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페인팅 Final Painting - 화가 생애 마지막 그림을 그리다
파트릭 데 링크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책을 나름 많이 봐서 웬만한 화가와 그 대표작들은 익히 알고 있지만 그들의 마지막 작품이 뭔지는

딱히 떠오르지가 않는다. 아무래도 화가 인생의 마지막 작품이 전성기의 작품만큼 인상적이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은데 나이가 들면서 원숙해진다고도 할 수 있지만 신체의 노쇠화로 인해 실력이 쇠퇴하는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유명 화가들의 마지막 작품(또는 마지막에 가까운 작품)들을 선정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했는지를 보여준다. 



총 30명의 화가들이 시대순으로 등장하는데 거의 다 친숙한 화가들이고 조반니 벨리니 정도만 약간

낯설었다. 화가별로 출생 장소와 출생일, 사망 장소와 사망일, 사망 당시 나이, 혼인 여부, 사망 원인,

마지막 거주지와 작업실, 무덤, 전용 미술관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한다. 첫 주자는 얀 반 에이크로 

세 작품이 소개되는데 '성모자와 성녀 바르바라와 성녀 엘리자벳과 얀 보스'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위 작품은 얀 반 에이크 사후에 완성된 작품이라 그의 작품이라 하기엔 좀 석연치 

않은 점도 있지만 그의 디자인과 습작 드로잉을 활용했기에 그의 작품으로 인정해주는 것 같다. 이렇게

옛날 사람들의 경우 사실 마지막 작품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얼마 전에 봤던 '불꽃으로 살다'에도

등장했던 라파엘로는 격정적이 무절제한 밤을 보낸 다음날 사망했다는 설이 있기도 한데 그의 연인인

마르게리타 루티를 그린 것으로 알려진 '젊은 여인의 초상'을 마지막 작품으로 본다. 각 작가들마다 

마지막 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작가들의 마지막 작품 중에는 자화상이 포함된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자신을 그리는 것이 소재 측면에선 수월한 점이 있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평생

자화상을 남긴 렘브란트도 아마 자화상이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보인다. 고흐의 마지막 작품으로는 

'피아노를 치는 마그리트 가셰'가, 수련으로 유명한 모네는 '그랑 데코라시옹'이란 연작 작품을 사망할

때까지 작업했고, 마지막 주인공 피카소의 '포옹'으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이 책에서 다룬 30명의 

화가들의 인생 마지막 작품들은 사실 그들의 대표작에 속하는 작품은 많지 않았다. 과연 마지막 작품이

뭔지에 대한 논란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데 위대한 화가들이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 자신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작업으로 어떤 작품을 남겼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을 마련해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꽃으로 살다 - 짧지만 강렬하게 살다 간 위대한 예술가 30인의 삶과 작품 이야기
케이트 브라이언 지음, 김성환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인들 중에는 유독 요절한 사람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불꽃처럼

예술혼을 불태우며 살다간 그들의 작품이 더욱 빛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선 40대 초반 이전에 

세상을 떠난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간략하게 조명하고 있는데 친숙한 미술계의 슈퍼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람들도 적지 않아 과연 이 책에서 다루는 30명에 포함된

예술가들은 누구인지 궁금했다.


총 5개 챕터로 나누고 있는데 '찬란하게 타오르다', '죽음의 신화', '선구자들', '전쟁과 구원',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로 작가 나름의 기준에 따라 분류했다. 첫 번째 챕터에선 카라바조를 제외한 모두 현대

예술가들로 채웠는데 키스 해링, 장미셀 바스키아, 대시 스노가 그 주인공이다. 에이즈로 사망한 해링,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요절한 바스키아와 이 책을 통해 통해 처음 알게 된 대시 스노 역시 약물 과다

복용이 사망원인인 반면 살인범으로 도주 생활을 하던 카라바조는 일사병에서 비롯된 열 내지 심장병이

세상을 일찍 떠나게 만들었다. 보통은 사람이 일찍 사망하면 미화되기 마련인데 두 번째 챕터에선 아예

신화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생전에 푸대접을 받았지만 사망 후 최고의 스타 반열에 오른 고흐가 역시

빠질 수가 없는데 고흐가 각광받기까지 큰 역할을 한 것은 고흐의 동생 테오의 부인 요한나 봉어르였다.

저자는 요한나를 계속 고흐의 처제라고 불러 가족관계에 대한 착각이 있나 싶었다. 모딜리아니도 가장

많이 위조된 화가라 불릴 정도로 사망 후 더 각광을 받았고 생전에도 최고 인기스타였던 라파엘로는

죽음으로 그야말로 신화가 되었다. 아나 멘티에타는 전에 본 '여자의 재능은 왜 죄가 되었나'를 통해

만난 적이 있어 재회가 반가웠고, 프란체스카 우드먼과 필릭스 곤잘레즈토레스은 이 책을 통해 초면인

파격적인 현대 예술가들이었다.


