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일곱 건의 살인에 대한 간략한 역사 세트 - 전2권
말런 제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화란 무엇이고 과연 얻을만한 가치가 있는가?
"눈을 뜨고 내면을 바라보라, 당신들이 지금 살고 있는 삶에 만족하는가?"

 

 

 

“이 작품은 범죄의 세계를 넘어 우리가 거의 알지 못 했던 역사 속으로 깊숙이 안내하는 소설로, 이 시대의 고전이 될 것이다” 라는 이 한 줄의 심사평에 이끌리어 주저하지 않고 예약 구매를 했던 소설이다. 그런데 초반부터 거칠고 난해가 문체가 껄끄럽기 시작하였고 여태껏 이런 불편하고 낯선 느낌의 책은 처음이었다. 작가의 천재성은 인정하고 싶지만 말런 제임스 특유의 문체를 감당하기가 버거웠다.
인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 책 『적절한 균형』을 읽었을 때보다도 더 몰입하기 힘든 불쾌감이 밀려드는 건 내가 여성 독자라서 더욱 소화하기가 버거운 점이 있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비속어와 욕설은 이미 도를 넘어 섯고 문장 같지 않은 문장들의 집합체 같은 말런 제임스의 문체에 놀라 1권을 읽고 나서 2권을 집어 들기까지 2주가 걸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많은 등장인물과 다채로운 13명의 화자들이 쏟아내는 기법은 독백이나 인터뷰를 하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몰입하는 데는 좋은 기법이었다. 각 인물들은 각자 자신만의 언어 스타일로 이야기를 하고 그들 내면의 생각들이 몇 페이지에 걸쳐 마구 쏟아져 나오는 부분에선 작가의 능력에 감탄하였다. 이런 실제 상황 같은 장면의 묘사는 경험에서 나오는 것일까 의심이 들 정도로 말이다.

 

 

 

책의 배경은 1976년 12월 자메이카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레게 황제 밥 말리 살해 기도 사건을 소재로 하였다. 당시 자메이카는 스페인과 영국의 지배를 받으며 노예무역의 중심지로 끊임없는 억압과 혼란을 겪었으며 많은 이들이 그런 삶에 살아내고 있었다.  또한 정치적 양극화의 심화는 갱단과 정치가 결속하게 되고 공권력까지 정치권력에 놀아나면서 나라는 말 그대로 무법천지가 된다. 게다가 그런 그들의 손에 무기와 마약을 쥐여주고 뜻대로 조정하려는 미국 CIA의 간섭으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한 가수가 있었는데 자메이카 레게의 전설 밥 말리다. 그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가수라는 이름으로만 등장한다. 그의 인지도가 얼마나 높았는지는 그가 죽은 후 4일 동안 국장을 치렀다는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그가 얼마나 자메이카인들에게 정신적 지주였는지 알 것 같았다. 흑백 혼혈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그는 갱단이 아닌 평화의 상징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에는 밥 말리의 곡이 등장한다. 그의 노래에는 그가 바라는 염원이 담긴 곡이 많으며 지친 이들은 그의 노래로 위로 받았다. 당시 마이클 맨리 수상은 자신의 정치적 꼼수를 앞세워 그런 밥 말리를 내세운 평화콘서트를 기획하지만 공연 이틀 전 7명의 괴한이 밥 말리의 집을 급습하게 되고 이 사건을 중심으로 일어난 일곱 건의 살인과 연관된 13명의 화자는 각자가 기억하고 있는 사건의 전후를 전한다.

