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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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덧칠된 것들의 진실을 보아야 한다는 의지는 더욱 확고해진다. 소로가 노력한 것들에는 진실이 말하고자 하는 의지가 분명해진다. 방점을 찍으면서 그의 저서를 펼친다. "진실을 드러내는 유익한 말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70쪽)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과 < 시민 불복종>으로 유명한 저자이다.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에 반대하면서 인두세 납부를 거부하다가 투옥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고 생활한 2년의 시간 속에서 그가 노동하고, 폭풍 속에서 사유한 것들을 더욱 밀접하게 만나볼 수 있게 엮은 책이다.

책 <월든>에서의 상업주의를 향한 비판적 목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소로는 법정 스님, 톨스토이, 간디, 마틴 루터 킹 등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준 인물이다. <월든>에서 간소한 생활을 하였던 소로의 가치들을 긴밀하게 이해하게 엮은 책이다. 양장본이며 책표지 디자인에 눈길이 가는 도서이다. 책표지의 색감과 채도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매일 읽을 수 있는 편집과 구성이 특징이다. 계절을 감지할 수 있는 문장들이 알차게 채워진다.

페이지마다 활자로 가득하지 않아서 편안해진다. 하루에 하나의 글을 읽어도 된다. 깊게 자리 잡는 소로의 하루를 만나게 된다. 깊은 사유와 관찰의 기록들이 전해진다. 반짝이면서 성장하게 해주는 내용들이다. 일기는 여러 번 읽는 문장들이 된다. 저서의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게 전달된다. 일상을 기록한 글의 소중함이 전해진다. 일기의 의미와 메모의 중요성을 부각시켜준다. ​​



메모가 가득해지면서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하는 순간에 펼쳐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곁에 두는 소중한 책이 되어 기대 이상의 것들을 수확하게 된다. 자연의 광활함과 기이함을 마주하게 된다. 삶이 풍부해지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 반짝이는 숨겨진 보물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지성에 자갈을 까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게 해준다. 메리 올리버의 <기러기>시선집과 함께 읽는다. 저자들의 시선을 부쩍 배우면서 산책을 하게 된다. 허투루 자연을 무심하게 보지 않게 된다. 사유의 깊이를 더욱 파고들게 한다. ​길지 않은 글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지만 그 무엇도 결코 가볍지 않았다. 하루에 하나씩 만나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은 풍성해진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해주면서 일상을 더욱 조밀하게 관찰하게 된다.


천국에 대한 사유도 전해진다. 대화가 된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 대화가 조금이라도 가능한 장소를 천국으로 생각한 소로의 상황들을 지긋하게 우리들의 상황과도 함께 연관 지으면서 보게 된다. 소통이 되는 사회, 연민을 느끼는 사회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게 한다. 차별과 혐오, 편견과 선입견으로 꽁꽁 둘러싸여 있지 않는지 다시금 질문을 던지는 문장이 된다. 먹고사는 일만큼 중요한 생계를 사랑하는 일을 일 순위로 높이 올려놓아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무한히 목도하게 된다. 사랑하는 일보다도 사랑하지 않는 일을 더 많이 하는 모습들을 열거하는 것이 많아지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어렵지 않은 말들이지만 실천이 쉽지 않아서 매번 넘어지는 우리들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서 사랑하자라고 다짐을 하게 한다. 가슴을 열고 두 팔을 펼쳐서 안아주는 온기를 가진 사람이 되도록 정진시키는 책이 된다. 성실했는지, 소박했는지, 순수했는지, 진실을 많이 보았는지, 믿음을 잃지 않았는지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단순함의 철학까지도 다시금 소복하게 두 손에 담는 책이다.



콩과 옥수수를 너무 애써서

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

성실함, 진실, 소박함,

믿음, 순수함

같은 것들을 심을 것이다...

이 땅이 그러한 씨앗이

자라지 못할 만큼

황폐하지는 않을 것이다. 303

더 단순하고

덜 작위적이다. 41

사랑하는 일을 생계로 삼아야 한다. 94

사람은 대지 위에서 영적...자연이 되어야 한다. 73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상의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성과 연민이다. 77


천국이란,

대화가 조금이라도 가능한 장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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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는 답을 안다 - 허리통증, 굿바이
김지연 지음 / 피톤치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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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보다 예방이, 수술보다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건강도서이다. 척추 수술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망설이는 만큼 완치는 늦춘다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가족 중에 수술을 한 후 만족도가 높아서 망설이지 않고 바로 수술한 선택하였던 순간이 떠오른다. 척추가 아픈 건 너무 오랜 시간 앉아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사무실 업무를 많이 보는 사람들에게서 특히 두드러진다. 무엇보다도 자주 움직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자주 일어나서 움직이는 활동은 인간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가장 나쁜 생활 습관은 하루 종일 오래 앉아 있다는 것 35

