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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 만드는 법 - 원고가 작품이 될 때까지, 작가의 곁에서 독자의 눈으로 ㅣ 땅콩문고
강윤정 지음 / 유유 / 2020년 9월
평점 :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편집자의 판단이 모든 단계마다 반영이 된다. 책을 만드는 과정은 어쩌면 제조업과도 유사하다. 이 책은 문학 편집자가 작가의 원고에서 어떻게 책이 만들어지고 문학 작품이 되는지 그 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작가의 상상력에서 시작하여 독자의 손에 책이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을 한번 살펴보자.
1 이 원고는 어떤 책이 될까
작가의 원고가 도착하면 먼저 어떤 글인지 읽는다. 집필한 원고를 살펴 목차와 콘셉트를 정한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을 찾아 메모를 해둔다. 다음에는 그 원고를 재독하며 글을 분류하며 글의 배치를 고려한다. 그렇게 글을 읽으며 키워드를 뽑아내면서 구성을 고려한다. 작가와 협의를 거처 순서를 확정하고 이후 편집 작업에 들어간다.
각자는 자신의 작품을 여러 차례 반복하여 읽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어렵다. 작가는 고정관념을 내려놓아야 독자의 관점을 갖고 있는 편집자와의 조율이 부드럽다. 이때는 서로가 설득하기 위해 대립각을 세우기도 하는데 원고를 사이에 두고 계속적인 의견을 주고받으며 조율한다.
2 문장도 다듬고 저자와 합도 맞추고
작가마다 글을 쓸 때 자신도 모르는 습관이 있다. 작가는 의식하지 못하고 반복하는 말투가 있다. 편집자도 각자의 교정 스타일이 있다. 원고를 파일로 읽을 때와 레이아웃을 맞추고 조판된 교정지를 읽을 때의 느낌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교정작업에는 정답은 없다. 작가와 편집자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합을 맞추어 가는 과정이다. 하지만 원고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저작권자인 작가에게 있다.
교정 단계에서 책을 읽을 때 독자의 관점에서 내용이 부드럽게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등장인물이 납득하지 않는 행동이나 말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이나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는지를 의식하며 원고를 읽어나간다. 먼저 숲 전체를 보고 숲속 나무 한 그루를 살피며 오류를 잡아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3 편집자의 외근
편집자라고 하면 책상 앞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교정지에 집중하는 모습을 생각한다. 하지만 때로는 회사 밖에 나가는 경우도 많다. 책이 출간됐다고 작가와 끝이 아니다. 작가는 계속 작품을 쓸 것이고 편집자와의 관계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생각보다 작가와의 미팅은 종종 발생한다. 첫 미팅은 서로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하고 다음 번 만날 때 작가의 개인적인 것을 기억해 주면 좋다. 작가가 갖고 있는 특징과 장점을 알아봐 주는 것도 편집자의 몫이다.
4 정답이 없어서 더 어려워
대게 저자에게 보낸 교정지가 돌아오면 내용을 확인하고 디자이너에게 넘기는데 이쯤에서 책 제목을 정한다. 독자에게 알려지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제목을 짓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편집 과정 내내 책 제목에 대한 고민이 따라다닌다.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때는 원고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원칙은 없지만 더 나은 결정을 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한다. 독자가 책에서 처음 읽게 되는 글은 바로 책 제목이다.
5 예쁘다고 다는 아니지
제목이 정해지고 디자인 의뢰를 하기 전에 작가에게 원하는 색상이나 피하고 싶은 컬러를 물어본다. 책의 표지는 형광등 아래에서 보는 것과 자연광 아래에서 보는 것이 다르다. 표지가 코딩이 되면 또 달라지고 실제 크기로 잘라서 책꽂이에 꽂아서 다른 책들과 놓아보기도 한다. 본격적인 표지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작가에게 생각한 이미지가 있는지를 먼저 물어본다. 구체적인 정보들이 많아야 디자인팀에서도 작업하는 데 도움을 준다.
6 오롯한 편집자 공간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 사람의 손을 지나 다양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앞표지와 뒤표지, 앞날개와 뒷날개, 앞띠지와 뒤띠지는 편집자의 공간으로 존재한다.
"앞표지"에는 제목과 저자 이름, 출판사 로고가 들어간다. 인상 깊거나 제목에 어울리는 본문의 한두 문장을 추가하기도 한다. "앞날개"는 작가 사진과 프로필이 들어간다. 그리고 아래의 공간에는 책을 소개하는 홍보 공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뒷날개"는 좋은 광고 공간이다. 관심 가질 만한 다른 도서를 소개하는 데 쓰인다. "뒤표지"에는 추천사나 본문의 핵심을 담는다. 추천사가 없으면 본문의 내용을 일부 넣는다. "띠지"는 독자의 눈을 끄는 주목할 만한 카피를 넣는다.
7 좋은 책을 넘어 특별한 책으로
신간 안내문과 함께 온라인 서점에 보내고 SNS 계정에 올릴 카드 뉴스를 만든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잘 활용하면 광고비 한 푼 들이지 않고 책을 홍보할 수 있다. 요즘에는 많은 작가가 개인 SNS 채널을 통해 집필 상황, 출간 소식, 행사나 강연을 알리는데 적극적이다. 정보를 '검색'으로 접근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소통'으로 연결되는 시대로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