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특서 청소년문학 35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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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는 자신만의 세계관이 담긴 청소년 SF소설이다. 로봇과 유전자 조합이 보편화된 미래 시대에 생길 수 있는 사회적 문제와 소외된 이들을 섬세하게 그렸다.

 

신인류는 유전자 조합 인간과 로봇을 싫어하는 중2 학생이다. 인류는 외할아버지와 실험견 이글비와 살고 있다. 할아버지가 직원 중 한 사람에게 공장을 넘기고 은퇴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다. 인류의 꿈은 가우디처럼 멋진 건축가가 되는 것이다. 어느 날, 할아버지의 고철 공장에서 로봇 토막이 사라진다. CCTV를 설치하고 범인을 잡고 보니 구형 로봇이었다.

 

구형 로봇 미래는 힘들게 살아온 로봇이 재활용되지 않고 쉬게 하려고 집과 멀지 않은 곳에 묻어주었다. 인류는 엄마에게 학대를 받고 있었던 미래의 사연과 간절한 소원을 알게 된다. 유전자 조합 인간이 아닌 학생은 전교에서 오직 인류 하나다. 로봇이 싫은 이유 백만 개 중 한 가지만 말하면 로봇은 노력하지 않고 땀을 흘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래는 아주 오래 전 서울시 지하 터널 공사에 투입되었다. 터널 굴착 공사를 하기 위해 작은 로봇들이 만들어졌다. 이후 아이 안드로이드를 만들었고 작게 만들어진 로봇들은 처리했다. 그때 엄마를 만났고 미래를 입양한 것이다. 엄마가 사고를 당하고 술만 먹으면 미래를 학대를 했고 숨을 곳을 찾다가 창고를 발견했다.

 

서울 거리를 걷고 싶어. 딱 한 번이라도. 단 몇 시간이라도 미래의 소원이었다. 방학 숙제로 건축물 영상을 찍으러 가는데 미래와 함께 하기로 했다. 유전자 조합을 원했던 아빠였고 엄마는 반대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재혼해서 동생이 유전자 조합으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일곱 살때부터 할아버지와 살게 되었다. 아버지 집으로 갈 수도 있지만 청소년 쉼터에 가기로 했다.

 

서울시가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것을 인류와 미래는 걸으면서 깨달았다. 미래는 서울시가 아름다워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하에서 일했기에 여기가 아름다운 거니까. 인류는 경복궁을 가고 싶었다. 한자리를 오래 지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오랜 세월 사랑받는 건물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이복 동생 해림을 만나게 되었다. 버스에서 여자는 미래와 인류를 20세기 레트로 형제 같다고 했다. 패션디자인 센터는 해체 공사 중이다. 도시 미관법에 건물이 해체되고, 구형 로봇이 수거되는 것처럼 인류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생각했다. 서울시에서 구형 로봇을 발견 즉시 수거해서 폐기 처분했다. 미래는 들키지 않아야 하는데 인류 채널에 영상을 올려달라고 한다. 그러다 미래 엄마를 만나게 되었다. 미래를 강제로 데려가려고 하는 엄마는 말리는 인류를 때렸다. 미래는 학대 문제로 집행 정지를 신청해 놔서 로봇 센터에 구금되어 있다. 일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처리 할 수 없다고 했다. 학대 받은 것은 미래인데, 법에서는 인류만 아동이었다.

 

다른 해외 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이 인류의 미래사태에 대해 거침없이 의견을 드러냈다. 도시 미관법, 구형 로봇, 지하 물류 터널과 관련된 싸움은 계속되고 있었다. 인류는 도시 미관법 등을 어긴 것 때문에 무거운 벌금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 앞으로 열심히 아르바이트 해서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래에게 발열 문제가 있어 고치는 것과 소유권이 베스트프렌드사로 넘어갔다. 인류와 미래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로봇파크에서 일하는 모든 로봇은 안드로이드였다. 안드로이드는 사람과 외형이 구별되지 않을 만큼 똑같아서 혼동을 피하려고 머리 위로 각 회사의 고유 로고가 떠 있었다. 이 소설은 구형이 되어버린 소년과 로봇의 이야기면서 시대에 뒤처진 구형은 퇴출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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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언어 -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는 마음 헤아리기 심리학
문요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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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인간다움의 본질이 마음을 헤아리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나를 잃지 않고 관계를 회복하는 마음 헤아리기 심리학이다.

