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10토

 아들이 만화책 [쿠키런]을 사달라기에 근처 중고서점에 갔지만 인기 많은 책이라 그런가 찾을 수 없어 결국 온라인으로 새 책을 사줬지만 기왕 들른 김에 책이나 골라보자 하며 고른 책이 [소금 호수]와 심스 태백의 영어책이었는데 심스 태백의 책이 잘못 꽂힌 거라 판매가 안된다며 미안해하시며 [소금 호수]를 선물로 주셨다.

어쩌면 지나쳤을 수 있는 처음 본 그림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은 몇 해 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만난 '반달'이라는 출판사 이름을 제목보다 먼저 보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저자의 사인본이었다. 그런 귀한 책을 두고 올 수는 없어 고른 책이었는데 선물받아 오니 더 좋았다. 로맨틱하지 않나? 누구랑???

집에 와서 아들은 이 책을 읽고 가보지 못한 소금 호수를 상상으로 그리며 독서록을 대신했고 이어서 나도 읽어보니 글보다 그림이 매력적인 마치 화집을 보는 느낌이었다. 원화를 보면 자개가 붙어있겠지? 궁금해진다. 그림으로도 얼핏 질감이 느껴졌지만 원화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기에 안타까웠다.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났다.

 

20181111일

 

히라노 게이치로가 이렇게 자상하고 꼼꼼하고 왠지 모를 효율성이 느껴지는 글을 쓰는 사람이었나? 약간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이런 느낌도 들고, 소설가의 독서 에세이라기 보다는 독서 전문 강사의 자기 계발서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슬로 리딩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아주 유용한 책이다. 세상에 근 20년 전에 포기한 소설 [일식]의 저자와 같은 사람이라니!

대체적인 논지에는 수긍을, 세부 사항에는 의견 충돌(?)을 하며 읽는 중이다. 실천편이 궁금해지지만 슬로~리딩을 위해(현실은 육아 때문에 ㅠㅠ) 책을 덮고 음미(현실은 망각)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20181112월

 토평 도서관에 있길래 냉큼 빌린 책. 엄머 먼저 읽으시라 하고 이어서 내가 읽는다. 엄만 2권 읽으시는 듯.

 저자 이름이 오정옥이라 중드를 몰랐다면 한국 사람이 쓴 무협 소설인 줄 알 뻔 했다. 하긴 난 김용도 오랫동안 한국 사람인 줄 알았으니....저자명은 중국발음으로 표기해주면 좋겠다.

아직 초반인데 여주의, 여주를 위한, 여주에 의한 그런 소설과 드라마가 될 것 같다. 여배우라면 탐낼 그런 역할을 임심여가 제작하고 맡았다니 영특한 배우이다. 그나저나 화꺼의 역할을 긴가민가 잘 모른 상태에서 소설을 읽었는데 연성의 미모를 묘사한 장면을 보니 딱 알겠다. 그래서 임심여가 곽건화에게 부탁했구나, 그 미모를 대체할 이가 없으니 말이다. 드라마가 유료라 유감이다.

 

 

20181117

 

합정에 공연 보러 가는 길에 선택의 고민없이 이 책을 가져갔다. 이유는? 오늘이 반납일이라.

 복아(반옥, 설해)로 사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겠으나 복아 역으로 사는 것은 어마어마하게 행복했겠다는 생각이 오늘도 든다. 다 좋아하고, 하는 일마다 다 된다 캬! 3권까지라는데 계속 이런 식이면 3권으로 바로 넘어갈까 싶다.

 드라마를 보니 구성이 좀 다른 듯 한데, 3권 읽고 바로 드라마를 볼까? 소설로서의 매력은 좀 부족하지만 킬링타임용으론 나쁘지 않다. 남의 인생 멀리서 구경하는 기분이 들 뿐이니. [화천골]이나 [삼생삼세십리도화]는 소설로도 좋았는데 아쉽다.

 

 

 

20181113화

 어린이집에서 관람하기로 한 작품이 이 작품으로 변경되었다는 연락을 받아 채람이에게 읽어줄 생각으로 꺼냈다. 마침 요즘 동물백과만 읽는 중이라 호랑이 이야기 좋아할 것 같았다. 다만 글밥이 적지 않아 걱정이 되어 목소리 연기에 혼을 담아 읽어주니 아주 재밌게 읽는다.

 오랜만에 그럴듯한(?) 그림책을 읽어주니 내가 더 신났다. 우리 아기도 이제 '아름다운' 그림책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것인가? 캐릭터책과 아기책에서 좀 벗어나고픈 에미의 마음을 좀 읽어주려나? 욕심 부리지 않기! 넌 지금 그대로도 정말 멋지니까! 기다리자!!

 

 

20181114수

 하람이와 둘만 온 춘천. 썸원스페이지.

