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지호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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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과 인간 역사의 공통점은? 이 놀라운 주제를 이 책은 여러가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양자역학과 현대 물리학이 얘기하는 사물의 신기한 성질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이 책을 한 번 꼭 읽어보기 권한다. 세상이, 사물이 복잡해 보여도 그 속을 관통하는 놀라운 통찰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지진으로부터 인간 역사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는지, 왜 세상에는 격변이 있을 수 밖에 없는지, 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임계상태(critical state)'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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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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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사'가 아니라 '정사'에도 나오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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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디스트 윈터 - 한국전쟁의 감추어진 역사
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 이은진.정윤미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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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 전쟁에 대해 우리가 모르던 부분을 알려주는 매우 좋은 책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좀 더 많이 이런 책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도 가지고 있습니다.   

출판사와 번역자의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한 마디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십사하는 칭얼거림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책은 번역이 매우 매끄럽습니다. 다른 독자가 지적했듯이 지하철에서 서서 읽어도 될 만큼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오역이 눈에 띄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 많은 문장 중에 오역 몇 개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번역자가 너무 서두른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문장을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실수하지 않았을 실수들이 눈에 띈다는 거지요. 제가 번역문을 일일이 원문과 대조한 것도 아니고 오역문이 몇 개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문맥과 잘 맞지 않는 것 같아 제가 원문을 찾아본 몇 개는 오역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몇 가지 예를 듭니다. 

24페이지('제1장 중공군과의 첫 교전'의 첫 번째 문장입니다): 한국전쟁은 소규모 전쟁이 대규모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에 개의치 않았던 미 극동군 총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사격이었다.

원문은 이렇습니다:  It was the warning shot the American commander in the Far East, Douglas MacArthur, did not heed, the one that allowed a smaller war to become a larger war. 

문장의 주어인 'It'는 운산에서 중공군과 맞닥뜨린 것을 의미할 것 같습니다. 번역된 대로 한국전쟁이라고 하면 문맥이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소규모 전쟁이 대규모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에 개의치 않았던' 맥아더는 완전한 오역처럼 보입니다. 이것은 맥아더에 대한 일반적 평가를 확대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the one'은 맥아더가 아니고 'it'(또는 'warning shot')이니까요. 문맥에 따르면 결국 중공군과의 교전이 소규모 전쟁을 대규모 전쟁으로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중공군과의 첫 교전은 미 극동군 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가 신경 쓰지 않았던, 소규모 전쟁을 대규모 전쟁으로 만든 경고 사격이었다.'가 더 정확한 번역이 되지 않을까요?

25페이지: 원래부터 막역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한국전쟁에서 둘도 없이 가까운 전우가 되었다.  

원문: They could not have been closer as friends, having been through so much together.  

올바른 번역은 '수많은 일들을 함께 한 이들은 더없이 가까운 친구였다.'일 것 같은데요. '원래부터 막역한 사이는 아니었지만'은 왜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37페이지: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적어도 목표가 무엇인지, 좌우 측면에서 누구와 교전하고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마치 눈을 감고 싸우는 것처럼 측면에 적이 있어도 도무지 식별할 수 없었다. 십중팔구는 인민군과 외양이 같은 남한군이었기 때문이다.  

원문: In World War II, you always knew what your objective was and who was fighting on your left and right. In Korea, you were always fighting blind and were never sure of your flanks, because, likely as not, the ROKs were there.  

이 번역의 가장 큰 문제는 '좌우 측면에서 누구와 교전하고 있는지' 입니다. 우리 편 누가 내 좌우 측면에서 싸우고 있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지, 좌우에 있는 적과 싸운다는 뜻이 아니거든요. 제가 볼때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목표물이 무엇인지, 누가 좌우 측면에서 싸우고 있는지를 항상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항상 눈을 감고 싸우는 것 같았으며, 측면에 누가 있는지도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대개 한국군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번역했으면 어땠을지. '인민군과 외양이 같은 남한군'은 너무 나간 거 아닌가요. 잘 모르겠네요.  

