꿰뚫는 한국사 - 시대를 뒤흔든 문제적 인물들
홍장원 외 지음 / 날리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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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부터 현대사까지 총 18명의 문제적 인물들에 대해 역사학자, 시사평론가, 프로파일러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역사학자가 역사적 사실을 펼쳐 놓으면 시사평론가와 프로파일러 입장에서 분석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늘 그렇듯 역사를 보면 어떤 최고 권력자가 나라를 통치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과 민초들의 삶이 좌지우지된다는 사실이다. 죄 없는 국민들은 국가 권력에 의해 이유도 모른 채 죽임을 당해야 했고 심지어는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기까지 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현대사만 놓고 보면 과연 내가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 모르겠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전의 전두환에게 묻지 못했던 그의 죄를 기억함으로써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통된 가치를 만들기 위함이다. 서로의 이념과 국가관은 다르더라도, 우리가 공히 지켜나가야 할 단 하나의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민주주의'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을 학살한 인물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으로서의 기본 소양이 되어야 한다."


<전두환> 편에서 저자가 말한 이 부분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메시지가 모두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는 기록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념이 들어가거나 왜곡시켜 곡해한다면 그 자체로 틀린 것이다.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가 존재하는 것이고 그 시절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야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가치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인물들의 역사적 평가는 이미 끝났다. 우리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이유는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수많은 매체들에 현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조차도 진실에 눈 감아버리는데 역사를 바로 아는 길이 기본 소양을 다하는 길이다.


한국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러 개 가진 김활란은 여성운동가이자 박사학위를 따고 전문학교 총장을 지낸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표적인 친일 지식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녀가 누린 명예와 기회들은 친일 행적으로 인해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중일전쟁 이후 칼럼과 강연 활동을 통해 전쟁을 옹호했고 국민총력조선연맹 평의원, 조선교화단체연합회 부인계몽독려반 등 각종 친일단체의 임원직을 맡았다.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 행적으로 한자리를 차지했던 인물들은 해방 후 친일 청산이 와해되면서 모든 부와 명예를 독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든 주범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다룬 인물 중 일제강점기부터 현대사까지 결코 만만한 사람이 없다. 하나하나 깊이 파고들고 알면 알수록 그들이 저지른 사건들은 정말 시대를 뒤흔들고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죽어나가야 했다. 근데 흥미로운 건 몇몇 인물을 제외하곤 대부분 이들을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 소설에서 만나봤다는 거다. 우린 망각의 동물이기에 잠시 잊을만하다 싶으면 다시 끄집어내서 상기시키는 것도 좋다. 어느 부분을 펼쳐서 읽어도 한 인물에 대한 전체 흐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무겁지 않아서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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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시프트 - 스트레스는 어떻게 삶의 동력이 되는가
벤 라말링검 지음, 김미정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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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시프트는 스트레스를 삶의 동력으로 바꾸는 원리에 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오르고 술과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다 보니 살이 쪄서 초고도비만 상태가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든 풀려고 하거나 되도록 덜 받으면서 일하고 싶어 한다. 스트레스는 몸에 해롭다는 인식만 있어서 이를 내 성장의 발판으로 삼거나 유의미한 시도를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업시프트의 3가지 요소는 사고방식, 독창성, 목적의식이다.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 실제 있었던 수많은 사례를 들면서 왜 업시프트를 해야 하는지 명쾌하게 설명해 주는 부분이 설득력을 갖게 해주었다. 한 개인이 발전하고 더 나아지기 위해 일정 부분 스트레스로 압박을 받으면 자극이 되기 때문에 이를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태도와 사고방식을 바꿀 수 있다면 더 나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수험생이나 운동선수라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 할 당위성이 부여되어 공부든 운동이든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예를 든 스트레스는 삶을 옥죄는 기분 나쁜 스트레스가 아니라 동기부여를 얻기 위한 자극제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삶에서 스트레스를 제거한다면 삶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무엇이든 정도를 지키는 선에서 내 목적에 맞게 지켜야 효과가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압박과 스트레스를 동력으로 바꾸는 6가지 유형을 들어 설명한다. 도전자, 기술자, 결합자, 연결자, 입증자, 지휘자가 그 유형인데 스트레스 활용법에 따라 내놓는 해결책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면 과부화 상태가 되는 반면 너무 적게 받을 때는 지루함, 무관심, 동기 부족을 경험한다. 아마 회사 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되는 말일 텐데 일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너무 몰아주면 과부화에 걸려 쉽게 번아웃이 오지만 스트레스가 덜 받다 보면 오히려 배우고 성장하기를 멈춰버리는 등 업시프트를 위한 마음가짐을 바꿀 필요가 있다.


