇장 읽으면서 읽을까 읽지 말까를 고민했었다. 처음에 그리 쉬이 읽히는 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읽으면서 수정이 고양이를 학대하는 장면, 으윽, 집어칠까 생각했다. 고양이를 학대하는 장면보다 더 잔인했던 건, 그녀가 이것이 하면 안 될 짓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스스로 멈출 수 없다는 걸 깨닫는 장면. 그리고 그녀가 그렇게 잔인해지는 건 고양이에게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이 소설은 불편하고 무섭다. 그리고 기분 나쁘다.  (혹시 이 책을 읽고 싶으신 분은 댓글 달아주시면 보내드릴게요!)

 

 

 

그러다 이 영화를 보니 어쩐지 진정이 된다. 달리는 차 위로 '비닐에 담긴 금붕어 한마리'가 얹어져 있다. 이미 달리기를 시작한 그 차가 멈추면 그 금붕어는 땅바닥에 떨어지고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속도가 좀 높아져 그 금붕어가 앞차의 뒷트렁크 위로 이동한다. 옆에서 달리던 차는 그 앞차의 앞으로 이동해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고자 한다. 일정한 속도로 계속 달리는 것 만이 그 금붕어가 살 수 있는 길이다.  고양이를 집어 던지고, 그보다 더 심한 짓을 하고도 웃을 수 있는 여자애가 나오는 소설을 읽다가, 금붕어를 살리기 위해 차도에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얼마나 위안이 되던지!  

게다가 이 영화는 허무하고 따뜻한 장면을 포함하고 있다. 채팅을 하던 남녀가 공원의 벤치에서 만난다. 그 벤치에 나란히 앉고서도 그들은 서로임을 알아보지 못한다. 아, 나는 웃고 있었다. 아, 어떡해, 저 여자, 어떡해. 집 거실에서 혼자 이 DVD를 플레이 시켜놓고 보는 순간, 따뜻했다.  

 

이 세상에 불편한 진실은 몇개나 존재할까? 이 세상에 말도 안되는 부당한 일들은 얼마나 많이 벌어지고 있을까? 타인이 보기에 적합하지 못한 일들을, 그 안의 테두리에 갇힌 사람들에게는 '현실이고 진실'이라면, 그럴땐 어떡해야 하는걸까?  주인공 '노미'는 '십 대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창피한 종교'라는 메노파다.

메노파-Memmonites, 네덜란드의 종교개혁에 의해 생겨난 기독교 재세례파 중 최대의 교파이며 전 세계에 퍼져 있으나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에 집중되어 있다. (책에서 발췌) 

메노파의 금지 목록에는 이런 것들이 포함된다. 대중매체, 춤, 담배, 온화한 기후, 영화, 술, 로큰롤, 재미로 하는 섹스, 수영, 화장, 장신구, 당구, 도시로 놀러 가기, 밤 아홉 시 너머까지 깨어 있기(p.12)

결국 이 종교는 한 가족을 해체시킨다. 이 종교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닫는 모든 자들을 마을에서 쫓아내는 것, 그것이 이 종교가 하는 일이다. 

"네 엄마는 파문을 당했어."(p.300) 

한 마을의 사람들이 같은 마을의 사람을 파문한다. 왜 파문했을까, 대체 그 파문할 자격이라는 건 누가 주는건가!   

 

얼마전 아프락사스님은 『위대한 기업을 넘어 영적 기업으로』라는 책의 리뷰(http://blog.aladin.co.kr/abraxas/2951681)를 쓰셨고 성공한 기업에 대한 얘기를 하셨다. 그들이 하는 짓이 포장되고 미화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 그 리뷰에 스타벅스도 잘하는 짓이 있는 것 같다고 나는 댓글을 달았고, 아프락사스님은 삼성도 좋은일을 하기도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댓글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어려운 사정을 가진 한 개인이 성공한 기업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인생이 조금 더 살기 쉬워졌다고 하다면, 그 개인에게 그 기업은 고마운 기업으로만 존재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 기업이 다수에게 정당하지 못한 행위들을, 피해를 주는 행위들을 하고 있다면, 다수에게 옳지 못한 일들을 하고 있다면, 그 '도움을 받은 개인'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 그러다가 나는 이 책을 만난다. 

'미야베 미유키'의 『퍼펙트 블루』 그녀의 첫 장편 소설이라고 하는데, 어렵지 않게 넘어가는 책이다. 이 책에는 거대한 제약회사가 아이들을 상대로 신약을 실험하는 사건이 등장한다. 그것은 누가 봐도 옳지 못한, 해서는 안 되는 행위. 그런데 이 회사는 좋은 일도 한다. 그러니까  나는, 이 문장들을 마주하게 된다. 뭔가 해답을 주는 듯한 문장. 이 문장들안에 답이 있다.

 

"인간이 모두 그렇듯 조직 역시 좋은 일도 하는가 하면 나쁜 짓도 합니다. 다이도제약은 폴리오 백신을 만들어 인플루엔자 예방을 연구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잘 못한 게 있으면 그것을 시인하는 일입니다. 숨겨서는 안 됩니다. 실수로 인해 발생한 희생을 최소한으로 막기 위해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p.338)

그렇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좋은 일도 하고 나쁜 일도 한다. 그러나 좋은 일 열개가 나쁜 일 두개를 상쇄시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내가 잘한 게 많으니 이런 나쁜 것 쯤은 하나 눈감아 줄 수 도 있잖아, 라는 식으로 교환할 수는 없다는 거다. 아프락사스님이 말하고자 했던 것도 이런게 아니었을까. 잘못한 게 있으면 그것을 시인하고, 숨기지 말고, 막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는. 이것이 내가 생각했던 고민의 해답이기도 하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애초에 미안하다고 말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벌려 놓고 나서 미안해, 라니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미안해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만약 어쩔 수 없이 그런말을 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거침없이 '미안해'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그 상황과 상대방에 대한 예의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면 미안할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거지,  내가 그동안 잘한 것도 많은데, 라는 생각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술 마시지 않은, 토요일 밤이다.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웽스북스 2009-07-1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저도 술 마시지 않은 토요일 밤.
미앤유앤에브리원 좋죠. 좋죠. 다락방님 딱 좋아할 것 같았어. 정말.
아. 저 금붕어 장면. 아아아. 너무 좋죠. 흐흐.