 

인간의 마음은 두 체계로 서로 파악하고 소통한다. ‘마음읽기는 자신의 느낌이나 짐작으로 상대의 마음을 판단하는 것을 말하며, ‘마음 헤아리기는 판단을 유보하고 상대의 마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인간은 부정적인 사건이나 정서를 더 강하게 경험하고 오래 기억한다. 누군가의 비판은 두고두고 생각나는데 어떤 이의 칭찬은 쉽게 잊히고, 나를 째려 보는 얼굴은 잘 찾아내지만 나에게 미소 짓는 얼굴은 흘려보내기 쉽다.

 

아내가 바라는 남편의 공감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감해주면 좋겠지만 말을 해도 어떻게 공감해야 할지 모른다. ‘침묵은 금이다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런 격언들은 상황에 따라 모순되기 쉬우니 모두 가려들어야 한다. 상대를 대화가 안 되는 사람이라고 판단하기 전에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자. 나는 어디가 가려운지 알고 있나? 상대에게 제대로 이야기하는가? 상대에게 요구사항을 잘 물어보는가?

 

저자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되기 전에는 인간관계가 힘들었다. 부부관계는 갑절로 힘들었다. 사이가 좋은 친구 부부가 있었는데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운전하는 중에 아내가 놀라는 소리를 냈는데 뒤를 보며 한마디 했다. “괜찮아?” 그 말이 낯설고 신선했다. 저자의 경우는 아마 왜 놀라?”라고 했을 것 같다. 사실 이 표현은 뉘앙스가 중요해서 글로 전하기에 한계가 있다. 나는 놀라지 않았어도 상대는 놀랄 수 있음을 이해하고 나면 괜찮아?”라고 물어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마음 헤아리기의 스위치를 켜는 것이다.

 

좋은 관계를 위해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고 이해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쉽지 않다. 왜 나만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나? 이렇게 이야기한다. 마음 헤아리기는 그 욕구를 상대에게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 자신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서로 원하는 것을 알아간다면 관계는 점점 풍요로워진다.

 

마음읽기는 판단적이고 자기보호가 우선인 반면 마음 헤아리기는 비판단적이고 상호교류가 중요하다. 헤아림의 언어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열려 있다.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이렇게 느껴야 한다. 마음 헤아리기가 발달하면 말투도 달라진다. 헤아림의 말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노력의 산물이다.

 

인간관계에는 상대를 위해 한 일로 좋은 소리를 듣기는커녕 서로 마음만 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나? 내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달라서다. 마음 헤아리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 상대의 마음과 내 마음이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둘째, 상대의 마음을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것이다. 셋째, 상대의 마음을 물어보는 것이다.

 

마음 헤아리기의 반대는 무엇일까? 마음 헤아리지 않기, 다른 말로 하면 자기중심성이다. 상담하다 보면 내담자들의 왜곡된 사고, 미성숙한 방어기제, 역기능적인 행동 등을 종종 마주한다. 상담가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지적하고 교정해주고픈 충동을 느낀다. 자신의 판단과 관점을 억제할 수 있어야 비로소 상대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길이 열린다.

 

관계를 협력과 발전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대화다. 인간이 말을 하게 된 것은 논쟁과 대결이 아니라 소통과 협력을 위해서였다. 인간관계의 훈련은 결국 대화의 훈련이다. 대화는 말의 내용 못지않게 말의 숨은 의미나 감정 상태와 같은 맥락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부터인가 손절(損切)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자기표현이 어려운 이들에게 필요한 미덕은 참거나 손절하는 게 아니라 표현이다. 불편한 것을 불편하다고 이야기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손절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본 다음에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방법이다.