"진정한 도전자가 되려면 자신과 사람들의 마음, 사회 전반에 존재하는 족쇄를 벗어던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가 도전할 때 만들어내는 변화의 핵심은 자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성장하기 위해선 업시프트의 핵심 요소는 사고방식, 독창성, 목적의식을 긍정적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되돌리는 마음가짐이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다. 스트레스라는 압박을 두려워하고 불쾌하게 여기기보다는 상황을 바꾸려면 해결책은 없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다. 이를 풀기 위해 대부분 담배를 태우거나 많이 먹고 커피나 술을 마시거나 험담을 하는 등 안 좋은 방향으로 해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요지는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의도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성장을 위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라는 것이다. 스트레스에 갖고 있던 일종의 편견을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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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무기들 - 브랜딩 시대, 30가지 일의 무기로 싸우는 법
윤진호 지음 / 예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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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간 미디어, 캐릭터, F&B 브랜드 마케팅 디렉터로 활동한 현직 마케터가 현실감 있게 쓴 책이다. 마케터들이 치열한 브랜딩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춰야 할 30가지 무기에 대해 알려준다. 이 무기들의 진가는 실무에서 요긴하게 활용될 때 발휘된다. 브랜드의 시대로 접어든 지금 누구든 자신이 생산한 제품을 파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더욱 치열해진 마케팅 시장에서 마케터로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적은 물건을 판매하는 일이고, 물건을 팔려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와 브랜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모든 마케터의 업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한 경쟁시대를 사는 오늘날 마케터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소양에 대한 개요서 정도로 생각하고 읽으면 좋을 듯싶다. 마케터로서 들고 있으면 좋을 무기로는 커뮤니케이션과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마케터는 일방향 소통이 아닌 양방향 소통으로 받는 피드백은 브랜딩을 확고히 다지기 위한 중요한 자산이다. 그리고 상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면 글쓰기 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글쓰기에 더해 스토리텔링과 시나리오 기획법, 콘텐츠 기획까지 잘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무기라는 것도 경험을 쌓고 노하우가 생기면 어느새 강력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실력 향상은 현직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생겨나게 마련이다. 누구든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다는 마음을 가지고 부족한 무기가 보이면 발견하고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무기는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데 부록으로 '무기를 만드는 원칙', '세상의 여러 마케터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무기를 키우는 법'을 수록하였으니 좋은 마케터가 되기 위해 어떻게 일머리를 잡고 실력을 키워야 하는지 고민을 해보면 좋겠다. 내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점점 확장해나가는 것이기에 중요한 뼈대만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마케터의 세계를 알고 싶은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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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쾌한 해설과 그림이 있는 천로역정
존 버니언 지음, 릴랜드 라이큰 글, 오현미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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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무심히 바깥 풍경을 볼 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인다.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곧 내일이 되듯 반복되는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어둑해진 밤거리를 걸을 때는 다소 긴장감이 높아진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세상 살기가 예전 같지 않고 나날이 팍팍해져 가는 마음 둘 곳도 없다. 무언가 혼탁해진 마음으론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부유하듯 붕 뜬 기분을 주체할 수 없다. 크리스천으로 신앙을 지키며 산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세상에 나를 드러내지 않고 비판조차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버니언이 옥살이를 하던 중 쓴 책으로 1678년 발간된 이후 지금까지 신앙인과 비신앙인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마치 탕아처럼 모진 풍파를 겪은 신앙인이 읽는다면 재차 믿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비신앙인이 읽게 된다면 세상이 주는 진리보다 참된 좁은 문을 찾아 떠다는 소설 속 크리스천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게 될 것이다. 수많은 비유와 은유로 가득 찬 <천로역정>은 온갖 어려움이 뒤따르지만 결국 천국으로 가는 여정이 옳다는 걸 보여준다. 이 책 중간마다 해설을 곁들었고 '책 속의 책'에선 영문학자 릴랜드 라이큰의 <천로역정 가이드>를 실었다. <천로역정>의 깊은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서 이 책을 <천로역정>의 결정판으로 삼아도 무방할 정도다.