다락방 2009-07-11 23:45   좋아요 0 | URL
막 마음이 막막 따뜻해졌어요. 그리고 그 뚱보점원아저씨도 결국 여자애들이 찾아오면 숨을거면서, 숨는것밖에 못할거면서 글로는 이래저래 다 써놓고!! 웬디양님덕에 보게 된 영화에요. 정말 좋았어요, 좋았어!!

네꼬 2009-07-12 13:39   좋아요 0 | URL
알았어요, 나도 살게요. 사면 되잖아요. -_-

다락방 2009-07-12 21:19   좋아요 0 | URL
네꼬님! 후회하지 않을 영화에요, 정말로요!!

... 2009-07-1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 에서 그 채팅하던 인물들이 만나던 장면, 기억나요, 기억나. 어떻게 서로를 알아볼수 있었겠어요? ㅎㅎㅎ
미야베 미유키의 <퍼펙트 블루>를 읽지 않았는데, 그런 내용이었군요, 흠.... (혹시, 영화<콘스탄트 가드너> 보셨어요?)

음, 저는 아주 거침없이 궁색한 변명 대지 않고 정중한 마음을 담아서,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라고 말할수 있는 사람들을 존경해요.

다락방 2009-07-11 23:48   좋아요 0 | URL
브론테님!
채팅하던 그 '남자'의 모습(제가 스포를 쓸 뻔 했잖아요 ㅎㅎ)조차 사랑스런 그런 영화였어요. 그 작은 손으로 그 커다란 키보드를 만지는데!! 복사하고 붙여넣기 하며 문장을 만들고, 그림을 그려놓고 그 그림대로 부호들을 쳐 넣고 으윽. 알아 볼수 없었지만, 결국은 또 알아보잖아요. 아 정말 벤치에서 채팅하던 그 둘이 만나던 장면이 이 영화의 최고 장면 인 것 같아요.웃었지 뭐에요.

콘스탄트 가드너는 안봤습니다, 브론테님. orz

그치요. 정중한 마음을 담아서 미안하다, 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존경할만 하지요!

... 2009-07-11 23:52   좋아요 0 | URL
<콘스탄트 가드너> 꼭, 꼭, 꼭 보세요 ("퍼펙트 블루"에 신약개발회사가 나와서 같이 생각난 영화예요)
저는 그 영화 너무 좋아서, 보다가 울고, 마음이 아파서 또 울고, 막 대사도 외울 지경이었어요. 게다가, 제가 그 영화의 남, 여 주인공을 격하게 좋아해요.
다락방님이 보고 쓴 리뷰를 읽고 싶어요!!!

다락방 2009-07-11 23:56   좋아요 0 | URL
아, 브론테님은 정말이지, 미워요미워요미워요미워요미워요미워요미워요미워요!!
(체념하며 콘스탄트가드너 dvd 정보를 알아보러간다)

람혼 2009-07-12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미야베 미유키는 작품마다 편차가 너무 크게 느껴져서 새 작품을 골라 독서하기 전에는 항상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주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또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제게는 <이유>가 그녀의 최고작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모방범>은 정말 숨도 안 쉬고 순식간에 읽었지만(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도 그랬지만요), 그 박진감에 비해서 전체적인 밀도나 구성은 <모방범>이 <이유>에 조금 뒤쳐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다락방님께서 '추천'하시는 <퍼펙트 블루>를 읽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다락방 2009-07-12 21:22   좋아요 0 | URL
아, 람혼님, 저 또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유』는 제게 어려웠어요. 저는 이유보다는 『화차』나 『모방범』이 더 좋았습니다. 『마술은 속삭인다』는 정말 진정 별로였어요. 퍼펙트 블루는 읽기에 어렵지 않아서 일단 좋았구요, 가끔 일본 작가 특유의 그런 -뭐랄까- 작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것들을 놓치지 않고 캐치해내는 그런 점들이 눈에 보여서 좋았어요. 이 책에서도 그런 점이 간혹 보이거든요.

그나저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읽어본게 별로 없어서요, 『백야행』이 그렇게 재미있다던데, 저도 그걸 한번 읽어볼까 싶습니다. :)

2009-07-12 0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2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07-12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미미여사 책은 보시는군요..ㅎㅎ 비오는 일요일입니다...오늘은 시상이 안떠오르시나요???

다락방 2009-07-12 21:25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오늘은 집에 짱박혀 있었더니 시상이 떠오르질 않네요. 술을 마시면 떠오를까요? 하하하핫.
저는 그러니까 샤워를 한다거나, 술을 마신다거나, 비를 맞을때 시상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하하핫.