소설은 감당할 수 없는 자메이카의 당시 사회 모습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볼 수 있으며 태어남과 동시에 폭력을 알고 총 쏘는 법을 익히고 무법의 그늘에서 익숙해져 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역사를 알게 되며 그들의 내면에 드리워진 평화에 대한 갈망도 느끼게 된다.
부모가 살해당한 후 게토로 들어와 목숨은 부지하지만 갱단으로 길러져 결국은 사라지는 갱단원의 삶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자메이카를 떠나기를 갈망하며 수건 한 장도 이곳 물건은 들고 가고 싶지 않다고 읍 조리던 여인은 그렇게 원하던 탈출에 성공하지만 그곳에서도 또 다른 차별에 좌절을 느끼는가 하면 자기가 저지른 일이 배가 되어 부메랑으로 온다는 걸 알면서도 무자비한 권력을 휘두르는 갱단 보스의 삶 등에서 자메이카의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작가의 탁월한 능력을 볼 수 있는데 각 캐릭터가 지니고 있는 다양함을 그들만의 구술로 파악할 수 있으며 사건의 지나치게 친절하고 섬세한 묘사력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특히 살인 장면의 묘사는 마치 슬로비디오를 보는 듯 화면이 천천히 정지되어 넘어가는 듯하고 어떤 이의 대사는 랩을 하듯 반복적인 대사는 인물의 심정이나 상황을 이해하는데 절묘하다. 
마약에 취하고 두려움에 미치고 오줌을 지릴 수밖에 없는 죽음의 공포! 죽고,죽고, 죽이고, 죽이고..그런일들이 일상이 되어 모든 것들이 스르륵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듯하다. 심지어 갱단 보스는 자신의 죽어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내기까지 하는데..그곳엔 공포란 느껴지지 않는다..그냥 죽는 것일 뿐.

 

 

 

책을 덮고선 혼란에 빠졌다. 작가가 말하고자 한 의도가 무엇일까,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읽긴 한 걸까, 시대적 배경을 더 잘 이해하고 보았다면 더 쉬웠을까 등에 생각이 많아지게 되었다.
밥 말리는 자국의 흑인들에게도 호응을 받지 못하였다. 그가 그토록 부르짖는 평화를 또 다른 권력자들은 원치 않았던 것이다.
"사람들이 평화롭게 모인다는 건, 머잖아 사람들이 모여서 정치를 하게 될 거란 뜻이지. 사람들은 벌써부터 어떤 던이 어떤 지역의 국회의원이 될 건지 고르고 있소. 그 말은, 형씨 자리는 더 이상 없다는 뜻이지." -p.234


자메이카 민중의 자유를 갈망하고 슬픔과 저항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레게' 그 레게의 전설 밥 말리는 그토록 자국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음에도 또다시 자국의 평화를 위해 평화콘서트를 연다. 그리고 그곳에서 양당 당수의 손을 맞잡게 함으로써 결국은 소통의 힘이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몸소 보여주었다. 즉 우리가 바라는 더 나은 세상은 모든 이들이 평화롭게 함께 소통하고 토론함으로써 민주주의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맨부커 수상작으로 극찬이 쏟아지지만 그의 문체가 적응이 안 되고 난해한 건 분명한 듯하다. 책의 분량도 만만찮은데 말런 제임스의 거친 호흡에 다시 집중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누군가에겐 대단하지만 또 누군가에게 불편한 소설이다. 하지만 말런 제임스는 자메이카라는 나라의 역사와 자메이카 하면 레게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고 또한 레게 음악에 관심을 갖게 끔 해 주었다. 내가 예전부터 레게 음악을 들었더라면 이 소설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을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대표곡 'No Women No Cry' 가 쓸쓸하면서도 애잔하게 들리는 이유를 알듯하다.


마지막으로 CIA 요원이 갱단의 부두목에게 민주주의가 왜 이루어져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웃기는 대사이지만 이상하게 맘에 드는 대사가 있어서 적어본다.
- 냉전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아나?
- 전쟁에는 온도가 없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아 열차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Orphan  Train
        "시간은 줄어들기도 하고 넓게 퍼지기도 해. 무게가 일정하지 않아.

         어떤 순간은 머릿속에 머물고 다른 순간들은 사라져버리지."    - 본문에서

 

 

 

검은 증기기관차의 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는 듯하다. 아이들의 두려움과 지친 눈빛에 시선이 고정되어 내 몸도 같이 정차되었다.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기차를 응시하고 있는 한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열차를 탔던 고아들의 희미해져버린 시간들을 다독여주고 싶었던 만큼 이 소설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 소설은 역사적 배경에 기반을 두었다는 사실 하나로 강한 팩트가 있으며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성 독자들에게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킬 소설인듯하다. 어떻게 보면 청소년 문고인듯하면서도 역사서인듯하기도 하고 또 한 여인의 자서전 같기도 하다.

