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동네시장 주택가 골목에 있는 독립출판물 서점이자 카페.

 

늘 시장 다녀올 때마다 닫혀 있어 왜 그런가 했더니 평일 화수? 수목? 휴무에다가 가을에는 길게 가을방학까지 하셨다.

 

주인장이 잠시 외출하신 사이 찍어둔 주방

 

아기자기 정겹다.

 

 

 

 

곳곳이 참 예뻤는데 주말이라 멀리서 오신 연인들이 있어 잘 찍지 못했다.

인스타에서 나름대로 핫한 곳이라 그런지.

 

인스타를 하지 않아 그간 공백 휴무일을 몰랐음 ㅜ.ㅠ

 

 

 

젓지 말고 드세요, 라고 하시며 가져다주신 공백 커피.

 

커피를 잘 모르지만 훌륭했다. 커피 마시러 자주 올듯하다.

 

 

가게 안쪽 구석에 그림책이 열 권 남짓 있었다.

 

<우리 가족입니다> 읽다가 울컥했다. <귀 없는 토끼>도 딸 말대로 넘나 좋은 것!

 

  

 

 

 

 

 

 

 

 

 

 

 

 

 

 

 

 

 

 

가을방학, 혁오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추억의 그림책을 넘겨보며 커피를 아껴마시며 행복했다.

 

옆자리 아가씨들이 우정을 과시하며 커피 사진을 백 장 찍을 기세로 찍고 있었지만

나의 20대가 생각나 참을 수 있었다.

 

평일에 꼭 다시 와야지.

 

애들 책이 있다지만 호기심 왕성한 미취학이나 초등과 올 분위기는 아니다.

 

 

 

 

 

 

 

 

 

 

 

 

 

 

 

위로의 그림책은 후르륵 넘겨 보았다.

 

 

그렇다고 한다.

 

<팬티 바르게 개는 법>은 영어교사였다가 가정교사로 전향한 저자가 생활력을 기르는 것이 청소년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책이다.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기, 집안일을 하찮게 여기지 않고 스스로 하기 등등

 

팬티를 개는 방식마저 가족 구성원마다 다르다!

사소한 일상의 일을 스스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자신감과 배려를 배울 수 있다.

 

이제 4학년이 된 아들.

팬티 개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바르게라도 벗어두었으면.

 

 

집을 나설 때는

어수선한 거실이 싫어 나섰는데 2시간 책 보고 나서 집에 와서

순식간에 청소를 해치우고 남는 재료들로 카레를 해서 먹였다.

 

분리 수거(분리 배출) 갔다가 전집도 주워왔다. 꽤 최근에 나온 한국문학 전집.

이름을 쓰긴 그렇지만 득템 수준이다. 한두 권이 비긴 했지만.

 

어디 팔기에도 급박하게 이사를 가신듯.

 

전집은 이렇게 물려받거나 버린 것 잠시 보고 버리게 된다.

 

좀 쉬려나 싶었는데 아이가 위인전을 학교에서 가져오라 했다고 해서 야밤에 동네서점에 나갔다. 미리 좀 말해주지.

 

집에 있는 책 중에 맘에 드는 위인이 없다고 ㅜ.ㅠ

 

생각해보니 우리집에 위인전이 참 없구나.

위인전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초등 정도면 그래도 있어야 할듯하다.

 

인물 이야기로 할 만한 게 언뜻 보니 아래 두 권 정도 있다.

 

제대로 된 인물 이야기 책을 좀 구해보고 싶다.

애들이 학습만화 후를 도서관에서 많이 봐서 어지간한 인물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인물 이야기를 많이 안 샀는데 알려줄 만한 인물이 많기는 하다.

 

 

 

 

 

 

 

 

 

 

 

 

 

 

애들이 다 알 정도로 유명해야 한다고 안달해서 결국 사왔다.

넘나 범생인 딸.

 

 

 

 

 

 

 

 

 

 

 

 

 

 

 

동네 서점은 문제집만 파는 서점으로 알았는데 다행히 오래된 재고로

<뚱보 방정환 선생님 이야기>가 남아 있었다.

 

 

 

*

월요병의 시작인 월요일이지만

나에게는 휴무인 날

 

이번주에는 양림동 라이트라이프를 꼭 가봐야겠다.

 

한 달 있으면 애들 방학이니 부지런히 나랑 놀아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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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2에서 유시민 님이 정치하는 사람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지녀야 한다고 말씀하신 김대중 대통령 어록을 전했다. 세상사에 다 적용되며 육아할 때도 필요한 말인듯하다.

 

중용.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적 감각도 잃지 말아야 한다.