마노아 2009-07-12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너무 맘에 들어요. 유기적인 흐름이 있잖아요. 게다가 감동까지.
'미안함'에 대한 이야기도 가슴에 콕 박힙니다. 미안할 일을 만들지 말던가, 만들었으면 미안해 하든가.. 둘 중에 하나는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다락방 2009-07-12 21:26   좋아요 0 | URL
맘에 든다니 와- 좋아요, 마노아님 :)

그렇지요? 미안함에 대한 이야기 말이지요. 저도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박박 그었어요. 그래 그렇지, 그래야 하는거지, 하고 말예요. 잘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마노아님. (그러니까 삼겹살 사줄게요!)
:)

네꼬 2009-07-1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너무 맘에 들어요. 2
유기적인 흐름이 있잖아요 2
게다가 감동까지.2
'미안함'에 대한 이야기도 마음에 콕 박힙니다.2

다락님은 대체 왜 이렇게 글을 잘 쓰는 거야!!!
* 김사과는 저 역시 '난 반댈세'예요. 무섭고 불편하고 기분 나빠요. 그런데 이 작가의 '한줄선언'은 바로 저런 작가이기 때문에 효과가 만점인 것 같아요. "모든것을 기억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이백 살까지 살아 남겠다."(어쩐지 김사과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다락방 2009-07-12 21:2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말이죠, 네꼬님.
김사과라는 작가는 글을 못쓰는게 아닌 것 같은데,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하는지 조금 알겠기는 한데, 불편하고 무섭고 기분 나빠서 더는 읽기 싫어져요. 중간에 읽다가 관둘까를 몇번 생각했었어요. 마지막에도 민호와 같이 웃었다는 게 영 찝찝했어요. 그래서 말씀하신 한줄선언이 조금 이해가 되요.

그나저나, 잘 쉬었어요, 오늘?
:)

치니 2009-07-12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앤유에브리원, 흐흐 완소영화죠. 영화 보기 전에 음악부터 꽂힌 케이스였는데 (5 on a joy ride 던가) 막상 영화 보고 그 음악이 그 장면에 쓰였다는 것에 얼마나 즐겁게 놀랐던지!

다락방 2009-07-12 21:28   좋아요 0 | URL
네네네네 정말 완소영화예요. 마지막의 채팅에서의 그들이 만나는 장면은 정말이지 으윽,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구욧!!!!

레와 2009-07-13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간만에 나의 보관함이 또 빠방해졌어요~

다락방 2009-07-13 12:23   좋아요 0 | URL
보관함은 언제나 터질듯하죠!! ㅎㅎ

2009-07-13 2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3 2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07-15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미앤유앤에브리원을 보고, 퍼팩트블루를 읽어야겠군요..
(땡투도 날렸어요~~ 다락방님 저 착하죠 ^^)
저는 죄의 경중이 있다고 굳게굳게 믿는 인간입니다.
그들이 하는 좋은 일은 너무 '경'스러운데 반해 하는 잘못은 너무 '중'하다는 생각이 --

다락방 2009-07-15 12:03   좋아요 0 | URL
죄의 경중이 있다고 해도 그 죄의 경중 또한 지극히 주관적이잖아요. 누가 어디서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거예요. 명백한 사실은, 잘못을 했을 때는 뉘우치고 사과해야 한다는 겁니다.

휘모리님께도 미앤유앤에브리원은 엄청 괜찮은 작품이 될거에요. 정말로요.
그리고 땡스투는 완전 고마워요. 휘모리님은 무지 착해요 ㅎㅎ

2009-07-17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7-17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고 있지만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고, 그래서인지 그것을 말로 풀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굳이 말해보자면 나는 '지나치다'거나 '과하다'거나 '심하다'거나 '격하다'거나 '극에 달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남들이 다 좋다는데 어? 나는 좀...하게 될 때가 더러 있다. 물론, 느낌은 개개인마다 틀린 것이지만.  

이를테면 이런 것.  

 『위저드 베이커리』  

  어른을 겨냥한 것이어도 그랬겠지만, 어쨌든 그래도 청소년을 겨냥한 소설인데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물론 술술 읽히고 울컥 거리기도 하지만, 아이고, 그래도 이건 좀 심하잖아, 하는 식의 느낌. 소년이 어릴때 받은 상처도 채 지워지지 않은터에 새로 받게 되는 상처도 지나치게 크다. 물론, 살다보면 그런일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하다. 작가가 좋은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의욕이 넘쳐서 너무 이것저것 벌려 놓은게 아닌가 싶어졌다.『완득이』같은 느낌의 소설을 기대했다가 조금, 실망했다. 

 

그리고 이것도. 

 이 책은 세시간만에 다 읽어버렸을 정도로 몰입도가 크다. 정말 흠뻑 빠져서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으면서 감정이 극으로 치닫고 격해진다. 게다가 이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니 더욱 그렇다. 이 책은 재미있지만, 이 책을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이 미안하다. 그러니까 이게 순수한 '재미'가 있는 내용이 아니잖아. 장애인들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온 교장선생님이 등장하는 이런 책을 '재미있다'고 말하다니, 이런건 아니잖아. 그런데 대체 술술 넘어가는 책장에 대해 어떤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재미있다는 표현 말고 무슨 표현이 적당한걸까? 어울리는 단어를 쓰고싶고, 어울리는 표현을 쓰고 싶다. 미안하지만, (물론 작가는 신경쓰지 않겠지만), 나는 공지영이란 작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를 이렇게 만들어 버리니까. 격하게, 격하게. 책을 읽는동안 분노하게 되고 책을 읽는 동안 부르르 떨었다. 나는 이런 격한 감정, 싫단 말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꼴통'이란 표현은 자지러지게 좋았다. (이 책 오늘 사면 알사탕 1,000개 준단다. 알라딘 미워요 ㅜㅡ)

 

