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130 : 낙엽 위 -고 있 정원의 편력(遍歷) 것 실감


낙엽 위를 걷고 있으면 올 한 해 정원의 편력(遍歷)이 끝난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 가랑잎을 밟고 걸으면 올 한 해 꽃밭 일도 끝났구나 하고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갈잎을 밟고 거닐면 올 한 해 꽃뜨락도 일을 끝냈구나 하고 믿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마루야마 겐지/이영희 옮김, 바다출판사, 2015) 118쪽


“가랑잎 위”는 파리나 모기처럼 날 뿐입니다. 걸으려면 “가랑잎을 밟”아야 합니다. 가랑잎을 밟고 거닐면, 꽃밭에서 하던 일이 끝났다고 느낀다지요. 바스락바스락 소리로 이내 철이 바뀌는 줄 알아차립니다. ㅅㄴㄹ


낙엽(落葉) : 1. 나뭇잎이 떨어짐 2.말라서 떨어진 나뭇잎. ‘진 잎’으로 순화

정원(庭園) : 집 안에 있는 뜰이나 꽃밭

편력(遍歷) : 1. 이곳저곳을 널리 돌아다님 ≒ 천력·편답·편순 2. 여러 가지 경험을 함

실감(實感) : 실제로 체험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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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098 : 동병상련 나의 -지거나 -지지


난데없이 동병상련을 느낀 이후에도 나의 글쓰기는 쉬워지거나 빨라지지 않았다

→ 난데없이 같이 아픈 뒤에도 쉽거나 빠르게 쓰지 않았다

→ 난데없이 함께 앓은 다음에도 쉽게 빨리 쓰지 못 했다

《묘사하는 마음》(김혜리, 마음산책, 2022) 9쪽


일본말씨인 “나의 글쓰기”입니다. 그런데 이 글월은 “나의 글쓰기는”을 임자말로 삼거나 “쉬워지거나 빨라지지 않았다”처럼 맺는군요. 잘못 쓰는 옮김말씨이기도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이 ‘나’이니 ‘나의’는 처음부터 군더더기입니다. “난데없이 함께 앓은 다음에도”로 첫머리를 열고서, “쉽게 빨리 쓰지 못 했다”로 손볼 만합니다. “쉽거나 빠르게 쓰지 않았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동병상련(同病相憐) :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가엾게 여김을 이르는 말. 《오월춘추》의 〈합려내전(闔閭內傳)〉에 나온다

이후(以後) : 1. 이제부터 뒤 2. 기준이 되는 때를 포함하여 그보다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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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72 : 시작 -ㅁ 고개를 들었다


막상 글을 쓰기 시작하자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

→ 막상 글을 쓰자 두렵기부터 하다

→ 막상 글을 쓰려 하자 두렵다

《호두나무 작업실》(소윤경, 사계절, 2020) 5쪽


글을 씁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자”는 일본말씨입니다. 우리말씨로는 말끝을 가다듬어서 “글을 쓰자”나 “글을 쓰려 하자”나 “글을 써 보자”나 “글을 쓰니”나 “글을 쓰니까”나 “글을 쓰는데”처럼 씁니다. “두려움이 고개를 들었다”는 옮김말씨예요. “두렵다”처럼 단출히 쓸 일이요, “두렵기부터 하다”처럼 조금 살을 붙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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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87 : 식 건 정말 최악 것 같아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정말 최악인 것 같아

→ 그렇게 말하면 아주 끔찍해

→ 그처럼 말하면 대단히 나빠

→ 그런 말은 몹시 고약해

《아이, 낳지 않아도 될까요?》(코바야시 유미코/노인향 옮김, 레진코믹스, 2016) 82쪽


그렇게 말하면 듣기 싫을 만합니다. 아주 끔찍하지요. 대단히 나쁘다고 여길 수 있어요. 몹시 고약하니 귀를 닫고 싶습니다. 그런 말은 함부로 할 일이 아닙니다. 서로 마음을 헤아리면서 말씨를 얹을 일이에요. ㅅㄴㄹ


식(式) : 1. 일정한 전례, 표준 또는 규정 2. = 의식 3. [수학] 숫자, 문자, 기호를 써서 이들 사이의 수학적 관계를 나타낸 것 4. ‘수법’, ‘수식’을 나타내는 말 5. 일정하게 굳어진 말투나 본새, 방식

정말(正-) : 1. 거짓이 없이 말 그대로임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사실을 말할 때 쓰는 말 3. 자신의 말을 강하게 긍정할 때 쓰는 말 4. = 정말로 5. 어떤 일을 심각하게 여기거나 동의할 때 쓰는 말 6. 어떤 일에 대하여 다짐할 때 쓰는 말 7. 어떤 사람이나 물건 따위에 대하여 화가 나거나 기가 막힘을 나타내는 말

최악(最惡) : 가장 나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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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말씨 1188 : 실제 -에 의한 세습제 취하고 있다


실제로는 아들에 의한 세습제를 취하고 있다

→ 정작 아들한테 물려준다

→ 막상 아들이 이어받는다

《약사의 혼잣말 11》(휴우가 나츠·쿠라타 미노지/유유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1) 49쪽


밖에서 보거나 둘레에서 아는 길하고 다르다고 하기에 ‘정작’이나 ‘막상’이라고 합니다. 보기글에는 “아들에 의한 세습제 + 취하고 있다” 같은 꼴인데, “아들이 이어받는다”나 “아들한테 물려준다”로 손질합니다. ㅅㄴㄹ


실제(實際) : 1. 사실의 경우나 형편 2. [불교] 허망(虛妄)을 떠난 열반의 깨달음. 또는 진여(眞如)의 이체(理體) 3. 거짓이나 상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 실제로

의하다(依-) : 무엇에 의거하거나 기초하다. 또는 무엇으로 말미암다

세습(世襲) : 한집안의 재산이나 신분, 직업 따위를 대대로 물려주고 물려받음

취하다(取-) : 1. 일정한 조건에 맞는 것을 골라 가지다 2.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지다 3. 어떤 일에 대한 방책으로 어떤 행동을 하거나 일정한 태도를 가지다 4. 어떤 특정한 자세를 하다 5. 남에게서 돈이나 물품 따위를 꾸거나 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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