 

마음읽기 습관에서 벗어나 마음 헤아리기 연습으로 나아가면 도 커지고 우리도 커갈 수 있는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좋은 관계를 위한 마음 헤아리기 연습. 부부, 자녀, 친구, 동료 다양한 관계에 적용 가능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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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OUT 유럽역사문명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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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TAKEOUT’의 두 번째 책으로 역사와 문명을 주제로 하였다. 광고인으로서 연수와 사업 출장을 기회로 일찍부터 유럽에 자주 드나들었던 경험은 이 책을 만드는 주요한 재료가 되어주었다. 저자가 직접 현지를 돌아보며 경험한 기록들, 충실한 각종 사진 자료들, QR코드로 삽입된 음악회와 TV방송 링크들로 유럽 현지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했다.

 

저자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 등장한 그림을 보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서양 화가의 명화 스페인 출신 고야의 <아들을 잡아먹는 크로노스>였다. 장르의 특성상 예술성 있게 처리하는 것이 통례인데 그 이상으로 그로테스크하게 처리해 호러물을 보는 듯하다. 신화에서도 막내아들 진도준의 독백처럼 일어날 일은 반드시 일어났다.

 

1등 로마인으로 꼽히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있었다. 카이사르가 암살되었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을지 모른다. 카이사르를 죽인 브루투스를 바로 처단하지 않았다. 카이사르를 위한 추도 연설을 할 때도, 그의 유언장을 발표할 때도 그는 마치 쿠데타를 수습하는 대장군과 같은 모습으로 의연하게 군중을 대했다. 이후 집권을 위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그 프로세스를 밟아 나간 것이다. 격동의 시대를 살다 간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이야기다.





안탈리아.. 지중해의 동쪽 끝 오늘날 튀르키예의 바닷가에 위치해있다. 사시사철 햇살이 좋고 따뜻한 그곳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유명 휴양지로 알려져 주변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오늘날에도 지중해 동부에서는 가장 유명한 휴양지이다.

 

영화와 역사는 다르다. 황제는 2000년 개봉한 <글래디에이터>영화에서 처럼 아들 콤모두스에게 암살당하지 않았다. 사인은 병사였다. 고단하게 제국의 이곳저곳 전선을 다닌 그였기에 그곳에서 59세의 나이로 수명을 다한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실감나게 보여준 배우 리처드 해리스는 개봉 2년 후에 영화 속 그 황제처럼 사망했다. 오늘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동상은 로마 시내 카피톨리노 광장에 기마상으로 전시되어 있다.

 

1912년 출항 당시 인류 역사상 최고의 대형 여객선이었던 타이타닉호의 침몰 현장으로 111년이 지난 2023년 접근한 최첨단 소형 잠수정 타이탄호가 그 북대서양 바닷속 타이타닉호 옆에 또 사체와 잔해를 남겼다. 같은 이름이라 같은 운명이었을까. 크기가 다르지만 역사적인 비극이 반복되었다. 타이타닉호를 찾아가는 타이탄호의 뉴스를 접했을 때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가 떠올랐다고 한다. 21세기 들어선 타이탄 잠수정은 같은 바다의 같은 위치에서 111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은 참사가 반복된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도자기는 영어로 차이나인데 도자기에 관한한 절대적인 국가가 중국이라서 유래가 되었을 것이다. 차이나로 시작해서인가 그로부터 전통 있는 도자기는 지역명이 곧 브랜드가 되었다. 유럽 도자기들 중 최고를 뽑으라면 독일의 마이센이다. 가장 오래된 도자기이기도 하고 최초의 유렵 도자기이다.





독일의 7개 가도 중 로만티크 가도라고 불리는 길의 초입부인데 로마인이 다닌 길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로덴부르크를 과거 로마인들은 로마에서 밀라노를 거쳐 알프스를 넘어 이길을 거쳐 레르마니아 북부까지 통행하였을 것이다.

 

지중해의 강자 로마는 제국을 이루어 도시 국가들의 연합체인 그리스를 하나하나 격파해 나가더니 기원전 142년 그 나라를 정복했다. 이때 우리가 아는 그리스의 제왕과 영웅, 철인과 문예인들이 활동을 하였다. 소크라테스가 있었고, 마케도니아의 영웅 알렉산드로스가 동방 원정을 떠나기도 했다. 신들도 그 시기엔 왕성하게 활동을 하였을 것이다. 그리스의 중흥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로마가 밀고 들어온 것이다.