내가 요즘 즐겨 보는 책들이 역사서들이고 이책을 보기전에는 전쟁 중 아이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책 「마지막 목격자들」을 읽다가 잠시 덮어두었었다. 그러다 이 「고아열차」 를 읽은 후의 느낌은 전쟁이라는 죽음의 공포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역사의 연장선이기도 하고 의지할 곳, 정착할 곳 하나 없는 아이들의 희망 없는 삶과 고통은 또 얼마나 끔찍하였을까라는 생각에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 이것은  오로지 나로의 감정이입이 아닌 내 아이들에게로의 감정이입이 되다 보니 부모 입장에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소설은 미국의 19세기 중반에 일어났던 일로 그 당시 미국은 아메리칸드림으로 이민자의 수가 급증하게 되고 거기서 생겨난 고아의 수는 고아원에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 그 아이들의 수가 20만 명에 육박했었다니 이 엄청난 숫자가 가늠이 되는가?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이 고아열차인데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기차를 타고 모든 건 운에 맡긴 채 새로운 가정의 구성원으로 선택을 받지만 실상은 계약 노동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비비언 데일리가 바로 이 고아열차의 탑승객으로 그녀가 기차를 탔을 당시의 나이는 9살..때는 1926년이었다.
2011년. 어느덧 91살이 된 그녀는 그 당시 열차를 타고 제대로 된 가정에 정착하기까지의 그녀의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는데 현재의 또 다른 등장인물인 17살 소녀 몰리를 통해 시간적 배경을 건너뛰며 이야기를 끌어 나간다.

 

 

 

몰리는 위탁가정을 전전하는 신세로 위기의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인디언 아일랜드계 소녀다. 비비언 또한 아이랜드 이민계 1세대로 그 시절 아이랜드계들은 멸시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몰리의 태생과 비비언의 태생의 연결고리를 주고 싶은 작가의 의도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녀는 지내고 있는 가정에서도 그리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고 학교에서도 아웃사이더를 자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도서관에서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제인 에어 책을 훔치다 걸리게 된 것이다. 희한하게 소설마다 이런 아이들은 왜 모두 책을 좋아하는 설정으로 나오는걸까..외로움의 대상을 책으로 찾는 걸까? ㅎㅎ
어찌 되었든 몰리는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위탁가정을 전전하다 보니 사회에 대한 시선이 삐딱하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친구 잭의 도움으로 위탁가정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구제받을 방법을 찾게 되는데 그 일이 사회봉사활동이다.
그래서 몰리는 비비언의 집 다락방 청소 50시간을 어떻게든 채워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렇듯 청소나 해주고 끝내자는 심상으로 시작하였지만 비비언의 애정 어린 관심과 아프고 쓰라린 추억을 담은 다락방 물건들이 하나씩 열릴 때마다 어느덧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학기 기말 과제까지 더해져 그녀는 본격적으로 비비언의 아메리칸드림 이후의 고단했던 삶의 이야기를 마음의 귀로 듣게 된다.

 

 

 

 

 

 

 

 

 

 

 

 

 

 

 

 

 

 

 

 

 

비비언의 아일랜드 이름은 니브이다. 열차를 타고 낯선 환경으로 옮겨 다니면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다 마지막으로 선택된 그녀의 이름이 비비언이다. 그녀는 7살 때 그녀의 가족 모두가 부푼 희망을 안고 아메리칸드림을 단행한다. 그러나 배에서 내리자마자 그 꿈은 꿈일 뿐임을 알게 되고 2년 뒤 화재로 혼자 살아남아 다른 고아들과 함께 이 고아열차에 탑승하게 된다. 그녀를 선택한 첫 번째 부모는 아이보단 가계살림에 보탬이 될 일손이 필요했던 곳으로 비비언은 어떻게든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지만 경제 대공황이 닥치면서 다른 곳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그곳은 체념과 절망이 서린 최악의 환경이다. 그렇지만 그런 10살 소녀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는 학교 선생님은 그런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또한 두 번째 집에서 끔찍한 일을 겪고 쫓겨나게 되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게 된다. 그러나 계속 그래왔듯이 또 어디론가 보내질 거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 어디론가 향한다.