 

앞의 책들은 자녀교육 분야 상위권 도서이다. 이제 육아서는 더 이상 사서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도 도서관에서는 빌리기 힘드니 사버릴까 하는 유혹이 든다. 사서 보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잠수네 책이 그렇다.

 

잠수네에서는 늘 과도한 사교육, 여기서는 학원행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교사 출신 엄마나 고학력 엄마가 집에서 끼고 가르치는 게 더 고도의 사교육이 아닐까.

잠수네도 역시 유료 사이트이고 책도 판매하고 있다.

 

잠수네 책에 그래도 합리적인 주장이 많다고 생각되어 빌려보기도 하고 1, 2학년 공부법은 사서도 보았다. 그런데 뭔가 이런 방식이 과도한 사교육이 아니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학원에 보내는 사람들을 뭔가 한 단계 낮추어보는 시선이 보인다.

 

잠수네 책은 교육 관련 직업이거나 여유 있는 집 전업인 엄마가 오랜시간 꾸준히 공을 들여 하면 빛을 볼 수 있다. 아이가 어느 정도 학습 동기가 높고 공부 재능도 있어야 하고.

 

책을 볼수록 또는 인류의 역사를 보건대 양질의? 아니 투자대비 효율적인 교육은 사교육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와닿는다.

공부든 예체능이든 어느 분야든.

 

다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공교육의 가치와 효용에 대해 고민해야 하겠고

전체 사회 구성원이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것인데

개개인의 욕망과 사회 전체의 이익이 상충하기에 교육 정책을 세우기 쉽지 않다.

 

학부모 대다수는 아직은 교육을 통해 계층의 사다리를 하나라도 더 오르기를 원한다.

 

좀더 거칠게 말하면

남의 아이들은 평범한? 사회구성원의 하나여도 족하고

자신의 아이만은 뭔가 특별한? 삶을 원하는 것이 보통의 부모이다.

 

게다가 평범?의 기준마저 높다.

자기 밥벌이나 잘하면 된다고 하는데 이마저 쉽지 않은 세상 -_-

 

각자도생이다. 그냥.

 

(나도 교육을 통해 뭔가 달라질 거라는 헛된 바람을 품고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아이가 커갈수록 느낀다. 그래도 네가 항상 엄마 욕심 쫌 버려, 하는 말은 새겨듣고 있어.)

 

서천석 씨가 말한 대로 어쩌면 자녀에게만은 자신보다 더 특별한 삶을 기대하게 되기에 자녀교육이 이리도 어려운 것이겠지. 진보좌파?여도 자녀들은 특목고에 보내고 아이가 원했기에 선택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한다. 그냥 우리 아이 역시 잘하면 좋겠다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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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따뜻한 개천으로 내려오든가

내가 사는 서울 동작구의 작은 보습학원 앞에는 몇 년째 똑같은 현수막 하나가 내걸려 있다. ‘축! ○○고 ○○○양 서울대 ○○과 합격.’ 굳이 분류하자면 하위권 학과에 해당하지만, 최초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동네학원 원장님의 벅찬 보람과 긍지가 자간마다 흘러 넘친다. 출퇴근길 지나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이 삐져나오며 혼잣말을 다 중얼거릴 정도. ‘○○아, 공부는 잘하고 있니?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 한국사회의 역군이 되어다오. 강남 금수저들한테 기죽지 말고.’ 남들은 저런 플래카드가 눈꼴사납다지만, 나는 볼 때마다 대치동에 가지 않은 ○○양과 그 부모님, 학원 원장님의 어깨를 안아주고 싶은 기분이다. 학군 안 좋은 평준화 지역 일반고에서 동네학원에 다니며 이룬 저 성취가 더 없이 대견하다.

어떤 반론들이 나올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서울대 입학이 성취의 잣대가 되는 구시대적 학벌 이데올로기를 타파해야 한다, 교육을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보는 저렴한 사고방식에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개천에서 용 나기보다는 살 만한 개천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등등. 말인즉슨 구구절절 옳다. 그러나 발화(發話)라는 행위는 그 내용보다 형식, 주체, 시점, 상황이 더 많은 정보를 발신한다. 누가 저 말을 하는가. 왜 저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대학교수들이며, 거개가 서울대를 나왔고, 자기 자식을 특목고와 로스쿨, 의전원에 보낸 사람들인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싫어한다는 사람들 중 개천 출신을 본 일이 없다. 모두가 용이 될 필요가 없다고 웅변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문장 뒤엔 ‘그러나 나는 어쩔 수 없이 저절로 용이 되고 말았네. 미안~’이 생략돼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악의적 생각마저 든다.