 춘천 명동 CGV에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보고 들어간 터라 바로 방으로 직행! 우리 방 테이블에 있던 책은 [며느라기]와 [주말엔 숲으로]였는데 안 읽어본 [며느라기]를 읽기로 하고 들어보니 예상보다 묵직하고 제본도 견고하니 첫눈에 맘에 들었다. 내용이야 결혼한 여자로서 더 말해 무엇할까? 여자들보단 남자들이 읽어야 하는데....주변에 결혼할 커플이 있다면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군더더기 없이 재밌는 만화책이다.

 

 

 

20181115목

[동백꽃], 김유정 원작, 한국문학논술만화, 직지

 

 김유정 역 주변엔 '봄봄'이나 '동백꽃'의 이름을 딴 가게들이 여럿 있었따. 낭만적인 공간이어 연인들도 많았다. 아들은 김유정이 누군지도 모르는지라 그냥 기찻길 구경만 한 듯 했지만.

 집에 오니 '한국문학 논술만화'시리즈를 얻어둔 게 생각나서 [동백꽃]을 꺼내 읽었다. 만화인 줄도 꺼내고 나서야 알았다. 재미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중간에 덮었다. 곁에서 [봄봄]을 펴던 아들도 덮었다. 원작을 읽는 게 낫겠다 싶어 처분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나저나 '봄봄'이라는 말이 참 어여쁘다.

 

20181116금

 

 고려-원의 관계를 가르치는 데에 도움을 얻고자 빌린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도움은 되지 않았다. 일단 '원.명'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주로 명의 내용이 많고 초등학생에게는 알려줄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원장의 존재는 알되 개인적으로 중국사에서 가장 재미를 못느끼는 시대가 명이라 더 눈에 안들어왔을지도 모르겠다. 내일 반납 예정이다^^

 

 

 

 

20181118일

 

 

 대학 때 [논문 잘 쓰는 방법]을 읽었다. 간간이 사들여 집에 [장미의 이름]과 [장미의 이름 작가 노트], [가재 걸음]이 있다.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이래저래 너무 많이 접해 나는 내가 그의 소설을 몇 권 읽었다고 착각하고 살았다. 밀란쿤데라 때처럼. 그런데 이 소설이 처음 읽는 에코의 소설인 거다. OH!

신랄하고 디테일하다. 때문에 잘 읽힌다. 그러나 통독할 수 없다. 정독해야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따. 이래서 에코, 에코 하는구나. 내가 아무리 신경 써 읽은 들 에코가 신경 쓴 것을 다 읽지 못할 것이라는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무척 고무되는 경험이다. 좋다 에코 소설.

그런데 정독하다보니 오탈자가 잘 보인다. 요즘 읽는 책들은 왜 이렇게 오탈자가 많을까? 요즘 책 만드는 곳의 '프로' 정신이 부족한 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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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8-11-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책에는 오탈자가 많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정성스럽게 편집과 검수를 하지 않는다는 느낌. 오탈자가 나도 이 정도면 하는 게 아니라 아니 어떻게 이런? 하는 경우가 많아서 말이죠. 책을 빨리 내려고 해서 그런 건지... 역량 자체가 부족한 건지...

그렇게혜윰 2018-11-29 12:37   좋아요 0 | URL
큰 출판사 작은 출판사 가리지 않아서 이젠 편집자 이름 보고 책을 골라야하나보다 이러는 참입니다^^,,
 

20181101목

 1. 남편이 전주로 문상을 갔다. 늦는다. 하긴 요샌 늘 늦지만 이번엔 매우 피곤하게 늦는다.

2.발레 안무를 다 잊었다. 두렵다. 피하고 싶다.

3. 흰 머리가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두 달이 지났다.

이 삼박자가 나를 단골 중고책방 나들이를 하게 했다. 아쉽게도 이날 수확은 적었고 책에 비해 너무나 큰 코스트코 장바구니를 얻었다. 당연히 운동 대신 미용실을 갔다. 큰 아이에게 [조선사 이야기1]을 건넸고, 둘째에겐 [동물의 대이동]을 주었다. [시리동동 거미동동]을 보며 공연 보러갔던 추억을 꺼내니 큰 아이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윔피키드7]은 있는데 왜 샀냐고 물어 니 거 아니라고 했다. 윔피키드 시리즈는 미래엔에서 재출간 중인데 몇 권까지 재출간 되었는지 모르겠다. 작년엔 각자 이 시리즈 중 한 권씩을 온책읽기하는 활동을 했었는데 올해는 내가 읽어줘봐야겠다. 이 시리즈는 안 읽은 사람은 있어도 한 권만 읽은 사람은 없을 테니 동기를 만들어주고 싶다. 수확이 없는 듯 해도 이렇게 보면 집다 놓고 온 책이 아쉬울 정도로 수확할 책이 없을 수는 없는 곳이 서점이다. 남편은 역시 새벽에야 왔고 나의 이 행동을 추적할 여력이 없다 ㅠㅍㅎㅎㅎ

 

20181102금

 

 

'알쓸신잡3'을 제 시간에 보게 된 것은 치킨의 힘이다. '정글의 법칙'을 고집하는 아들에게 치킨 먹을 동안만 보자고 청하였고 일부러 치킨을 느릿느릿 먹었더니 다 볼 수 있었다^^

진주편에서 논개를 다루며 정사가 아닌 유몽인의 [어우야담]에 처음 논개의 이야기가 실렸다는 말을 듣고 우리 집에 있는 어린이용 [어우야담]을 떠올렸다. 엮고 편집한 책이리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표지에 '원작 유몽인'정도는 거론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삐죽대어 본다.

