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생쥐 한 마리가 있었는데... 열린어린이 그림책 1
마샤 브라운 글 그림, 엄혜숙 옮김 / 열린어린이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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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다는 것과 작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시는 도사님이 계셨더랍니다.

까마귀 부리에 쫓기고 있는 생쥐를 구하기 위해 품에 안으신 도사님. 더 큰 것들 때문에 무서움에 벌벌 떨던 생쥐를 위해, 고양이로, 개로, 호랑이로 변하게 해 주시죠.

그런데 멋지고 당당한 호랑이가 된 생쥐는 자신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은 채 으스대기만 합니다.

도사님이 잘난척 하지 말라 하시지만

"누구도 예전에 내가 생쥐였다고 말하지 못하게 할 거야. 그렇게 말하는 놈은 죽여 버릴테다."하고 말합니다.

이 생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뽑내던 잘생긴 호랑이->겁 많고 보잘 것 없는 생쥐->숲 속으로 달아난 생쥐

도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생각합니다.

크다는 것과 작다는 것에 대해.

저도 오늘 도사님처럼 한 번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크다는 것과 작다는 것에 대해.

그림이 아주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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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장 속의 모험
타바따 세이이찌 그림, 후루따 타루히 글, 박숙경 옮김 / 창비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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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유치원에는 무서운게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벽장이고, 또 하나는 쥐할멈입니다.

벚꽃 유치원에는 아주 재미난게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벽장이고, 또 하나는 쥐할멈입니다.

처음 시작과 끝부분이다. 도대체 이 사이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 걸까?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말을 안 들을 때 미즈노 선생님은 아이들을 벽장에 가두어 버린다. 이럴 때 아이들은 미즈노 선생님이 너무도 밉다.(그렇다고 해서 미즈노 선생님이 이해심 부족한 나쁜 선생님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신문에 날 수도 있고, 인터넷에 오를 수도 있는데... 하는 이 작품의 내용과 아무 상관이 없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쥐할멈은 선생님들이 하시는 인형극인데, 그 인형극에서 미즈노 선생님이 맡고 계신 쥐할멈은 아이들에게 엄청 인기가 좋다. 아이들은 이럴 때의 미즈노 선생님을 무척 좋아한다.

낮잠 시간에 다른 아이들은 다 잠옷을 갈아입고 잘 준비를 하는데 아끼라의 빨간 미니카를 사또시가 잡아채어 버린다. 그 다음에 펼쳐질 장면을 상상해 보시라. 자려고 누워 있는 아이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두 아이, 그러다 친구를 밟기도 하겠지?

미즈노 선생님은 두 아이를 하나는 벽장의 1층에, 다른 아이는 벽장의 2층에 가두어 버리는데...

분명 두 아이는 울면서 선생님 잘못했어요 하고 말해야 하는데,(바깥에서 두 아이가 잘못했다고 말해서 어둠의 세계에서 돌아오기를 바라는 친구들의 마음도 잘 그려져 있다.)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 이 책의 재미다.

처음에는 벽장의 구멍으로 바깥세상을 내다보는 것이 재미있고, 선생님께서 구멍을 막아 버리자, 쥐할멈을 만나는 모험을 시작한다.

'절대 잘못을 빌지 않기로 굳게 마음 먹은 두 아이' 는 쥐할멈과의 모험 중에 자연스럽게 화해를 하고, 쥐할멈을 물리치고 벽장 속에서 잠이 든다.

벽장을 벗어나서 아이들에게 무용담을 들려주고,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벽장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는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아이의 마음으로 잘 그려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고, 아이들 또한 이 책을 무척 좋아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참, 기분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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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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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였던가? 고등학교 때였던가?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아주 인상깊게 읽었던 책이었다. 거북 카시오페이아의 등에 쓰인 끝(end)이라는 말이 작가의 이름과도 같다고 옮긴이가 적어 두었던 것도 같은데...

학창 시절 읽은 이 책을 꼭 한 번 다시 읽고 싶어서 샀다. 책은 읽을 때 마다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했던가! 나는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을 가장 적당한 나이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현대인이 처한 상황을 작가가 너무나도 잘 이야기 해 주는 것 같아 참 신기하기만 했다.

뒷면을 보니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면 읽을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이런 학년별 권장도서는 큰 의미가 없지만!

내가 맡고 있는 학년은 4학년! 아이들이 읽기엔 그 철학적 깊이가 너무나 깊고, 또 책의 두께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학급문고 도서로 사긴 했지만, 우리 집 책꽂이로 꽂으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읽고 있던 이 책을 자꾸자꾸 탐내는 아이가 있었다. 내가 먼저 읽고 주겠노라 했더니 자꾸 책상 앞에서 알짱거린다. "그럼 너부터 읽어라."

그렇게 해서 우리 반 아이, 지창이가 이 책을 나보다 먼저 읽었다. "이해가 되더냐?" "네, 너무 재미있어요." 그러고는 이 책이 지창이가 읽은 가장 감명 깊은 책이 되었다. 시간 도둑 회색신사들과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고, 용감한 소녀 모모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사건들은 작가의 빼어난 글솜씨로 인해 읽는이를 몰두하게 한다.

작가의 다른 책 <냄비와 국자 전쟁>을 읽으면서 느꼈던 재미와 모모를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를 함께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 무언가 쫓기는 듯 열심히 살지만, 그 속에는 행복이란 단어를 찾을 수 없다. 시간이 저축되는 것이 아니라 도둑맞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한채 생각할 시간도 아까워 그저 쉼없이 일만 하고 그 속에서 점점 황폐해져간다.