교육은 역사상 신분상승의 수단이 아니었던 적이 한번도 없다. 그것만이 교육의 목적이라고 말하면 옳지 않으나, 그리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도 위선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왜 교육만이 성공의 사다리인가, 교육 말고도 개천에서 강으로 거슬러 오를 더 많은 사다리들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지, 교육은 신분상승의 수단이 아니라며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자신과 그 자식은 이미 올라온 사다리. 개천용 반대론자들에겐 개천의 정서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 유토피아적 미래를 그려내는 논리적 전망만 승할 뿐 현재를 지배하는 가난의 울분을 너무 모른다. 그러니 내가 하는 사교육은 아이의 재능을 꽃피워주려는 고상한 욕망이고, 네가 하는 사교육은 신분상승에 목을 건 저렴한 욕망이 된다.

내 주제에 이만하면 용이지 생각하는 나로서는 개천에서 아등바등 기어올라 여기라도 와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곳은 살기가 이토록 좋구나. 내 가족, 친구, 친척, 이웃들도 다 건너오면 좋겠다, 나만 건너와 슬프고 미안하고 외롭다, 교육 말고 다른 방편으로 이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개천용들은 쉽게 개천을 저버린다고 ‘내추럴 본 드래곤’들은 함부로 말하지만, 떠나 돌아오지 않을지언정 한 명이라도 더 위로 올려 보내고 싶은 게 개천의 애틋한 마음이다.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 쳐다보며 출혈경쟁 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 데 힘을 쏟자!” 몇 해 전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던 어느 유명인사의 문장들이다. 그의 말마따나 모두가 용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모두가 용이 될 필요가 없는 사회는 도래하지 않았다. 너희들은 올라오지 말라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니라면, 개천용을 더 이상 꿈꾸지 말라는 말을 아직은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히 그 말을 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먼저 아이들 손 꼭 잡고 개천으로 내려오라. 아직은 개천이 따뜻하지 않아 올 수 없다면, 그 입 다물라.
박선영 기획취재부 차장대우 aurevoir@hankookilbo.com 2017년 8월 2일 한국일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469&aid=0000223174&sid1=001

 

 

그런데 여러 강연을 보면 대중을 계몽 대상으로 보고 끝없이 내려놓으라고 한다.

그게 되나, 참. 안 되니 책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이겠지.

 

 <엄마 반성문>은 한창 유행하는 책인듯한데 안 봐도 알듯하다. 요란하게 내려놓으라고 하시더니 역시 엄마가 원하는 또다른 코칭 방향으로 자녀를 이끄는 것이 아닌지 조금 염려된다. 책을 다 읽어보지 않았고 출간 내용을 자녀들이 동의했다고 하니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신 건 맞겠지.

 

어떤 삶이 바르냐를 쉽게 판단할 수 없듯이 어떤 교육이 바르냐를 쉽게 판단하기 힘들다.

삶이 계속되고 배움도 계속되기에 그냥 끝없이 고민해봐야 할듯하다.

 

공교육은 무조건 올바르고 사교육은 악인가? 이게 애들 기르면서 화두이다.

좀더 생각이 정돈되면 따로 써보아야겠다.

공교육이나 사교육이나 다 각자의 영역에서 바르게 기능하면 좋겠다.

 

또한 교육이 사회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교육은 사회에 종속되어 있고 사회가 크게 바뀌어야 교육이 바뀐다, 정도로 정리해두고 있다.

 

일단 시급이라도 좀 팍팍 오르든가.

 

*

<가정훈육백과사전>은 일본책이긴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해 사서 보고 싶다. 정말 어릴 때 특별히 가정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듯하다. 그냥 엄마가 열심히 힘들게 고생하시며 우리를 키워주셨다는 건 알지만 엄마는 일에 치여 우리에게 세세하게 뭔가를 알려주실 짬이 없었다. 

 

아들이 고칠 점은 연필 잡는 법과 필체. 누워서 책보는 습관

딸은 오빠를 가르치려드는 것과 늦게 먹는 습관.

 

사실 굳이 책을 사서 보지 않아도 아이들만 잘 관찰하고 있다가 부드럽게 타일러주기만 하면 되는 건데 ㅋㅋㅋㅋㅋ사실 알라딘 도자기 식판이 탐나 이런저런 책을 살 궁리를 하고 있다.

 

 

 

 

 

 

 

 

 

 

 

 

 

 

 

 

유아기에 유명회사 전집을 사들이려는 유혹을 피하게 해준 책들이다.

그림책을 보는 눈을 키우게 했던 읽기 편한 대중서들이다.