'유몽인'에 대해 소개하는 글이 먼저 나온다. 아마 이 부분 때문에 원작자 표시가 안 된 걸까? 그나저나 대단한 문장가였구나 유몽인, 이름도 예쁘다. 근데 논개 이야기는 언제 나오나? ㅠㅠ 허무했다. 축약본이라 논개 이야기는 언급만 되고 실리지 않았다. 아니, [어우야담]에 처음 실린 이야기라면 축약본에 실릴 가치가 충분한 것 같은데!! 책장을 조용히 덮고 처분할 책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20181103토

  소설책 몇 권이 가까운 도서관에 없어 외곽에 나간 김에 옆 동네 도서관에 가서 빌렸다. 대출 가능 권수가 남아 서가를 보다 이 책을 발견하곤(사실 망설였지만- 너무 비슷한 책들이 많다보니) 빌려왔다. 집에서 몇 이야기를 읽다가 갖고 싶어졌다. 집에 두고 여기에 나온 작가의 책을 읽을 때마다 이 책에 실린 글을 읽고 싶어졌다. 1981년부터 뉴욕타임스에 연재되고 있다는데 이 책에 실린 건 그 일부 중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두근거리기까지 하다. 아무튼 갖고 싶다. 이래서라도 내가 이 책을 읽어선 안되었어 ㅠㅠ

 

 

 

20111104일

 

 오랜만에 아들과 도서관에 갔다. 어제도 도서관에 갔었지만 나만 책을 빌리러 들어가고 다른 식구들은 차에서 기다렸기에 도서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아들과 있으니 참 따뜻하고 평온해서 좋았다. 아들도 좋았던지 일기를 쓰라고 하니 이 시간을 내용을 담았다. 요즘 부쩍 더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며 표현을 늘리는 중인데 도서관 데이트라면 서로에게 너무 좋은 시간이다. 

아들이 공포 문학을 읽을 때 나는 그림책 서가를 보다 이 책을 발견했다. 잠이 많은 터라 밤을 모르는 나였지만 아이를 기르며 '혼자'를 누릴 수 있는 '밤'에 대해 고마움과 궁금증이 생겨 밤을 주제로 한 책을 여럿 봤지만 그림책이 가장 밤을 잘 담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렇다. 밤의 일상을 소리로 담되 어슴푸레한 무광의 그림이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그러고보니 오늘 아들의 독서록에 이 책이 다뤄졌던데 오늘의 데이트는 여러모로 성공적!

 

20181105월

 

 글이 어렵진 않은데 눈과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 지 몰라 조금은 버거웠다. 조만간 이 책을 다시 읽어야 할 텐데 살짝 두려운 것을 보면 '조금은'이라는 말도 허세인 것 같다. 마지막 연설문에서 전쟁을 막기 위한 전쟁은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에 충격을 먹기도 했다. 전쟁은 그냥 다 나쁜 게 아니었나? 내가 이해를 잘못한 것인가?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읽기는 해야겠다.

 

 

 

20181106화

 

 가가 형사 시리즈 중 두번째로 읽는 책이고 우리나라에 출간된지는 10년이 된, 그래서 플로피디스크라는 도구가 출현하기도 하는 왠지 좀더 고전적인 느낌이 드는 소설이었지만 앞서 읽은 [신참자]보다 훨씬 더 흡인력이 있었고, 마음을 건드리는 요소가 많았다. 아무 이유없이 누군가를 싫어하고 그 결과과 폭력과 파멸이라 하니 얼마 전 남편에게 했던,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르쳤단 말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데에는 이유가 없어도 되지만 누군가를 싫어한다고 말하려면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소설을 읽으니 그 말이 옳아 보인다. 이유없이 누군가를 해코지 하는 짓은 사라져야 마땅한데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아 씁쓸하다. 태도를 가꾸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다. 그나저나 가가 형사 멋있어!

 

20181107수

 

 가가 형사 시리즈를 챙겨 읽는 중이다. 오래 전 선물받은 [신참자]를 시작으로 도서관에서 빌린 [악의] 그리고 동료에게 빌린 [기린의 날개]까지 3권을 읽었다. 다른 형사가 주인공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도 읽었지만 가가 형사 특유의 따뜻함이 매력적이다. 정의로움과 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들수록 정의와 끈기라는 가치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니까.

 

 

 

 

20181108목

 

 몇 년 전 하람이와 가까운 북카페를 찾아다니다 발견한 망우역의 작은 서점이자 북카페 그리고 이제는 2권의 책을 발행한 출판사인 '바람길'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로도 하람, 미랑과 간간이 들르는 곳이 되었다.