이 소설엔 아픔의 역사가 있다. 이 고아열차는 많은 감정들을 실린 채로 달렸다. 슬픔, 두려움, 희망 등..그 시대를 겪어보지 않은 내가 완벽히 이해할 수 없기에 살아간다는 의미보단 살아낸다는 것에 더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소설에 등장하는 「빨강머리 앤」의 삶과 비비언의 고아 인생이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점이 아닐까 한다.
비비언의 살얼음 같은 삶은 책을 읽는 내내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경계심을 바짝 가질 수밖에 없었고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펴졌다를 수없이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삶이 더 비참하지 않았던 것에 안도하면서 책을 덮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녀가 그 불운했던 삶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마지막은 인생의 종착역에서 깨닫게 되는 내려놓음과도 같다고 여겨졌다. 이렇듯 한 여인의 인생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 흐려져 무뎌질 일들에 걱정과 무거운 생각들은 조금 덜 하고 밝은 에너지로 시간을 채워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또한 내가 그런 최악의 상황에 혼자 남겨졌을 때 삶을 지탱하는 힘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고민도 해 보게 되었다.

나에게 이 책은 값지다. 소설을 통해 고아열차를 알고 전혀 몰랐던 역사의 이면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틀 동안 열심히 고아열차에 대한 기사도 찾아보게 되었는데 흑백 사진 속 아이들의 모습에서 긴장감을 느끼다 그 시절을 지나온 컬러사진 속 노인들의 모습에서 안도감과 미소가 지어졌다. 불행한 시절을 겪은 이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그런 상황에선 고아 열차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배고픔과 무관심 속에 죽어갔을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 그 당시 최선책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오죽했음 고아 열차 운동이라고 했을까.
마지막으로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는 기사를 접했는데 아직 배우도 날짜도 정해진 바는 없다고 하지만 19세기 미국의 모습이 실감 나게 다가올 듯해서 벌써 기다려진다.

 

 

 

고아 열차의 모습 [출처:http://stargazermercantile.com/the-orphan-trains-end-of-the-lin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패권 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김종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나라들의 흥망성쇠는 그것이 지형적인 원인이든 기후적 원인이든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과 더불어
변화하고 진화해 왔다. 그래서 우리는 그 속에서 일어난 권력 쟁탈전에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지금껏 배워왔던 한국사에서의 나라별 흥망성쇠는 일반적으로 고증되어온 사실들에 기반을 두어 배웠고
그것이 그나마 역사적 사료 및 학자들의 연구 등으로 사실에 가까운 것들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흥미 있는 쟁점들을 소재로 내세운 역사 책들을 통해
독자들은 또 한번 역사적 사실이라고 알려져 있던 내용들에 대해 재해석을 해 볼 기회가 주어진다.
최근 읽었던 몇 가지 역사 책들을 보면 기존 사실을 뒤집은 내용들 즉 그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이 책에서도 한반도와 주변국들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또 다른 해석이 볼만하다.

제목 "패권쟁탈"의 한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역사공동체가 무너지고 세워지는 과정의 원동력을 여러 원인으로 분석하여
고조선부터 1910년대까지의 역사를 다루었다.

제일 먼저 세계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고대·중세·근대가 아닌 세계 최대 무역로에서 찾은 점이 흥미로웠는데
 초원길·비단길·바닷길」이 그것이다.
이 루트의 변화를 통한 세계의 지배력 및 영향력에 대해 기술한 점은 대륙 간, 나라 간의 권력이동을 한층 이해하기 쉽다.
간단한 에피소드 중 초원길 시대의 몽골의 햄버거가 독일을 거쳐 미국에서 자리 잡았는지와
비단길 시대의 강대국이었던 중국이 바닷길에선 그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던 상황과
바닷길 시대가 도래하면서 동서양의 패권이 바뀌고
그 이후의 서유럽 강대국들의 침략과 약탈 전쟁이 왜 시작될 수밖에 없었는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전체적인 세계적 변화 속에서 한반도의 정세 및 외교에 관한 다양한 역사를 세세하게 되짚어 놓았는데 
각 나라의 흥망성쇠를 주도한 권력의 이동의 원인 및 위기관리능력과 정치력은 어떠하였는지 살펴봄으로써
시대별 흐름을 파악해 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고대 중국이 장성을 구축의 이유가 고조선에 대한 두려움이었다는 점과
명확하지 않은 기록으로 인한 부여의 존재나 김부식의 삼국사기의 오류로 인한 삼국의 건국시기가 오락가락하는 점은
중국의 사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한국사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다는 점이 의아했다.
또 여성시조를 인정하지 못하는 동양문화권에 기초해 당과 백제의 건국을 주도한 여성시조인 측천무후와 소서노 이야기는
이제라도 역사를 다시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고
중국의 거대 국가에 맞서 고구려와 백제에서도 슈퍼 정권이 등장하지만 결국 신라가 전략적 성공으로 삼국을 주도한 점, 
또한 고려의 중국에 대한 유연한 외교노선은 득도 많았지만 안타까운 점이라면 현실 안주 자세에 그쳤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과 한국의 건국시조에 차이점에 대해 기술한 부분은 
여전히 바뀌지 않는 한국 사회의 문제점이라고 느낄만한 이야기였는데 
한국의 경우 국제 정세 변동기 때마다 내부의 힘이 외부의 힘을 능가하지 못하여
서민 출신의 지도자를 앞세운 세력이 권력을 잡을 수 없었지만
중국은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아 위기를 극복하고 대중을 동원할 수 있는 세력에게
건국의 기회가 우선적으로 주어졌다는 점에서
한국의 기득권 중심세력의 정치문화 및 외세 의존도는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다는 점에 참 씁쓸했다.