 

 

 

 

 

 

 

 

 

 

 

 

 

 

조금 더 옛이야기나 그림책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기 좋은 책들이다.

 

 

 

 

 

 

 

 

 

 

 

 

 

 

 

 

 

<어린이책 읽는 법>을 어제 읽었는데 초등 2, 4학년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잘 읽힌다. 어린이책 편집자 출신으로 지금은 어린이 독서교실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이다. 아이들 취향을 존중하면서 아이들 관심사에 맞게 책을 권해주시는듯하다. 그런데 사례가 너무나 개별적이라 나오는 책들만 참고해도 좋을듯하다.

 

초등 가면 독서논술 한다고 한우리나 플라톤에 달려가거나 학교 방과후 하게 되는 게 보편적이다.

따로 전문 저자의 독서교실을 보내는 분들은 어떻게 알고 보내시는 걸까.

 

책에서 주장하는 바가 합리적이다. 독서가 교과 공부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른 흥미거리가 많은 세상에서 독서의 참재미를 알 수 있게 이끌어주면 좋고 책을 많이 읽는 것 자체가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독서가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세상 하고 많은 활동 중의 하나일 뿐이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운동이 제일 좋다고 하듯이 책읽는 사람들 역시 독서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일 뿐.

 

<읽는 삶, 만드는 삶>은 지난 달에 정말 잘 읽은 책이다. 기간을 연기해서 한번 더 읽었다.

 

나의 오래 전 글자공장소녀 시절도 떠오르고 밋밋하던 나의 대학시절과도 겹쳐 보이는 지점이 있다. 대학생활을 돌아보며 늘 자학하지만, 망해가던 동아리 회장으로 동아리방을 잘 청소해두고 그곳에서 혼자 책 읽던 때도 나쁘지 않았다. 인원이 적어서 장점은 동아리방에 거의 늘 사람이 없었다는 것. 서로의 공강 시간 비교해보고 거의 독서실로 활용할 정도로 사람이 모이지 않는 동아리였다. ㅋ

 

저자의 책 취향과 잘 맞아서 정말 끝없이 마자마자 하며 읽었다.

 

 

 

 

 

 

 

 

 

 

 

 

 

이 책은 그림책을 읽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자신의 감정, 상황에 맞게 그림책을 선택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아직 못본 그림책들이 많아서 차차 찾아볼 생각이다.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해.

 

도무지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 정겹고 따스한 그림에 기대에 한 계절을 나기도 했다.

 

이렇게 잡생각을 많이 하는 걸 보니

좀더 그림책을 읽어야

아니 보아야 하는 시기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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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아이 다니는 학교에서 책읽기 수업이 있는 날이라 다녀왔다.

 

하고 많은 아난시 이야기 중에서 우리학교에서 선택한 책은 시공사 버전

<이야기를 가져온 거미 아난시>이다.

 

처음에는 표지를 보고 그냥 귀엽네, 하고 말았는데 내용을 읽다보니 입에 착착 감기는 맛도 없고 스토리도 이해가 안 되어 보니 우리나라 작가가 각색하고 그림도 우리가 새로 그린 것이다. 물론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다만 개악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시공사 버전은 읽기 힘들었다. 이유는 이제부터 설명해보련다.

 

게일 헤일리의 1971년 칼데콧상 수상작 <이야기 이야기>는 아프리가 설화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삽화도 최대한 아프리카 특유의 건강한 생명력을 살리려고 했다.

 

 

헤일리의 <이야기 이야기>는 아난스라는 지혜로운 거미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이야기를 구해오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았다.  아난스는 하느님이 이야기 값으로 제시한 세 가지 조건 즉, 표범 오세보, 말벌 믐보로, 요정 므모아티아을 구해온다. 하느님은 아난스에게 이야기가 든 황금상자를 주고, 아난스가 그 상자를 열자 이야기들이 세상에 퍼지게 된다.

 

마무리도 훌륭하다

"이 이야기는 내가 했으니까 내 이야기란다. 듣기 좋았든 안 좋았든 말이야. 네가 가질 건 갖고, 내게 남길 건 남기렴." 

 

 

 

시공사 버전은 일단 삽화가 표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시종일관 알록달록하다. 아프리카의 색감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무속의 색 같다.  학교 책이라 반납해서 삽화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찍어 보일 수가 없어 아쉽다. 일일이 보이지 않아도 딱 표지풍이다.

 

이야기도 마구마구 변형시켰다. 아프리카 이야기에 우리나라 설화를 섞어서.