그리고 또 이런 것.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이야기중의 하나가 '어릴적부터 사랑해오던 남자와 여자는 평생 서로만을 사랑한 채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하는 류의 이야기. 나는 이 세상에 사랑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있는데 사랑이 전부라고 말하면 거부감이 들어버리고 만다. 게다가 남자와 여자가 어릴때부터 사랑했던 사람을 어른이 되어서도 사랑한다는 설정도 미치게 싫다. 그 뭣이냐, 조폭이 어릴때부터 여동생을 사랑하는 그 뭣이냐, 『남자의 향기』식의 설정이랄까.(남자의 향기랑 비교해서 미안!!)  물론, 이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재미있다. 흠뻑 빠져서 팔랑팔랑 책장을 넘겼다. 유전자의 이상으로 과거에도 갔다가 드물게도 미래에도 간혹 가곤 하는 남자가 나오는 이 책은 몇해전에 읽은 '온다 리쿠'의 『라이온 하트』 와도 닮아있다. 물론, 내가 읽기에는 『시간 여행자의 아내』쪽이 훨씬 근사했다. 『라이온 하트』는 좀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면,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현실적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 책은 내가 원하는 걸 주지 못했다. 나는 책장을 덮었을 때 한숨을 쉰다거나, 먹먹해진다거나, 멍해진다거나 하는 걸 좋아한다. 가슴이 벅차는 것도 좋아하고 설레이는 것도 좋아한다. 『라이온 하트』는 심드렁한채로 뭐야, 했다면 『시간 여행자의 아내』는 읽는 동안은 즐거웠다. 그게 다였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나는 좀 '오래 남는 것'을 좋아한다. 잔잔하게 혹은 먹먹하게 어쩌면 묵묵하게 오래 남는 그런 것들. 격한 감정의 흐름이 아니라 해도 감정이 '작게' 일어나도 좀 오래 남는 것들. 사실, 이렇게 써놓고서도 나는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제대로 설명했다는 자신이 없다. 또 예로 들어보자면,  

이런 영화 

 보다 보면 조금 지루하기도 한데, 다 끝나고 나서는 쳇, 교황은 왜 또한번 방문해주지 않은거야, 하고 궁시렁 거렸고 다 끝나고 나서는 아, 저 사람들 이제 어떻게 살아. 저 소세지 언제 다 먹고, 저 빵 언제 다 먹지? 상하면 다 버려야 되는데. 빚은 어떻게 다 갚아? 저 소녀의 삶은 저런 환경에서 꿈조차 실현하지 못하는채로 좌절하는 걸까? 주인공은 빵대신 변기라도 남겼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희망조차 좌절로 변해버리는 걸까, 하는 자잘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그리고 또 이런 영화 

 

 아, 이 영화!  

 맞다. 이 영화를 소개하려고 나는 이 페이퍼를 썼다. 그러니까 이 영화로 말할 것 같으면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요란스런 장면도, 격한 장면도 없다. 그러나 보는 동안 작게 분노하고, 작게 미소짓는다. 사실은 이것저것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된다. 자신의 나라로 추방 당하는 불법체류자, 이제 자신이 살고 싶어하는 땅으로는 다시 올 수 없는걸까. 여기서 사는게 좋다고 말하는 낯선나라에서 온 여자는,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아들에게로 가는 선택에 후회는 없을까. 가지말아요, 가고 싶지 않아요, 이제 막 행복이 시작 될지도 모르는 데 그들은 덤덤한 이별을 한다. 사는게 그다지 재미도 없고 열정도 없다. 뭐하나 의욕도 없다. 그런데 결코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낯선이들과 친구가 되고 그들의 삶에 섞이게 되면서 주인공의 삶은 이제 의미를 찾아간다. 주인공이 조심스럽게 배워가는 악기-젬베- 만큼이나 이 영화는 신선하고 충격적이다. 그리고 영화를 본 지 꽤 됐는데도 사실은 아직까지 이 영화를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면 좋아할 많은 알라디너들이 떠올랐다. 이 영화를 좋아할 알라디너를 당장 떠올리자면, 웬디양님, 프레이야님, 현대인들님, Jude님, 새초롬너구리님. 이분들에게는 이 영화가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고 혼자 생각해 보았다. 뭐, 이것도 내 취미(혹은 습관)중 하나이다. 이 책은 누가 좋아하겠구나, 이 영화는 누가 좋아하겠구나, 하는. 

 

그리고, 마이클 잭슨. 

나는 그를 잘 모른다. 그의 앨범을 단 한장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은 충격이었다. 유명인의 죽음은 언제나 충격을 준다. 잘 알지 못하는 유명인도 그러한데, 마이클 잭슨은 오죽할까. 토요일 늦은 밤, 사놓고 보지 못한 DVD 를 봐야겠다 싶어 티비를 켰다가, 우연히 마이클 잭슨의 공연 실황을 보았다. 난 DVD 보기를 포기하고 그의 공연을 보는데 열중했다. 지금이 아니면 나는 그의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질 것 같았다. 그가 부르는 노래들을 듣는데, 아, 나는 그의 앨범을 한장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그 모든 노래들을 들어보았다. 새삼 그의 인기와, 그의 음악에 대한 천재성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의 앨범을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이런 생각은 언제나 불쑥, 든다.


댓글(5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다락방 2009-07-13 08:27   좋아요 0 | URL
저도 며칠만 더 기다렸다가 사서 읽을걸 그랬어요. 알사탕을 놓쳤거든요. 하핫.
땡스투는 고맙습니다, 헤스티아님.

그나저나 이 소설은 참 많이 화나고 아플거에요. 그러니 단단히 각오하시고 보시는게 좋을거에요, 헤스티아님. 월요일이네요. 자, 힘내서 출발하자구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독서란, '하루키의 농담' 이다. 

 제게 독서는 큰 의미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무언가 배우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저 책을 읽으면 재미있어요. 이동중의 대중교통 안에서 책을 읽지 않으면 대체 손이나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를 모르겠고 말입니다. 삶이 무겁다고 느껴질때 간혹 위로받기도 하는 것이 독서에요. 독서가 무엇인지 묻는 이 질문에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크게 정의 내릴 것이 없는데, 독서는 그저 독서일 뿐인데, 하고 고민하다가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댄스댄스』에서 언젠가 밑줄 그었던 이런 문장을 발견합니다. 