직장 다니고, 어린 아가 둘 키우고, 그러다 보면 책 읽을 시간도 쉽게 나지 않고, 집안일은 끝이 없고... 사람들은 잠시라고 이야기 하지만, 나는 과연 내게 다시 여유있는 시간이 돌아올까 자꾸자꾸 의심만 든다. 삶의 여유~ 언제 꿈꾸어 볼 수 있을까?

이 책 모모를 읽으면서 나도 모모를 만나 지금 내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모라면 내 얘기를 잘 들어 주겠지? 모모라면 듣는 것으로서 나에게 답을 줄 수 있겠지?

지창이에게 이 다음에 니가 어른이 되면 이 책을 꼭 한 번 다시 읽어보라고 이야기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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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리 가족
한성옥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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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은 반어적인 표현이다.

행복한 우리가족이 누리는 행복은 과연 다른 이들도 웃게 할 수 있을까?

나는 크게 잘못하고 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책을 보면 우리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많은 일상들이 돌이켜 보았을 때 잘못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 사실~

학구에 사는 관계로 아이들 눈에 혹 잘못 띌까봐 더더욱 무단횡단을 절대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가까운 길을 놔두고 굳이 돌아가 횡단보도 앞에 서는 나를 어떤 사람들은 참 답답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주는 가르침도 상황에 따라 어찌나 탄력있게 변하는지!

무단횡단은 나쁘지만, 오늘만은 괜찮고, 엄마랑 같이 건널 때는 괜찮다는 투의 이야기는 어린 아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행복한 가족의 행복한 나들이 길은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것들이다. 내가 하는 잘못된 행동들은 다 합리화가 되지만, 다른 사람이 하는 그러한 행동들은 용서가 안 되는... 그래서 친구들간에도 서로 싸우고, 이웃간에도 분쟁이 일어나나 보다.

그림이 기가 막힌다. 그림과 글이 이루는 대조가 아이들에게 생각의 시간을 많이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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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척 길벗어린이 문학
우메다 슌사코 글, 우메다 요시코 그림, 송영숙 옮김 / 길벗어린이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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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가다가 뜻하지 않게 좋은 책을 만날 때가 있다.

어제 언니 집에 갔다가 조카가 보지 않는 책을 왕창 쓸어오는 중에 그래도 또 줄거 없냐고 자꾸자꾸 물어보니, 이 책 한 권을 던져 준다.

'모르는 척'이라? 뭘 모르는 척 한다는 거지? 출판사도 이름있는 곳이네.

짧게 생각하고 그냥 넘겼다. 우리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대출 살펴 보려고. 그런데 5살 우리 아이에게 읽어 줄 책은 분명 아니었고.

학급문고 책으로 쏙 집어 넣었다.

차별, 왕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왕따의 피해자, 왕따의 가해자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옆에서 지켜보면서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 못하는 대부분의 아이들! (그 이유는 자신도 똑같이 왕따를 당할 것 같기 때문이라지?)에게 이 책 한 권이 던져주는 의미는 엄청나리라 생각된다.

내가 주저리 주저리 왕따가 나쁘고, 서로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고 읊어 보아도 알게 모르게 발생하는 사소한 다툼과는 차원이 조금 다른 그런 이상한 기류가 교실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 얼마 전 우리 반에서도 아주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한 친구에게 나쁘게 한 것을 다른 친구가 보고 내게 말을 해서 나름대로 타일러 보고, 반성문도 쓰고, 부모님 상담도 하고, 왕따 관련 책도 읽히면서 아이들 전체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문제는 상당히 심각해 지리라 생각된다. 혼자서는 못할 일도 여럿이 하면 용기를 내어 과감해지기도 하는 것이 아이들인지라, 지도가 무척이나 어렵다.

포장마차 할아버지가 중학생에게 두드려 맞고 있는 한 학생(그 아이는 돈짱을 괴롭혔던 와라가세였다. 여기서 우리는 폭력의 가해자가 곧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 되겠다.)을 구하려고 아이들을 말리고 쫓아내었다가 포장마차가 완전히 부서지는 일을 당하고 만다. 야라가세 일당에게 당하는 돈짱을 보고도 모르는 척 했던 주인공에게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 하신다.

"사람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걸 보고 모르는 척하면 안 되지, 그러면 기분이 영 개운치 않아."

"하지만 그 대신 이 모양이 됐잖아요......"

"그렇다고 해도 역시 모르는 척해서는 안 되는 거야. 마음 속에 간직한 등불이 꺼져 버리면 어떻게 되겠니?"하고 말씀 하신다.

괴롭힘을 당하던 돈짱은 학예회 무대에서 와라가세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고는 전학을 가고, 내내 마음이 불편했던 주인공은 졸업식을 하면서 학교를 떠나기 전 모두 앞에서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용기가 없어서... 친구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도, 모르는 척하고..."

"친구는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전학 갈 수밖에 없었는데...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데... 이대로 모르는 척하면서 졸업을 하게 되는 게... 이런 기분을 가지고 중학생이 되는 게 싫어서... 그래서..."

그리고 끝! 그러나 나한테는 시작! 이라는 마무리도 인상적이다.

한 페이지의 글 분량은 짧으나 219쪽으로 끝나니 제법 읽을 거리가 있고, 그림 또한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우리 반 아이들 모두가 돌려보면서 꼭 한 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오늘 아이들에게 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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