 

 

 

 

 

 

 

 

 

 

 

 

 

 

 

시공사 버전 스토리의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의 원형을 무리하게 훼손해서 아이들이 단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이 되어버렸다. 나조차 한 번 읽고 이해하기 힘들어 몇 번 다시 보았다.

 

하늘신은 아난시에게 이야기를 줄 테니 비단뱀, 말벌, 표범, 요정을 구해오라고 한다. 무려 네 가지다. 옛이야기에서 '3'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고 무리하게 끼워 넣었다. 이렇게 하면 이야기가 다채로워질 거라 생각하는지.

 

게일 헤일리의 <이야기 이야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아프리카에서는 중요한 말을 반복하여 표현하는데 시공사 버전에서는 '길고 길고 긴' 이렇게 우리말을 단순 반복했다. <이야기 이야기>에서 나온 아프리카말 트웨, 트웨, 트웨라든가 하는 재미있는 말놀이가 거의  빠졌다. 막판에 코제코제코제 콰쿠 아난시 한번 나온다.   

 

표범을 잡게 된 경위도 <이야기 이야기>와 시공사 아난시가 다르다. <이야기 이야기>에서는 표범을 덩굴로 묶어 데려오는데 시공사 아난시에서는 뜬끔없는 비단뱀을 묶어 데려온다.

 

그리고 시공사 버전 표범은 우리나라 호랑이같이 구덩이에 빠졌다가 아난시의 그물에 묶여 잡힌다.

 

말벌을 잡으러 갈 때 거미 아난스는 바나나잎을 쓰는데 시공사 아난시는 질경이 잎을 머리에 쓴다. 아프리카에 질경이가 있는지 없는지 몰라도 굳이 자연물까지 바꿔야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요정을 잡을 때 쓴 아프리카 토속인형인 아쿠아바는 눈이 쪽 째지고 얼굴이 크고 팔다리가 짧은 게 특징인데 시공사 아쿠아 인형은 아쿠아바와 거리가 멀다.

 

 

 

아난시 성품도 아주 경박해졌다. 동물을 잡고는 꼭 멍청아, 라고 한다.

 

하늘신이 전에는 이야기를 상자에 넣어두어 이야기가 퍼지지 않았다는 그 부분이 시공사 버전에 아예 빠져 있다.

 

이렇게 아프리카 이야기도 아닌 것이 우리나라 설화도 아닌 것이 그냥 시공사 버전의 아난시가 되었다.

 

그래도 이 책이 선정된 건 학교에 일곱 권이나 있는 책이라서.

이 책을 사게 된 건 회장단이 구청 어떤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배워와서 그렇다.

 

책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이해하기 쉽게 독서골든벨 PPT도 만들었다.

만들어서 학교 밴드에 공유하고 수업에 쓸 분은 쓰시라고 했다.

회의 때 퀴즈를 뭘 내냐 하고 하도 바쁘다고 하신 분들도 많아서.

 

이게 사달이 될 줄이야.

 

PPT를 못?(안?) 쓰시는 분들도 있어서 다시 한글 파일로 작업을 해서 올렸다. 즉석에서 읽고 낼 수 있게 고쳤다.

 

그런데 아침에 학교에 가니 몇몇 분 분위기가 싸늘하다. 어떤 분이 내게 개별 행동은 하지 않고 통일되게 했으면 한다고. 회장님은 이런 거 싫어한다고. 헐, 북한인줄.

 

뭔가 오해하신듯한데 처음부터 우리반만 쓰려고 하던 거고 혹시 마음에 드는 분 쓰시라고 올린 거라고 했다.

 

'나도 이 시간은 내 수업이니 재미있게 하고 싶지 남이 준 자료로 줄줄 읽고 하고 싶지는 않다고', 속으로만 격렬하게.

 

 

고작 PPT에 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잘난척이 된 건가, 역시 의욕 과잉은 좋지 않아.

다행히 몇몇 분은 자신이 낸 것보다 PPT가 나은듯해서 잘 썼다고 인사해 주셨다.

 

무엇보다 책은 맘에 안 들지만 PPT 퀴즈는 애들이 참 재미있게 풀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나는 이게 편하지만 이런 방식이 불편한 분도 있다는 걸 생각을 못 했다.  

(PPT를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ㅜ.ㅠ

이제 학번 물어보는 버릇은 고쳤는데 아직도 멀었다) 

 

역시 그들은 그간에 쌓아온 방식이 있을 테지. 나보다 몇 년은 더 활동한 사람도 많고.

 

그들의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새로운 방식도 받아들이고 배울 의지가 없어 그건 좀 아쉬웠다. (요새 PPT는 초등 고학년 정도면 만드는 아이들도 있고 중학교 가면 발표하느라 거의 쓴다.)