 얼마 전 2주년을 맞아 블로그에게 삼행시 공모전이 있었는데 오늘 보니 2등에 당선(?)되어 어차피 운동동 안 가려던 참이라 들렀다. 아쉽게도 사장님은 부재중이었지만 그 덕분에 유난히 손님이 없어 전세낸 기분으로 책을 읽다 왓다. 그리고 2등 상품인 바람길의 두번째 책도 받아왔다.

집에 와서 하람이에게 이 책을 보여주니 긴 영어글은 못 읽고 그림과 음식 이름을 정말 열심히 읽는다. 식당 간판에 얼토당토않게 영문으로 적힌 음식명을 우리는 한두 번 본 게 아니니 고유명사로 표현된 것을 보니 반갑고 무엇보다 물감으로 공들여 그린 음식 그림이 예뻤다. 밤에 읽어 그런가 배고파지는 건 부작용!

외국인 친구가 있다면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다.

 

20181109금

 

 요즘, 전에 비해 사자마자 읽는 현상이 생겼다. 전에는 사는 책 따로, 읽는 책 따로였는데 최근 책장에 읽지 않은 책의 비율이 너무 높아 답답함을 느꼈던 것에 대한 스스로의 처방일까? 아무튼 사자마자 읽는 느낌이 좋은 것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대여섯 권 사면 그중 한 권이 이러니 이상적으로 보자면 한 번에 한 권만 사는 게 옳은데 그걸 아는데 도대체가 안 된다.

 최근에 마거릿 애트우드를 읽었고, 또 오디세이아를 읽었으니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중에 신화를 재구성한 이 책이 있을 줄은 몰랐으나 그녀라면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의 이야기를 페넬로페 중심으로 멋지게 썼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이 정도로 가독성이 좋을 줄은 몰랐다. 소문내고 싶은 책이다. 게다가 출간된 지 오래 되어 가격도 착하니 어여들 샀으면 좋겠다. 야금야금 읽으려 했는데 벌써 반이나 읽었다. 마거릿 애트우드 만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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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3화

 

읽어본 적 없는 작가의 책이지만 하도 표지와 제목을 많이 봐서 그런지 이 시리즈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기분이다.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리뷰대회가 있다기에 도전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25일까지인데 그전에 다 읽을 수 있을까? 재밌다면 시리즈를 쭉 읽는 힘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20181024수

[마흔아홉번째 304낭독회 곧게 서서 이 너머를 보려고]

 

까페 창비를 나서다 한 군데 진열된 이 책자를 보았고 지나치지 못하고 가져와 읽었다. 존 버거의 글과 김경후의 시가 인상 깊었다. 특히 김경후의 시는 시집 [열두 겹의 자정]을 통해 읽어본 적이 있는 시집인데도 '304낭독회'라는 타이틀 안에 놓이니 또 다르게 느껴진다. 오래 머무르며 읽었다. '잠시 정지의 시간'이 주는 특유의 평화로움과 날섬이 느껴졌다. 모순된 두 감정을 소중히 느끼고 돌아왔다.

 

20181025목

 며칠 전 산 그림책 중 한 권. 포르투갈 작가인 이사벨 미노스 마리튼스의 그림책이다. 우리나라에 포르투갈 그림책은 많지 않다고 한다. 그중 번역이 여러 권 된 작가가 바로 이사벨이다. 그림책은 주로 국어 시간에 교육과정에 맞춰 읽어주곤 하는데 요즘엔 '안/않', '되/돼'를 배우는 중이고 그림책 중에 이거 안 나오는 책 찾는 게 더 어려우므로 일단 읽어주기로 했다. 그냥 이 책을 읽어주고 싶은데 읽어줄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아직 나도 펼쳐보기 전인 책이었지만 작품이 좋다는 확신 하에 읽어줬다. 역시나 수시로 등장하는 오늘의 학습 목표들. 동기 유발로 매우 성공적이다.

 사실 맞춤법은 수많은 용례를 접해 습득하게 해야 한다. 예외도 많거니와 어린 아이들에겐 '공부=부담'이므로 그저 많이 접하고 사용하는 것이 왕도이다. 나 역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오늘의 수업은 성공적이었고, 이 채그이 내용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좀더 풍성하게도 하였으니 수업 여부를 떠나 책 읽어주기 자체만으로도 좋았다. 아이들의 고백에 따르면 내가 읽어주는 책이 참 좋댄다^^

 

20181026금

 

 

 

 

 

 

 

 

 

 

알쓸신잡의 영향으로 김영하 작가에게 빠진 동료 선생님 두 분께 [보다],[읽다],[말하다]를 빌려준 참이다. 두분 다 더 빠지신 듯 하다. 그러다 한 분이 소설도 추천해달라기에 내 취향보다는 상대의 취향에 더 신경을 써서 3권의 소설을 추천해드렸다. 물론 이 세 권은 나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작품이라 매력 어필을 충분히 해 드렸고 그중 두 권(뭔지는 모르겠지만)과 [말하다]를 구매하셨다. 야호! 부디 그분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하느님의 소설이 가 닿기를.