「난 좀더 여유를 갖게 하고 싶어서 농담을 하는 거야. 쓸데없고 무의미한 농담일지도 모르지만, 나도 내 나름으로 노력해서 농담을 하는 거야. 물론 때에 따라선 나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 상대가 재미있어 하지 않는 수도 있어. 하지만 별로 악의는 없어. 뭐 아가씨에 대해 웃고 있는 건 전혀 아냐. 내가 농담을 하는 건 나로서 그런 게 필요하기 때문이야.」(1권, p.181)

 좀더 여유를 갖고 싶고, 때에 따라선 생각하는 만큼 재미있지 않을 때도 있는데, 하루키는 그게 농담이라네요. 저 역시 그런 게 필요하기 때문에 독서를 하는데, 하루키는 그게 농담이래요. 어쩐지 제 독서와 하루키의 농담은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제가 독서를 하면서 가장 많이 키득 거렸던 때는 하루키의 농담을 읽었을 때이기도 하구요.

 

 

 

 

* 릴레이 주자들  



  • Inuit님 (독서란 자가교육이다)  



  • buckshot님 (독서는 월아이다)  



  • 고무풍선기린님 (독서란 소통이다)  



  • mahabanya님 (독서란 변화다)  



  • 어찌할가님 (독서란 습관이다)  



  • 김젼님 (독서란 심심풀이 호두다)  



  • 엘군님 (독서란 삶의 기반이다)  



  • 무님 (독서란 지식이다)  



  • okgosu님 (독서란 지식섭식이다. ) 여기도 #개드립    



  • hyomini님 (독서란 현실 도피다. )     



  • Raylene님(독서란 머리/마음용 화장품 이다.)    



  • 하느니삽형님(독서란 운동이다)     



  • foog님(독서란 이다)    



  • 토양이님(독서란 모르겠다.)   



  • 파이랑님(독서란 새벽 3시다.)   



  • Demian   님(독서란 여행이다.)   
     

  •  Forgettable 님(독서란 이다.)   
     

       
  •  하이드 님 (독서란 [발견]이다. )  

     

    ★  Jude 님 (독서란 [한밤중의 북풍] 이다.)
     

     

     

    자, 제가 선택하는 다음 릴레이 주자들은 

    브론테(http://blog.aladin.co.kr/bronte)님- 저는 누군가의 리뷰에 혹해서 책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보다는 신문이나 간행물의 신간소개라든가 하는 뭐 별거아닌 경로로  고집스레 제 취향을 고집하곤 하는데, 요즘 브론테님의 페이퍼에 등장하는 책들을 보면 으윽, 읽지 않고는 견뎌내지 못할 것만 같단 말입니다. 그것이 길고 긴 감상이 아닌 짤막한 소개일때도 그래요. 브론테님이 생각하는 독서가 대체 무엇이길래 그토록 맘에 쏙쏙 드는 책들로 페이퍼를 써내시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브론테님, 그런식의 페이퍼 좀 많이 써주세요

    TurnLeft(http://blog.aladin.co.kr/turnleft)님- TurnLeft님의 독서는 진중하고 무거워 보입니다. 저는 대부분 가볍고 팔랑거리는 독서를 하는데, TurnLeft님은 책 한권을 보실 때 굉장히 집중하시고 그 속에 담긴 것들을 몽땅 이해하기 위해 생각하시는 분 인것 같아요. 여행기 조차도 그토록 진지하게 쓰신다는 데 놀랐습니다. 저는 절대 그렇게 쓸 수 없을거에요. 그런 TurnLeft님 에게 독서는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댓글(21) 먼댓글(3)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 [릴레이] 나의 독서론
      from 유리동물원 2009-06-18 01:49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제게 독서란, [끊임없는 설레임]입니다.     ==> 이런
    2. [릴레이] 나의 독서론
      from 다락방 서재 2009-06-18 03:48 
      [릴레이] 나의 독서론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     * 나의 독서론 약간 산통을 깨는 이야기긴 하지만, "~~론"으로 뭔가를 정의하는 것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습
    3. 월아, 알고리즘
      from Read & Lead 2009-06-21 06:19 
      부제: 독서(讀書) → 독아(讀我) → 월아(越我)inuit님께서 나의 독서론이란 주제로 릴레이 포스팅을 시작하셨다. 규칙입니다. 1. 독서란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를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이 릴레이는 6월 20일까지만 지속됩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 참조inuit님께서 유정식님과 맑은독백님께 바톤을 넘기셨고, 나는 맑은독백님으로부터 바톤을 이어 받았다...
     
     
    레와 2009-06-1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하루키의 농담"이라니..!!

    어쩌면 다락방님에게 독서는 다락방을 더욱 다락방'스럽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이렇게 다락방'스러운 답변, 참으로 멋져요.

    ^^

    다락방 2009-06-17 12:44   좋아요 0 | URL
    와우~ 저보다 더 멋진 답변을 내려주시네요, 레와님. 고마워요. 우히히힛 ^^v

    ... 2009-06-17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켁켁켁~~~
    저, 책 사고 그은 카드대금 메꾸려면 열심히 일해야 되요. 휘리릭 =3=3=3

    다락방 2009-06-17 12:44   좋아요 0 | URL
    그쵸그쵸.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법시닷!!

    ... 2009-06-17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휘리릭 등장~)참, 할 말을 못하고 떠났네요.

    "브론테님이 생각하는 독서가 대체 무엇이길래 그토록 맘에 쏙쏙 드는 책들로 페이퍼를 써내시는지 궁금해요" ==> 이건 제 독서론의 문제가 아니라, 다락방님과 제가 비슷한 취향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요?