원문을 찾다 보니 이런 번역도 있네요. '단지 애송이들이라서 형편없었던 것이 아니었다.'(36페이지) 원문은 'It was not that the kids had fought badly.' 여기서 kids는 '애송이'라기 보다는 그냥 병사들을 일컫는 구어체 표현으로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왜 영화보면 장군이 병사보고 'son'하고 부르잖아요. 진짜 아들이 아니라도 말이지요. 그냥 '병사들이 형편 없이 싸웠던 것은 아니었다.'라고 하면 좋을 텐데요, 이것도 너무 의역을 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오히려 오역에 가까와진 것은 아닌지. 

너무 트집만 잡는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드네요. 좋은 책 낸거는 감사 드리지만, 앞으로는 좀 더 신경 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어 보았습니다. 쓰고 보니 이 책은 그저 윤문을 너무 심하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번역서의 가독성과 정확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는 어려운 걸까요?  번역은 참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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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0-01-15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쎄요, 저도 이 책을 다 보긴 했습니다. 역시 외국책을 우리 글로 옮긴 책이라 여기저기 설익은 표현들이 많긴 했습니다만, 지적하신 내용들은 그다지 문제가 없는 것 같군요. 첫 번째 지적한 문장부터 보면, 책 옮긴이들 표현이 맞는 듯하고요. 오히려 지적하신 분이 잘못 생각하신 듯. 나머지도 크게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만성 2010-01-2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적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본래 번역자가 번역한 것을 별도의 교열자가 꼼꼼히 살펴서 오역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어설펐던 것 같습니다.

blueyonder 2010-02-12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지적한 것 말고도 다음의 예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27페이지: 4년 전에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최근 전황이 염려스러운 나머지 내심 인사 명령에 착오가 있었기를 바랐다. “중위, 현재 소대에서 귀관의 상황이 어떠한지 알고 있나?” 한 선임 장교가 이렇게 묻자 보이드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너무 으스대지 말게나. 한국전쟁 참전 이래 귀관이 이 소대의 열세 번째 소대장일세.” 보이드 중위는 갑자기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원문: Boyd, who had graduated West Point only four years before, wanted this
command badly, but he was made nervous by its recent history. “Lieutenant, do you know who you are in terms of this platoon?” one of the senior officers had asked.
No, Boyd answered. “Well, Lieutenant, just so you don’t get too cocky, you’re the
thirteenth platoon leader this unit has had since it’s been in Korea.” Boyd suddenly decided he didn’t feel cocky at all.

보이드 중위가 소대장이 되고 싶어 하지 않았던 것처럼 번역했지만('내심 인사 명령에 착오가 있었기를 바랐다'), 올바르게 번역하지면 몹시(badly) 원했다고 해야 되겠지요. 몹시 원하던 소대장 자리를 얻었지만 소대의 역사를 들으니 거들먹거리고(cocky) 싶은 생각이 없어졌다는 것인데요, 반복되는 'cocky'란 단어를 번역문에서는 서로 다른 단어를 써서 전혀 문맥을 알 수 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다음처럼 번역하면 어떨까요.

웨스트포인트를 겨우 4년 전에 졸업했던 보이드는 간절히 원했던 소대장 자리를 얻었지만, 소대의 최근 역사를 듣자 불안해졌다. 그의 상관 중 하나가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중위, 자네가 이 소대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알고 있나?” 보이드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중위, 자네가 너무 거들먹거릴까봐 하는 말이네만, 자네는 이 소대가 한국에 온 이래 13번째 소대장이라네.” 보이드는 거들먹거리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났다.

blueyonder 2010-02-11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13페이지: 워너는 일단 상황을 더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벌어지기 전에 감도는 전형적인 어두운 기운을 감지했기 때문이었다. 피난길에 오르는 농민의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지면서 길은 완전히 막혔다. 인민군에서 몰래 도망친 사람들도 피난길에 합류했다. 전쟁에 대해 좀 안다 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끝없이 남쪽으로 몰리는 피난 행렬에 대해 이야기하면 쉽게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피난길에 합류한 사람들의 숫자가 실제 농민의 숫자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은 그를 더 불안하게 했다.