또한 19세기 동서양의 판도가 뒤 바뀌어 버리게 된 주요 원인 중
동서양의 내적 실력 양상 도모의 방향이 달랐던 점이 눈에 들어왔는데
동양은 정신 방면, 서양은 기술 방면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동아시아에서도 바닷길을 가진 일본을 제외한 
중국과 한반도가 겪은 치욕은 현재 우리가 세계적 위치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
어떻게 발 빠른 대처를 하여야 할는지 역사를 통해 반성하고 고찰해야 할 부분이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역사를 재해석해 놓은 책들을 손에서 놓지 말아야 한다.
나처럼 학창시절 입시 때문에 반강제로 배운 역사적 지식에 살면서 몇 권 읽은 역사적 지식을 덧붙여 놓은 
지식 정도만 가지고 있는 이들이라면 더욱 읽기를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역사는 과거를 알아가는 학문이다.
그리고 그 과거를 통해 미래에 대해 올바른 방향을 잡아나가야 하는데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우리는 강대국의 힘에 이끌리기보다 자국의 우수성과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현재 세계정세의 패권 기류가 움직이고 있는데 대한민국은 위기를 맞고 있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루라도 국정 정상화가 이루어져 세계 흐름에 발맞추어 우리 아이들에게 더 밝은 한반도를 물려줄 수 있길..
그것이 과연 어리석은(?) 바람이 되지 않길 바라본다.

오늘 아이에게 역사적 흥미를 살짝 유발해 줄 질문을 던져보아야겠다.
네가 좋아하는 햄버거가 어떻게 미국에서 유명해진 줄 알아?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쁜 초등학생을 위한 빠른 급수 한자 7급 2 - 한 번 봐도 두 번 외운 효과! 두뇌 자극 한자 책 바빠 급수 한자
김정미.강민 지음 / 이지스에듀(이지스퍼블리싱)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쁜 현대인. 그리고 바쁜 초등생! 그러다 보니 요즘은 뭐든 빨리 빨리할 수 있는 것들에  주목합니다.
단기,속성 등이 교재타이틀마다 꼭 대문짝만하게 자리잡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아이들은 점점 더 만능이 되어야 하고 또한 해야할 것들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에요.
저희 집은 큰아이가 초등 4학년 남자아이인데요. 아이에게 바쁜이란 타이틀은 일치감치 접어두었었어요.ㅎ
아이의 성격상 느긋함도 많고 뭐든 앞서 시키는일들이 아이도 부담을 느끼는 듯 했거든요.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아이가 단어구사능력이나 문장이해력이 좀 떨어지는 듯하여 시작한것이 한자공부였어요.
경험상 책을 읽다말고 이게 무슨 말이에요를 묻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면