    "제게 독서는 큰 의미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무언가 배우고자 하는 것도 아닙니다" ==> 저도, 저도 그렇거든요.

    "그리고 브론테님, 그런식의 페이퍼 좀 많이 써주세요." ==> 그렇다면, 그런식이라면, 혹시, 다락방님과 비슷한 취향의 페이퍼? 소설속 등장인물 캐스팅하기???!!!


    다락방 2009-06-17 12:4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브론테님. 독서론의 문제가 아니라 비슷한 취향을 가지고 있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또 간혹 (브론테님의)어떤 페이퍼들을 보면 저와는 전혀 동떨어진 취향의 책들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또다시 브론테님의 독서가 궁금해지는....하핫.

    그리고 '그런식의 페이퍼'라는건 그냥 책에 대한 이야기요. 지금 쓰시는 것처럼 말예요. 꼭 등장인물 캐스팅이 아니라, 지금 쓰고 계시는 그런 책에 관련된 브론테님의 느낌, 감상, 이야기들이요. 지금의 페이퍼들이 저는 참 좋단 말여욧. 후훗.

    비로그인 2009-06-17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먼 북소리'를 읽으며 느낀 것은, 하루키라는 소설가가 작명에 무척 소질과 흥미가 있다는 것이었어요. 머릿속을 붕붕거리며 날아다니는 벌의 이름을 짓고 그것을 글로 옮기기까지 했으니까요. 그와 더불어 이탈리아에서 주차를 할 때 차가 정말 생긋 웃으며 주차공간으로 들어간다는 글귀를 읽으면 저도 다락방 님과 슬쩍 링크 되는 느낌이에요.

    그런데 말이지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하루키와 폴 오스터, 둘 다 소설보다는 에세이가 더 좋았더랬어요. 참으로 슬픈 상황인데 처참한 상황을 아무러지도 않게 쓰는 능력을 지녔어요. 우스운 이야기든 슬픈 이야기든, 본인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면 그 이야기의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곤 하니까요.

    다락방 2009-06-17 12:51   좋아요 0 | URL
    Jude님. 저는 하루키의 소설이든 에세이든 도대체 뭐가 더 좋다할 수 없을정도로 좋구요, 폴 오스터는 소설쪽이 더 좋더라구요. 에세이를 넘기는게 좀 힘들었어요.

    그리고 저는 이런 하루키가 좋아요, Jude님.

    「이를테면 네가 새라고 하자」하고 나는 말했다. 「그리고 하늘을 날으는 일을, 굉장히 기분이 좋으므로 아주 좋아한다고 하자.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자주 날 수가 없어. 날씨나 풍향이나 계절에 따라 날 수도 있고 날 수 없을 때도 있거든. 하지만 날 수 없는 날이 계속되면, 힘도 남아 돌고 초조해져요. 자신이 부당하게 깎아내려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왜 날 수 없을까 하고 화도 나고 말야. 이런 느낌을 알 수 있겠어?」
    「알 수 있어요」하고 그녀는 말했다. 「언제나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그럼 얘기는 간단해. 그게 성욕이야.」
    (댄스댄스댄스 2권, p.102)


    다락방 2009-06-17 12:51   좋아요 0 | URL
    아, 인용해놓고 나니 더 좋아지네요 ㅠㅠ

    turnleft 2009-06-17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엇.. 글 읽다가 제 이름이 나와서 깜놀;;
    제가 다락방님 팬인거 눈치채고 계셨군요.. ㅠ_ㅠ

    네꼬 2009-06-17 15:40   좋아요 0 | URL
    TurnLeft 님 안녕하세요? (응? 내가 왜 여기서 인사...?)

    turnleft 2009-06-18 03:54   좋아요 0 | URL
    어머, 네꼬님도 안녕?

    다락방 2009-06-18 09:07   좋아요 0 | URL
    TurnLeft님, 네꼬님 모두 안녕? 헤헷 :D

    코코죠 2009-06-18 20:06   좋아요 0 | URL
    네꼬님 턴님 다락방님 저도 슬그머니 끼어들어 안녕하세요 안녕안녕!!!

    다락방 2009-06-19 08:41   좋아요 0 | URL
    어어어엇. 오즈마님 안녕안녕!! 반가워요 반가워!!

    마노아 2009-06-18 0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난 하루키를 읽어보지 못했는데 다락방님이 인용하시니 너무 궁금해지잖아요! 다락방님의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어요.(응?)

    다락방 2009-06-18 09:08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마노아님, 마노아님, 마노아님.
    하루키를 아직 안 읽어보셨다구요? 아아아, 전 하루키를 사랑하는데요. 완전 초절정울트라캡숑나이스짱으로 사랑해요!!!

    코코죠 2009-06-18 20:05   좋아요 0 | URL
    두 분 분위기 왜 이렇게 좋아여?(질투질투)두 분이 저만 빼노코 이렇게 다정다정 부비부비하시면 제가 모를 줄 알았어여?(질투질투작렬) 흥 추천 안 해드릴...........

    다락방 2009-06-20 20:2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오즈마님, 오즈마님. 그래서 추천은........한거에요, 안한거에요? 하하하하

    꼬마요정 2009-06-18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전 하루키를 좋아하지 않지만, 다락방님 글 보니 왠지 호감이 간다는.. 다시 꺼내읽어봐야하나..고민 중입니다.^^

    다락방 2009-06-18 09:17   좋아요 0 | URL
    전 하루키를 좋아해요, 꼬마요정님.

    「아저씨는 요리 솜씨가 좋군요」하고 유키가 감탄하여 말했다.
    「솜씨가 좋은 게 아냐. 단지 애정을 기울여 정성스레 만들고 있을 뿐이야. 그러기만 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어. 자세의 문제야. 여러 가지 사물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사랑할 수 있어. 기분 좋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기분 좋게 살아갈 수 있고 말이야.」
    (댄스댄스댄스 2권, p.79)


    어때요, 꼬마요정님?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나요? 흐흣.
     