 

쉽게 떠나지 못하는 유럽을 책 한권으로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여행은 놀라움의 경험이다. 알던 것을 확인하고 책이나 영상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직접 가서 경험하면서 놀란다. 문화, 역사, 예술 상식을 소개하는 시리즈, 전작 [TAKEOUT 유럽예술문화]와 한 세트를 이루는 책. 두 책 어디서든 메뉴 하나를 골라잡아 부담 없이 테이크아웃한 다음, 한잔의 커피, 디저트와 함께 유럽 속으로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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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놀고 싶어 - 풍차 지킴이 쏠의 모험 특서 어린이문학 5
조미형 지음, 윤다은 그림 / 특서주니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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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놀고 싶어]는 관계 맺기를 어려워하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함께하는 소중함을 알려주는 동화다. 학교도 학원도 가기 싫고, 공부도 숙제도 하기 싫은 어린이들은 날다람쥐 쏠의 모험을 따라가면서 친구들과 함께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날다람쥐 쏠은 노는 것을 좋아한다. 숲속 친구들이 겨울을 준비하는 것을 방해하고, 장난을 치면서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며 놀았다. 눈이 내리는 밤, 쏠의 집이 화재로 타버렸다. 그때 숲속 친구들이 쏠을 구해주었다. 친구들을 괴롭히고 놀기만 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화재 원인은 빠져나가지 못한 연기 때문에 난로가 과열되어서 불이 났던 것이다. 바구니 가득 도토리가 터지면서 불이 집 전체로 번졌던 것, 바람의 언덕에 풍차를 세우기로 했다. 쏠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로 했다. 풍차 지킴이 일이었다. 지붕에 넓적한 날개가 네 개나 돌고 있어서 집집마다 연결된 전선을 통해서 전기를 쓸 수 있다고 했다.

 

쏠은 풍차 지붕까지 사다리로 오르기 시작했고 손 빗자루와 물걸레를 꺼내 청소를 했다. 방울새는 풍차 날개까지 올라갈 수 있는 동물은 쏠뿐이라며 고마워라고 했다. 풍차 밑에 두더지 집이 있어 다른 곳으로 이사를 시켰다. 그런데 옛집으로 돌아가서 굴을 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풍차가 밤새 돌아가서 밤에 잠을 못 잔다고 하면서도 이사를 가지 않았다.




쏠은 두더지 집을 자주 살피면서 굴이 무너질 수 있고 아저씨도 풍차도 위험하다고 말을 전해도 두더지는 고집을 부리며 계속 머물렀다. 비와 강풍이 몰아치는 날, 불꽃이 튀고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비상벨을 누르자 마을 곳곳에 달아놓은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동물들이 와서 호스로 물을 뿌렸다. 굴이 무너저 내렸다. 쏠은 두더지를 찾아서 구해주었다. 두더지는 지난번 말한 호수 건너편으로 이사 가고 싶지 않았지만 굴이 무너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어느 날 눈 폭풍이 치는 밤, 풍차에 문제가 생겼다.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들이 위험에 처했고 쏠은 병아리들을 살리기 위해 눈 폭풍 속으로 달려 나갔다. 사슴 집은 따뜻한 공기로 가득했다. 너구리 아줌마에게 부탁을 하니 전등불을 끄고, 음악도 껐다. 오리 가족은 놀랐고 현관문에 스위치를 꾹 눌렀다. 강을 건너 멧돼지 집으로 가다 얼음 위로 구르기도 했다.




동물들이 다 모였고 오리 깃털과 담요로 병아리들에게 온기를 불어넣었다. 꼬꼬 집은 거실에 전기난로가 없지만 다 모여서 있으니 안 추운 것 같다며 수탉이 말했다. 병아리들이 깨어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른 새벽, 쏠은 풍차 지붕에 올랐고 날개가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숲으로 달려간 쏠은 상수리나무 꼭대기까지 단숨에 올랐다. 숨을 후 내쉰 쏠은 비막을 펼치고 단풍나무를 향해 날아올랐다.