원문: He decided to stay around for the action. He watched a grim sight, an almost
classic warning signal: an endless parade of peasants moving south on clogged
roads, instant refugees fleeing the In Min Gun. The sight of the peasants fleeing
south was a telltale one for anyone who knew something about combat, a kind of
straw in the wind. What disturbed Warner even more was the fact that the number of South Korean troops who were also fleeing far outnumbered the peasants.

'instant refugees fleeing the In Min Gun'이 어떻게 '인민군에서 몰래 도망친 사람들'이 될 수 있는지요. 인민군을 피해 도망치는 피난민들을 인민군 도망병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전쟁에 대해 좀 안다 하는 사람들도 이렇게 끝없이 남쪽으로 몰리는 피난 행렬에 대해 이야기하면 쉽게 믿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도 틀렸습니다. '남쪽으로 도망치는 농민들의 모습은 전투를 좀 아는 사람에게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이 분명한 경고 신호였다' 정도가 맞겠지요. '피난길에 합류한 사람들의 숫자가 실제 농민의 숫자보다 훨씬 많다'는 부분도 완전한 오역입니다. 'the number of South Korean troops who were also
fleeing far outnumbered the peasants'가 원문이니 '도망치는 한국군 병사의 숫자가 농민들 숫자보다 더 많다'는 것입니다. 왜 없는 인민군 도망병은 있다고 하고, 있는 한국군 도망병은 없다고 하는지 이해 불가능입니다.

올바른 번역은 이 정도가 아닐까요.

워너는 교전을 보기 위해 남기로 했다. 그는 불길한 장면-거의 전형적인 경고 신호-을 보았다. 끝없는 농민의 행렬이 길을 꽉 막은 채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인민군을 피해 막 도망치기 시작하는 피난민들이었다. 남쪽으로 도망치는 농민들의 모습은 전투를 좀 아는 사람에게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같이 분명한 경고 신호였다. 워너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 것은 농민들과 같이 도망치는 한국군 병사의 숫자가 농민들 숫자보다 더 많다는 사실이었다.
 
샹그리라
이케가미 에이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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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 하다. 책을 읽으면서 일본의 전통 속에서 일본인만이 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에게는 추천하지 않음.)

- 초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젊은 여자라는 점: 미야자키 하야오의 전통? 

- 고귀한 피, 황족, 또는 황족과 같은 존재: 일본 황실의 전통  

- 사요코의 생체실험 마루타

- 모든 희생을 무릎쓰고 아틀라스를 건설, 그 책임을 모두 떠안는 타르샨과 나기코: 마치 가미카제 특공대를 결정한 오니시 다키지로 제독이 생각남

- 국체라는 말: 제국주의의 잔재? 

- 자연의 복수, 기괴한 숲: 나우시카의 전통? 

- 트랜스젠더, 세일러 교복: 일본의 풍속

- 지진에 대한 공포 

- 신사, 황위를 결정 짓는 신기 

- 미쿠니, 료코, 히루코의 잔인함: 일본인의 성향?  

- 도쿄 대공습: 태평양 전쟁의 영향

- 세계시장 석권, 수출 산업: 우리와도 비슷한 마인드

탄소세라든지,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등은 이미 현실로 다가오는 사실들이며(사실 책 속의 탄소 경제 메커니즘 또는 메두사의 작동원리가 잘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공중 탄소 고정,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한 아틀라스 건설, 의태물질 등의 상상력은 놀랍고 신선했다. 여름에 심심풀이로 읽어보면 좋을 듯한 작품이다. 단, 일본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SF와 만화의 중간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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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리라
이케가미 에이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린책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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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미인이 진 후의 세계를 미쿠니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이 편안한 세계가 꿈이라는 것은 사요코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월하미인과 함께 밤바람에 흔들리고 싶었다. 눈을 뜨면 아수라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미쿠니 님, 제게 한 번 더 힘을 주세요.>
미쿠니를 꽉 껴안고 꿈의 세계와 이별을 고했다. 다음은 피비린내 나는 쪽을 향해 걸어갈 따름이었다. 타박상을 입은 어깨의 통증, 뇌진탕으로 인한 구토, 그리고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귀에 사이렌처럼 남자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490쪽