       

     

     

     

     

     

     

    얼마전에 브론테님의 페이퍼에서 이 책을 알게 되어 읽었다. (아, 난 정말 브론테님 참말로 좋아해요!)   

     

    젊은 시절, 첫눈에 반해 사랑을 하고 결혼에 이르고 그 완벽할 줄로만 알았던 결혼이 순간순간 짜증으로 변하고. 

     

    정말이지 폴린은 좋은 사람이었다. 그건 마이클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둘이 함께 사는 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p.230)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처음 부모가 된 사람들은 자기 자식이 우주에서 단 하나뿐인 아기인 줄 안다. 다른 아기들은 태어난 적도 없고, 온 세상이 수세기 동안 그 아기의 탄생을 숨죽여 기다려온 줄 안다.(p.278)




     

    폴린과 마이클이 만나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나이들어 죽을때까지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이 책은 단순히 메리지만이 아마추어는 아니라고 말해준다. 한 두번 하는 것이 아닌 늘상 살아가는 삶 자체도 우리에겐 아마추어가 아닌가.

    이 책은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와  

     『레볼루셔너리 로드 』 

    사이쯤에 위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좀 진지한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고, 또 그래서 내 맘대로 캐스팅을 해보았다. 

     

     

     

    일단 순간적으로 사랑에 빠지고 충동적으로 전쟁에 참가하지만 다른 병사가 '실수로 쏜' 총알을 맞고 다리를 절게 되는 마이클 역에는 (내가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제임스 맥어보이'가 어떨까 싶다. 





    어쩐지 사랑에 잘 빠질 것 같고 어쩐지 우유부단할 것 같고 어쩐지 커다란 야망은 가지고 있을 것 같지 않다는 순전히 개인적인 시각. 

     

    눈이 번쩍 뜨일만큼 미인이지만, 지나치리만큼 섬세하고 말이 많으며 언제나 행복하고 싶어하는 폴린 역에는 '레이첼 맥아담스'가 어떨까.  



     

    제대하는 마이클에게 단숨에 뛰어가 안기는 역을 그녀만큼 잘 할 수 있는 여자가 있을까. 그러나 좀 더 나이 많은 폴린의 역할을, 조금씩 신경질적이 되어가는 여자를 그녀가 연기할 수 있을까?

     

     

    가끔 좋은 책을 읽을 때는 아, 이건 누가 좋아하겠구나, 아 이건 누구한테 추천해줘야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Jude님이 떠올랐다. Jude님이 읽는다면 참 좋아할 만한 책이다 싶었다. 사실은, 좀더 솔직해지자면, Jude님 말고는 다른 사람은 떠오르질 않았다.


    댓글(2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9-06-16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당장 지르러 갑니다!


    ---어므낫, 이 소설, 앤 타일러 선생의 것이로군요! 종이시계와 때로는 낯선 타인처럼 을 너무 좋아했는데, 이럴 수가! 다락방 님 정말 고마워요. 그렇지 않아도 오늘 페이퍼 업로드용 사진을 찍으며 앤 타일러의 책을 제일 위에 놓았더랬어요. 비슷한 때에 앤 타일러를 통해서 교차편집을 이루는 느낌이에요.

    다락방 2009-06-16 13:12   좋아요 0 | URL
    저는 앤 타일러를 처음 만났습니다. 읽다가 서늘하고 씁쓸한 인생이 느껴지면서 Jude님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런데 역시나 Jude님께서 이미 좋아하시는 작가였군요! 어쩐지 제 예감이 틀리지 않은것 같아 마구 뿌듯해져요. 하핫. 으쓱.

    2009-06-16 00: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6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09-06-16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빨리 읽으셨네요. 게다가 캐스팅까지! 예전에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을 읽고 너무너무 좋아서 지인께 선물해 드린적이 있었어요. 그 분이 책을 다 읽고 메일을 보내셨는데, 글쎄 각각의 등장인물에 대한 본인의 캐스팅계획을 쓰셨더라구요 (그 분은 영화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말이죠!) 다락방님의 캐스팅 플랜을 보니, 갑자기 그 생각이 나네요. 하하하.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책을 추천한 저는 아직 구매하지 않았어요. Anne Tyler에 대한 사적인 괘씸함이 있거든요. "아마츄어 메리지"에 대해서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앤타일러의 신작들도 눈 여겨 봤었는데, 한 2-3년 전쯤에 이 작가가 "Digging to America" 란 작품을 내놨어요. 살까말까 고심하던 차에, 들려오는 소리는 글쎄 이 작가가 한국에 대해 아주 백치 수준이라는 이야기였답니다. 그 소설에 한국의 입양아가 나오던가 하는데, 기모노를 입었다고 하고, 한국에 대해 기본지식 전혀 없이 일본, 중국과 비슷한 문화로 그려냈다고 해서, 미국의 한인사회에서 항의를 하고 그랬거든요. 물론 작가의 작품만을 봐야 겠지만, 확실한 지식없이 글을 써댄거에 대해선 괘씸하더라구요.

    그런데, 지금 다락방님의 이 페이퍼와 리뷰쓰신걸 읽어보니 구매욕이 확 살아나는데요? 추천과 땡스투 날립니다. 요즘 바빠서 책이 잘 안 읽히는데, 또 한권이 추가되다니... 흑.