충분한 수면 시간, 잠자는 자세, 식이 요법, 제한해야 하는 음식들도 알려준다. 수술한 직후 하면 안 되는 운동과 자세들도 자세하게 이유들을 들려준다. 저자도 허리가 아팠던 환자였기에 일주일에 어느 정도 운동을 하고 있는지도 전해준다. 걷기, 스트레칭, 수영을 추천해 준다. 체중이 어느 정도 증가하면 적신호인지도 알려준다. 생활 습관 바꾸면서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척추에도 좋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문진표도 제공되며 통증 정도에 따라 통증 완화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디스크 내부 통증, 후관절 통증, 디스크 신경통, 척추관협착증에 따른 다른 방법들이 전해진다. 도수 치료, 물리 치료, 운동 치료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사람은 척추가 유연한 정도에 따라 나이를 매깁니다 _ 조셉 필라테스

수술보다 관리가 중요한 것이 척추이다. 정기적 관찰과 보조기 착용, 운동과 재활, 체중 조절도 강조한다. 요가, 필라테스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경우도 설명된다. 칼슘과 단백질에 대해서도 언급된다. 걷기 운동도 추천하는데 걷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선 자세와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자세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척추에 좋은 스트레칭 자세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걷기 운동하는데 좋은 속도, 운동 시간도 명시된다. 플랭크 자세는 척추수술 직후 하면 좋은 운동인지도 좋지 않은 운동인지도 언급된다. 허리에 좋은 음식들로는 시금치, 청경채, 브로콜리, 부추, 채소, 과일, 멸치, 두부 등이 있으며 좋지 않은 음식들도 소개되는데 커피와 녹차, 홍차,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음식도 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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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카레의 기본, 완전 레시피
이나다 슌스케 지음, 황세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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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요리를 좋아해서 고른 요리책인데 기대감을 가져도 좋을 레시피들이다. 정통 인도카레요리가 1장과 2장에 소개되며, 3장은 인도 요리 레스토랑에서 탄생한 것들이 소개된다. 3장에 소개된 레시피들은 전문 요리사들만이 아는 특수한 기법이다. 일본의 인도 음식점에서 사용되는 기법이다. 일본인들은 카레 요리를 즐긴다. 어떤 카레 요리들이 있는지 하나씩 배워볼 수 있는 요리책이다.

4장에는 카레와 함께 즐기는 바스마티 쌀이나 난 같은 주식 종류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알려준다. 더불어 사이드 디시인 곁들임 요리들도 소개된다. 두 종류의 정통 비리아니와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인도 디저트도 소개된다. 카레를 준비하면서 다양하게 준비해서 특별하게 대접해도 좋을 레시피들이다.

온갖 종류로 카레 요리를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기본 베이스가 되는 조리법부터 알려준다. 양파를 다양하게 준비하는데 보일드 어니언 그레이비, 프라이드 어니언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토마토와 마늘과 생강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GG 페이스트라는 인도 요리의 기본을 미리 만들어두면 편하다는 것도 이해하게 된다. 좋아하는 식재료들이 꼼꼼하게 배우게 된다.



4가지 기본 향신료인 커민, 카옌 페퍼, 강황, 코리앤더와 개성을 부여하는 네 가지 주요 향신료인 카다몬, 클로브, 흑후추, 시나몬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가람 마살란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 겨자 씨 템퍼링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마살라에 대해서도 설명된다. 토핑으로 쓰이는 것으로는 고수, 적양파, 채썬 생강, 생토마토, 풋고추 등이 있다. 실리콘 주걱과 타이머, 적외선 온도계, 디지털 저울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이해하게 된다.

요리팁이 자주 소개된다. 어떤 재료를 어떤 순서에 넣으면 되는지, 대체 식재료가 무엇이 있는지도 알려준다. 제법 오랜 시간 카레 요리들을 배우게 된다. 좋아하는 요리이며, 채소와 닭고기로도 요리할 수 있어서 많이 배우게 된 요리책이다. 다채로웠고 정통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이 더욱 풍미가 있을 듯하다. 간편하게 빠르게 요리할 수 있는 퀵 요리도 소개된다. 냉동해두고 사용할 수 있는 것들도 소개해준다. 그린빈, 고수, 가지, 오크라, 오이, 당근, 감자, 월계수잎, 시금치, 요구르트, 다양하게 활용해서 요리할 수 있어서 좋았던 레시피이다. 디저트 요리까지 만들어 보도록 자극을 주는 레시피이다. 간편 카레 요리와 손님 접대용 카레까지 모두 배울 수 있는 레시피이다.

