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작가란 무엇인가 3 파리 리뷰 인터뷰 3
파리 리뷰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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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덮은 책. 이 시리즈의 앞 두 권은 읽었다. 최근 폴 오스터의 별세소식에 1권의 오스터 편을 다시 읽고 다 안 읽은 3권이 떠올라 재개, 완독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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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집 '카프카, 비유에 대하여'(김성화 역) 수록작 '도시문장'으로부터 발췌한다. '돌연한 출발'은 '시의 문장', '독일 단편소설 걸작선'은 '도시의 문장'이란 제목.

프라하 2009 By Adam Jones, Ph.D.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이 도시에서 생겨난 모든 민담과 노래는 예언된 날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차 있다. 그 예언의 날 어떤 거인이 나타나 주먹을 다섯 번 휘둘려 도시를 완전히 때려 부술 것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이 도시의 문장 안에도 주먹이 새겨져 있다. - 도시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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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 소설집 '칼다 기차의 추억'(이준미 역)에 실린 '양동이를 탄 남자'로부터 아래 옮긴다. 이 작품은 작년에 출간된 '돌연한 출발 - 카프카 탄생 140주년 기념 단편선'(전영애 역)에는 '양동이 기사'란 제목으로 수록, 그리고 '독일 단편소설 걸작선'(산지니) 카프카 편에는 '석탄 통을 타는 사나이'란 제목이다.



Untitled (Buckets), 1995 - Harmony Hammond - WikiArt.org



"웬걸요." 나는 소리친다. "나예요, 오래된 단골이요, 분명히 신용은 있지만, 지금 당장은 다만 가난하기만 한."

"부인." 상인이 말한다. "누군가 있소. 내가 그렇게 착각할 리가 없지. 내 마음에 호소할 줄 아는 것을 보니, 아주 오래된 단골이 틀림없소."

"여보, 어디 아파요?" 아내가 말하고 잠깐 쉬면서 뜨개를 가슴에 댄다. "아무도 없어요. 골목길은 텅 비어 있어요. 우리의 모든 고객들은 다 준비해 뒀어요. 우리는 며칠 가게를 닫고 쉴 수 있어요."

"당신은 여기 계세요. 당신이 정 고집을 부린다면, 내가 올라갈게요. 오늘밤 당신 기침이 심하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영업을 위해서라면 설령 착각이라 할지라도, 당신은 아내와 자식을 잊고 당신의 폐까지도 희생을 시키려 하니까, 내가 갈게요."

"그렇다면 그에게 우리 창고에 갖고 있는 모든 종류를 말해 줘요, 내가 뒤에서 가격을 불러 줄 테니."

"그래 그가 무엇을 원하오?" 상인이 소리친다.

"아무것도요." 아내가 대답한다. "정말 아무도 없어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아무 소리도 안 들려요. 오로지 여섯 시를 알리는 종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어요. 우리 문 닫아요. 정말 지독한 추위예요. 내일 우리는 아마 한층 더 바빠질 것 같네요."

"이, 나쁜 사람 같으니! 가장 질이 나쁜 석탄으로 오직 한 삽만을 부탁했건만 당신은 내게 그것을 주지 않는군." 그러면서 나는 빙하로 덮인 산악지대로 밀려 올라가 점차 사라진다, 영원히. - 양동이 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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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꼬프스끼 선집'(석영중 옮김)을 펼쳤다.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가 그린 포스터. "1. 추위를 피하고 싶은가? 2. 굶주림을 피하고 싶은가? 3. 먹고 싶은가? 4. 마시고 싶은가? 지금 돌격 작업반에 가입하라!"] -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마야콥스키 (러시아 문학사, 2008. 08. 25., D. P. 미르스키, 이항재)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4353678&cid=60614&categoryId=60614

확실히 나는/〈브리스똘〉 카페에 앉아/차를 홀짝이며/줄줄이 거짓말을 엮는 데는 익숙하지 않다./술잔을 엎어 버리고/탁자 위로 올라가리라./문학 동지 여러분/내 말을 들으시오!

찻잔에 눈을 처박고/앉으시오/글쟁이들이라 비로드 재킷의 팔꿈치가 다 닳았구먼./아직 남은 찻잔에서 눈을 드시오/머리채 속에 파묻힌 귀를 내놓으시오.

펜나이프도/조심조심 사용하는/당신들에게/가장 위대한 시대의 아름다움이 맡겨졌소!/당신들은 무엇을 써야 할까?

‘작가 동지 여러분‘(1917)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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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5-04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전문가라서 석영중 님의 책을 몇 권 갖고 있어요.
동아일보에 기고를 한 적도 있지요. 푸른 5월을 보내시길...^^

서곡 2024-05-04 12:37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요!!
 




Official Music Video for "energy flow" https://youtu.be/iXYkEH4OsQw


energy flow/Ryuichi Sakamoto - From live streaming "Ryuichi Sakamoto: Playing the Piano 12122020" https://www.youtube.com/watch?v=S_Llza_FGeA


광고 음악으로 쓰인 〈energy flow〉(1999년)가 저의 의도와는 무관한 방식으로 ‘힐링 뮤직’으로 호평을 받았을 때, 저는 온몸의 털이 삐죽삐죽 서는 기분이었습니다. 치과에서 흘러나올 법한 값싼 음악과 똑같은 취급을 받는 것 같아 정말로 싫었어요. ‘치유의 교주’ 같은 이름으로 저를 칭송하는 것도 난처하기만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도 있고 해서, 저는 늘 ‘치유’라는 말을 탄압했고, 내 입으로는 절대 그 말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 병에 걸린 몸으로 하와이의 바람을 맞으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치유’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진정한 의미의 치유 (5장 첫 번째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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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5-04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치유의 음악. 시간에 따라 생각이 바뀌기도 하죠.
저는 발레할 때 선생님이 틀어 주는 음악 - 주로 클래식인데, 음악이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해요. 치과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는 너무 달라요.

서곡 2024-05-04 12:36   좋아요 1 | URL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치과도 당연히 있겠죠 ㅋㅋㅋ 그나저나 치과 안 간지 꽤 되었습니다 어흑 점검을 받아야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