<천로역정>은 현재 신앙생활이 흔들리거나 여러 가지 일로 힘들어하는 분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등장인물들은 의도된 듯 비유를 들어서 세상이 온갖 유혹과 간사한 말재간으로 어떻게 뒤흔드는지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향해야 할 곳은 전도사가 처음에 가리켰던 빛이 보이는 좁은 문이다. 그 좁은 문이 바로 천국으로 가는 길이다. 불현듯 찾아온 죄의식을 떨쳐내기 위해 무거운 짐을 지고 나선 크리스천의 여정은 바로 우리들의 세상 속 모습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그 의미가 새롭게 읽히고 영원하지 않은 세상을 사는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진리 속에 자유함을 얻을 날을 꿈꾸며 <천로역정>이 주는 메시지를 새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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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평전 - 문명에 파업한 비폭력 투쟁가 PEACE by PEACE
박홍규 지음 / 들녘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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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트마 간디에 대해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비폭력 운동을 벌인 인도의 사상가로서 존경받은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 <간디 평전>을 쓴 저자는 비판적인 간디라는 인물을 조명했다. "간디에 대한 비판이나 혐오를 모두 소개하고 그것들에 대한 나의 관점을 밝힐 생각이다. 나는 간디를 미화하거나 우상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한 인물에 대한 역사를 기록할 때 이것이 후대나 동시대 사람에겐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게 하는 자세인 것이다. 이미 역사적 평가가 끝난 독재자를 소환해 과거를 미화하고 왜곡된 사실을 알리는 건 죄악이다.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채 변호하듯 변명거리를 덧붙이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한다면 그것 자체로 이미 신뢰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처럼 간디도 약점이 많았고 실수도 많이 했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과는 다른 사실도 엄연히 존재하기에 무조건 숭배하는 걸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간디도 우리와 같은 나약한 인간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비폭력을 주장했지만 비겁한 자들의 비폭력에는 동의하지 않았다거나 동물 보호를 주장하면서도 평생 반려동물을 키운 적이 없다.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그가 그렇게 살겠다고 선언한 것이 아니라 종교적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되었다는 거다. 어릴 적 간디는 학교 공부를 등한시했고, 출신 학교와 선생들을 경시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애교심과 애향심 부재는 유소년 시절의 특징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디가 우리에게 주는 큰 울림은 무엇인가? 그의 생애를 보면 사실 별 볼일 없던 문제아가 쉽게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영국 유학을 했고 돌아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하다 압둘라 회사 초청으로 남아프리카로 간 뒤 나탈과 트란스발 등에서 인도인 인권 박탈 법에 대한 반대 투쟁을 하면서 인생은 큰 반전을 일으킨다. 남아프리카에서 인도인을 위한 인권 투쟁을 승리로 이끈 그는 자신이 배운 변호사 관련 지식을 나탈 인도인을 위해 투쟁하다 여러 번 투옥을 당한다. 46세가 된 1915년 이후 인도로 돌아온 간디가 보인 행보가 바로 우리가 아는 간디의 모습인 거다. 간디 사상의 핵심인 사티아그라하도 대영제국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민중을 교육하자는 것이었고 대영제국의 존재를 인정해왔다는 것이 다르다.


"자주독립을 원하는 민족은 자유에 이르기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보통 그 최후의 수단은 폭력이지요. 그러나 사티아그라하는 절대적으로 비폭력적인 무기입니다. 나는 그 실천과 한계를 설명하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영국 정부가 강력한 정부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사티아그라하가 최고의 해결책이라는 것도 확신합니다."


간혹 간디의 비폭력 투쟁은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가 된 수많은 나라에 영감을 주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독립투사와 비교될 때가 있다. 간디는 제국주의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였기 때문이다. 대영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염원하는 모든 인도인들에게 간디는 영적인 지도자였고, 세계인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시대적 한계까지 극복한 것은 아니었다. 이 방대한 책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947년 8월 15일 마침내 인도는 독립했지만 무슬림과 힌두교 간의 종교 분쟁은 날로 거세졌다. 결국 1948년 1월 30일 힌두교도인 고드세에 의해 암살당하며 삶을 마감한다. 간디의 흑인관 등 비판할 점이 많지만 자율성 철학이나 비폭력주의에는 배울 점이 많다고 저자도 인정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사상가인 간디에 대한 평전이지만 비판적인 시각에서 과오를 따져본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찬양 일색으로 과거조차 아름답게 포장하는 평전이 아닌 그가 잘못한 부분은 지적하고 넘어간다. 그러면 요즘처럼 이데올로기로 양극화된 세계엔 어떤 영적 지도자가 필요한가.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정치는 이를 자신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국민들이 믿고 따를만한 영적 지도자의 부재를 실감한다. 간디가 위대한 사상가로 남을 수 있었던 것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폭력이 아닌 비폭력주의로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한 투쟁을 했다는 점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간디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었고 객관적으로 간디의 생애를 쓴 평전으로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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