각 예술가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만화처럼 그린 모습을 첫 페이지에 보여주고 대표작 한 점만 수록하고

있어 사실 그 예술가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려면 별도의 확인이 필요했다. 그나마 에곤 실레,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 같은 사람들은 다른 책들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어 친숙하기 때문에

그리 추가 조사는 필요 없지만 나머지 인물들은 대부분 이 책에서 처음 만난 인물들이라 이 책의 

소개는 그야말로 첫 만남에 지나지 않아 좀 더 관련 자료들을 찾아볼 필요가 있었다. 주로 현대미술가

들이 많아 내가 취약한 부분이기도 했는데 저자의 말대로 예술계에 나름의 족적을 남겼음에도 여자 

등 여러 이유로 과소평가된 예술가들의 업적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존재를 발굴하는 의미도 없지 않았다.

이 책에 소개된 예술가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삶의 시간 동안 기존 예술계에 도전과 투쟁을 하면서 결국

작품과 치열한 삶을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잘 몰랐던 여러 예술가들을 

새롭게 발견하게도 해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칵 뒤집힌 현대 미술 - 세상을 뒤흔든 가장 혁신적인 예술 작품들
수지 호지 지음, 이지원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술 전시를 보러 자주 다니지만 사실 현대 미술작품들은 잘 이해도 되지 않고 개인적인 취향에 맞진

않는다. 그래도 과거의 작품들만 볼 수는 없어서 현대미술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고 '현대미술 : 

대중성과 다양성의 예술', '한 권으로 읽는 현대미술'이란 책 등을 통해 대표적인 현대미술가와 작품

들을 살펴보았는데 이 책에선 세계를 뒤흔든 현대미술 작품 50점을 선정하여 현대미술이 과거 미술

작품들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지를 자세히 보여준다.


이 책에선 현대미술을 총 다섯 시기로 구분하고 있는데 각각의 시기를 대표하는 문구를 붙이고 있다.

'전통의 타파'의 1850~1909년, '전쟁의 참상'의 1910~1926년, '갈등과 퇴조'의 1927~1955년, '상업

주의와 저항'의 1956~1989년, '프레임 너머로'의 1990~현재까지로 구분하는데 첫 번째 주자는 예상

외로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쿠르베의 '벌거벗은 진실'이 차지했다. 기존의 이상적인 여성의 누드에서

탈피한 사실적인 여성의 몸을 보여주는 쿠르베는 훨씬 더 문제작인 '세상의 기원'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으론 역시나 마네의 '올랭피아'가 당당히 자리했고, 조금은 의외인 로댕의 '입맞춤'이 당시로선

지나치게 관능적이라며 선정되었다. 다음 타자도 최고 인기 스타인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등장해

그리 낯설지 않았고 제임스 앙소르의 '절인 청어를 두고 싸우는 해골들'은 작가나 작품 모두 약간 

생소했다. 이후 뭉크의 '절규', 고갱의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클림트의 '누다 베리타스',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까지 너무 유명한 작품들의 연속이라

어렵지 않게 술술 넘어갈 수 있었다. 


'전쟁의 참상' 시기도 실레와 칸딘스키로 시작해서 무난한 출발을 했는데 움베르토 보초니부터 생소한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던 러시아 미술 전시로 알게 된

말레비치나 소변기를 작품이라고 출시한 뒤샹과 몬드리안 등이 생소함을 줄여 주었다. '갈등과 퇴조'

시기에는 달리를 필두로 프리다 칼로, 잭슨 폴록 등 스타 작가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고 '상업주의와

저항' 시기에도 앤디 워홀이나 장 미셸 바스키아가, 마지막 '프레임 너머로'라는 제목의 현재까지엔

데미언 허스트와 마무리를 담당한 뱅크시가 현대미술의 낯설음을 조금은 줄여주었다. 각 시기마다

앞부분에 전반적인 설명과 간략한 연표를 수록하였고 중간중간에 미술사조에 대한 설명까지 곁들여

난해한 현대미술에 대한 훌륭한 가이드북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람스의 밤과 고흐의 별 - 39인의 예술가를 통해 본 클래식과 미술 이야기
김희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이라고 하면 보통 음악과 미술이 양대 산맥으로 여겨지는데(이러면 문학이 섭섭해할 듯) 클래식과

미술을 모두 섭렵하기는 쉽지 않다. 두 분야를 모두 즐길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로 예술을 좀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전에 두 분야를 한 권에 모두 다룬 책으로 '발칙한 예술가들', '클래식 

인 더 뮤지엄'이란 책 정도가 기억에 남을 정도여서 두 분야를 모두 망라하는 책들도 드문 편이다. 