 

20181027토

 이 책을 두 번은 읽지 않겠지만 잊지는 못할 것이다. 이 일기를 시작할 즈음 이 책도 시작하여 매주 다섯 챕터를 읽고 밑줄을 공유하는 패턴으로 북클럽에 참여하고 있는데 제때에 한 적이 그리 많지 않고 이번 역시 2주치를 한번에 읽고 두번의 댓글을 달아서 말그대로 따라가기 급급하다.

이 책은 참 묘한 게 '지루하다가 흥미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다 비슷비슷해서 다시 지루하고'의 마음이 반복된다. 내 마음 속에 좋다 싫다의 판단이 서지 않는다. 좋게 말하면 애증의 관계, 나쁘게 말하면 이도 저도 아닌 관계. 그러므로 얼른 끝까지 읽고 헤어집시다 우리!

 

 

20181028일

이번 주말 많은 일을 했다. 한남동의 디뮤지엄에서 웨더전을 보고 이촌으로 넘어가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했다. 채람이와 둘만 영화를 보고(나는 졸고) 책은 4권을 돌아가며 읽었다. 그중 3권은 여전히 읽는 중이고 이 책은 다 읽었다.

갓 서른을 넘긴 '나쁜 페미니스트'이자 2년차 '요기니'인 작가의 글은 담백하고 진솔했다. 그리고 영리했다. 문장은 특출나지 않았고 오히려 표현력은 진부했으나 탄탄했고 안정되었다. 욕심내지 않은 느낌이었는데 이 나이에 이럴 수도 있구나 싶어 그 안정되고 진솔함이 도리어 신선했다. 이것 역시 요가의 힘일까? [수전 손택의 말]을 같이 읽는 중인데 손택처럼 이아림 작가도 사유가 생활화된 것 같다. 이런 사람이 참 좋다. 좋은 에세이스트가 탄생한 것 같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책이었다. 부럽다.

 

20181029월

왠지 수전 손택의 이미지가 좋아서 일기를 모은 책을 사서 읽은 적이 있다. 좀 힘들어서 쉽게 그만두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독서 모임을 준비하며 워밍업으로 이 인터뷰집을 읽는데 몇 년 전과 달리 술술 읽히며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이 인터뷰를 정리한 것은 조너선 콧이고 그녀의 질문 수준은 수전 손택을 잘 모르는 내가 보기에도 무척 높아보였고 인터뷰를 매력적으로 이끌어가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글들은 조너선 콧의 결과물에 가까우니 지금 내가 몇 년 전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손택에게 다가갔다고 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이 책을 흥미롭게 술술 읽고 있다고 해서 지난 번 손택의 책을 초반에 포기한 것과 달리 이 책과 마찬가지로 잘 읽어낼 수 있을까? 그녀의 삶과 작품에 대한 생각은 어느 정도 알게 되었지만 내가 이제는 손택의 글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는지는 확신할 수 없기에 여전히 두렵다.

 

20181030화

 

 책을 사고 그 책을 바로 읽는 경우가 매우 드문데, 수전 손택의 글이 어지간히 궁금했던 모양이다. 앞선 책([사진에 관하여])을 안 읽어서 흐름의 중간에 끼어들어가는 느낌이라 처음엔 좀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메시지가 명확한 글이라 믿고 읽는 중이다. 초반에 졸았던 것은 피곤해서였을 거야.....

 

 

 

 

 

20181031수

 

 수요일은 강원국 작가의 특강을 듣고 있어 귀가 시간이 늦다. 이미 잠은 지하철에서 다 잔 덕인지 둘째를 재우며 같이 잠들지 않아 큰 아이 방으로 갔더니 역시나 잠을 못 이루고 있다. 불을 꺼주고 나가려는데 잘 때까지 곁에 있어주라는 청을 하니 마음 한 켠이 아리다. 오랜만에 책을 읽어주마 하니 여간 행복해하지 않는다.

 2장까지 읽어주었는데 여기까지는 5학년 국어책에도 나오는 터라 내가 내용을 궁금해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겠는데 왜 4학년인 너의 표정도 책 내용과는 무관하게 연신 스마일인게냐? 하긴 무슨 책인들 어떠랴? 넌 이 시간이 무척 그리웠겠구나 싶어 그 표정을 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11월엔 이 아이와 또다시 둘만의 1박2일을 보내려한다. 주변을 살피고, 내 삶의 질을 높이는 것, 그것이 이 책이 말하는 바 일테니 지금 나의 마음과 같다. 내일도 읽어줄 여유가 있으며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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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11-01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혜윰의 독서일기를 읽으면 혜윰이 얼마나 부지런히 열심히 기운차게 살아가고 있는지 엿보는 것 같아서 좋아. ^^
그래도 건강은 잘 챙겨가면서 그렇게 11월도 잘 보내길~ ^^