 

동화는 어른이 읽어도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든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 재밌고 가끔 티격태격하거나 마음이 맞지 않아 삐치기도 하지만 친구가 있어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다. 꾀만 부리던 쏠이 풍차 지킴이를 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며 어린이들이 배려와 협력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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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요리사 - 다섯 대통령을 모신 20년 4개월의 기록
천상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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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4개월간 다섯 대통령에게 손수 끼니를 대접한 청와대 요리사가 풀어놓는 특별한 음식과 사람 이야기다. 한 나라를 살피는 대통령도 자신만의 단골식당이 있고 선호하는 소금 간이 있으며 애용하는 기호식품이 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까지 그들에게 대접한 삼시세끼 7420일간의 추억이 담겼다.

 

어릴 적 저자의 꿈은 축구선수였다. 대학 시절 전공인 토목공학에 관심이 없었다. 아는 선배가 보험 영업을 같이 해보자고 했다. 별다른 성과가 없어 그만두게 되었다.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고 신라호텔 중식당에 취업을 했다. 그릇을 정리하는 일을 하다 면 반죽하고 뽑기를 배웠다. 불판에서 일한 지 넉달이 지났을 때 청와대로 들어갈 요리팀을 짜고 있었고 중식에서 웍을 쓸 한국인을 구해달라고 했다.

 

청와대 요리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남다른 중식 사랑 때문이다. 김 대통령은 대식가로 횟감용 흑산도 홍어를 좋아하시고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불도장이었다. 병환으로 입원할때도 찾을 정도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비 오는 날은 충청도 막걸리와 해물파전을 청하기도 하고 즐기신 음식은 삼계탕과 대구탕이나 민어매운탕을 좋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라면을 직접 끓이시기도 하고 임기내내 일요일 아침을 손수 해결하셨다. “오늘도 맛있게 잘 드셨답니다.”라는 피드백을 들으면 긴장과 피곤함이 싹 다 날아간다.

 

이명박 대통령의 소울푸드는 돌솥간장비빔밥이다. 김윤옥 여사는 가장 요리 솜씨가 좋았다. 요리 클래스가 있는 날에는 수업 때 만든 음식으로 식사를 대체하기도 했다. 2009년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여사님의 노력이 알려지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홀로 드시니 각별히 신경을 썼다. 소식을 하고 나물 사랑은 각별해서 매끼 서너 가지를 준비했다. 새로운 나물을 찾아다니며 산나물을 다양하게 접할 기회를 얻었다. 고맙다, 잘 먹었다하시며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셨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밥과 한국식 매운탕을 선호하셨다. 사골 우거지국밥은 소울푸드라 할 만했다. 다섯 분의 소울푸드는 모두 소박한 음식들이었다. 즐기던 음식이 아닌 죽을 청하거나 식사량이 줄어들면 요리사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대통령의 여름휴가 때도 동행한다. 휴가지는 청남대와 저도다. 저도는 바다의 청와대로 불리는 섬이기도 하다. 이승만 대통령 휴양지로 사용한 뒤, 박정희 대통령이 별장으로 지정했다.

 

청와대 관저에서 만찬행사를 할 때는 메뉴를 짜는 일부터 좋은 재료를 엄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리사들끼리 손발 맞추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일생 동안 대한민국 전직 대통령들에게 손수 만든 음식을 올릴 기회를 얻는 요리사는 흔치 않을 것이다. 늘 명예롭게 여기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뜨거운 음식을 먹고 입천장이 데이기도 하고 회덮밥을 먹고 설사와 복통을 일으킨다. 대통령이 음식을 먹고 몸에 문제가 생기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대형사고라고 했다. 조금이라도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법으로 대통령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밥상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검식관의 주요 임무는 조선시대 기미상궁의 역할과 비슷하다. 청와대 요리사들은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도 동행한다. 대통령의 임기 동안 수십 개국의 순방 길에 동행하는 요리사들이 겪는 에피소드도 다양하다.

 

저자는 광화문 짬뽕가게를 오픈하고 천상현의 천상을 준비해나갔다. 청와대를 나온 후 인터뷰를 할 때마다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다.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변함없이 대통령을 모실 수 있었던 비결에 관해서다. 성실성과 책임감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대통령을 모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스럽다. 다섯 분의 대통령은 내게 한 분과도 같았다라고 말한다.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보고 대통령 요리사님 대단하시네 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천상현의 천상도 대박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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