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세밀화를 그릴 때에는 모든 부분을 잘 관찰해서 표현해야해서 하나하나 꼼꼼히 관찰하는데 자세히 볼수록 식물은 참아름답고 신비롭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모두가 다른 방식이자 자신에게 꼭 맞는 방식으로 살아간다. 늘 푸른 소나무인 듯하지만 그 초록잎들 사이로 2년 된 가지의 잎은 떨어지고 새잎이돋아난다. 잎마다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늘 푸른 잎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는 듯하지만 소나무는 작은변화들로 공백 없는 삶을 이어가느라 애쓰고 있다. 어떤 나무에겐 잎을 떨구고 겨울잠을 자는 것이 최선이나 침엽수들에겐 잎을 달고 겨울을 살아내는 것이 최선의 삶인 것이다.
소나무는 열매를 키울 때도 2년 가까이 열매를 키우는데 나무에 열매를 매단 채 꼭 겨울을 지낸다. 스스로 열매를 추위에 노출시켜 겨울에도 광합성을 쉬지 않고 해야 사는 운명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소나무는 겨울을 이겨내도록 열매 때부터 훈련에 들어간다. 이렇게 추운 겨울을 지나야 건강한 열매가 된다. 혹독함 속에 씨앗을더욱 강하게 키워내려는 마음이 느껴진다.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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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2024-04-07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의 겨울 열매와 훈련...식물을 관찰하는 시간에서 배우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과거를 이용해 현재를 정당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무지와 폭력으로 다른 문화를 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문학의 힘을 이용해 독자를 자극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인쇄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 P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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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노시는 기다렸다 국가방위군의 기갑사단 행렬을 더 지켜보자고 고집을 부렸다. 나는 그런악독한 무리 근처에는 얼씬도 하기 싫다고 했으나, 거대한 탱크가 덜컹거리며 대로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맹세컨대 야노시는주인이 남은 음식을 제 밥그릇에 붓는 소리를 들은 개처럼 침을흘리기 시작했다. 소름이 끼쳤다. 다 큰 어른이 탱크를 보겠답•시고 어린애처럼 사람들 머리 위로 방방 뛰어대고, 아마도 훗날우렛소리와 함께 유럽을 짓밟을, 산 자와 죽은 자의 뼈를 으스러뜨리고, 대륙에 들이닥쳐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방식으로 우리 사람들을 노예로 부리고 굶기고 고문하고 몰살한 나치의 무력 기습을 이끌게 될 바로 그 죽음의 차를 얼빠지게 쳐다보며손을 꺾어대는 모습은 정말로 섬뜩했다. 괴이한 기계에 정신이팔린 그를 보면서, 그가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잘 알고있었던 나는 그에게 희망은 거의 남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우리모두에게 희망은 거의 없었고, 나에게는 분명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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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량생산 때문에 원본, 유일한 것, 대체할 수 없는 물건의 가치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높아졌다(역설적이지만 대량생산된 책의 초판본, 저자나 유명한 예전 소유자의 서명이 담긴 책도 여기에 포함된다). 같은 이유에서 우리는 아주 먼 과거의 물건이 아니더라도 원본을 도서관과 미술관에 보존하는 일에 계속해서 상당한 자원을 쓴다. 대량생산이 쉬워지고 널리 퍼질수록 원본은 더욱 귀중해지는 듯하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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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말하고, 명료하게 쓰고, 최후까지 수호할 것. 볼츠만의 좌우명이던 이 말을 제자 파울은 가슴에 새겼다. 에렌페스트가 난다 긴다 하는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존경받은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선명하게 정제하고 그것의 근본적인 본질을 포착해내는능력 덕택이었다. 그는 이 앎을 열정과 정력을 다해 전파했고,
듣는 사람들은 흡사 마법에 걸린 양 그의 생각에 빨려들어갔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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