그렇게혜윰 2018-11-05 10:10   좋아요 0 | URL
플로베르가 ˝살기 위해 읽어요.˝라고 했다네요 망구엘 책에^^
 

20181012금

    감기를 떨치고자 오랜만에 욕조에 몸을 담갔다. 젖을 게 뻔하니 이럴 때 유용한 북스피어 쪼가리책을 이번에도 가지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책에 손상이 가는 것을 방지하려고 쪼가리 책 조차도 읽고 다시 곱게 비닐에 넣어두었던 지라 이번에 꺼낸 단편도 이미 읽었던 작품이었다. <이에나리>는 오치카의 오빠가 미시마야로 찾아와 마쓰타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치카는 마쓰타로가 저지른 일과 그의 죽음 때문에 미시마야로 온 것인데 정면돌파 해야 하는 기운이 느껴진다. 여기까지만 읽었다. 읽었던 내용인 것은 분명한데 책은 늘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역시 나의 기억력 문제인가? 이후의 내용도 마저 읽어봐야겠다.

 그나저나 이 책에 나오는 '만주사화'라는 꽃이 얼마 전 시댁에서 본 특이한 꽃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만주사화>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20181013토

 아무래도 요사이 중드에 빠져 있고, 곽건화의 <여의전>이 건륭시대를 다루느니만큼 안그래도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강희-옹정-건륭 시대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주체할 수 없어 빌린 책이다. 쉽게 쓰이기도 했고 딱 적절한 분량이라 초반에 읽다가 사서 보려고 했으나 품절 상태이다. 중고 가격이 정상가의 2배인 지경이니 그냥 도서관 책으로 읽기로 했다.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의 평전을 차례대로 읽고 싶다는 욕구도 생기지만 세상엔 정말이지 읽을 책이 너무 많다. 게다가 중드도 봐야하고....건강을 챙겨야겠다는 뜬금없는 마무리!

20181022월

나는 홍력의 인간적인 면을 더 알고 싶었는데 이 책은 지나치게 객관적이었다. 41명의 비빈 중에서도 황후인 부찰씨와 우라나라씨에 대한 상반된 태도, 그리고 가경제의 모후라 이름만 언급된 위귀인, 이슬람교도로서 사랑받은 이국의 화비(용비)에 대해 짧게 다룰 뿐이었다. 물론 내가 그동한 접한 숱한 드라마가 과했겠지만 그리고 건륭의 업적만 담기에 한 권으론 벅찼겠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던 바를 채워주지 못해 책장을 덮고 내가 원하는 또다른 바를 채워주리라는 기대를 안고 [삼생삼세침상서]로 노선을 변경하였다.

 

20181014일

 

 [삼생삼세 십리도화]가 백천과 야화의 러브스토리라면 이 책은 봉구와 동화제군의 러브스토리이다. 앞의 책이 한 권 짜리임에도 인물들이 입체적이고 치밀한 구성을 보였다면 이 책은 두 권 짜리인데 너무나 대놓고 봉구와 동화제군 이야기만 나와 작품성은 좀 떨어져보인다. 뒤에 뭐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흥행을 염두에 두고 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은 떨칠 수 없다. 그래서 안 읽을 거냐? NONONONONO! 디리러바의 얼굴로 떠올리며 읽는 재미가 좋다. 언제 드라마로 나오려나?

 

 

20181015월

 

 봄에 강대진 교수의 강의를 듣고 바로 두 작품을 읽어보려 했으나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고 빌려왔다. 마침 요즘 '알쓸신잡3'의 여풍으로 그리스로마 신화와 서사시에 대한 붐도 일고 있으니 그 바람에 편승하기로 했다.

 책은 제목 그대로 알기 쉽게 풀어 써서 접근이 쉽다. 하지만 호메로스의 느낌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건 잘알못의 기분 탓인가? '편저'라는 것을 보면 그저 기분 탓은 아닐 것이다. 입문서로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어 본다.

 

20181016화

[2017 한글 전래동화 100년], 국립한글박물관 전시 도록

 

선물받았다. 나도 본 적이 있는 전시이고 도록이 있었으면 했던 것이라 진심으로 기뻤다. 취향 저격! 누군가에게 취향을 파악당하고 그것이 존중받는다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취향을 앞으로도 널리 드러내리라.

 

20181017수

 

 어제 택배가 3가지나 왔고 그것들은 모두 책이었다. 그중 한 권이 핫한 일본 작가인 요시타케 신스케의 [있으려나 서점]인데 이 책으로 말하자면 가입된 카페,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받은 책이자 지난 주 춘천의 데미안 서점에서 읽어보곤 재밌어 '역시 요시타케 신스케!'라며 감탄한 책이다. 그날은 다른 책을 사느라 이 책을 미뤘었는데 잊지 못하고 결국 샀다.