나기코와 타르샨이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 죄를 짊어지고까지 아틀라스 건설을 멈추지 않은 것은 국체(國體)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장래에 반드시 황위 계승자가 나타날 것을 믿고 아틀라스를 계속 건설했다. -597쪽

순간, 구니코의 몸이 자유로워졌다. 갑자기 피가 돈 탓에 머리가 깨진 종처럼 울려 댔다. 위가 입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구니코는 그 자리에서 토했다. 눈물과 위액은 인생의 무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슬프고도 쓰라리다.-621쪽

행복의 여신은 기대로 붕 뜬 후의 절망만큼 고통스러운 것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 남의 등짝을 걷어차는 게 보통이다. 행복을 손에 넣은 자는 항상 이렇게 말한다. 왜 여신을 덮치지 않았느냐고. 여신의 뺨을 때리고 턱을 걷어차고 콧대를 주저앉히고 여신의 정조를 능욕한 자만이 행복을 독점할 수 있다. -489쪽

카린이 만들어 낸 경제 탄소 순환 시스템은 입자 가속기의 이미지를 모델로 해서 태어났다. 돈은 에너지체이다. 정지하고 있을 때는 그저 등가 교환권이지만, 운동 에너지를 주면 가치는 만 배든 억 배든 부풀어 오른다. 이것이 돈의 본질이다. 돈은 높은 이자를 찾아 움직이는 성질이 있다. 이것을 막지 않고 항상 높은 이자로 계속 가속하면, 이윽고 운동 에너지는 광속에 가까워져 무한대의 가치를 빚어낸다. 그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컴퓨터의 힘이다. 메두사는 입자가속기에 해당하는 시스템의 핵이다. -628쪽

취향이나 상황을 먼저 따지는 남자에게는 아직 Y염색체의 악마가 잠들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Y염색체의 깊은 곳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완벽한 육체를 가진 여자가 나타났을 때 모든 상황을 넘어 생식하라고. 이렇게 되면 남자는 단순한 Y염색체의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653쪽

노예밖에 인간관계가 없던 료코에게 사요코는 자극 그 자체였다. 오세 저택에는 <타월>이라 이름 붙인 난민 출신 소년 노예가 있다. 료코가 손을 씻으면 머리털을 내밀어 젖은 손을 닦아 준다. 옷장에는 <행거>라고 불리는 미소년들이 토르소가 되어 늘어서 있다. 그 밖에도 <의자>, <매트>, <비데>라는 이름의 미소년들이 가구를 대신하고 있었다. 료코에게 인간은 로봇 이하의 소모품이었다. 료코가 사요코에게 집착하는 것은 나름의 우정이었다. 친구에게는 죽음을 주는 것이 료코의 방식이었다.-668쪽

이 미라의 이름을 가르쳐 드리지. 이 여자의 이름은 가무야마토이하레비코. 다른 이름으로 진무(神武) 천황이라고 해. 초대 천황이 아메노미하시라의 영력을 사용하지 못할 리가 없지 않겠나. 하하하.-679쪽

탄소 경제는 50년밖에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타르샨은 예상했다. 그래도 당시 파멸로 질주하던 자본주의보다는 뛰어났다. 언젠가 탄소 경제가 지구가 주도하는 체제로 전환되는 날이 찾아오리라 믿고, 타르샨은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언젠가 이 어린 경제를 파괴하고 재생시킬 자가 나타나기를 바라면서.-6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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