한자공부가 필요한때라고 과감히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리하여 한국어의 특성상 한자를 모르고서는 절대로 독해실력이 나아질수가 없기에 맘먹고 홈스쿨을 시작했는데요.
물론 지인분의 소개로 온라인강의를 듣고 부담없이 익히는 정도로만 강도를 조절해 가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두달전 아이아빠가 아들놈의 한자공부를 자처하고 나서더니
느닷없는 한자능력시험을 보자며 아들을 설득하는 거였어요.
물론 아빠도 같이 시험을 보는 조건으로.~^^
현재 온라인 강의는 6급 한자들을 공부하고 있어요. 그래서 6급을 도전하려다 한단계 낮추어 7급시험에 응시원서를 임박하게 제출한거에요.
그래도 시험인데 문제집은 한번 풀어보아야 하지 않겠냐며 저 혼자 걱정하던 차에 제 눈에 띄인 책이 바로 이 책이랍니다.
정말 제목까지 제가 원하던 빠른이란 단어가 들어가 있는 책이어서 망설임없이 선택한 책입니다.
문제는 시험일정이 얼마남지않아 1권과 2권 고민을 하다 2권으로 선택하여 풀려보았어요.

책의 구성은 전체 5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10개정도의 한자가 있는데요.
"중요한건 한자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들인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책이랍니다."

 

 

 

"한자의 획을 그림의 선으로 나타낸 점이 정말 맘에 들어요."
이거 연구하신 분 상드리고 싶네요.~^^ 그림도 귀여워서 아이들이 쉽게 익힐 수 있는게 더욱 큰 장점이랍니다.
특히 획이 비슷한 한자는 저도 아직 헤깔리는데 이러한 문제가 해결이 될것 같았어요.
모든 글자를 그림으로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어서 조금 억지스런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좋은 암기방법이 될것 같아요.
또한 암기효과를 높이는 쓰기비법 또한 아이가 지루해 하지 않아요.
그냥 여러번 반복해서 쓰는건 팔도 아프고 지루함을 느끼는데 물방울에 가려진 한자쓰기는
가려진 그림부분을 찾아 채워주는 느낌이 든다고 흥미있어 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늘상 어려워하는 문장으로 단어를 확인하고 단어의 활용도 익히며
그리고 한장이 끝날때마다 총정리로 다시한번 제대로 복습을 하니 이만한 교재가 없는 듯합니다.

 

 [ 물방울뒤에 가리워진 글자를 써보았는데요..마지막엔 윗부분이 가리워진 글자는 시작점이 애매하다고 하네요.]

 

 

 [ 총 정리 및 기출문제입니다. 그림을 보고 한자를 유추해서 써보기도 하고 한자의 음과 뜻도 찾아 써 보았어요. ]

 

 

 마지막으로 이번주가 시험인데요. 마지막장에 있는 모의 한자능력 검정시험을 아주 진진하게 풀어보았습니다.
예상외로 많이 맞추어서 제가 더 깜짝 놀랬답니다.
6급공부를 더 진지하게 해서 7급한자는 까먹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ㅎ
학교 시험말고는 이런 공인시험이 처음이라 합격여부에 상관없이 아이가 긴장을 많이 할까 걱정했는데
덕분에 자신감 상승한 그 느낌 그대로^^ 시험보러 갈 수 있을것 같아요.

책말머리에도 언급이 되어 있지만 급수시험이 확실히 계기가 되는것 같아요.
7급정도야 하더니 난생 처음 문제집으로 테스트를 해보니 만만찮음을 느꼈나봐요.
그러나 아이들의 뇌가 스폰지는 맞나봐요..그래도 한번 실수한 한자는 잊어버리지 않는 믿음직함도 보이고
문제를 풀면서 이정도쯤이야하는 자신감도 보여주네요.
개인적으론 시험이 임박해 속성으로 하루분량을 좀 많이 잡아서 풀렸답니다.ㅎ
"빠른" 이라는 타이틀이 들어가서 좀 허술한 교재가 아닐까 했는데 제 생각이 틀렸네요.
현재 7급까지만 나온 상태이며 쭈욱 집필중이라고 하는 6급교재도 기다려 지네요.

그림에 대한 이해도가 빠른 편인 2학년 둘째딸은 8급교재로 같이 공부할 생각입니다.
엄마와 같이 홈스쿨교재로 정말 괜찮은 교재여서 주변에도 권할 생각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GO! 독학 일본어 첫걸음 - 왕초보부터 JLPT까지 한 달 완성 GO! 독학 시리즈
시원스쿨 일본어연구소 지음, 곽은심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달 전 딸아이가 일본어를 시작하고 덩달아 일본어 공부에 다시 불을 지피기 시작했어요.
이 독학 교재를 보기 전 반갑게도 일본어 입문서 교재를 먼저 읽게 될 기회가 있었어요.
그 책에서도 일본어 독학을 하려면 반드시 독학이라고 쓰인 교재를 택할 것을 권하더군요.
그러다 눈에 띈 책이 바로 독학이란 글자가 엄청 크게 쓰인 GO! 독학 일본어 첫걸음이랍니다.