 

이외에도 학부모 참여수업에는 한계가 있고 나도 별로 재능 기부의 의미, 재미를 잘 모르겠어서 이제 내년에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밥을 먹으며 아이들 반응을 이야기하다 보니 진짜 의외로 애들이 책을 어려워했다는 말도 나오고  어른인 우리도 순서가 힘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와 헤일리 책과 비교해 말하다 분위기가 또 ㅜ.ㅠ

저걸 다 말한 것도 아니고 이야기 원형 3이 무너졌다, 그 얘기만 했는데도 ㅜ.ㅠ

 

그래도 금방 눈치 채서 시공사 일가가 어떻고 하는 얘기는 안 했다. 뿌듯.

 

1년의 독서회 활동이 재능 기부였을까, 아니면 재능 낭비?

 

아난스의 말대로

네가 가질 건 갖고, 내게 남길 건 남기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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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동네는 최근에 <한끼줍쇼>에도 나왔던 광주의 대치동이라는 동네이다. 지역에 사니 여기는 서울의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나쁜 버릇이 붙었다. 그런데 이해가 편하라고 하는 얘기일 뿐이다. 사람 사는 데 다 비슷하고 서울도 워낙 편차가 크다. 또 나주혁신도시를 가봐도 그렇고 중심가는 비슷비슷한 프렌차이즈들이 채우고 있어 어디나 거리 풍경이 다 비슷해진다. 

 

학군 그런 것보다 당시 남편 직장과 시댁에서 가까운 곳이라 이곳에 살기로 정했었다. 

과목별 전문 학원이 늘어서 있고 저녁이면 사립초등학교 스쿨버스들이 오가는 동네이다. 물론 우리애들과는 상관 없는 풍경이다. 우리 애들은 다들 학원 간 시간에 자전거 타고 잠자리 잡고 놀고 그런다. 공원이고 놀이터도 비어 있을 때가 많다.

 

4차산업혁명이다 말이 많지만 이 동네 극성? 엄마의 최종 목표는 열심히 가르쳐 인서울 하는 거다. 아니면 지역 의대나 카이스트 이런 데 보내는 게 목표인 엄마들이 있다. 내 주변에는 이렇게 열심인 엄마는 없지만 서울친구들 윗동네 교육은 어떠냐고 가끔 묻는다. 그때마다 난 서울에 이제 친구가 없어요, 한다. 사실이다.

  

*

아들이 4학년, 이제 고학년이 되니 주변에 한국사 학원을 다니는 애들이 많아졌다. 사회 과목 때문에 그런가 싶었는데 인사만 하고 다니는 엄마한테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공무원 시험에 다 한국사는 포함이니 미리 해두어도 나쁠 게 없다고!  

 

논리적 사고를 기르고 역사관을 바로 세우려는 목표보다

역시 입시나 시험 등 '실용'이 대세인가.

 

*

아들은 한국사를 좋아해서 2학년 때부터 이런저런 책을 주문해주었다. 처음은 용선생.

 

 

 

 

 

 

 

 

 

 

 

 

 2학년 때 이 시리즈를 사서 잘 읽었다. 용선생 만화 한국사는 도서관에서나 보고 있다.

표절 문제로 시끄러웠지만 저학년이 보기에는 무리 없이 읽혔다.

 

 

 

 

 

 

 

 

 

 

 

 

 

 

유명한 한국사편지, 한국사 사전은 정말 가끔 보고 싶은 데만 본다.

학습만화에 너무 익숙해서 흥미를 못 붙이고 있어 아쉽다.

 

 

 

 

 

 

 

 

 

 

 

 

 

 

 

 

 

초등학생을 위한 맨처음은 과목별로 있다.

 

근현대사, 세계사만 소장하고 있는데 두고두고 잘 본다. 만화 분량이 많기는 해도 해설해주는 페이지도 있어 상식이 늘었다.

 

 

 

 

 

 

 

 

 

 

 

 

 

<제대로 한국사> 오늘 도서관에서 보니 얇아서 무리 없고 사진이나 삽화도 애들 보기 적당하다.

<조물조물 내 손 안의 우리 역사>는 워크북 형태로 역사지식을 확인하기 좋을듯하다.

 

 

 

 

 

 

 

 

 

 

 

 

 

 

 

 

 

아이들이 일곱 살 정도부터 열심히 봤던 머털이

 

<이두호의 머털이 한국사> 정말 취향 저격에다가 내용도 풍부하고 유물 사진 상태도 좋다.

 

학습만화인데 쓸데없이 고퀄이다. 