 택배 포장을 뜯는 걸 본 아이들에게 이 책을 간단히 소개하고 내일 읽어주마 해서 오늘 짬날 때 읽어주니 아이들이 재밌어한다. 한번에 다 못 읽고 조금씩 읽어줘야겠다. 너희들은 어떤 책을 찾고 싶니?

 

20181018목

 

 요즘 바빠서 도통 소셜 쇼핑을 안보다 왠지 아침에 구경하고픈 맘이 들어 들어갔더니 그림책 중고를 파는데 이때 대부분은 키즈엠이거나 전집을 낱권으로 쪼개는 모양새인데 왠걸 이번엔 걸음동무 책이었다. 더구나 몇년 전 일러스트 전시회에서 반한 박해랑 작가가 그림을 그린 이 책도 포함되니 본격적으로 이 책 저 책 담고 결제 완료! 나만 알기 아까워 그림책 카페에 가서 뽐뿌질을 좀 했다. 이 책 그 때 읽고 난 좋았었는데 하람이가 읽기엔 좀 때가 지나 망설이다 말았는데 이렇게 만날 책은 결국 만나나보다.

 

20181019금

 

 어제 산 책 중에 있던 책인데 오늘 아이들 하교 전에 배송이 와서 함께 뜯었는데(보통 책택배는 아이들 앞에서 같이 뜯는 편이다.) 이 책의 반응이 너무나 뜨거웠다. 성교육 그림책이라고 해서 샀지만 큰 기대를 한 건 아닌데 적절한 구체성이 나도 맘에 들었다.

 남자애들이 유난스러웠는데 여자애들 말을 들어보니 남자애들이 처음에 읽다가 자꾸 뛰어넘어 특정 페이지만 본다고....그래놓고선 월요일에 다같이 읽자고 하니 여학생들은 끄덕이니는데 저들은 난리법석이다.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월요일엔 진지 모드로 읽을 건데 제발 웃지 말자!

 

20181020토

[if세계사전집], 글뿌리

올초 세계사전집을 살까 고민하던 중 그엄마 카페에 이 책을 파는 이가 있어 샀는데 아이가 꾸준히 잘 읽어 나도 오늘은 함께 읽어보았는데 나 역시 재미가 있었다. 역시 북마미들의 추천은 옳다.

오늘 알고 보니 이 책이 원서로 더 유명하단다.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는 거지? 그래서 원서를 찾아보니 'Danger Zone'이라는 이름으로 검색되던데 전집보다 많이 비싸 지적 욕구를 억누르기로 했다.

전집은 좀 고민이 되는 편인데 잘 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엄마가 읽으니 아들은 한 권 더 읽는구나! 이 뿌듯한 광경이여!

 

20181021일

 

 책을 덮어놓고 사다보면 같은 책을 두 번, 심할 때는 세 번까지도 사는 경우가 있다. 대체론 읽지 않은 책이 그런데 이 책의 경우는 학교에 두었다고 생각하고 더 산 책인데 이 생각을 전에도 똑같이 한 듯 집에도 한 권이 있어 결국 여분이 되었다. 오늘 광화문에 서울국제작가축제가 개막하여 보러가는 참에 중고서점에 팔려고 이 책을 포함하여 10권을 가져갔다. 정산 결과 12000원. 예전에 3750원을 받고 판 책이 30분 후에 6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목격한 후론 정산 가격에 불만이 있지만 서비스의 가치라고 얼버무리며 이렇게라도 책장이 정리되는 게 어디냐며 마음 편히 먹는다.

남북한 어린이들에 대한 동화책이 적지 않지만 내가 읽은 한 가장 세련되게 표현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다른 작품들로 믿음을 얻은 작가이니만큼 이 책이 어디 가서 사랑받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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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1004

줄리언 반스의 책은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적용이 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렇다. 기대 보다 반전은 느껴지지 않는데 문체나 스토리 속에서 직접적인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메시지가 공감된다. 얼마 전 읽은 애트우드의 소설이 떠올랐다.

 

 20181005금

다 읽었다. 딱히 무어라고 이름지을 수 없는 마음이 든다. 그것은 호와 불호가 섞여 있다. 사장님 부모님표 오디즙이 걸린 리뷰대회에 응모해볼까?

 

 

 

 

20181006토

  요즘 내 독서의 쌍두마차 히가시노게이고와 알베르토망구엘. 집에 있는 책은 망구엘이 더 많지만 집 밖을 나서면 히가시노게이고 천지라 당분간 말머리 하나는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집에는 2012년에 사슴 언니에게 선물 받았다고 그렇게 내지에 쓰여있는 이 책이 있었다.

외출을 마치고 밤 늦은 시간에 하루 종일 책 껍데기도 보지 못한 것을 알고 굳이 서재에서 찾아 헤맨 끝에 시작한 책이니 좀 자연스럽지는 못하다. 그래도 어차피 읽을 히가시노게이고가 아닌가? 노력이 가상해서 이런 꼼수도 용서해 주련다. 누가 누구를 왜?