이 교재를 간략하게 설명드리기전 제 일본어 능력상태를 알려드리자면
고등학교때 제2외국어를 일본어를 공부를 했고요.
그러다 중간에 잠깐 공부하다 완전히 내려 놓은지는 거의 15년쯤 된 것 같아요.ㅎㅎ
정말 히라가나와 고등학교 때 빡세게 암기했던 단어 몇 가지와 기초 문법 정도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것을 얼마 전에 알았네요.
하다만 이 기분 참 별로라 이번엔 중급수준정도는 한번 끌어올려볼까 합니다.~^^

시원스쿨닷컴에서 영어 외에 일본어 교재가 출간된 건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사이트를 방문해 보니 그 외 다양한 교재도 많고 알찬 강의도 많은 듯 했습니다.

이 책은 초보자들이 공부하기에 알맞은 수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많은 내용들보단 핵심들만 쏙쏙 뽑아져 있어요.
캐릭터 위주의 간단한 스토리 대화, 문법, 문형 연습 및 복습 과정으로 되어 있으며
뒤쪽까지 쭉 훑어보아도 분량이 점점 많아지지 않고 하루 공부할 수 있는 분량이라 좋을 듯합니다.

구성은 본 교재와 워크북 그리고 손에 딱 들어오는 단어장 MP3 파일이든 CD로 구성이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 책의 강점은 무료 동영상
제공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강사의 발음 및 단어의 음높이등도 파악할 수 있으니 동영상강의 강추입니다.

 

시원스쿨 일본어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회원가입을 하셔도 되고 번거로우시면 네이버와도 연동이 되니
인증 후 바로 동영상 강의를 들으시면 되요. 홈페이지 인터페이스도 잘 되어 있어 찾기 편리합니다.
이미 전 강의가 다 올라와 있으며 개인적으로 강의 내용도 괜찮았고 그 외 기타 강의도 맛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또한 본 교재 앞부분에 동영상 강의 무료 수강권이 있는데요. 바로 등록하시면 1년 동안 수강이 가능해요.
그런데 등록하기 전에 동영상이 열리긴 했어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같이 등록했습니다.

 

이 교재는 총 8주차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루 15분씩 학습하는 과정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진도는 8주차를 선택하든 스피드하게 4주차를 선택하든 본인의 수준에 맞추어 진도를 나가면 될듯합니다.
1주차는 일본어의 기본 50음도와 간단한 인사말과 기본명사문이 나와요.
쓰는 순서와 발음법 그리고 연관 단어도 있어 같이 암기하면 도움이 되죠.
물론 초보이신 분들은 워크북을 활용하고 또 많이 써봐야 해요.
일본어는 비슷한 글자도 많고 가타카나까지 암기해야 해서 좀 혼동하기 쉬운 글자에요.
기초가 조금 되어 계신 분이라면 한번 더 훑고 지나가면 될 듯하네요.
저는 2주차부턴 진도를 조정하였어요. 아무래도 본격적인 암기가 시작되니까요.
주어져 있는 대화문도 다시 한번 써보고 또한 기본 단어장 외 저만의 단어장도 다시 만들었답니다.

요즘 외국어 관련 광고를 보면 하루 5분, 10분 등 매일꾸준히 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광고가 많은 듯한데요.
개인적인 생각은 시간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매일 빠지지 않고 공부하는것이 제일 중요한것 같아요.
중급 고급 단계로 갈수록 시간을 더 투자하여야 하니까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겠죠.

다행히 일본어는 기본 50 음도를 알면 읽을 수 있고 어휘 순서나 단어들이 한국어와 비슷해서
처음에 배우기가 쉬운 언어죠. 그래서 이 책 한 권을 마스터하고 나면 초급 수준은 확실히 벗어 날수 있어요.
시원스쿨에서 강조하는 왕초보 탈출은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거죠~^^
일본어가 처음이신 분들도 저처럼 다시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군더더기 없는 괜찮은 교재인 것 같아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