모두가 좋아하는 일반적인 인도 카페,

좀 더 전문적인 인도 각지의 카레,

일반인은 모르고 전문가의 비법 레스토랑 스타일의 인도 카페,

인도 요리 알라카르트가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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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그림과 글들이 눈길을 끈다. 원에도 중심이 있듯이 중심을 잘 잡지 않으면 원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게 된다. 원을 잘 그릴 생각이라면 중심부터 힘을 주고 차분히 그려나가야 한다. 저자는 초등 교사이며 그림과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된 내용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은 쉽게 조곤조곤 대화하는 내용이 특징이다.

삶을 오늘도 그려나간다. 잘 그려나가기 위해서는 중심이 필요하다. 중심이 잘 잡혀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종이달> 드라마를 보면 휘청거리는 인물들이 제법 많이 등장한다. 반면 자기자신을 알고 어떤 유혹과 욕망에도 흔들리지 않는 은행원 직원도 존재한다. 중심이 제대로 잡힌 인물임을 언행에서 느끼게 된다. 단발머리와 말투에서도 그녀의 중심은 확고하게 전달된다. 쉽게 무너진 다른 여직원들의 흔들거리는 휘청거림과는 대조를 보인다. 중심은 그런 것이다. 나이와도 상관이 없는 것이다. 명령과 복종에 순응하며 생각해 보지 않고 예의 바르게 사는 것만이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님을 보게 된다.


논리성 없는 하달식 명령에

복종하는 게 예의 바른 거라면,

나는 계속해서

버릇없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싶다. 22



<흰옷을 입은 여인> 책에 등장하는 미국 시인의 실제 삶도 다르지가 않다. 그 시인의 삶을 다룬 영화 <조용한열정>도 넷플릭스에서 보았다. 시대적 관습과 복종을 강요하는 수많은 제약들을 그녀는 홀로 자신의 의지로 대항한다. 때로는 휘청거리고 흔들리는 것이 삶이다. 하지만 그 시간들 속에서 중심을 찾고자 노력하는 의지와 실천도 필요해진다. <반쪼자리 자작>소설의 인물처럼 한쪽으로만 쏠림 현상을 유지한다면 다른 반쪽을 평생 보지도 맛보지도 못할지도 모른다. <종이달> 드라마처럼 남편에게 순응하며 부부와 가족이라는 꿈을 혼자서만 꾼 여인이 자신은 종이인형의 용도로 있는 아내였음을 나중에 깨닫게 된다. 혼자서만 꿈꾸었던 가족이었음을 알게 된다. 꿈과 자기만의 행복을 그려나가는 것이 중요해진다. 자기자신은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않고 살아가고 있는 삶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 자신을 잃어버리면 그림자마저도 떠나버리게 된다. <피터팬> 이야기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까지도 생각하면서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중심을 잃었던 날이 있다. 하지만 몸은 적신호를 보냈다. 급한 환자가 되어 복강경 수술을 하면서 처음으로 그때 알았다. 생활습관도 살펴보았지만 성격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게 한순간이었다. 지금은 성격도 많이 노력 중이다. 싫은 것은 싫다고 분명히 명시하면서 생활한다. 하지 않는 이유도 분명히 전달한다. 하루가 소중해졌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 시작되는 하루는 새롭게 주어진 기회임을 매일 느끼면서 살고 있다. 기적이었음을 느끼며 회상하면서도 모두가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주어진 삶이라 <반쪽자리 자작>의 삶을 살지 않고자 매일 다짐을 하게 된다. 순간순간이 전쟁터이다. 주저앉을 만큼 욕망과 게으름이 무수히 유혹을 한다. 그래서 매일 다짐을 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응원을 아낌없이 하게 된다. 내 그림자가 잘 따라다니고 있는지 보면서 살아야 한다. 달아난 그림자를 찾지도 않고 그렇게 가면 속에서 살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림 4컷이 매우 깔끔하다. 한눈에 쏘옥 눈에 들어온다. 글도 길지 않아서 바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몇 편의 글을 읽고 잠들기에 좋은 내용이다. 글에 발을 맞추면서 걸어가게 된다. "행복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있음" (63쪽) 나답게, 나다운 모습을 잘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중심찾기는 매일 해야 한다. 무수히 많은 선택들이 존재한다. 하고 싶은 말하기, 하고 싶은 일하기, 하기 싫은 것 하지 않기. 참는 것은 건강에도 무익하다. 복강경 수술을 기점으로 스트레스 관리도 꾸준히 하면서 마음공부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참지 않는 것이다.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기. 당당하게 나 하나가 중심이 되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연습은 계속된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살고 있다. 간결하게 사는 것을 좋아해서 나이라는 숫자만큼 짊어지는 것들도 점점 가볍게 살아갈 궁리만 하게 된다. 간결한 삶이 좋다. 책을 좋아하고, 영화를 좋아한다. 자연을 좋아해서 걷는 것도 좋아한다. 새소리를 좋아해서 산책길에 들리는 새소리에 집중하면서 걷는다. 세상의 소음을 모두 지워낸다. 불필요한 것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것들을 발견할 때마다 즐거워진다. 이 책에서도 그러한 즐거움을 발견한다. 당당하게 살도록 외치는 저자의 움직임은 굵직하다. 간결한 그림과 글에서 충분히 전해진다.