이 책도 클래식과 미술을 넘나들며 39인의 예술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한 권에 담아냈다.


총 11장에 걸쳐 테마별로 해당하는 예술가들 3~4명을 엮어 소개하는데, 1~3장에선 파격과 변신의

귀재들을, 4~5장에선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뜨거운 창작혼을 불태웠던 예술가들, 6~7장에선 천재 

중의 천재로 손꼽히는 예술가들, 8~11장에선 예술가들의 핵심인 낭만과 감성에 대해 다룬다. 영광의

첫 주자는 당시 큰 파란을 일으켰던 마네였다. '풀밭 위의 점심 식사', '올랭피아'로 큰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매김했다. '키스'로 유명한 빈 분리파의 대표 클림트를 거쳐 탱고와

클래식을 접목한 피아졸라, '악마'를 자신의 브랜드로 내세운 파가니니까지 충분히 파격의 대명사라

할 수 있었다. 미술가들은 그림을 보여주면 되는데 음악가들은 책이란 매체로는 작품을 감상할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이 책에선 큐알코드를 제공해 유튜브에 있는 대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아무래도 미술책을 훨씬 많이 봐서 그런지 미술가쪽은 대부분 아는 얘기와 작품들이 많았던 반면 

음악가들은 다 아는 인물들이었지만 그들의 사연이나 작품은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특히 음악은 귀에는 친숙한 작품들이었지만 누구의 작품인 줄은 몰랐던 경우가 많았는데 드로브자크의

'신세계로부터'가 죠스 등의 테마곡으로 쓰인 그 음악이었고,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도 영화 '지옥의

묵시록'에 쓰인 테마곡이었다. 양 분야의 대표 거장들이 총망라하고 있어 예술 입문서 또는 교과서로

사용되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는데 다만 미술가와 음악가들을 정신없이 넘나들다 보니 좀 체계적이지

못한 느낌이 드는 게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미술과 음악의 대표 스타들의 작품과 삶을 한 권에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마련해줘서 예술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게 만들어준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미술관 - 그림에 삶을 묻다
김건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각자의 인생에 자신만의 얘기를 가지고 있지만 특히 예술가들의 삶에는 파란만장한 얘기들을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러 책들을 통해 나름 예술가들의 흥미진진한 인생 여정을 만나봤지만

이 책에서는 서양 미술을 대표하는 22명의 예술가들을 선정하여 그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자세히 살펴

본다.


이 책에선 '삶을 짓누르는 중력에 맞서', '내 컨버스의 뮤즈는 '나'', '어둠이 빛을 정의한다', '달의 

뒷모습'의 총 4개 챕터에 걸쳐 각 챕터별 5~6명씩을 다루고 있는데 대부분 유명 화가들이지만 오노레

도미에처럼 약간 생소한 화가도 있었다. 각 화가마다 저자가 작성된 두 페이지 분량의 부고로 시작

하는데 화가의 인생을 압축하여 담아냈다. 영광의 첫 주자는 우리에게도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명인 빈센트 반 고흐였다. 사실 고흐는 워낙 인기 많고 삶 자체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보니 수많은 책과 영화 등이 그를 즐겨 다루기 때문에 새로운 내용을 담기가 쉽지 않은데 조금

덜 알려진 '술 마시는 사람들' 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었다. 여성혐오주의자로 알려진 드가가 '무희의

화가'로 불리게 된 사연이나 예술가의 낙원을 찾아 떠돌았던 나쁜 남자(?) 고갱, 귀농화가로 명성을 

높인 밀레 등 친숙한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과 거기에 얽힌 사연들이 펼쳐졌다. 화가마다 자화상들을

빼놓지 않고 수록해 유명 예술가들의 미모(?) 심사를 하는 재미도 나름 솔솔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사실은 다빈치의 자화상이라는 

흥미로운 견해나 다른 화가들에 비해 좀 낯선 편인 '파리의 풍자꾼' 오노레 도미에의 식을 줄 모르는

사회 비판 의식, 파격적인 그림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네와 권력자의 최측근에서 살아갔던 디에고

벨라스케스와 자크 루이 다비드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화가들을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생전에 다양한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인기와 명성을 누린 루벤스로 대단원의 마무리를 

한다. 대부분 친숙한 화가와 그들의 작품들, 삶의 얘기들을 작품 감상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책이었는데 

마티스, 샤갈, 피카소 등 현대미술가들은 다루지 않은 점은 약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한 권으로 

서양미술의 대표 화가들을 총정리했다고 하면 좀 과찬이라 할 수도 있지만 중요 화가들을 거의 빼놓지 

않고 주요 작품과 인생의 큰 줄기를 다룬 점으로 볼 때 서양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독서를 하기에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