아니 최근엔 학습 만화를 불편히 여기는 내 마음, 내 의식은 뭔가 싶어 부끄러웠다. 

아이들 선택인데 이건 이래서 안 좋고 이건 이래서 나쁘고 너무 간섭이 심했다.

나도 극성 엄마.

 

 

 

 

 

 

 

 

 

 

 

 

집앞 도서관에서 와이 한국사는 마르고 닳도록 빌려보았다. 겨울방학에 와이만 도서관에서 몇 시간씩 보았다.

 

 

 

 

 

 

 

 

 

 

 

 

 

 

 

 

 

 

<설민석의 한국사대모험>도 애들 눈높이에 맞는 개그코드 때문인지 인기 대여 도서다.

 

*

 

최근에 알쓸신잡 이후로 아이들과 같이 간만에 예능을 보았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 편

 

다니엘 노잼이고 진지한 게 정말 딱 내 취향이라 무리해서 같이 보았다.

애들이 더 좋아하고 웃고 난리

서대문형무소 보고 무섭고 슬프다고 난리난리

 

서울 가끔 가면 아이들과 고궁은 같이 가봤는데 서대문형무소를  같이 못가봤다.

모교인 여고에서 가까운 곳이라 모교도 들러보고 싶다.

내 로망인 딸과 모교에 가보기를 바보같이 딸아이 백일 무렵에 해서 기억에 없다. 진짜로 바보였던 것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ㅜ.ㅠ

 

 

주말에 1박2일로 경주를 가려고 하는데 이 친구들 들른 데는 꼭 가주려고 한다.

초등 아이들은 경주가 진짜 처음이다.

나도 결혼 전에 겨우 두 번인가 대강 보고 온 게 다라서 사실 기억에 없다.

전에는 어딜 가나 책보다 못해서 실망하고 다녔는데, 요즘 블로그들 보니 전주같이 문화적인 컨텐츠로 뜨고 있는듯하다. 아무렴, 천년도읍 경주 아닌가.

 

불국사, 석굴암, 첨성대, 천마총, 동궁과 월지는 꼭 가보련다.

 

야경도 꼭 봐야지.

 

원래 영화 <경주> 보고 혼자 한번 꼭 가고 싶었는데 쉽지 않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 다 두고 혼자 가봐야지.

 

나날이 변하는 경주가 좀 두렵기는 하다.

그리고 그때까지 잘 있을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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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철저히 학부모 입장에서 상담에 임하는 자세?를 적어보려고 함


상담은 가정에서의 학생의 생활을 알리고 선생님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이고 내 아이에 대한 객관적 평판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 는 대외적인 이야기이고 서로에게 약간은 부담인 시간이다.

그래도 잘만 활용한다면 아이의 학교생활에 약간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으리라.

 

일단 1학기엔 할 얘기가 많지 않다. 짜내고 짜내서 이야깃거리를 준비해간다.

선생님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며 아이들 개개의 특성을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다.

특별히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라면 좀 다르지만. 

 

제일 중요한 건 시간 조절

 

학교에서 정한 10-15분은 넘기지 않는 게 좋을듯.

중언부언하고 육아의 고충을 토로하기보다는 최대한 핵심만!

 

상담을 5분 내로 마치려고 그간 가끔 간략히 써갔는데

대개 선생님들이 편하다고 감사하다고 하셨다.

 

그런데 1학기에 아들 담임 선생님의 경우 읽자마자

"어머님, 애들이 많은데 세세히 신경 써줄 수 없는 건 아시죠?"

 

아,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이 나이까지 대면울렁증이 있어 전화 걸기 전에도 가끔 내용을 메모하는지라

그 수준의 메모였는데 사람마다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까다로운 학부모라 생각하겠다, 싶어 후회도 했지만

일정 부분은 맞아, 나 까다롭지.  

아이에 대해 관심이 많고 잘 관찰하고 있다.

부모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니까.

 

아무튼 상담 전에 상담 가서 말할 내용을 정리하고 정리해 압축

 

아들의 경우,

요즘의 문제 수술해서 아직 회복되지 않음, 반에서 친한 친구들, 고치고 싶은 습관, 샘이나 학교에 바라는 점 등등

 


 

1. 상담 준비 ★★★

 

아이에 대한 파악, 나의 욕구 파악, 아이 생활 알리기

상담 계획서에 들어갈 내용(쌤 드릴 게 아닌 내가 보는 용도)

 

★건강상태, 학교에서 조심할 음식 등

아이 일과 방과 후 학원 일정 등

아이 친한 친구들

★아이의 고치고 싶은 습관 등

 


2. 실전 상담! 상담에서 내가 부족했던 점

 

느무 저자세였음.