하고 싶은 말을 참고,

하고 싶은 일을 참고,

하고 싶지 않은 모든 것들을 참았다. 185

참지 마, 마음에 담지도 마.

그냥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

당당하게.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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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타의 일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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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덮으면서 좋은 사람의 기준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익명이라고 불리는 한 남자가 있다. 여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그 사람은 왜 경찰을 믿지 않았는지도 짚어보게 한다. 자살시도 현장에서 살려내려고 부른 전화번호는 112가 아닌 119였다. 112는 경찰이 도착하는 것이며, 119는 앰뷸런스를 부른다는 의미이다. 그는 여동생을 살려내고 싶어했다. 현장에서 여동생의 휴대폰을 챙겨서 자신에게 건네주면서 자신은 경찰이라고 사칭하면서 주게 된다. 그리고 자살이 아니라고 알려준다. 왜 그는 자살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인지 그의 존재는 더욱 의심스럽다. 보내준 사진들과 여동생을 자세히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의 정체는 누구인지 추리하게 된다.

여동생을 죽인 범인을 죽이는 계획을 익명이라고 불렀던 아저씨와 모의한다. 여동생과 완전히 다른 성격을 소유한 언니를 그는 무섭다고 말한다. 물론 언니도 그가 내심 무섭기 마찬가지다.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를 읽었기에 낯설지 않은 작가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 긴장감도 필요하고 추리하면서 드러나는 진실들에 몇 번을 놀랬는지 모른다. 사체가 말하는 것이 전부일까. 얼마나 미숙하게 사건을 처리하는지도 보게 된다. 감추고 싶어하는 사람과 드러나면 안 되는 진실이 있기에 합의하는 모습과 보험금 수령에 수시로 마음이 여러 번 바뀌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빠르게 스치듯이 지나치는 인물들이 있다. 하지만 언급되는 인물들이 지닌 상징성은 무시하면 안된다. 경찰을 믿지 않았던 익명의 아저씨가 있다. 부검은 경찰과 연결되면서 더욱 사건은 진실을 덮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권력과 연결된 경찰은 진실도 덮어버리는 것이 현실이기에 자체적으로 타살임을 입증하게 되는 상황이다. 친밀하지 않았던 자매 사이였기에 여동생의 죽음을 하나씩 파헤칠수록 알지 못했던 여동생을 알게 된다. 집에서 독립해서 고시원에서 생활하면서 공부하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언니이다. 부모와 친밀하지도 않다. 중학교 때 교회를 더 이상 나가지 않아도 엄마는 여동생만 교회에 나가는 것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도 예의주시하게 된다.

가족 드라마의 정서가 비리고 역해서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 45

보험금 나오면 너한테 다 쓸 거야.

우리한테 이제 누가 있겠니.

유학 보내 줄까? 대학원 갈래? ...