    비로그인 2009-06-16 00:53   좋아요 0 | URL
    어므낫 브론테 님, 소설가가 한국인을 기모노를 입혀 등장시키는 건 취재 부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글은 기막히게 잘 쓰는 양반이 왜 그러셨을까요.--외국인 친구에게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가 무척 비슷하게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습니다만(공부하지 않고,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보면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더군요) 소설가의 그런 문장은 취재를 덜했다, 라고 밖엔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 2009-06-16 01:35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제가 오랫동안 이 작가한테 꽁해 있었어요. 이 작가가 한국에 대해 확실히 아는건 입양아가 많다는 것 하나뿐인가 보다 하구요. Digging to America 땜에 한국대사관, 한인회등등 죄다 들고 일어났었다는...


    그래도, 아마츄어 메리지는 잘 쓴 작품이라네요. 좋다는 소리 많이 들었어요

    다락방 2009-06-16 13:17   좋아요 0 | URL
    산도르 마라이의 [사랑]을 지독하게 재미없게 읽은 저인데, 어떻게 아마츄어 메리지는 재미있게 읽었을까요? 이 페이퍼 쓰기 전 주인공에 대해 고심하면서 다른책들에 대해서도 캐스팅 해봐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거 꽤 재미있거든요. 그러니 브론테님도 이미 영화로 만들어지든 어쨌든 해보세요. 그리고 또 이 아마츄어 메리지도 다 읽으신 뒤에 생각나는 캐스팅을 말씀해주셔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전혀 다른 인물들을 생각해 낼 지도 모르잖아요.

    그나저나 (저는 잘 알지 못했지만)꽤나 알려진 작가가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사실들을 글로 써냈다니, 저 역시 괘씸하네요. 밑에 Jude님 말씀처럼 한국,일본,중국 세 나라가 비슷하게 느껴진다면 글로 써내기 전에 확인과정을 거치는것이 옳았을텐데요. 속상하네요. 칫.

    브론테님, 꽁할 만해요!

    네꼬 2009-06-16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사실은 전혀 모르지만) 다락님- 주드님- 브론테님의 대화가 어쩐지 좋아서 추천을 누릅니다. (사실은 약간 샘이 나서 이런 식으로 발 담그는 거예요.)

    다락방 2009-06-16 13:19   좋아요 0 | URL
    네꼬님.
    내가 고기 잔뜩 사줄게요. 그러니 샘내지 마요. 난 고기와 소주와 네꼬님의 하모니가 좋아요. 므흣 :)

    마노아 2009-06-16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페이퍼 너무 좋아요. 이렇게 단상을 모아서 추천해주는 페이퍼만 모아도 너무 기분 좋은 책이 될 것 같아요. 사랑스러운 알라디너들~!

    다락방 2009-06-16 13:20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이런 제가 맘에 들어요? 그렇다면 이런 페이퍼 또 쓸게요. 머리 조금만 싸매고 있으면 캐스팅 할수 있으니까 서투른 캐스팅 또 해서 올릴게요. 우하핫. :D

    비로그인 2009-06-16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미국 사회 내부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인기인 것 같아요. 다락방님. 오늘 이 페이퍼를 보면서 다시 한번 그런 생각이 간절히 들어요. 음..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는 여자들의 느낌을 서술하면서도 막상 어떤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좀더 다른 구체적인 변화를 위한 모색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그렇게 쭉 여자들의 말들이 .. 혹은 결혼한 미국 중산층 여성들의 삶이 솔직하게 서술 되어지는 것 만으로도 ..어찌 보면 가정/ 혹은 결혼의 문제가 더이상 숨지 않고.. 같이 고민하게 되는 문제로 대두되는게 아닌가 싶어 반가워요.

    일종의 매맞는 아내의 문제들처럼.. 남자든 여자든.. 결혼에 있어 자신의 이야기들이 솔직하게 흘러나오고 그것이 더이상 한 개인의 문제로 축소되면서 쉬쉬 ..덮어지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었거든요.

    저 책은 역시 다락방님 덕분에 알게 되네요. 음악들도 그렇고 다락방님 덕분에 알게 되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꼭 읽어볼께요.. ^^

    다락방 2009-06-16 13:27   좋아요 0 | URL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에서도, [레볼루셔너리 로드]에서도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건,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인 것 같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사실 그 순간이 즐겁거나 맘에 드는 상황이 아닌데도 타인에게는 만족하는 척 으스대는거죠. 그리고 그러한 현실을 서늘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그런 작품들이 좋았어요. 솔직하게 흘러나온다는 현대인들님의 말씀이 바로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현대인들님 덕에 신문이나 간행물을 읽다가 간혹 생각에 잠기곤 하는걸요. 앞으로도 많은 생각들, 경험들, 페이퍼로 들려주세요. :)

    프레이야 2009-06-16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추어 메리지,란 말이 좋아요.
    표지도 산뜻~^^
    페이퍼 좋아서 추천이야요, 다락방님.

    다락방 2009-06-16 13:28   좋아요 0 | URL
    아마추어 메리지는 서투른 일상의 연장선상인것 같아요, 프레이야님.
    이미 결혼하신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며 어떤생각을 하실지도 궁금해집니다.
    추천 고맙습니다, 프레이야님!

    마늘빵 2009-06-1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이상하게 다락방님하고 읽는 책이 별로 겹치지 않는데, 다락방님 추천해준 소설들은 다 재밌더라. 이것두 보관함에 넣었어요. ㅋㅋ

    다락방 2009-06-16 13:29   좋아요 0 | URL
    나는 이상하게 아프락사스님하고 읽는 책이 거의 겹치지 않는데, 아프락사스님에게 책 추천하고 싶드라. ㅎㅎ. 이 책도 아프락사스님이 잘 읽어낼 수 있는 그런 책일 것 같아요. ㅎㅎ

    레와 2009-06-16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지름신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ㅎㅎ

    다락방 2009-06-16 13:30   좋아요 0 | URL
    할렐루야!

    오늘도 (소심하게)질렀다능 ㅋㅋ

    2009-06-17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17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