이상하게 쌤 앞에 서면 죄지은 것도 없이 작아지는 나 흔들리는 동공 불안한 눈빛

인사하고 자신감 있게 얘기하기, 쌤과 눈을 맞추며..이게 힘들다니, 아직.

이제 샘이 아이 이야기를 해주심

칭찬들이 이어지다가 본론(아이가 고칠 부분) 시작!

 

수용할 건 수용하고 아닌 부분은 아니라고 아이를 변호해주기.

 

고학년이 되어서야 이걸 깨달았다.


*초등 아이들 사이의 분쟁의 경우 일어난 사건보다는 말발이 좋은 애들에게 밀리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자기 편 많은 아이들에게 상황이 유리하게 흘러간다.


우리애는 그런 애가 아니에요, 이케 공격적인 말투가 아니라 이러저러해서 그렇다고 충분히 설명해준다.

 

엄마가 매일 학교 생활을 들으려고 하고 아이가 왜 그랬는지 그 상황을 아는 것,

이게 정말 중요한 듯.

특히 자기 상황을 잘 정리해 이야기하는 요령이 없는 애들이 자주 당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말발이 세고 따르는 또래가 많은 애들이 사실이나 현장을 왜곡한다.

엄마라도 아이 말을 잘 들어주고 변호해주어야 하는데 과거에 그러지 못해서 미안했다.

 

이건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데

학교행사 진행시 궁금한 거나 해결되면 좋겠는 것을 건의해봐야 소용 없음.

 

우리 사회에 ‘극성맞은 학부모’ 개념만 존재하다 보니, 교육에 헌신적이고 진보적인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신념과 가치는 ‘극성맞은 학부모’ 프레임 밖으로 튕겨져 나가고 만다. 건전한 항의와 생산적인 제안으로 학교를 변화시키는 학부모들이 존재하는데도, 사람들 머릿속에 ‘극성맞게 전화를 걸어 학교와 교사를 달달 볶는 학부모’의 모습만 남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프레임의 재구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으며 대중의 담론 속으로 들어오기까지 부단한 반복, 집중, 헌신이 필요하다.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 ,  105쪽

 


3. 상담 후 반성

 

아이에 대한 자랑이나 비하가 지나치지 않았는지

내 자존감 부족한 걸 넘어서서 아이까지 지나치게 낮추는 경향이 있었음.

칭찬해주시면 감사하다 하고 지적받은 부분은 쿨하게 인정하기

전혀 아니고 쌤이 잘못 보신 부분은 수정하기

내 아이의 객관적인 평판이 어떤지 점검하기

 

내가 아이 단점이라 생각하는 걸 너무 심각하게 알리지 않기

1학년 선생님의 경우 생활기록부에 내가 말한 대로 고대로 쓰셔서 경악함.

 

 

아이에게 샘이 칭찬하신 부분과 지적하는 지점을 공유.

과장되게 샘이 너 진짜 착하대, 잘한대가 아니라 샘의 표현으로

샘이 지적하신 단점이 언어가 만일 아이에게 적합하지 않다면 내용만 전달.

 

누구누누야 너 느무 잘하고 있는데 샘이 이것만 고치면 더 훌륭한 학생이 될 거래 라고 격려

 

쓰고 나니 역시 별거 없음 ㅎ

그래두 나도 김연아라는 마음가짐으로 상담 날까지 할 말들을 계속 시뮬레이션 돌려봄

 

1시간 후에 또 2학기 상담을 가야 함.

 

*

지난주에는 딸아이 상담을 갔다.

아들과 다르게 워낙 착실한 편이라 부담없이 갔다.

 

00이는 학교에서 너무 잘하고 있는데 왜 오셨어요? 하신다.

 

이 멘트는 온라인 육아카페에서 너무 많이 보았다.

선생님들도 육아카페를 아시는구나 싶어 슬그머니 미소.

 

아무튼 상담은 가기도 그렇고 안 가기도 그렇다.

 

내년부터는 애들도 많이 컸으니 전화 상담할까 하다가도

우리 애들 가르치는 분 얼굴은 뵙고 인사드려야 하지 싶다.

 

우리 어머님들이 고운 한복 한벌 차려입고 나서듯이

나도 간만에 잘 맞지도 않는 원피스 입고 나서야겠다.

 

 

 

두줄 요약-할말을 준비해가야 아무말대잔치 안하고 나올 수 있고

알찬 상담이 되어 내 아이를 잘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말하는 것을 토대로 쌤이 이어받아 말씀해주시니 언어 선택에 신중을 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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