각설하고, 초반인데 흥미롭다. 가가형사라....어쩐지 익숙한 이름인데 드라마화될 때 아마 이곳저곳에서 들은 모양이다. 그나저나 어떻게 히가시노게이고는 이렇게 책을 많이 쓸까? 마쓰모토세이초도 그렇고 일본 작가들은 비법이 있나? 심지어 재밌어!

 

 

20181007일

 1박 2일 북스테이를 하러 가면서도 책을 챙겨가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좀 옳지 않다. 심지어 2권을. 그래도 최대한 얇고 위험 요인이 적은 책으로 챙겨려 애쓰다니, 불필요한 일에 공들이는 모습이 참 어이없다. 그렇게 선택된 책이 허연 시인이 엮은 세계시 모음집 [시의 미소]인데, 이 책은 도대체 언제 샀단 말인가!! 역시 책은 이럴 때를 대비해 사두는 거라며 자기 변명을....

 게스트하우스 침대에서 최대한 편한 각을 잡아 꺼낸 책은 편한 공간에서 보니 러블리 핑크 모드 제대로다! 세계시 모음이면 사실 좀 고리타분할 수도 있는데 허연 시인 자신의 에피소드와 감상이 더해지고 시와 관계된 그림이 보태져 언제 샀는지는 몰라도 참 잘 사두었다며 스스로를 토닥였다.

 오늘은 좀 희망적이고 아름답고 평온한 시 몇 편을 읽었다. 오늘밤은 이렇게 그냥 러블리핑크 모드로 잠들 거다.

 

20181008월

 어제 피곤한 일상을 보상하려는 듯 예상보다도 일찍 잠들었다. 자면서도 놓칠 수 없었던지 6시 반 경 눈이 번쩍 뜨였다. 대충 씻고 조용히 방 밖으로 나가 1층 북카페로 내려갔다. 자연광에 의존한 듯 전체 등이 없어 스탠드 하나를 켜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무도, 아무도, 아무도 없는 이른 아침의 독서는 꿀 같았다. 두 시간을 읽으며 밝아오는 아침과 주변의 소란을 기쁘게 맞았다. 그렇게 썸원스페이지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근처 '서툰 책방'에 들러 책 몇 권을 사고 남자 사장님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커트 보니것의 책을 꺼내 표제작을 읽는데, 이 책 사장님 책인 듯 밑줄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좀 지저분할 정도로?^^) 소설을 읽기 전엔 내가 좋아하는 커트 보니것의 유머가 어떤 것이었는지, 내가 기억하는 느낌이 그에 대한 것이 맞는지 확실하지 않았는데 소설의 결말을 읽고 속으로 꺽꺽 웃었다. 그래, 이 맛이지!

 

20181009화

 

 정말이지 버거운 돈 끼호떼다. 정말 억지로 읽는 느낌이긴한데 어제 읽은 망구엘의 책에서도 거론되어 마음 다잡고 다시 읽는다. 근데 또 읽다 보면 재밌는 구석이 있고 특히 '이상야릇한 미치광이'(229쪽) 돈 끼호떼와 그를 좇아 같이 미쳐가는 싼초의 명언에 감탄하라 때면 그저 놀랍고 심지어 감동도 받는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혼자 읽기 시작했다면 이토록 꾸준히 꼼꼼하게 읽어낼 수 있었을까? 책은 철저히 혼자 읽는 것이라는 생각이 최근 몇 번의 독서모임을 통해 변하고 있다. 최종적인 감상은 혼자만의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을 공유하며 내 생각을 더 꺼내고 정리하게 되는 경험을 했으니 말이다. 세상에 고정된 생각과 가치는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20181010수

 

 창비교육 연수원에서 진행하는 5주 특강을 신청하고서 구입하여 읽는 책이다. 책에는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가 모두 들어 있다고 하니 굳이 강연까지 들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교사를 위한' 교육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기도 했다. 더구나 좋아하는 공간을 찾을 좋은 핑계가 되기도 하니까.

 일단 책은 읽기에 좋았다.   노하우 + 에피소드가 적절히 배합되었다. 강연은 책을 읽으며 듣기에 좋았지만 학교 현장을 모르는 이의 강연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첫 강연의 소감은 '교사를 위한'이라기 보다는 '부모를 위한'에 더 적합하지 않는가 '이다. 대중 강연에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어쨌든 특화된 강의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강연을 가면 좀더 달라질까? 강연도 글도 자연스럽고 유익한 것은 사실이니 일단 책부터 다 읽는 걸로!

 

20181011목

 

 간밤에 목이 부어 시름시름 앓았다. 이 추위에 4시간을 덜덜 떠니 면역력 제로인 사람은 감기 직빵이다. 이런 밑밥을 까는 이유는 오늘 책을 못 읽었다는 것에 대한 셀프 변명이다. 책이란 읽는 것 뿐만 아니라 살 수도 있으니 산책에 대해 쓰련다. 문자 광고에 혹해서 아들에게 선심 한 번 쓰려고 구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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