기가 막히게 우스웠다. 44

좋은 사람이라고 쉽게 예단하는 사회의 기준은 무엇인지 보여준다. 직함과 예복이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펼쳐놓는다. 좋은 사람이 아니지만 좋은 사람처럼 보이는 사회적 기준을 너무 쉽게 믿는 것은 아닌지 보여준다. 보통의 아닌 평범하다는 기준의 아래에 속한 사람들은 불쌍하다고 생각하면서 쉽게 포장되면서 잘못이 둥글둥글하게 매끄러워지는 것도 보여준다. 여동생의 남자친구의 차에 위치추적기와 도청기를 달아놓았다는 것과 여동생에 대한 진실을 알리면 안된다는 상황임을 언니는 파악하게 된다. 그는 좋은 사람입니까? 그가 일하는 곳과 직함이 그의 전부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회는 쉽게 예단하는 실수를 범한다. 언니가 함구하는 진실은 독자들만이 알게 된다. "만만치 않게 미친놈이었다." (187쪽)

마르타와 마리아, 예수, 누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남성이 집필한 기록물인 성경이다. 누구의 관점에서 집필되었고 그 시대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다행히 성경을 다시 제대로 이해하게 해주는 내용이 등장한다. 예수는 마르타와 마리아 어느 누구도 차별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실이다. 누가복음의 집필자 누가의 시선에는 그렇게 보였다는 것이다. 예수의 깊은 의도를 잘 이해하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성경을 일독하면서 불편하였던 글들이 꽤 많았다.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다. 남자의 관점에서 집필되어 여자를 하찮은 존재로 비하하는 글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성경은 기울어져 있음을 짚어내야 한다고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도 보여준다. 마르타 그녀는 예수에게 마리아만큼 똑같이 소중한 존재이며 가치가 있는 생명이다.

언니였던 마르타의 일과 마리아를 떠올리는 일들도 소설에 등장한다. 여동생이 그렇게 죽지 않았다면 어떤 일들이 펼쳐졌을지도 현실감 있게 전해진다. 약물 파티를 하는 사람과 감추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부검조차도 원하지 않는 이유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벗겨진 신물 한 짝을 보낸 사람은 누구인지도 궁금해지면서 작품은 끝난다. 폭력적인 사람이 생각하는 범주는 꽤 넓어진다. 짐작하는 것보다도 더 진폭이 다양해진다. 쉬지 않고 여자를 폭행하는 남자, 여자친구의 부모에게 상품권을 보내면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의도,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기 위해 약물을 이용해서 가지는 행태, 사랑하지 않으면서도 여자친구라고 믿은 여자친구의 최후의 모습은 씁쓸하다.

고백하는 여자와 고백받는 여자가 있다. 석사 출신의 매장 매니저가 직업인 여자의 말과 말없이 자신의 선택들을 행동으로 보이는 고백 받은 여자가 있다. 고백받은 이유와 고백하는 여자의 삶도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고시를 준비하는 수많은 고학력자들의 날카로운 일상들과 공간과 시간도 촘촘하게 작품에서 만나게 된다. 무미건조한 가족관계도 의미심장하다. 부모의 언행들에 실망하고 말을 최대한 하지 않았던 첫째 딸의 선택들도 두드러지는 소설이다. 예쁜 딸과 보통의 미모를 가진 딸이 있다. 키가 크면 언니라고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의 판단들도 무례해 보인다. 자매 사이가 불편해지고 멀어지게 된 이유들도 어린 시절을 통해서 이해하게 된다.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마저도 박탈되면서 여동생이 가까이에 있었던 날들과 외모 때문에 비교당하고 학교에서 인식된 자신의 존재는 큰 의미가 된다.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았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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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사람들이 알량한 자기 전시 욕구에

경아를 이용하고 있는 것 122

자살했지만 살인당했다.

경아를 죽게 만든 인간이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

이해할 수 없는 일 192

어디에서 무엇을 하다가 최후를 맞을까 자문...

필요 이상으로 자주, 오래 생각했다. 191


성경에 나오는 마리아와 마르타 자매의 이야기를 생각했다.

어느 날 예수가 그 자매의 집에 방문했는데,

언니인 마르타가 예수와 다른 손님들을 대집할 음식을 준비할 동안

동생인 마리아는 예수 앞에 앉아 예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는 이야기.

마르타가 마리아에게 이리 와서

언니의 일을 도와 달라고 했더니

예수는 오히려 마르타를 나무라며, 마리아가 지금 하는 일이

마르타 당신의 일보다 덜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던가...

신데렐라의, 콩쥐의, 마리아의 자매는 나쁜 사람으로 기록된다.

선하고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자에게는

악하고 게으르고 시샘이 많은 자매가 있다. 130

누가복음 기록자. 남자. 조선시대와 다를 게 없었다.

성경에 그렇게 써 있지는 않았잖아요.

(마리아를 노려보았을 남자들)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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